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률이라는 사람 이상하네요....

렌탈샵에서는 매 시즌 스키화를 점검해서 망가졌거나 낡은 걸 버리고 새 걸로 보충합니다. ( 스키도 마찬가지고요.) 타다가 부츠가 망가져서 사람이 다치면 그거 물어주거나 신경쓰일 것이 부담 훨씬 크니, 작은 돈 아끼다가 더 크게 손해보는 짓은 안 하려는 것이지요.
물론 그 선별 기준이 겨우 탈수만 있으면 된다는 정도라, 렌탈샵 스키는 더 낡아 보이고 상태가 안 좋은 겁니다. 게다가 부츠 자체가 무르고, 버클이 와이어식으로 앞뒤로 조개처럼 벌어지는 리어엔트리 방식으로 되어 있어서 망가질 부품도 훨씬 적게 되어 있습니다. 험히 쓰일 것을 생각하여 만든 거라 튼튼튼하고 그만큼 오래 쓰지만, 이사람저사람 쓰다 보니 같은 기간 쓰더라도 개인용보다는 훨씬 더 낡아 보이지요. 부츠 바닥이나 어딘가에 있는 생산 연도 각인을 찾아 보세요. 생각보다 더 오래 된 것도, 얼마 안 된 것도 섞여 있을 겁니다. 우리가 우습게 아는 렌탈 스키도 내구성 면에서는 일반 스키보다 더 높게 만드는 것입니다. (판의 강성, 탄력성과 내구성은 다른 얘깁니다.) 어쨋든 거의 모든 열가소성 플라스틱 제품은 갈수록 유연성이 떨어지며 광택이 죽고 깨지고 부스러지기 쉬운 상태로 됩니다. 종종 기름기가 빠진다고 표현하는데, 정말 기름이 빠지는 건 아니지만 석유 화학 제품이니 딱 그런 느낌입니다. ^^ 특히 스키화에 쓰는 계열의 플라스틱은 자연 경화가 빠르게 되는 편입니다.  어쩐지 오래 된 스키화 표면이 광이 죽고 뿌옇게 보이고 신었을 때 삐걱이는 소리가 나가나 부드러운 느낌이 줄었었다면 수명이 다 된 게 아닌가 의심해 봐야 합니다.

렌탈 부츠 타다 깨먹고 다치지는 일이 흔하지 않은 것은 그것이 장사 밑천인 업소가 관리를 하는 데다 부츠 자체가 튼튼하기 때문이지, 스키 부츠란 것이 오래 써도 괜찮은 물건이라서가 아닙니다. 꾸준히 사용하는 부츠가 처박아 두었던 것보다 훨씬 오래 쓰는 것 때문이기도 할 것 같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