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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차산, 용마산 산행

 

 

[2021/06/12, 토] 전에 윤정주, 천지욱 두 분과 함께 산행을 하기로 하여 아차산과 용마산을 답사차(?) 산행한 일이 있었다.( https://www.facebook.com/drspark/posts/5573431156031233 ) 그러다 맑고도 먼지 없는 지난 주말에 두 사람을 구리의 아치울에서 만나 함께 용마산에 먼저 오르고, 거기서 연결된 아차산으로 연계 산행을 했다.

 

근데 그날 재미있었던 일은 한 때 SM Entertainment를 발기하고 발기인 대표로 SM에서 일한 (당시 최진영이란 예명을 가졌던) 천지욱 선생이 오랜만에 아는 분을 만났다는 것이다. 그 분은 우리의 등산 출발점인 아치울 끝, 등산로 직전에 있는 다리 바로 오른편 언덕에 목공방을 차린 분이었다. 

 

천지욱 선생은 현재 목공일을 많이 해야하는 인테리어 사업과 함께 오디오 앰프(PA용)를 제작하고 있는데, 거기서 만난 분도 비슷했다는 것이다. 그분은 (주)우드메탈의 경훈 고문님이다. 원래는 천 선생이 그 아차산과 용마산이 만나는 산자락에 자리한 목공방과 살림집 앞에서 멋진 목공방을 발견하고 그 환경이 부럽다는 소릴한 것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마침 그 댁 주인장이 그 얘길 듣고 그럼 한 번 들어와 보시라고 한 것.^^

 

그래서 우린 등산을 시작하려다 졸지에 그 목공방에 들어가 보게 되었다. 인사를 나누고 보니 경훈 고문님은 음악일을 하시던 분이다. 최초의 한류 영화로 꼽히는 "쉬리"의 음악감독을 하신 분(당연히 그 영화의 OST 중에서도 첫 째랄 수 있는 캐롤 키드의 When I dream도 그분이 선정한 음악이다.)이고 수많은 음반을 제작하신, 음악 전공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분이었다. 그런데 이분이 한 때 SM과의 협업을 위하여 거길 방문했고, 당시에 그곳에서 대표로 일하던 천 선생(당시 최진영 대표)를 만났다는 얘길했고, 그러면서 서로가 그 때의 만남을 기억해 냈다. 이문세 씨 스타일의 말상 얼굴로 천 선생을 기억하고 있는데 이분이 바로 그분이라며 즐거워하셨다. 이런 신기한 인연이라니...^^ 

 

이분은 오디오에도 일가를 이루신 분이라 목공과 오디오라는 면에서 천 선생과 깊이 통하는 바가 있었다. 요즘은 마석공단의 "김박중 케이스"에서처럼 웨스턴이나 클랑필름, 혹은 탄노이나 알텍 같은 빈티지 스피커용 통을 직접 짠다고 하셨다. 당연히 오디오라면 나도 빠질 사람이 아니고, 음악이라면 윤정주 선생도 빠질 사람이 아니다.^^ 게다가 경훈 고문님은 전에 윤 선생의 친형인 원로가수 윤형주 씨와도 함께 일한 일이 있다고 한다. 

 

목공방 바로 아래 있는 살림집에 초대를 받아 들어가 보았다. 노모를 모시고 사는 그 집은 원래 누님이 오래 사셨던 집이라 한다. 한 때 고 박완서 작가께서 사시던 문화동네로 유명했던 아치울은 JYP 박진영, 조성모, 박혜미 씨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계 인사들이 둥지를 튼 곳이다. 집에 들어서니 아니나 다를까 웨스턴 관을 끼운 진공관 앰프에 탄노이와 알텍 스피커가 있고, 쿼드 앰프며, 가라드 턴테이블, 알텍 승압 트랜스 등의 빈티지를 대표하는 오디오 세트들이 있다. 그리고 수많은 LP와 CD 소스들이 여러 개의 장에 가득하고...ㅋ 내겐 너무나도 친숙한 광경이다.(우리 집에 들어온 줄 알았다.ㅋ) 우리 세 사람은 그걸 보며 "오늘 등산은 끝났네."란 소릴했다.^^

 

평생 음악인으로 산 경훈 고문님은 일중 김충현 선생과 원로가수 서유석 씨의 모친 갈물 이철경 선생(궁서체로 유명한 음악 전공의 서예가)으로부터 서예를 배우셨다고 한다. 그 경험이 무려 50년에 달하신다고... 그분의 작품을 보니 필력(筆力/筆勢) 또한 대단했는데, 특히 이 서예 무지렁이의 눈에도 한글 서예가 출중한 실력이라 생각되었다. 바른손카드를 창업하신 부친 밑에서 강한 반대을 무릅쓰고 열심히 음악을 하셨고, 아드님과 따님은 각기 성악과 피아노를 전공한 클래시컬 음악인으로 키우셨단다.

 

경훈 고문님 댁에서 손수 내려주신 드립 커피까지 대접받고 우린 비로소 아차산(阿嵯山, 296m), 용마산(실제로는 아차산의 주봉이 용마봉이고 그 높이는 348m이다.) 산행에 나섰다. 토요일의 산엔 웬 사람들이 그리 많은지 거의 시장통을 방불케 했다. 특히 아차산은 산이 낮아 부담이 없으니 부근 동네 사람들은 물론 서울 전역에서도 등산객들이 몰려오는 곳이다. 산은 낮으나 동으로는 한강을 굽어보고, 남서로는 서울 시내와 북한산을 볼 수 있고, 사방의 경관이 빼어나다. 

 

우린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용마산과 아차산을 걸으며 많은 대화를 했다. 570계단의 깔딱고개와 두 산의 중간에 있는 긴 고랑길을 걸을 때 잠깐 숨이 찼을 뿐, 아주 평이한 능선길이 있는 곳이라... 산행을 마치고 광장동의 닭한마리 식당에서 함께 점심을 먹은 후에 헤어졌다. 천지욱 선생은 광진역으로 가고, 난 차를 세워놓은 아치울까지 다시 걸어갔으며, 윤정주 선생은 거기서 광진교를 건너 잠실의 아파트까지 걸어갔다고 한다. 쾌청한 날 마음이 맞고, 서로 말이 잘 통하는 사람 셋이서 즐거운 한나절을 보냈다.

 

스키를 타며 보니 천지욱 선생의 무릎이나 발이 성치 않은 것 같아 쉬운 산행을 한 것인데, 요즘 운동을 많이 해서 별 문제가 없단다. 그래서 셋이 좀 빡센 등산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아무래도 용문산자연휴양림-백운봉-함안봉-장군봉-용문사-용문산관광단지 코스를 한 번 돌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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