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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복/이너/장갑/양말
2024.01.14 16:11

루디스 열선장갑 (스노우프로 LGU4092) 사용기

조회 수 594 댓글 0

스키어, 스노우보드 라이더 여러분 안녕하세요. 

푸근하고 비까지 내리는 일요일입니다. ㅠㅠ 늘 이 곳에서 얻어만 가는 것이 죄송해 간단하나마 저도 사용기를 하나 올립니다.

 

손발이 매우 찬 저는 한여름을 빼곤 늘 손발이 시려운 편입니다. 겨울엔 수면양말을 신어도 발이 시려울 정도입니다. 이런 제가 스키를 좋아한다고 하면 주변에선 신기해합니다. 
허나 제가 아무리 스키를 좋아한들, 손발 시림을 못 느낄 정도는 아닙니다. 꽉 끼는 부츠 통증을 참으며 타는 사람들처럼 저도 손발 시림을 참고 탑니다. 그러다 보니 즐기는데도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다 삼 년 전에 열선 양말을 구입했습니다. 손보다는 발이 더 시려서 열선 깔창을 고민하다가 활용도가 더 높은 열선 양말을 추천 받고 비싼 가격임에도 구입했는데 대만족입니다. 열선 깔창은 해당 부츠를 신을 때만 사용하지만, 열선 양말은 겨울철 산행이나 긴 외출, 바이크 라이딩시에도 사용 가능하고, 부츠를 교체해도 사용하는데 아무 불편함이 없기 때문이지요.

 

그간 시려움을 참는 게 얼마나 미련한 것인지 깨닫고, 열선 장갑도 구매하고자 했으니 비싼 가격, 투박한 모양 등이 마음에 들지 않아 미루다가 박순백 박사님의 루디스 열선 장갑 사용기를 보게 됩니다. 유명 발열 장갑에 비해 저렴한 가격도 가격이지만 제 마음을 사로 잡은 건 <스마트폰 터치> 기능이었습니다. 발열 장갑을 찾는다는 것은 손이 차다는 것인데, 아무리 발열 장갑으로 따뜻한 스킹을 하더라도 리프트에서 휴대폰을 확인하기 위해 잠깐이라도 장갑을 벗으면 금새 손이 얼기 십상인데 이 기능이 있으면 장갑을 벗을 필요가 없으니 손이 찬 스키어에겐 어쩌면 발열보다도 더 절실한 기능이 아닐 수 없습니다. (루디스의 장갑들은 대부분 스마트폰 터치가 가능합니다.)

 

저렴한 가격에 믿을 수 있는 품질, 발열과 스마트폰 터치 기능 등에 혹해 바로 공식 온라인몰(https://smartstore.naver.com/ludis/profile)에서 주문했고 오전 9시 -7도를 가리킨 휘닉스 파크에서 사용한 뒤 느낀 점을 공유합니다.

 

 

1. 온도 조절

 

이 장갑은 2 단계의 온도를 지원합니다. -7도에 바람이 별로 없는 날씨에 저온으로 놓고 쓰니 딱 좋았습니다. 흐리고 바람이 불었다면 고온으로 놓고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저온으로 놓고 쓰니 영상의 기온에 장갑을 낀 듯 그저 선선한 느낌이 드는 정도입니다. 손이 시렵지 않지만 전기 장판에 누운 듯 따뜻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발열 제품의 목적은 추위로 인한 시려움을 막는 것이지 따뜻함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따뜻함을 주는 정도로 오랜 시간 발열 제품을 사용하다간 저온 화상을 입을 수 있습니다. 저온 모드에선 4시간 30분을, 고온 모드에선 3시간 30분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평소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정도 집중적으로 스키를 타고 스킹을 끝내는 제게는 배터리 하나로 딱 지낼 수 있는 정도의 배터리 용량입니다. 그보다 용량을 키우면 배터리 부피가 커져 불편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며칠 전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부는 -4도의 오전은 맑고 바람이 없는 -7도의 날보다 훨씬 춥게 느껴졌는데 리프트 탑승 중이거나, 활주중에만 선택적으로 고온으로 놓았다가 다시 저온으로 놓는 방법 등을 사용하니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쓰면 오후에 배터리가 방전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점심 식사중에 충전을 하거나 추가 배터리를 사용해야 할 것입니다.

