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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찬의 스키 오디세이] 지구촌 '눈축제' 사라진다?

⑤ 지구온난화와 동계올림픽

기사 원문보기: http://v.media.daum.net/v/20171214064605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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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설 스킹을 즐기는 정우찬 프로. /사진=양재명 작가

 

두달이 채 남지 않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동계스포츠의 특성상 스키 등 실외경기는 날씨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 2010년 밴쿠버올림픽은 때 아닌 따뜻한 날씨와 비로 인해 '최초의 춘계올림픽'이라는 비아냥을 들었다. 2014년 소치올림픽 또한 대회 전 영상 20도에 이르는 높은 기온 탓에 대회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3수 턱걸이' 평창 또한 날씨가 성공개최의 변수다.

 

◆ 스키장, 문 닫아야 할 운명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250여명으로 시작한 동계올림픽. 약 10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최근 28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하는 지구촌 축제로 성장했다. 하지만 21세기 말에는 동계올림픽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지구온난화 때문이다. 2014년 캐나다 워털루대가 공개한 '지구온난화와 동계올림픽의 미래'(The future of the winter olympics in a warmer world) 보고서에 따르면 동계올림픽 역대 개최지 19곳 중 6곳만이 앞으로 대회를 열 수 있는 기후조건을 유지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최근 동계올림픽을 개최한 캐나다 밴쿠버와 러시아 소치는 2050년쯤이면 더 이상 올림픽을 개최할 수 없다. 위도가 높은 노르웨이의 오슬로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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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로 눈이 사라진 스키장. 사진은 2014년 캐나다 워털루대가 공개한 보고서 '지구온난화와 동계올림픽의 미래'.

 

평창은 시기상 이 보고서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가 2018년에 유치하지 못했다면 대회를 개최할 기회를 잃어버렸을지도 모른다.

유엔 기상관측기구에 따르면 인류 역사상 가장 더운 15번의 여름 중 14번의 여름이 2000년 이후 발생했다. 미항공우주국(NASA)의 기록으로는 2001년 이래 지구는 17년 간 최고온도 기록을 16번이나 새로 썼다. 또한 2016년은 역사상 가장 더운 여름이 될 것이라고 예측한 NASA의 예언대로 지난해 여름은 '찜질방'이 됐다. 

 

이처럼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면 수십년 내에 우리 주변의 스키장들은 모두 문을 닫아야 할 운명이다. 또 스키는 일부 부유층만 남극이나 북극에서 즐기는 초호화 스포츠로 퇴행할 처지다. 이런 생각에 우리 세대가 스키를 즐기는 마지막 세대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 환경보호와 스키

 

요즘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우스갯소리가 유행이지만 스키를 사랑하는 스키어는 오히려 겨울이 반갑다. 겨울 동안 움츠러드는 몸과 마음을 활동적으로 바꿔주는 것이 스키이기 때문이다. 스키어들은 추운 겨울을 반긴다. 무거운 스키와 부츠 가방에 낑낑댈 때도, 또 차가운 손을 호호 불고 귀를 감싸 쥐면서도 입가엔 미소가 지워지지 않는다.

 

이 좋은 스포츠를 자신은 물론 지인들, 특히 자녀와 함께 누리고 싶어하는 것은 당연한 마음이리라. 그래서 스키어들은 끊임없이 주변에 스키를 권하고 그들과 함께하느라 초보 슬로프를 벗어나지 못해도 행복해 한다. 이처럼 좋아하는 스키가 사라진다면 어떨까. 우리 세대를 끝으로 후손들은 스키를 접하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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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캐나다 워털루대가 공개한 보고서 '지구온난화와 동계올림픽의 미래'(The future of the winter olympics in a warmer world)중 발췌

 

스키를 사랑한다면 열렬한 환경보호론자가 돼야 한다. 무엇을 할 것인가. 간단하다. 불필요한 차량 운행을 줄이고 전기를 절약해 쓰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또 높은 시민의식을 보여줘야 한다. 스키장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는 환경개선을 요구하고 정부를 향해선 적극적인 환경정책 추진을 촉구해야 한다.

 

일례로 캐나다 휘슬러엔 수년 전부터 쓰레기통이 사라졌다. 세계적인 스키장에 쓰레기통이 없다면 온 식당이 쓰레기장이 되지 않았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스키어가 테이블에 두고간 음식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는 식당 직원들이 말끔히 치운다.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서가 아니다. 재활용품이 음식물과 함께 버려지는 것을 방지하는 조치였다. 스키장 나름의 환경보호시스템인 것이다. 또 용평스키장보다 30배 이상 큰 휘슬러의 슬로프를 정설하는 차량도 하이브리드엔진을 장착, 화석연료 사용량을 40%나 절감했다. 이런 노력으로 휘슬러스키장은 스키매거진이 선정한 환경상을 수상하고 캐나다 우수 환경기업에도 이름을 올렸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30개 이상의 스키장이 온실가스 배출 감소를 중요 목표로 설정했다. 2013년엔 미국 동계스포츠 프로선수 75명이 미국정부가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의 성명서를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환경을 지키려는 게 스키 때문만은 아니다. 2013년 12월, 당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014년 '기후변화 대응의 해'에 앞서 'Big Idea 2014'를 통해 이렇게 말했다. "미래 세대는 기후변화 이슈에 대한 우리의 행동을 평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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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찬 프로(스키칼럼니스트, CSIA 레벨4)


☞ 본 기사는 <머니S> 제518호(2017년 12월13~19일)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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