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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2006.02.06 15:26

Elan 60 years of innovation 시승기

조회 수 7745 댓글 6

매년, 스키는 많은 신상품이 나옵니다.
스키를 많이 타시는 고수님들께서는 매년 스키를 바꾸기도 하고요.
저는 고수는 아니지만 장비데몬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스키에 대한 욕심이 많습니다.
현재 가지고 있는 스키는 Rossignol 02-03 9s p.p.s. / Rossignol zenith Z5 / Salomon 99-00 Buzz 99.9 / Salomon 03-04 minirace 입니다.
얼마 전 가지고 있던 Rossignol Viper-X 는 zenith Z5 와 교환해서 아주 잘 지낸다고 하더군요.
올해, 아주 폼나는 스키가 많이 나왔습니다. 구디의 카본스키, 보그너의 대나무 스키 등이 나왔는데
일단 디자이너 입장에서 폼으로 하나쯤 갖고 싶은 스키들입니다만, 카본 스키는 내년에나 하나 구입해볼까 하고
보그너 스키는 가격이 너무 세더군요.

그런 와중에 예전부터 폼난다고 생각하던 Volant 스키와 보그너 대나무 스키의 화려함을 둘 다 가진
엘란 60주년 기념스키가 마침 들어온다는 말에 앞뒤 안보고 일단 지르고 봤습니다.
엘란 스키는 제대로 타본 적은 없습니다. 지인들이 타는 스키를 한두번 타본 것으로는 특성을 제대로 안다고 할수 없고
이 스키브랜드가 아주 좋은 스키를 만든다는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일단 판매처에서 보는 스키는 고급감을 잘 가지고 있는데다가 설명으로는 상급레벨의 올라운드적 특성을 가진다고 하여
제가 타는/타본 스키들과의 비교시승을 해봤습니다.


일단 전체 사진을 보시겠습니다.

테두리 부분의 상판은 헤어라인이 들어간 티타날(Titanal® by AMAG)로 보입니다. 가운데 나무부분은 진짜 나무이고
래커칠이 되어있고 간단한 문구가 들어가 았습니다.



스키 선단부는 빨간색 별이 박혀 있습니다. 앞부분 문구는 엘란 60주년 어쩌구..하는 말입니다.
후배가 이걸 보고 공산당 스키라고 하더군요.



뒷부분은 스키의 간단한 스펙과 또 60주년 어쩌구..입니다.



슬로베니아 수공제품이고 60주년 기념, 홈페이지 주소,
길이 165, 회전반경 12.8, 사이드컷 112-63-100, 듀얼티타늄에 우드코어랍니다.
RST는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엘란 사이트에서 찾아보니 Racing Sidewall이랍니다. 정확히 아는분 계시나요?
옆벽의 구조가 처음부터 끝까지 엣지를 잡고있는데 이게 그립력을 강화하는 구조인 모양이네요)





옆면사진입니다. 샌드위치 구조이고 바인딩은 티롤리아 OEM의 ELD 14, 비스트 플레이트 16mm
티타늄 판은 상판과 엣지 바로 위 두군데에 있습니다.



바인딩과 플레이트입니다. 지난번에 본 하트 스키에 같은 형태의 플레이트가 박혀 있었습니다.
다른 점은 가운데 부분에 구멍이 뚫려있었던데 반해 이것엔 일련번호가 있습니다.



limited edition이랍니다. 300대 중 114번 제품입니다.
전세계 한정 300대이고 우리나라에 10대 들여왔다는 설명을 들었습니다.



세트로 구성된 폴 입니다. 125cm이고 저는 조금 잘랐습니다.
그립은 콜크제, 줄은 천연가죽입니다. 부드러운 것으로 보아 양가죽 정도 되는듯 합니다.
마찬가지로 빨간 별이 박혀있고 60주년입니다.
가볍고 탄성이 좋은 대신 강성은 조금 약할듯 합니다.
어차피, 기념모델이니 하드하게 굴리지는 말아야지요.