 

 

2. 블루투스를 지원하지 않지만 전혀 불편하지 않다.

 

발열 양말이나 깔창의 경우 스마트폰 앱을 통하여 배터리를 블루투스로 연결하여 여러 가지를 조정할 수 있습니다. 좌우를 다르게까지 여러 단계로 온도를 조절할 수 있고, 켜지는 시간과 꺼지는 시간을 설정하여 사용시간을 조절할 수 있고, 배터리 잔량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허나 이 장갑 배터리는 블루투스 연결을 지원하지 않는데 그건 당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발열 양말 또는 깔창의 배터리는 부츠 cuff 바로 위에 위치하는데 스키복에 덮혀있기에 조절하기 위해선 바짓단을 올리고 내리고를 하는데 매우 번거로울 수 밖에 없습니다. 허리를 숙여 바짓단을 들추고 설정값을 보기 위해 몸을 비틀어 배터리를 확인하는 일은 매우 번거롭고 짜증나는 일이므로 스마트폰 앱을 통해 편하고 세세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은 어짜면 필수적인 기능일겁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장갑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손등으로 손쉽게 조절 및 설정값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잔량이나 다양한 설정 기능을 위해 블루투스 기능을 넣게 되면 득보다 실이 훨씬 많아집니다. 배터리가 크고 무거워져 배터리 수납 부위가 불룩해지고 폴스윙을 하는데 불편해질 것은 자명합니다. 결정적으로 배터리 값이 엄청나게 비싸질테고  이 좋은 장갑의 경쟁력은 크게 떨어지겠지요. 실제로 블루투스를 제공하는 타사 배터리들이 2400~2600mA의 비슷한 용량을 제공하는데 크기도 클 뿐더러 가격이 8배 가까이 비쌉니다. 

 

 

IMG_7586.JPG

(장갑 연결 고리는 대단한 기능이 들어간 것은 아니지만 유용하고 없으면 아쉽습니다.)

 

 

3. 다른 루디스 장갑들에 비해 장갑 자체의 만듦새는 좀 아쉽다.

 

루디스 장갑은 외국 유명 제품들에 납품하는 품질로 인정 받은 브랜드입니다. 허나 이 열선 장갑은 자사 스키/보드용 장갑 대비 만듦새가 조금 아쉽습니다.

스노우보드 라이더들은 손에 쥐는 것이 없지만 늘 폴을 쥐는 스키어는 장갑이 손을 쥔 모양에 맞게 제작되어야(pre-curved) 착용감이 좋고 오래 사용해도 피로감이 덜 한데 이 장갑은 스노우스포츠 전용으로 설계된 것이 아닌지 일반 장갑처럼 부하고 주먹을 쥐었을 때 착용감이 좋지 않습니다. 손등 쪽에 신축성 있는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 손등과 손가락 마디 바깥쪽이 땡기고 반대로 손바닥은 쳐진 천장 벽지처럼 헐렁합니다. 그러다보니 손에 딱 맞는 제품을 고르면 손등 쪽이 불편해 쓰기 힘들 확률이 큽니다. 제가 보통 성인 손크기인데 L (가장 큰 사이즈)을 구입했지만 손등이 약간 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손이 좀 크거나 두툼하신 분들은 맞는 사이즈가 없어 구매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꼭 개선되길 바랍니다.

 

 

IMG_7587.JPG

(손등은 신축성이 없어 끼는 느낌이 들기 쉽고, 반면 손바닥은 헐렁합니다. 스노우 스포츠 장갑 제작의 노하우가 충분한 만큼, 의지만 있으면 충분히 개선되리라 생각합니다.)

