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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07.02.07 15:59

2월 3-4일 하이원 원정기

조회 수 3741 좋아요 685 댓글 1
하이원을 가보고싶은 형탁군과 몇몇 사람들이 조르기에 1박으로 하이원에 다녀왔습니다.
처음에 간다던 몇사람, 막상 선불로 돈주고 방잡고나니 발뺌...
사정상 못간 사람도 있지만 가자고 말만 하고 나중에 딴소리 한사람들 정내미 떨어집니다.
괜히 큰방 필요하다고 아파트 빌려서 적자나고...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회사사람들 포섭하고 어쩌다보니 회사 워크샵이 되어버리더군요.



2월 3일 오전 선발대 출발, 오후 3시30분 신도림 출발
강변북로로 진입해서-중부고속도로로 갈아탐(50분 소요)-영동고속도로(안막힘)-
중부내륙고속도로로 (뻥뚫림) 감천ic진입, 자동차전용도로로 국도인지 고속도로인지 구분 안감.-
제천 진입 20여분 전부터 땅이 젖어있고 제천 통과하면서 비내린 자국이...

영월부근에 접어들면서부터는 비인지 눈인지가 얼어서 길이 미끄덩...
공사중인 좁은 국도길에 진창물이 튀어, 헤드라이트가 미등만큼의 밝기만 겨우 나왔습니다.
앞차를 의지해서 어두운 산길을 구불구불...사북 도착 오후 7시30분, 강원랜드의 입구는 놀이동산을 연상시키네요.
바로 숙소에 약간의 짐을 풀고, 저녁먹으러 나가서 유명하다는 한우고기집에서 아주 조금의 한우고기에 맛에 취해
더 먹고는 싶었으나, 너무 비싼 탓에 그냥 밥으로 배채우고 나왔습니다.



다시 스키장 메인 입구인 밸리쪽으로, 여기 입구는 마치 디즈니랜드처럼 성탑을 세웠네요.
밸리 지하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아침의 편한 주차포인트 탐색, 하우스 구조파악, 그리고 기타등등
아침을 대비해서 모의훈련을 마친 후 후닥닥 베이스도 나가봤습니다. 사람...많더군요.
듣던대로 베이스에서는 슬로프가 안보입니다. 산너머 하늘에 비치는 조명만...

기온 영하 7도, 스키장 온도로는 좋은 날씨입니다. 나중에 들은바론 바람이 너무 불어 곤도라 운행을 중단했다는..
다시 숙소로 돌아와 지친 선발대를 맞이하고 간단히 맥주 한잔한 후 잠을 청했습니다.



2월 4일 아침 7시 기상, 일단은 주차장 자리를 잘 잡아야 하기에 후닥닥 챙겨 나갔습니다.
아침기온 영하 3도, 매표소에 선 줄은 오전무료는 엄청 길고 반면에 일반판매는 대기가 거의 없습니다.
이런걸 두고 가관이라고 하죠. 강원랜드의 경영진은 무료스키가 홍보차원에서 역효과가 날수 있다는걸 알아야 합니다.
일단 사람은 많지만 그 사람들이 몰림으로 해서 진짜 매니아에게 교통 불편하고 사람많은 스키장으로 보일수 있습니다.
장비도 챙기고 해서 슬로프로 나갔습니다. 역시 하나뿐인 진입로, 제우스리프트는 사람이 많더군요.
8인승리프트가 그나마 소화를 해줍니다.
제우스 대기시간 3분으로 지나갈수 있는데는 전자식 체크시스템도 한몫을 합니다.
일일이 체크하지 않고 그냥 순서대로 지나가면 됩니다.
가끔은 홍보가 안된듯, 무료라고 티켓없이 들어가다가 돌아오는 사람도 있습니다.(무료도 티켓필요)



리프트에 탑승했습니다. 깊숙히 앉는 큰 의자는 편하지만 어린이들에게는 그렇게 좋을것 같지는 않습니다.
언덕을 하나 넘어가니 슬로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규모는 정말 크다 라는 말이 나오게 만듭니다.
그런데 기대와는 다르게 슬로프가 개개의 특징이 없이 비슷비슷합니다.
용평이나 휘팍을 다닌 분들이 보면 재미없이 심심하겠습니다.

