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뒤로 갑산이 보이는 도곡1리(안골) 풍경
여름꽃 전성시대
박순백
봄꽃들이 지나가고 있음을 슬퍼하기도 전에
만발한 여름꽃들을 본다.
앞다퉈가며 피던 봄꽃들에 비해
화사함과 생기는 적은 꽃들이다.
고고한 나팔꽃과 수줍은 메꽃이 이웃해 피어있다
능소화나 다알리아의 화려함과
백일홍과 원추리의 수수함이 균형을 이룬다
넌 아직도 피어있구나
반가운 으아리의 고상한 모습
넌 언제 피었니
봉숭아와 채송화를 보며 반긴다.
어머니와 고향의 친척 누나를 생각나게 하는 꽃들
종이꽃 같은 접시꽃과 개양귀비 부근에서
진짜 종이꽃 스트로플라워를 찾는 즐거움
빛나는 우아함의 걸작들이
햇살의 품에서 활짝 피어난다,
그 생생한 색채는 풍부하고도 대담한 팔레트
아름다움의 태피스트리가 펼쳐진다.
햇볕 따스한 황금빛 시선이 닿은 초원에
떼로 핀 개망초와 루드베키아가
한여름 풍경의 주제이다.
시들고 있는 장미의 주홍빛 꽃잎들은
아직도 진한 키스로 연인의 정열을 선언한다
꽃이 많을 것 같은 계절이지만 그건 착각
의외로 눈에 띄는 꽃들은 많지 않다
무덥고도 습한 날씨를 견뎌가며 피는
대견한 꽃들이다.
봄꽃으로 본 자두와 살구는 열매를 맺었고
흔치 않은 호두와 머루가 열매를 맺었다
활기차고도 치우침 없는 꽃잎들의 교향곡,
부드러운 서풍 위에서 그들이 춤춘다
화려함 속에서 기쁨과 경이로움이 번성하고,
자연의 풍요로움이 우리의 영혼을 살찌운다
한여름의 성대한 퍼레이드
간간이 불어오는 훈풍(薰風)에 꽃잎이 흔들릴 때마다
우리의 영혼이 솟아오른다
이 미묘한 영역에서의 향기로운 속삭임들이
계절의 비밀을 전하며 흔들리고 있다
이르게 핀 코스모스가 가을을 예비한다.
바람에 하늘대는 연약함 속에 우주를 품었다.
Summer's Blossoming Age
By Dr. Spark
Ere the spring flowers bid adieu, we mourn,
But behold! The summer flowers are born.
In comparison to the abundant blooms of spring,
These flowers are fewer, yet still they bring
Radiance and glow, though with lesser grace,
The morning glory and bindweed, in one embrace.
Trumpet creepers and dahlias, bold and bright,
Balance the Zinnia elegans and daylily, delicate and slight.
You, still in bloom, a gracious clematis fair,
When did you first grace the air?
Balsams and rose mosses, a delightful sight,
Remind me of mother and relative sisters, in hearts so tight.
Paper flower-like alcea rosea and field poppies near,
Finding strawflowers a paper flower, brings joy and cheer.
Masterpieces of elegance, shining so bright,
Blossoming fully in the sun's warm light.
Vivid colors, a palette rich and grand,
A tapestry of beauty, nature's loving hand.
In the golden meadow, kissed by the sun's embrace,
Daisy fleabane and rudbeckia fill the space.
They become the theme of a midsummer scene,
Their swaying petals, a sight serene.
Though roses wither, their crimson hue,
Still proclaims passion, lovers' true.
Though it may seem a season filled with blooms,
Few flowers catch our eyes in summer's rooms.
Enduring the heat and the humid air,
These majestic flowers, strong and rare.
Plums and apricots, once spring's delight,
Now bear fruit, a sweet and savory sight.
Walnuts and wild grapes, a rare find,
In their vibrant petals, a symphony aligned.
Upon gentle breezes, they gracefully sway,
Amidst their grandeur, joy finds its way.
Nature's bounty nourishes our souls true,
In this grand parade of summer, we accrue.
With each petal's dance in the gentle breeze,
Our spirits soar, we feel at ease.
Whispering secrets in scented air,
In this delicate realm, we become aware.
Cosmos, an early bloomer, autumn's delight,
Embracing the universe, swaying with slight.
* 위의 영시에서 몇 군데 각운(脚韻/rhyme) 맞추느라 죽는 줄.-_- 의미를 상하지 않고, 각운에 맞는 단어를 찾아보면 시노님 및 애너그램 사전을 뒤지기도 해야...
** 바로 아래의 사진들은 위 글에 나오는 꽃과 식물들. 그외의 사진들은 그 아래 갤러리에 다시 펼쳐진다.
- 신비로운 나팔꽃(morning glory)
- 수수한 메꽃
- 화려한 능소화
- 화려한 다알리아
- 백일홍
- 겹백일홍
- 원추리(daylily)
- 으아리(클레마티스)
- 봉숭아
- 채송화
- 접시꽃
- 어룡마을 표석 앞의 접시꽃
- 어룡마을 표석 앞의 우리 집 마르티스, 줄리(Julie)와 뒤의 개양귀비
- 종이꽃
- 개망초
- 루드베키아
- 미니 줄장미
- 거의 다 익은 자두 열매
- 살구
- 호두 열매
- 머루
- 코스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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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llery
- 2023/06/27(화) 도곡리 화요정기방문(집사람의 화요 정기 진료 at 피노키오정형외과) 시에 찍은 사진들이다.
- 도곡1리 안골의 가장 깊은 곳이다. 중간에 갑산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 안골 매실나무길(좌우의 모든 나무들이 매실나무여서 봄이면 매화꽃이 만발한다.)
- 매실나무 아래 떨어져 있는 매실들. 주민이 주워가도 된다고 하여 상하지 않은 걸로 작은 한 자루를 담아왔다. 매실차와 매실절임을 만들었다.
- 도곡3리부터 들렀었는데 3리에서 1리 안골로 향하는 중간에서 고개를 넘자마자 이게 웬 출입금지 표시? 처음에 이걸 보고 낭패다 싶어서 좀 더 다가가 차를 돌리다 보니까 착시였다. 저 붉은 줄이 전봇대와 담장에 매어있는 게 아니라 언덕 아래로 계속 이어지는 것이었다.^^ 아주 교묘한 착시현상.
- 감자꽃이 한창이다.
- 겹삼잎국화(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꽃. 봄이면 이의 어린잎으로 맛있는 나물무침을 만들어주셨었다.)
- 겹삼잎국화
- 페튜니아
- 신비로운 보라색의 글라디올러스
- 금계국
- 도곡3리 여룡마을은 라벤더 마을
- 어룡마을 곳곳에서 보이는 라벤더 꽃
- 붉은토끼풀 꽃
- 쑥갓꽃
- 인디언 국화
- 자귀나무 꽃, 이파리가 양치식물인 관중의 이파리를 닮았다. 하지만 이건 아주 큰 나무이다.
- 측백나무 열매
- 칡꽃(촌사람이 아니면 칡꽃은 보기 힘들 듯.)
- 튼실하게 익어가고 있는 토마토
- 더 뜨거운 여름이 되어야 까맣게 익을 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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