 

 

4. 노벨상 주고싶은 스마트폰 터치 기능

 

앞서 언급했지만 발열 장갑을 찾는다는 것 자체가 손이 많이 차다는 것인데, 이런 사람이 리프트에서 장갑을 벗는 것은 고역입니다. 발열 기능으로 유지하던 손가락 온도가 휴대폰을 확인하기 위해 장갑을 벗은 그 잠깐의 시간에 손이 고드름이 됩니다. 그런 점에서 스마트폰 터치 기능은 발열이라는 절대적인 특징만큼 반갑고 유용한 기능입니다. 장갑을 벗지 않고 스마트폰을 만질 수 있기 때문에 리프트에서 장갑을 벗었다가 금새 손이 시릴 일도 없고, 장갑을 떨어뜨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이러다 보니 요즘 장갑들에 많이 채용되는 분실 방지 고리도 필요 없게 되지요 작은 돈이지만 분실 방지고리 구입 비용도 아껴주는 고마운 기능입니다.

 

헌데 이 훌륭한 기능도 제대로 작동해야 의미가 있음은 당연한 얘기입니만, 의외로 스마트폰 터치 기능이 말 뿐인 제품들도 적지 않습니다. 제가 비시즌엔 바이크를 즐겨타는데 바이크 장갑에 필수적인 기능이 바로 이 스마트폰 터치입니다. 여러 브랜드의 10개 정도의 장갑을 써보니 터치 감도가 제각각이고 시간이 지나며 기능이 급격이 떨어지는 경우도 많이 봤습니다.대부분의 허접한 터치 기능은 이미 새 제품일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루디스 발열 장갑은 오랜 기간 쓰지 않았지만 바이크 장갑에 비해 두꺼움에도 불구 터치가 아주 잘 되어 놀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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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목 아래에 배터리를 넣는데, 블루투스가 빠져 배터리가 슬림하고, 수납용 지퍼도 방수처리 되어 튀어나오지 않아 좋습니다.)

 

 

5. 기타 단점들

 

배터리가 블루투스 기능을 지원하지 않아 가볍고 슬림하며 저렴한 장점이 있지만 배터리 잔량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온도 조절 버튼에 배터리 잔량을 볼 수 있게 한다면 좋겠습니다. 아주 작은 점 3개 정도 만들어 점 하나에 1시간 잔량이라던지, 온도 버튼이 깜빡이면 잔량이 1시간 미만이라던지 제작 단가에 별 영향을 끼치지 않는 방법으로 대략적으로라도 잔량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추가되면 좋겠습니다.

 

손목 조절 웨빙 벨트를 조인 뒤 남은 스트랩이 잘 고정되지 않습니다. 웨빙 벨트 길이가 장갑 사이즈에 비해 필요 이상으로 길고 손목을 조이고 남는 스트랩이 고정 고리에 견고하게 되지 않습니다. 웨빙 벨트 길이 자체도 적절히 짧아지고, 고정 고리도 좀 더 효과적으로 개선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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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빙벨트가 장갑 사이즈에 비해 지나치게 깁니다. 남은 벨트 고정 고리에서 쉽게 빠지기도 합니다.)

 

 

가장 큰 개선해야 할 점으론 배터리가 연결단자에 견고하게 물려있지 않고 종종 빠진다는 점입니다. 배터리 잔량이 충분함에도 손에 한기가 느껴져 온도 표시창을 보니 전원이 꺼져 있길래 배터리 수납 지퍼를 열고 배터리를 보니 연결 단자가 살짝 빠져있었습니다. 주간 스킹하는 동안 이런 경우를 2번 겪었습니다. 폴체킹이나 장갑을 빼고 끼는 동작으로 연결 단자가 빠졌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충전기와의 연결은 절도있고 견고하게 되는 느낌인데, 정작 장갑의 연결단자와는 그렇지 않습니다. 큰 동작과 속도를 동반하는 스포츠에 쓰이는 장갑인만큼 반드시 개선되야 할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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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총평

 

자사 다른 장갑들에 비해 pre-curve 되지 않은 점과 배터리 연결이 견고하지 않은 아쉬움 점들이 있긴 하지만 손이 시려운 분들께 절실한 발열 기능을 제공하는데 충실하고, 한 번 써보면 절대 타협할 수 없는 스마트폰 터치 기능, 타사 대비 반값도 안 되는 경이로운 가격으로 충분히 구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땡스키 및 전투스키를 타시는 분들은 중 손이 차신 분들은 추가 배터리를 구입하신다면 잔량 걱정 없이 행복한 스킹을 누리실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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