구입은 지난주 설 다음날 했습니다만 그날 저녁 스타힐의 설질이 완전히 슬러쉬라 테스트는 거의 불가능했습니다.
더군다나 R라인 오두막 앞에서 어떤 개념없는 분이 잠시 쉬는 동안 벗어놓은 스키 위로 지나가는 불상사가..--;
주중에 엣지를 약간 튜닝해주고 날씨가 추워진다는 일기예보를 기다려 어제 스타힐 야간출격을 나섰습니다. 물론, 왁싱은 토코 시스템 왁스로 했고요.

길이 165, 회전반경 12.8, 사이드컷 112-63-100
회전반경으로는 회전스키입니다. 사이드컷은 요즈음 추세로 보면 평범한 회전카빙정도로 볼수 있군요.
경기용 스펙은 엄청나게 차이나는데 말입니다.
엘란 SLX Fusion PRO 모델은 같은 길이에 116-66-106입니다.

듀얼티타늄에 우드코어랍니다.
엘란 스키라인업에서 듀얼티탄 패널은 최상급용에 사용되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음..무지 단단할거란 감입니다. 그래도 샌드위치에 우드코어면 리바운드는 셀지 몰라도
누르는데 힘은 그리 많이 들지는 않을거라는..(방심했습니다)

R라인(중)으로 올라갔습니다. 하차장에 내리는데 꼬리가 걸려 벽으로 올라갈뻔 했습니다.
뾰족한 꼬리가 아직 적응이 안됩니다. 일단 오두막 앞에서 몇번 뛰어봅니다.
누르니 휘는것은 9s보다 부드럽군요(제 9s가 사상 최강의 누르기 힘든 9s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리바운드를 시험해 볼 차례입니다. 약간 턴을 하면서 업다운을 해봅니다. 통통 튑니다.
반응이 즉각적이라 예상하고 눌러줄수 있습니다.
R라인 급경사를 지나 C라인 하차장까지 타보니 그냥저냥 콘트롤이 될것 같습니다.

D라인 하차장까지 미디엄 턴으로 돌려보았습니다. 그립감이 장난아닙니다. 떨림도, 밀림도 없습니다.
여기서 제니스로는 밀리는 느낌은 없지만 약간 뜹니다. 9s로는 밀립니다. 스키보드는 떱니다.
이건, 바닥에 박혀서 그냥 안놔주고 주욱 내달립니다.
D라인 하차장에서 C라인 입구까지 카빙성 숏턴을 해봤습니다.
가속이 붙을수록 리바운드가 올라오는게, 거의 9s수준입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힘들게 누르지 않아도 되고, 설면을 잡고 있습니다.

신나게 B라인(중) 중단부까지 갔습니다. 다시 베이스까지 카빙숏턴을 시도해봅니다.
헉소리가 나왔습니다. 폴라인 유지하려다가 허리가 90도로 돌아가는데, 스키딩 없이 그냥 팍 돌아버립니다.
깨끗한 슬로프에 쉬푸르를 보니, 내 실력이 아닌것 같은 깨끗한 라인이 나있습니다.
A라인(상)으로 가서, 아이스티 한잔 마시고 다시 해봅니다.
원래 제 타던 방법으로 제니스나 9s로 하면 A라인 좌측부는 스키딩성 숏턴도 겨우 되었습니다.
이건, 엣지 박으며 돌수 있습니다. 그동안 남들 지나간 자국을 따라가며 튕겨서 가운데로 올라가 버리거나 아래로 주루룩 밀려내려 갔는데
남들 숏턴한 자국을 따라가니, 무지 감격스럽습니다.
중단부 간판 앞에서 베이스까지 대회전으로 돌려보았습니다.
살로몬 스키들은 회전으로 대회전을 시도하면 안마기 수준으로 떨던데, 아주 안정되게 돌아갑니다.
대회전 성향의 제니스 만큼이나 안정되면서도 제니스보다 더 단단히 잡아줍니다.
B라인(상)으로 올라갔습니다. 주중에 제설한 눈더미가 거의 강설수준입니다. 여기서도 숏턴이 됩니다.
B라인 하차장 앞에서 베이스까지 통통 튀기는 숏턴을 해봤습니다. 정말 깨끗한 라인이 나옵니다.
후배가 보고서 감탄합니다. 무릎넘김이나 안정감이 여지껏 자기가 본 것중에 최고랍니다.

