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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숙한 하이퍼 로고-

10여년 전, 인라인 마라톤에 처음 빠져들기 시작하던 그 시절,
좀 탄다 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최고의 장비 세팅은 "베르두치 브이텍 부츠+베르두치 쇽웨이브 프레임+NTN 퍼포먼스 레이싱 베어링+하이퍼G-grip 휠"이었다.
글쎄... 부츠와 프레임, 베어링에서는 다른 선택이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휠만큼은 당연 하이퍼 휠이었다.  그만큼 하이퍼 휠은 독보적이었다.

당연, 많은 업체들이 하이퍼휠을 경쟁상대로 삼고 휠을 개발했지만, 쉽게 따라갈 수 있는 품질이 아니었다.  
그렇게 80mm 5륜에서 84mm 5륜, 1084, all100까지 이르던 00년대 중반까지도 하이퍼 휠의 독주는 계속되었다.


-당시 최고의 스케이터 채드 헤드릭(베르두치브이텍부츠, 쇽웨이브프레임, NTN베어링, 하이퍼G-grip휠 사용)-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하이퍼가 주춤하는 사이,
로드에서는 매터, 트랙에서는 MPC라는 것이 공식처럼 되어버려서 나 역시도 그렇게 매터와 MPC에 길들여져왔다.  

IWIC 대회를 앞두고 주변 지인으로부터 하이퍼 휠에 대해 듣고 권유 받았을 때, 사실, 적잖이 고민을 하였다.  
'지금 멀쩡히 매터 휠을 잘 쓰고 있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매번 대회 때마다 하이퍼휠을 쓰며 좋은 성적을 내는 울산의 김병수 선수가 생각나서 호기심이 생겼다.  
그래도, IWIC는 연중 가장 큰 대회이고, 월드팀이나 국내 엘리트들과 함께 뛰며 자신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몇 안 되는 대회 중 하나인데...
그냥 호기심만으로 휠을 바꿀 수는 없었다.  해서, 일단 한 벌을 연습용으로 써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택배로 휠을 받아, 포장을 처음 뜯고 만져본 하이퍼의 사이드와인더 휠은,
뭐랄까... 바닥에 붙였다 떼면 '쩍'하는 소리라도 날 것 같은 그런 찐득찐득한 느낌이었다.  휠의 그립이 기대되었다.


-하이퍼 사이드와인더 휠 86A-

첫 테스트는 안양 비산동트랙에서 하였다.  
대회 때는 어차피 아스팔트 위를 달리겠지만, 휠의 그립을 시험해보기에는 200m 뱅크트랙의 코너가 좋을 듯 하여, 휠을 장착하자마자 바로 뱅크트랙으로 들어갔다.  
22~23초 대의 웜업 스케이팅, 꽤 괜찮은 느낌이다.  조금 더 속도를 올려보기로 했다.  18~19초대의 가벼운 인터벌, 신기하게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트랙에 익숙치 않아 그 이상의 스피드는 낼 수 없었지만, 일단, 내가 내는 스피드 안에서는 코너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는 그립력을 보여주었다.  
기대 이상이라 조금 놀랍기도 했다.

이어, 뱅크 바깥의 로드트랙을 타보았다.  휠의 느낌을 보기 위해 평소보다 푸쉬와 글라이딩의 길이를 좀 더 늘려보았다.  
푸쉬의 마지막까지 힘이 전달되는 느낌.  뱅크트랙에서 느꼈던 그립이 여기서도 그대로 느껴졌다.  
그리고, 아웃엣지 글라이딩에서 푸쉬를 위해 인엣지로 전환되는 순간의 느낌도 매우 부드럽다.  
전에 연습용 휠로 쓰던 휠이 많이 닳아있어서, 더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지만, 상당히 만족스러운 푸쉬와 글라이딩의 느낌이다.

그 뒤로 대략 2주간 6회 정도의 스케이팅을 하였다.  스케이팅 장소는 주로 안양로드트랙과 반포종합운동장 400m 트랙이었다.  
안양은 고운 아스팔트이고, 반포는 조금 거친 느낌의 빨간 아스콘 바닥.  사이드와인더 휠은 양쪽 트랙 모두에서 고른 능력을 보여주었다.  