밸리허브에 도착했습니다. 이미 밸리는 만원입니다. 헤라리프트에 일차적으로 올라탑니다.
헤라 대기시간 5분입니다, 정상으로 가는 하나뿐인 리프트에다 초급난이도의 리프트가 정상에서 시작하기때문에
사람들이 다 이리 몰립니다.빅토리아리프트는 1분정도의 대기시간을 보입니다.
초급이 있긴 하나, 사람들이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오르며 본 슬로프는 하이원에서 붙인 이름이 지역별로 비슷비슷해서 구분안가는데다 레벨도 잘 모르게 지었다는걸 보여줍니다.
이게 헤라인지, 아폴로인지 헷갈리게 각도나 모양이 비슷합니다. 더구나 최상급과 상급이 같은이름에 숫자만 붙인겁니다.
레벨표지도 작아서 보이지가 않습니다. 입구쪽엔 패트롤도 몇 없습니다.

날씨는 무지 좋았지만 점점 더워집니다.
슬로프의 상태는 전체적으로 강설입니다. 초보들은 얼음판이라 비명을 지릅니다. 물론 정비 잘 된 스키에겐 가장 좋지만
초보들이 그런걸 알리 없습니다. 그러면서도 초급라인의 인파때문에 중급, 상급으로 몰려듭니다.
이미 햇살이 드는 중급슬로프의 상단부는 뭉침덩어리입니다. 그나마 상급자, 그중에도 햇볕이 덜 들어온 빅토리아쪽이 낫습니다.
헤라나 아폴로는 오전부터 따뜻한 날씨에 무너집니다.



오전11시 기온 영상12도를 가리킵니다. 입춘이라고 너무하는 날씨입니다. 대기시간 헤라 5분, 빅토리아3분, 아폴로 1분
능선을 타고 마운틴콘도쪽으로 내려가봤습니다. 그 없던 패트롤들, 이쪽과 제우스쪽 초급라인에 거의 다 있습니다.
내려가는 사람이 스키실력이 얼마나 되던간에 무조건 서행시킵니다. 이미 초급은 슬로프가 아닌 거대한 통로입니다.
턴? 어림도 없습니다. 턴을 하려면 속도가 나고 공간이 있어야 하는데 넘어지면 주변사람 스키 위에 자빠질 지경입니다.


선발조가 오전만 타고 질려서 철수한다기에 배웅나갔다가 옷을 좀 벗어 사물함에 넣고, 화장실을 들러서 다시 올라갑니다.
12시30분이 지난 리프트, 제우스 대기시간 0, 헤라1분 빅토리아0입니다. 어이가 없습니다.
결국 우리 선발조 같은 사람들은 하이원은 멀고 교통불편하고 사람많은 스키장으로밖에 기억을 못합니다.
그 많던 사람이 일거에 빠진 이유는 다 오전무료스키를 타고 가겠다는 심리로 보입니다.
물론 오전만 타고 먼길 간다는 생각으로 간 분도 있겠습니다만, 그렇게 보기엔 아침의 매표소 행렬이 너무 인상적입니다.
결국, 오후부터는 귀족스키정도는 즐길수 있었습니다. 대기시간이 거의 없는 리프트 덕에요. 설질은 별개입니다.
더워서 녹아내리고 뭉치는 눈때문에 스키가 안나갑니다.



오후3시 T바 대기시간 10분, 곤돌라 0
재미삼아 슬로프 전체적으로 다 타보기로 했습니다. t바라는놈을 예전에 어디선가 타 봤는데, 어디였나 기억이 안납니다.
휘팍이나 지산 둘중 하나였던듯 합니다.
그때와 달리 보더인구가 많은 요즘에 이 T바는 재미삼아 타보는 용도 이상 운송수단으론 빵점입니다.
초중급 경사에 1인승에다가 대부분 초보 보더는 제대로 잡고있지도 못합니다.
한번 타고 올라가는데 한참을 비탈에서 기다렸습니다.
그후에 곤돌라도 한번 타봤습니다. 중간경유를 하는 곤돌라, 참 재밌더군요. 완행버스나 전철의 느낌입니다.
용평이나 기타 스키장의 곤돌라=고속이동의 개념과는 반대입니다. 관광 이상 안됩니다.
이걸 믿고 리프트 한줄씩 설치했다면 설계자님 실수한겁니다.