아주 좋은 스키를 산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엣지로 물고 내달리면 조용하게 달리는데
베이스가 일정 이상 설면에 닿으면 쇳소리가 납니다. 약한 범프정도는 문제없이 잘라내거나, 타넘습니다.
제가 감당할만 하다는게 제일 맘에 듭니다.
그동안 구입한 스키는 체력이 금방 바닥나거나, 너무 쉽거나, 설면을 무지하게 따지거나 중 하나였습니다.
이놈은 아주 전천후입니다.

자, 단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상판에 아주 아픔이 많습니다. 누가 뒤에서 밟으면 바로 자국이 납니다.
금속부분이 특히 바로 티가 납니다. (이건, 고운 사포로 문지르니 없어집니다)
다음은 나무 부분입니다. 래커칠이 엣지에 걸리니 푹 파입니다.
특성이 달라지건 말건 투명테이프라도 붙여야 겠습니다.
폴이 약해서 언제 부러질지 모르겠습니다. 폼은 정말 납니다.

이 스키는 기념모델입니다. 타고 다니기는 안어울리고, 어느 분 말마따나 벽에 걸려있는게 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키는 타라고 나온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 스키가 수명을 다 하는날까지 타다가 마지막에
이 스키 상판을 싹 닦아내어 새것처럼 만든 후에 저희집에 걸어놓을 생각입니다.
절대, 팔라고 말씀하지 마십시오. ^^;
잡소리가 섞여서 마음대로인 초보의 리뷰가 길었는데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박순백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09-04 11:23)

  • ?
    박순백 2006.02.06 15:53
    [ spark@dreamwiz.com ]

    이런 거 어디 아까워서 타겠습니까?^^;
    엘란은 원래 소형 항공기 회사였었지요. 파워 보트 같은 것도 초창기에 만들었고...
    그런 회사가 항공기 날개 제작 등에서 사용했던 기술을 스키 제작에 원용하고...
    세계 스키계의 전설 중 한 사람인 잉게마르 스텐마크가 그 스키를 타고,
    월드컵을 60여 차례 제패하면서 유명세를 더한 회사입니다.
    요즘은 엘란을 타는 수퍼 스타가 없어서 좀 주춤합니다만...

    한 때는 유고(슬라비아)제의 스키라고 좀 천시되는 경향도 있었지만,
    아시다시피 유고는 동구에 있지만 서구와 같은 형태의 자본주의적
    색체를 많이 가지고 있던 나라이고, 동독에서 느끼는 속박과 같은 것
    이 그 나라에는 없었다고 생각한 관광객들도 많았었습니다.
    지금은 유고제가 아니라 "슬로베니아"제의 스키가 되었지요. 유고 연방
    이 분리되는 바람에...

    어쨌든 그런 대단한 회사의 기념 모델로 나온 스키라서 나름 대로 꽤
    괜찮아 보입니다.

    하지만 하 선생님의 말씀 대로입니다. 아까워도 타기 위해서 사는 스키
    라면 아끼지 말고 타야죠.^^ 보관을 위해서, 기념물로 사 놓은 것이라면
    절대 타면 안 됩니다. 하지만 저 스키는 이제 타야만 할 물건이 되었군요.
    바인딩도 박혀있으니까요. 만약 안 타고 기념하려는 스키라면 안 타야
    값어치가 있습니다.

