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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2009.05.08 21:54

심심해서.

조회 수 2794 좋아요 294 댓글 0
국제화 시대를 맞이하여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탱급들의 우리 문화에 대한 인식 수준을 새로운 차원에서 살펴보자는
염장시리즈 중 하나로 오늘은 세종 시대의 발명가 장영실에 대해 살펴본다.

장영실의 유명한 발명 일화는 우리가 다 아는 것이므로
우리가 잘 모르는 즉 한국인들이 공개하길 거북해 하는 이면은 무엇일까를
알아보자.

잘 모르는 분들이 태반이지만 장영실은 중국인 2세이다.
원나라 중국 항주 출신의 아버지와 기녀출신의 조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부산 동래 출신이다.

이민족 몽고 원나라 말기 와 한족인 명나라 건국 사이에서 중국은 혼란을 겪었을 것이고
그 와중에서 전란으로 인한 피란이든 정치적 박애이든 또는 범죄자이든
그 어떤 이유로 장영실의 아버지는 한국으로 왔다고 볼 수 있다.
고향이 부산인 것으로 봐서 배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모든 사람들이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오늘날도 어느 분야에 일가를
이루려면 한 평생 노력해도 될까 말까이다.
그런데 과거에는 이런 기능적 정규 교육이란 부재했고
대부분의 기술은 가업으로 내려왔다. 즉 아버지가 아들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지.
타인에게 이런 기술을 이어주긴 힘들었다.

더구나 중국에서 이민 온 교민 2세대가 불과 20년 만에 더구나 노비출신인 장영실이
이런 놀라운 기술을 배울 수 있었다고는 믿어지지 않는다.

추측해 볼 때 장영실의 이런 금속공예적 기술은 아버지로부터 배웠을 확률이 높고
그 아버지는 중국에서부터 이런 가업을 잇는 전문가였을 확률이 높다.
늙은 아버지를 대신해 젊은 장영실이 세종의 부름에 응한 것이다.
이 부자 아니 이 가문의 능력에 대해 소문이 났으니 세종이 부산에 사는
장영실을 불렀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본다.

이번 울 나라 만 원 신권에 들어 간 혼천의도 장영실의 작품인데
울 나라는 이 작품이 마치 우리나라 전래의 발명품이고 우리나라의 천문 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이정표처럼 자랑하고 있지만
당시의 국제 정세로 보면 좀 아리송하다.

혼천의는 우주의 별자리에 관한 즉 하늘을 연구하는 기구이고
이 하늘을 아는 것은 오직 하늘의 아들 즉 천자만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천자는 중국의 왕이지 조선의 왕이 아니고 이는 중국에 대한 반역죄에 해당한다.

기록에 의하면 장영실이 직접 제작에 참여하지도 않은 임금 가마가 운행테스트 중
부서진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장영실이 관직에 삭탈되고 그 많은 장영실 작품 중
간의대(우주 관측소)를 부셔버리라고 명한 것은 사실 상 중국의 압력으로부터
장영실을 보호하려던 세종의 배려였다는 설도 있다.

여튼 요즘 웬만한 해외 중국 호텔 로비만 가도 다 있는 혼천의를 우리의 독창적인
문화유산으로 교육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으며, "얼마 전 미수다의 중국인 여자가
'단오는 중국의 명절이라고 했다가 온갖 악플에 시달렸다.'고 하니 우리나라 억지도
솔직히 일본보다 좀 더 심하다."라는 것도 이제 실실 알았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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