-휠 테스트를 위한 스케이팅-

IWIC대회 당일날 아침, 별다른 고민 없이 하이퍼 사이드와인더 휠을 장착했다.  
간단히 출발 방향 뒤쪽으로 있는 오르막길에서 웜업을 하고, 시간이 되어 출발하였다.  
경기 초반, 조이 멘티아를 비롯한 몇몇 선수들이 뒤쪽에 있었던 탓일까, 여유있는 스타트를 했다.  
첫번째 코너를 돌고나서 몇몇 선수들의 어택이 시작되었다.  급격하게 올라가는 스피드.  평소 연습 때보다도 빠른 스피드에서도 푸쉬의 그립은 떨어지지 않았다.  
국내 엘리트들과 월드팀 사이에서 업치락뒤치락하며 스케이팅하는 순간의 짜릿함.  경기의 4분의 1을 그렇게 뛴 것 같다.  첫번째 반환점을 돌며 월드팀과 작별을 했다.  
그 뒤로는 한동안 혼자 뛰었고, 나중에 선두에서 떨어진 범식 군과 안양 동안고의 선수, 중국의 어느 선수를 만나 나머지 코스를 다 돌았다.
비록 흥미진진한 순간은 그리 길지 않았지만, 휠이나 기타 장비에 대한 고민, 불만이 없이 그 순간을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하이퍼 사이드와인더 휠.  인라인마라톤대회용으로 전혀 손색이 없었다.  훌륭한 그립에 부드러운 글라이딩과 엣지 전환 능력,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사진 운이 없어서, 안타깝게도 대회 사진은 이런 모습만...-

그 뒤로, 그 전에 2주간 탔던 연습용 휠을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러니까, 대략 한 달 정도를 사용하고 있는 듯 하다.  거친 바닥에서의 스케이팅에 휠의 중심선은 사라진지 오래이고, 편마모도 꽤 생겼다.  
사이드와인더의 내마모도는 전에 쓰던 메터에 비해 조금은 부족한 것 같다.  휠의 중심선이 사라지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그립도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휠이라는 것이 원래 가장 교환주기가 짧은 소모품이고, 일반적으로 휠을 대회용으로 쓰는 것이 두어번 정도인 걸 생각해보면, 그건 그다지 큰 문제가 되는 것 같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역시 명성은 헛된 게 아니었다.  
세월이 지나는 동안 경쟁자들에게 유명세에서 다소 밀리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렇게 좋은 휠을 만들고 있었다는 걸 몰랐다니, 조금 미안한 감도 든다.  
시장이 좀 더 커져서 국내에서도 좀 더 다양한 하이퍼의 제품군을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글을 마치며....

사용한 느낌 위주로 쓰다보니, 상당히 주관적인 사용기가 되어버렸습니다.  
그리고, 아직 제 스케이팅 실력이 많이 미숙하다보니, 그 주관적인 느낌마저도 정보로서는 많이 부족한 듯 합니다.
부족하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안양 로드 트랙에서의 스케이팅-
Comment '10'
  • 이용준 2011.06.30 23:48
    [ skuni-coda@hanmail.net ]

    이왕중쌤의 스케이팅 실력이 미숙하다면 대한민국 인라이너 99.9%가 미숙하겠네요. ^^*
    개인적으로 예전 100mm 녹색 하이퍼 휠에 대한 아주 좋은 기억이 있어서 이번 사이더와인더 휠도 기회가 닿는다면 함 써보고 싶네요.
  • 권오용 2011.07.01 11:29
    [ a2975304@hanmail.net ]

    옛날 초창기 채드헤드릭을 처음접한 이후로 하이퍼란
    매이커에 대한 기대치는 항상 저을 따라다니곤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하이퍼 슈트와 하이퍼힐은
    언제나 저을 인라인대회장으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있구요...
    앞으로도 하이퍼휠 많이 이용할꺼구요...
    덤으로 가격도 아주 착하게 공급해 주셨으면 하는 작은바람을 가져봅니다..ㅎㅎㅎ
  • 박재호 2011.07.01 13:28
    [ jaeho5717@hanmail.net ]

