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좋은 설질의 웰팍 - 허승 기장과 함께 한 8번째 웰팍행
갈수록 좋은 설질의 웰팍 - 허승 기장과 함께 한 8번째 웰팍행
[2022/01/13, 목요일] 벌써 1월 중순이다. 시즌이 중반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스키 베이스가 집에서 가까운 남양주에서 거의 네 배나 먼 둔내로 바뀌고 난 후유증이 나타난다. 이번의 스키장행이 겨우 8번째라는 것. 이렇게 나가다가는 내가 스키를 탄 이래 가장 적은 횟수의 스킹으로 21/22 시즌을 접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사람은 6회째의 스킹을 함께 한 후에 넘어지거나 다친 일도 없는데 무릎이 아파서 스키를 타지 못 하고 있다. 그렇기만 하면 다행인데 또다시 덕소의 피노키오정형외과에 진료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일주일에 두 번 병원에 가는데, 무릎에 물이 차서 걷기가 불편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생긴 건 왼쪽 무릎인데 그 때문에 오른쪽 다리가 무리를 하다보니 그것도 안 좋아진 상태란다.
6회째의 스킹을 하던 날엔 설질이 특별히 안 좋은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집사람은 "웰팍의 설질로 보아서는 이건 아주 안 좋은 거"라고 했다.^^ 그날 약간의 습설로 눈들이 뭉쳐있었고, 그걸 헤치며 스킹하기가 힘들다고는 했는데 그 때 뭔가가 무리를 주어 무릎에 이상이 온 것이다. 나중에 피노키오의 김재희 원장님으로부터 자세한 진단 결과 설명을 들을 수 있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집사람의 무릎 내측의 근육이 너무 부실하다는 것이었다.
집사람이 작품사진 찍고 편집하기에 빠져서 한 1년 정도 정기적인 운동을 하지 못 했다. 그래도 가끔 열심히 걷기운동을 하기는 했었다. 그런데 그 운동으로는 무릎을 잡아주는 무릎 양편의 근육이 제대로 생성되지 못 한다고 한다. 특히 양 무릎 안쪽의 근육은 엑스레이 촬영본을 보니 우리 같은 사람이 봐도 근육이 별로 없었다. 안쪽 근육이 버텨주질 못 하는 상황에서 스키를 무리해서 타니 그게 무릎의 이상을 가져온 것이라는 것. 그리고 그렇게 근육이 부실한 경우는 심한 걷기운동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한다. 그래서 뭘 하든 먼저 무릎 안쪽의 근육을 강화해야한다고... 좋은 방법은 평평한 의자 같은데 앉아서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달고 다리를 들어올려 힘들어도 한동안 버텨주는 식의 운동을 해야한단다. 하루에 150-300회의 다리를 펴서 버텨주는 운동을 하면 내측 인대를 강화할 수 있고, 또 근육을 키울 수도 있다고...
그날의 설질은 이른 아침엔 상당히 좋았고, 시간이 가면서 습설화되었는데 챌린지 상단에 안 가겠다는 사람을 억지로(?) 데려간게 화근이 아니었나 싶다. 겨우 C5를 한 번 내려온 것 뿐인데... 어쨌거나 집사람은 그로 인해 이번 시즌엔 스키를 더이상 탈 수없을 것 같기도 하니 참으로 운수가 나쁘다. 나도 스키를 좋아하지만 집사람은 나보다도 더 스키 타길 좋아하는 사람인데... 그 때문에 웰팍행 7회는 나혼자 갔고, 이번 8회의 스킹도 나만 가야했다.
이번엔 오래전 인라인 붐의 초창기에 함께 인라인 스케이팅을 했던 대한항공의 747 기장인 허승 선생과 함께 스킹하기로 했다. 허 기장은 다양한 운동을 취미로 한다. 스키도 열심히 타고, 오토바이(R Car)도, 인라인도, 아이스하키도 열심인 사람이다. 아, 스포츠카로 레이스 트랙을 달리기도 하는데 이를 포함한 모든 운동에 있어서 매우 serious한 사람이다. 그야말로 운동에"찐"인 사람.