    전에 푈클(Volkl) 사에서 포르쉐 스키를 만든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이 걸
    하나 사야하나, 말아야하나???'하고 고민했었습니다. 결국 안 샀습니다.

    이유는 스키는 타야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지요. 타야한다면 제가 좋아하는
    스키를 타야하고, 스키의 포르쉐는 로시뇰이니 포르쉐 스키로서의 푈클보
    다는 계속 타 온 로시뇰 스키를 타는 걸로 만족하려고 했던 것입니다. 만약
    그런 실용주의에 입각한 생각이 아니었다면 그 푈클 스키를 하나 사서 집
    마루에 세워두었겠지요.^^

    지금 그 스키를 안 산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무척 아쉽게 생각
    하고 있습니다. 하나 사서 그냥 안 타고 벽에 걸어뒀어도 무척 행복했을 것
    같습니다.^^;
  • ?
    전준무 2006.02.06 15:55
    [ jjmok@nownuri.net ]

    바인딩이 안 맞는다는 엄청난 불행으로 인해... 제대로 타 볼 수 없어서 무척 아쉬웠습니다. 작은 발이 원망스럽더군요. 쩝...
    덕분에 어실하게 타 볼 수 밖에 없었고... 우아하게 탈 수 있는 스키 라는 엉뚱한 결론만 나오더군요. 쩝...

    눌렀을때 나오는 리바운드는... 쎈넘이더군요. 음~ 체력 훈련 열심히 하셔야 되겠더군요.
    펑소엔 껌(?)이었던 뉴골드 의 정상에서 미디움턴? 하다가 홍콩 갈뻔 했습니다.
    리바운드에 쫄면서 후경으로 빠지고... 미끄러져 앞으로 내달려 가는 스키에 상체 억지로 끌어서 일으키며...
    "살아야 해... 살아야 한다니까..." 라는 생존 본능이 일더구만요...

    생김새에 어울리는 엘레강스 한 스킹이 가능한 넘이었습니다("뇬" 이었을까요?)
  • ?
    박순백 2006.02.06 16:36
    [ spark@dreamwiz.com ]

    [전준무 선생님] 대개는 "타는 사람"이 넘이기때문에 스키는 "뇬"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공식적으로 "넘"인 스키는 "여성용"이라고 한정된 스키들 뿐입니다.-_-
  • ?
    이재헌 2006.02.06 19:48
    [ net333@lycos.co.kr ]

    상판에 코팅 하셔야 겠네요 벌써 조금씩 기쓰났네요 아까워라...사진관에서 코팅하는 필림을 사다가 입혀보심이 어떨찌? ^^
  • ?
    최규헌 2006.02.07 12:41
    [ qmoon@unitel.co.kr ]

    너무 멋진 스키네요.
    천마산에서 파란 스코트 헬멧에 아토믹 스키 신고있는데
    이번 주말에 오시면 구경이나 한 번 했으면 좋겠습니다.

    순백 형님, 최근에 구한 "롱턴의 비법" 최신테크닉에서는
    여자분들도 많이 타는 것 같습니다. 참, 배워도 배워도
    끝이 없는 운동인 것 같습니다. ㅋㅋㅋ
  • ?
    윤명운 2006.02.07 13:15
    [ yoonspur2000@yahoo.co.kr ]

    안녕하세요 하성식님 몬타나스포츠의 윤명운입니다 정말 좋은 시승기 감사드립니다 멋진 사진과 타신시승기는 제가 올리고싶었지만 글재주가없어서 못올리고 있었습니다 구정당일날 괜한 헛걸음하시게 해서 죄송했구여 ^^;; 좋은 시승기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엣지 튜닝은 시즌 중이라도 아무때라도 가져오시면 정성을 다해서 수작업해드리겠습니다 남은 시즌 즐시킹하시고 안전스킹하시기 바라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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