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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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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87) 제목 : [오디오 잡설] 니퍼 이야기 - 다섯 번째(그라마폰의 등장) / 윤세욱 - 2003-02-11 16:12:09   

1894년 베를리너는 최초의 레터럴 커팅 디스크를 시장에 선보였습니다만
이것은 미국에서 발매된 것이 아니라 독일과 영국의 그라모폰 회사를 통해서였습니다.
독일과 영국에서는 특허를 획득한 반면
미국에 신청한 특허는 아직 허가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직경 6과7/8인치 규격의 이 디스크의 가격은 60센트였는데
1895년 이후 디스크의 크기는 7인치가 됩니다.
발매 당시의 디스크 재질은 말씀드렸듯 셀룰로이드였습니다.
그리고 디스크가 7인치로 되면서부터 재질이 가황고무로 바뀝니다.
셸락 레코드가 나온 것은 1897년 이후의 일입니다.

1889년 유럽으로 건너가 독일 및 영국에 축음기 회사(그라마폰 컴패니)를 세운 베를리너는
미국으로 되돌아와 ”아메리칸 그라마폰 컴퍼니(American Gramophone Company)"라는 회사도 세웠는데
이 사실은 1990년대 “레이먼드 윌(Raymond Wile)"의 연구에 의해 비로소 밝혀진 사실입니다.
대다수의 자료엔 이 부분이 누락되어 있고
워싱턴에 유나이티드 스테이트 그라모폰 컴퍼니를 세운 사실만 기록되어 있습니다.

1896년 미국의 특허를 획득한 베를리너는 축음기를 팔기 시작합니다.
이때 판매를 전담했던 회사는 프랑크 시맨(Frank Seaman)이 설립한
뉴욕 그라모폰 컴퍼니였습니다.
도매로 공급되는 축음기의 가격은 3불, 레코드는 12장에 1불 50센트였습니다.
역시 껌 값이로군요.
그런데 프랑크 시맨은 이 레코드와 축음기를
내셔널 그라모폰 컴퍼니 사의 이름으로 팝니다.
좀 부도덕했던 것이지요.
하기야 이것 뿐입니까.
이 축음기와 관련된 초기의 법률 분쟁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되어
누가 악당이고 누가 저처럼 순한 양이고의 구별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난장판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나중에 등장하게되는 유명한 인물 가운데 하나인 엘드리지 존슨 역시
1898년 8월 16일 베를리너가 만든 디스크와 똑 같은 디스크를 만들어
약간 다른 이름으로 특허를 신청하고
또 존슨이라는 사람도 “플로팅 스타일러스”라는 애매한 이름의 특허를 제출해
베를리너의 발목을 잡기도 하니까요.
이 특허 분쟁등에 대해선 나중 차분히 정리할 기회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베를리너의 그라모폰 및 레코드가 시장을 석권한 이유를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1894년까지 시중의 모든 녹음매체는 실린더였습니다.
실린더는 말씀드렸듯 밀랍(wax)로 만들어졌는데
이것은 대량생산에 부적합한데다 파손되기 쉽고 또 쉬이 마모되었습니다.
녹음방식 역시 말씀드렸듯 힐-앤-데일 스타일이라
바늘이 음구에서 쉽게 도망나와 버리고
피드 스크루의 조정이 필요하며
보관 역시 무척 불편했습니다.
보관용 박스가 필요한 만큼 부피도 많이 차지했으며
작곡자나 연주자, 혹은 연설자의 프로파일을 정리한 레이블을 붙일 곳이 마땅치 않아
인쇄된 종이를 실린더 내부에 넣어 놓았는데
이러다 보면 이 종이를 잃어버려
실린더에 수록된 내용의 기록이 사라져버리는 문제점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이에 비해 베를리너의 디스크는 이런 단점이 거의 없었습니다.
판대기 모양이니 수직으로 붙여놓으면 공간도 차지하지 않고
우리가 요즘 흔히 보듯 디스크 중간부분의 녹음되지 않은 부분에
정보가 기록된 레이블을 붙일 수도 있으며(물론 이것은 후기 모델의 경우고
초기에 나온 디스크는 종이 레이블이 대신 작곡자
혹은 연주자의 프로파일이 음각되어 있었습니다.)
피드 스크루가 없어서 사용하기 편했으니까요.

물론 에디슨 식이 단점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에디슨 스타일 실린더는 녹음기구가 곧바로 재생기구의 역할을 담당했으므로
직접 녹음한 후 재생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이런 특징 때문에 에디슨이 최초 포노그라프를 만들 때
사무용기기에 용도의 초점을 맞추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베를리너 식은 애초부터 녹음과 재생은 별도의 프로세스와 기기를 거쳐야 했으므로
요즘으로 말하자면 에디슨 것 CD-RW.
베를리너는 시디롬이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시디-RW가 비싼 것은 잘 아시지요?^^

유나이티드 스테이트 그라모폰 사를 설립한지 얼마되지 않아
베를리너는 이번엔 가황고무의 신뢰성에도 의심을 보냅니다.
물론 셀룰로이드보다 여러 방면에서 장점을 갖고 있었지만
그래도 많은 불량품이 나왔거든요.
디스크를 만들어 내면 어떤 부분엔 말랑말랑한 스팟이 생겨
트레이스가 불가능하기도 하는 등 가황고무 역시 여러 단점이 있었습니다.

이때 또 베를리너의 귀에 셸락으로 전기부품을 만드는
듀라노이드라는 회사가 있다는 즐거운 소식이 들어옵니다.
그래서 1895년 베를리너는 듀라노이드 사에 메탈 마스터를 보내서
“요것을 한번 찍어 봐다오” 부탁합니다.
결과는 대성공.
모든 면에서 셸락 레코드는 가황고무 레코드 보다 좋았습니다.
그해 중반 베를리너는 이제 셸락 레코드를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셸락은 인도에 많이 사는 깍지벌레의 분비물에서 얻어지는 천연수지의 일종으로서
95도 정도의 온도에서 엿처럼 연해지다가 150도에서 녹습니다.
물에는 안 녹고 알코올이나 아세톤 혹은 에테르에 잘 녹는데
이 성질을 이용해 합성수지가 나오기 전까지
니스, 접착제, 전기 절연재 등의 원료로 많이 쓰였습니다.

오늘은 내용이 좀 그렇습니다.^^ 책임을 느낍니다. 내일도 몇 자 계속 올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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