- 우측이 허승 기장
허 기장은 스키를 그냥 타는 것도 아니고 꽤 오랫동안 레이싱 스쿨에 등록하여 기문을 타왔다. 지산의 허승욱 레이싱스쿨에도 다녔고, 휘팍의 레이싱스쿨에도 다녔다. 그러다보니 저절로 날을 많이 사용하는 카빙을 즐긴다. 스탠더드 숏턴이니 스탠더드 패러럴 등을 하는 걸 본 일이 없다.(그래봤자 몇 년 전 스타힐리조트에서 하루동안 함께 타며 본 게 전부이지만...)
어쨌건 이번 시즌에도 휘팍 레이싱스쿨에 등록하겠다는 사람을 내가 웰팍으로 스키 베이스를 바꾸는데 함께 타지 않겠냐고 하여 허 기장은 이번 시즌에 웰팍 시즌권을 샀다. 집이 인천공항에서 가까운 지역인 인천이다보니 강원도에서 스키를 타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비행이 없을 때면 열심히 셔틀버스로 휘팍을 오가며 스킹을 해왔단다. 수요일에 귀국해서 바로 다음날 스키를 타러 오는 것이다.
그간 한 번 웰팍에서 함께 스킹할 기회가 있었다. 비행 스케줄과 겹치지 않는 날 내가 스키장에 갈 수 있었기에... 그런데 내 스케줄이 바뀌는 바람에 그 땐 허 기장 혼자서 가야했다.(2-3주 전의 일인데 허 기장은 그게 이번 시즌의 첫 스킹이었다고 한다.) 다행히 이번 여덟 번째의 웰팍행 스케줄이 허 기장의 비행 스케줄과 겹치지 않아서 함께 스킹을 하기로 했다.
새벽 같이 일어나 강동의 천호역에서 출발하는 웰팍행 셔틀버스를 탔다. 허 기장은 나보다 일찍 인천에서 셔틀버스를 탔을 것이다.(웰팍 도착 시간은 같으므로...) 몇 번 셔틀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난 집사람처럼 버스 안에서 잠을 청하지 못 했었다. 그런데 이번엔 성남 쪽 복정역에서 둔내에 이를 때까지 잠을 잤다. 그것도 아주 편히... 벌써 셔틀버스에 익숙해 진 것이 아닌가한다.
- 이 정도의 기온이 하루종일 계속된다니... 강원도답다.
이날은 둔내의 아침 기온이 영하 16.7도로 출발하여 정오에도 영하 9도의 맹추위일 것이라는 예보가 있었다. 영하 18도가 예보되었던 2주 전엔 미들웨어 두 개에 이너웨어 두 개를 입은 일이 있는데, 이날은 미들웨어 두 개만 입기로 했다. 하난 얇은 것이고, 하난 두툼한 베어스킨 스타일이다. 장갑은 삼지장갑 안에 속장갑을 끼기로 했다. 스키장에 도착해 보니 전광판의 온도는 영하 14도이다. 예보보다는 2.7도가 높았지만 체감은 전에 가장 추웠던 때와 비슷할 것이라 생각했다.
나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허 기장이 준비를 하는 동안 내가 먼저 스키장으로 나갔다. 많은 슬로프들이 열려있었다. 알파 1,2, 브라보 1,2, 패밀리, C 3,5, S1,2 등이 열려있었던 것이다. 의외로 델타 리프트는 이날 운행되지 않았다. 이번 시즌 들어서 델타 리프트가 운행되지 않는 건 처음 봤다. 대개는 그걸 타고 올라가서 다른 리프트들로 연결이 되는 것인데...
- 열린 코스들
영하의 아주 쾌청한 날씨라서 설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았는데 지금까지 일곱 번의 스킹에서 본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이 좋았다. 그리고 이날 기온은 정오에 영하 8도가 되었다가 스킹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올 무렵에는 영하 6도였다. 계속 영하의 기온이었고, 날이 맑고 바람도 거의 없이 좋았기에 설질은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계속 좋았다.