올때의 산길이 생각나 4시에 접었습니다. 이리저리 정리한 후 출발. 역시나 올때의 길은 낮에 보니 절벽길과 계곡바닥길,
둘중의 하나입니다. 사람 스트레스 팍팍 주는 엄청난 길입니다. 국도확장이 올해 된다 하니 좀 다니긴 편해지겠습니다만
하여간 경치는 좋습니다.
온길 그대로 역으로 해서 오후 4시 30분 출발 서이천휴게소 경유, 저녁먹고 오후 8시30분 신도림 도착입니다.
오며가며 운전을 거의 전담으로 했더니 다음날인 오늘 어깨랑 팔이 쑤십니다. 목도 뻐근하고요.



하이원에 대한 제 평가는

교통-무지 불편, 자가용은 되도록 안타는게...

슬로프-많다, 크다, 그러나 설계불량이다. 동선 엉망....

패트롤-열심이다. 그러나 진행이 초보다.
상급자에서 패트롤 한번도 못봤습니다. 이사람들 다 초보만 챙기나...
더구나, 초보라인에서 교통정리라곤 고함지르며 호각불기 바쁩니다.

하긴 그 많은 사람을 그 인원으로 어떻게 정리하나요....사고 한번 터지면 윗분들 정신 좀 들려나...
시설-시설은 좋습니다. 식당도 깔끔하고 맛있습니다.

주차-주차장도 동선설계 엉망입니다. 들어갔다가 나오려면 빙빙 돕니다.



하이원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무료스키 행사같은 황당한 것 말고, 고객의 숙박과 교통편을 적극 확보해야 합니다.
자체숙박시설은 주변의 업체가 다 틀어쥐고 개인은 예약하기도 힘듭니다.
고급콘도도 좋지만 벙커베드같은 저가형 숙박시설도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주변 임대민박의 가격이 합리화됩니다.

교통편, 버스연계편을 좀 더 다양한 지역에서 출발하고 도착해야 합니다. 기차도 좋지만 비싼 이벤트열차는
시간대가 참 타기 곤란합니다. 차라리 시외버스가 낫습니다.

야간에도 다양한 슬로프가 개방되어야 하고, 늦은시간대의 슬로프 운영이 더 수익성 있습니다.
강원도권 스키장의 심야, 철야스키가 하이원의 규모라면 시간대별로 섹터운영만 해도 많은 갯수인데
제대로 운영이 안되어 새벽출발-저녁도착의 압박으로 이용이 꺼려집니다.
대명이나 휘팍처럼 심야운영 한다고 해보십시오. 이 이용객들이 소비하는 부대비용이 조명비용은 상쇄할겁니다.

시즌초반, 많은 스키장에서 고급인력을 스카웃한 것으로 아는데, 막상 경영진은 스카웃 못한듯 합니다.
노하우가 참 중요합니다. 책상머리에서 황당이벤트 만들지 말고, 다른 스키장에서 경험하면서 고객을 끌어들이는게 뭔지
직접 체험해보라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출발전, 내년 시즌권을 끊을까 했습니다. 도착후, 시즌권? 안합니다. 제가 위에 적은 단점들이 안고쳐지면
저에게 하이원은 일년에 한번 폼나는 사진찍으러 갔다오는 스키장입니다. 그돈으로 일본이나 뉴질랜드 스키여행 갈랍니다.


  

  
Comment '1'
  • ?
    이민주 2007.02.07 16:58
    [ zoomini@gmail.com ]



    동일한 스키장에 대한 느낌이 이렇게 다를 수도 있군요.

    하 선생님의 하이원 후기...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저는 인파가 몰리기 전에 다녀왔는데도 이미 그럴 낌새(?)가 보이더군요.

    덕분에.
    유진복 선생님으로부터 받은 하이원 뽐뿌가 많이 가셨습니다.


    하선생님, 그래서... 제가 반드시 평일에 다녀오시라 했잖아요. ㅋㅋ


    하이원. 어쩌다 한번 다녀오는 스키장 맞습니다.
    자주가긴 버겁지요.

    게다가 사람까지 많아지면...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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