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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파주 화석정에 간 지연이
2019.06.04 20:51

장소는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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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는 추억이다. 아픈 추억으로 인해 다시 가고 싶지 않았던 곳에 갔다.(05/23 Thu) 파주의 율곡 유적인 화석정이다. 하지만 억지로 기억을 떠올리지 않아도 됐다. 그 장소가 많이 변해있어서 거긴 이미 추억의 장소가 아니었다.

 

바로 그 운명의 해 2021년. 새로 생긴 인천공항에 가보고 싶다고 해서 딸과 둘이 2인승 차(Porsche Boxster)의 지붕까지 열고 신나게 달려가다가 들렀던 곳. 2중의 영종대교 아래 도로를 달리다 들를 수 있는, 영종대교 완성을 기념하는 기념관과 전망대가 있는 그 휴게소. 벤딩 머신에서 음료를 뽑으려는데 그 애는 못 보던 콜라가 있다며 그걸 마시겠다고 했다. 당시에 출시된 815 콜라였다.

 

우린 인천공항에 들렀고, 돌아오는 길에 삼목선착장에 들러 페리에 차를 싣고, 신시모도(연결된 세 섬-신도, 시도, 모도)를 향했다. 세 섬 구석구석을 차로 돌았다.

 

벌써 18년 전의 일. 그 며칠 후 뭐가 급했는지 우리보다 먼저 먼 길을 떠난 스무 살의 그 애. 곁에 있었더라면 마흔을 바라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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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 아파 우는 아빠는 함께 영종대교를 바라보던 그 장소에 가지 못 했고, 그 아름답던 신시모도는 생각만으로도 괴로운 장소가 되어 버렸다. 얼마전 옹진군청 홍보영상 촬영 관계로 두 장소에 갈 일이 생겼을 때 난 가기로 했다. 내 자신을 시험해 보고 싶었다. 가서 또 한 번 깨달았다. 역시 세월은 모든 걸 치유한다는 사실을...

 

휴게소에서는 차분한 마음으로 영종대교를 바라봤고, 벤딩 머신이 있던 자리가 어떻게 변했는가를 천천히 살펴봤다. 요동치지 않는 가슴에 감사했고, 무자비하게(?) 한 방향으로만 흘러간 세월에 감사했다.

 

그리고 들른 신,시,모도의 풍광은 아름다웠고, 그날의 햇살은 맑았다.(내가 신시모도에 대한 최근의 글에서 그 섬들을 "치유"로 호칭했던 이유이다. 세월과 함께 그 섬들은 더 아름다워졌고 그간에 치유된 나를 즐겁게 했던 것이다.) 거길 제니가 아닌 또하나의 예쁜 딸(셋째 일산딸)과 함께 갔기에 위로받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사랑했고, 사랑한다, 내 딸, 지연이(Je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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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_Lovely_Jenny https://bit.ly/2QJnMAh #Jenny #The_Spot #815_Cola#Memorial_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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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종대교 완성을 기념하는 기념관이 있는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 동쪽 하늘에 해가 떠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6시가 조금 못 되었을 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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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다섯 시에 떠나온 길. 영종대교 휴게소는 새벽 바람이 찼고, 해는 서서히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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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엔 이렇게 큰 건물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곳을 영종대교 휴게소라고 하는구나... 인천대교가 아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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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지연이와 함께 완성된 지 오래지 않은 영종대교를 바라보던 그곳엔 이런 엽서 액자 같은 뷰포인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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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갓 출시된 815 콜라를 마시며 바라보던 그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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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천과 마찬가지로 랜드마크가 된 지형지물도 전과 다름이 없다. 그조차도 변치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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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종대교 휴게소의 커다란 조형물. 전에 없던 조형물이다. 이 조형물에 대한 안내판이 있어서 그걸 읽어보았음에도 그 내용이 생각나지 않는 걸 보면...^^; 내가 그로부터 별 의미를 찾지 못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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