허 기장을 브라보2 코스에서 만나 이 코스 저 코스를 전전하면서 열심히 탔다. 허 기장이 애플워치와 연결해서 사용하는 Slope란 앱을 사용하는데 스킹을 끝낸 후 그걸로 결과를 보니 우리가 다양한 슬로프를 25회나 탄 걸 알 수 있었다. 허 기장을 슬로프에서 만나기 전에 나 혼자 4회를 탔으니 총합 29회나 여러 슬로프에서 스킹을 한 것이다. 브라보 스낵에서 딱 한 번 커피를 마시느라 쉰 것 말고는 9시부터 오후 2시 10분까지 쉴 새 없이 스키를 탔다. 중간에 서서 얘기하는 것조차 없이 무식하게 계속 스키만 탄 것이다.^^;(실은 이런 습관은 스타힐리조트에서 오래전에 붙은 것이다. 거긴 코스가 대체로 짧았으니 그게 가능했다. 웰팍은 그보다 훨씬 넓고, 코스도 기니 앞으로는 어떨지 모르겠다.)
허 기장은 아마추어 레이서답게 설면을 자르며 달렸다. 역시 돈들여 배운 실력이라 호쾌한 스킹이었다. 한 번은 브라보2에서 또한 번은 S1의 긴 차도에서 허 기장의 스킹 모습을 촬영했다. 이날은 허 기장하고만 스키를 타는 바람에 기존에 함께 뵙던 홍재범 선생님, 이신준 선생님 등과는 락커와 브라보 스낵에서 인사만 했다. 이날 상급 코스 중에사 아침부터 연 것은 C3와 C5였기에 여길 몇 번 탔다. 그리고 C1은 처음엔 닫혀있었는데 오후에 열려서 거기서도 탔다. 특히 웰팍에서 가장 경사가 센 C3에서 탈 수 있어서 좋았다. 거기서 한 번은 혼자, 그리고 허 기장과 함께 세 번을 탔다.
오후 2시가 좀 넘을 때까지 스킹을 하고 웰팍 본관 3층의 로메리안 뷔페로 갔다. 입장을 하려니 오후 3시면 음식을 치우는데 괜찮겠냐고 한다. 하긴 대부분의 손님들이 12시 경에 가장 많이 들르니까 두 시 이후면 꽤 늦게 온 셈이다. 한 시간 정도면 식사를 할 수 있기에 그러기로 했다. 그리고 이번에 처음 안 것은 시즌권자는 식대를 10% 할인해 준다는 것. 2인 식대 3만 원에서 3천 원을 감해주는 것이었다. 전엔 식당 매니저가 그런 얘기를 안 해줘서 청구된 금액을 다 냈었는데...^^
정말 좋은 설질에서 추운 줄도 모르고 충분히 즐길 만큼의 스킹을 한 날이다. 점심식사 후에는 자리를 스노우 무무 카페로 옮겨 이런저런 대화를 했다. 워낙 오래 전부터 알던 사람이고, 그간에도 SNS에서 자주 만나며, 자주 카톡으로도 대화를 하는지라 오프라인 대화에서 할 말이 많았다.^^ 시간이 어찌나 빨리 흘렀는지 금방 셔틀버스를 탈 시간이 다가왔고,우린 서로 다른 셔틀버스를 향해 헤어졌다. 그렇게 난 또 한 번의 웰팍 스킹을 마무리했다.
Galley
- 이른 아침 06;15. 현대백화점이 보이는 천호역 로터리
- 웰팍 스키 베이스
- 모글이 조성된 스키 광장 앞의 하프 파이프
- 09:00의 기온은 영하 14도
- 최대 경사를 자랑하는 C3. 이날 처음으로 오랜만에 C3에서 스킹할 수 있으리란 기대를 했다.
- 셀피
- 브라보1의 상단
- 레이싱 스쿨의 훈련장
- C1. 브라보 2와 연결된다.
- 허승 기장과 함께...
- C3
- 브라보 스낵에서...
- 브라보 스낵에서 인사만 드린 분들
- 중간에 살펴본 온도. 이 때가 정오경이었다.
- 로메리안 점심 뷔페
- Slope 앱으로 이날의 스킹 기록을 살펴보는 중
- 애플워치와 연결되는 앱이다.
- 식사 후에 스노우 무무 카페로 옮겨 커피를 마시며 대화했다.
-
?
-
역시 레이싱 기문 쪽에 계셨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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