    요새 좋은 휠 많이 나오네요~
    가격도 좀 저렴해졌음 좋겠어요~
    선수도 아니고 한두번 시합때 쓸려고
    한벌에 20만원 넘게 주고 사긴 많이 부담스러워요,,ㅜㅡ
  • 박경옥 2011.07.01 13:53
    [ ok21eq@naver.com ]

    와~ 하이퍼 휠이다
    작년부터인가 다시 하이퍼 휠을 사용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더군요
    2011년 하이퍼의 야심작 "사이드와인더 휠 86A" 기대 하면서 저도 한셋 사야 겠네요
  • 김종열 2011.07.01 15:44
    [ rlawhdduf1982@hanmail.net ]

    STS팀 김종열선수입니다.
    져도 "사이드와인더 휠 86A" 를 2011년 초에 사용하였으나 마블링이 생겨 중단하였습니다....그런데 이번에 허브 마블링을 완전하게 잡흰것같습니다. 그래서~져도 "사이드와인더 휠 86A" 다시사용하고있습니다. 제가타기엔 뱅크트랙에서는 힘들고 로드휠로 만드러진휠이다 보니 로드에서는 잘나갑니다..관심 있으신분들은 한번 사용해보세요.^^*인라인 매니아여러분 화이팅!
  • 하병철 2011.07.01 16:53
    [ nanoori000@hanmail.net ]

    늘 멋진 인라이너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왕중씨 전문적인 용어 빼고는 저의 생각과 비슷한듯 합니다.
    말씀끝에 겸손까지 그것이 이선생의 매력중에 하나라 생각 합니다.
    저도 하이퍼휠을 사용 해 봤습니다. 그립력도 좋고 느낌과 구룸성 저도 모두만족하고,메터나,엠피시와 수입가격은 비슷한걸로 아는데,
    소비자가격이 착한걸보면 ..^^.. 수입사의배려가 보이는군요^&^ 후기는 잘 봤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강북에서 닭de가리가 .........ㅎㅎ
  • 이지하 2011.07.03 23:21
    [ vj2000@empal.com ]

    왕중형 ㅎㅎ 바키휠 쓰고도 잘 탔으믄서 ~
    나도 인라인이라는 것을 타보고 싶어요~ 형님*^^*
    나는 아직 매터라는 거 mpc 라는 거 타 본적이 없어요!
    딱 스타휠에서 끝!!!

    스케이트 한번 찾아봐야 겠어요!
    국토대장정 하라면 한번 더 할 수 있을꺼 같아요~ 마음만 ㅎㅎ

    병철형!
    명석한 형님이 왜 닭대갈??
    더위 자시지 마시고 계세요 놀러갈께요~ㅎㅎ
  • 박상민 2011.07.04 14:28
    [ smp326@hanmail.net ]

    저도 이 하이퍼휠을 타면서 많은 것을 느끼면서 타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도 로드트랙에서는 메터휠이 강세를
    많이 보이고 있었고 저 또한 메터휠을 많이 착용하였지만 이 휠을 타면서 메터보다 느낌도 많이 좋고 그립도
    좋아 푸쉬를 할 때 그 푸쉬의 힘을 그대로 받아주면서 부드럽게 나가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푸쉬를 할 때
    로드바닥을 부드럽게 밀고 나가는 그 느낌도요.
    이번 하이퍼휠은 정말 잘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 하병철 2011.07.04 17:15
    [ nanoori000@hanmail.net ]

    지하 올만이네^^
    어느분이 글좀 올렸더니 나보고 닭de가리래 ㅎㅎ그래서 이제부터 만두에서 그분이 취소 할때까지 닭de가리로 바꾸기로했음 ㅋㅋ^^
  • 이상용 2011.07.21 00:20
    [ sangyong0821@naver.com ]

    행님... ㅋㅋㅋ 하이퍼... 메터...MPC... 새롭게 들리네요... 지하 말처럼 제 인란은 어디 있는지...ㅋㅋㅋ 다들 잘 계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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