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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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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
2008.04.28 18:26

너희가 케이블을 아느냐?

조회 수 4214 좋아요 457 댓글 8
요즘은 좀 잠잠해졌습니다만
한때는 스피커의 각진 모서리에 의한 음파의 회절 현상을 해결했다는 것이
스피커의 마케팅 포인트로 많이 회자된 적이 있습니다.
스피커 앞면에서 방사된 음파가 스피커 뒷면으로 돌아갈 때
90도로 꺾인 모서리 때문에 주파수특성이 변화된다는 이론(?) 내지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뱀 기름”(?)이 난무하는 오디오계인데도 불구하고 이 이론은 제법 신빙성 있는 자료로 대접 받았습니다.
실제 측정해보면 스피커 모서리 모양에 따라 주파수 특성곡선이 다르게 나왔거든요.
결국 이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서 모서리를 둥글게 만든 스피커가 많이 출시되었습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문제는 사람의 귀는 이걸 잘 감지 못하더라는 점입니다.
여러 사람이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습니다만
이론적으론 완벽했던, 그리고 실제 측정 결과에도 나타났던 그 현상은
사람의 귀론 잘 구별이 되질 않았습니다.
마치 위상차 찌그러짐처럼 말입니다.

“결국 세월은 흐르고 인재는 간 곳 없어”
요즘 스피커 가운데 모서리가 둥근 것은 점점 보기 힘들어졌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원가를 줄이려고요.
스피커의 모서리를 둥글게 만들려면 원가가 제법 올라갑니다.

조무형 선생님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원목(단판)으로 스피커 크기 정도의 판재를 만드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재료도 없거니와 설사 그 크기의 재료가 있다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갈라지거나 휘어버리니까요.
결국 판재를 이어붙이거나, 아님 합판이나 MDF를 이용해 스피커 인클로저를 만든 다음
그 위에 무늬목으로서 마감을 하는 것이 일반적 스피커의 제조법이 되는데,
하지만 시공해 보신 분은 아시듯, 곡면의 무늬목 마감은 아주 성가시고 어려운 작업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래서 스피커 제조사는 곡선이 들어가는 부분은 차라리 생 목재를 곡면으로 가공해 본드로 붙인 다음
그 부분을 평평하게 샌딩 해버리는 제작법을 쓰기도 합니다.
하지만 원가가 올라가는 것은 이것도 불문가지.
결국 스피커는 슬그머니 예전 제법으로 다시 회귀했고,
귀 밝다는 평론가들도 이것에 대해서는 따따부따 말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제가 오디오용 뱀 기름으로 간주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이 와이어링(bi-wiring)"입니다.
일견(一見)엔 그럴듯해 보입니다만 이론으로 따져도 그렇고,
실제 테스트해 봐도 결과가 중구난방으로 나오는 게 이것이었으니까요.
제 창고 비닐봉지 안에 은으로 만들어진 바이와어어링 선이 있습니다만
이민 온 후로 한 번도 이걸 사용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유는 한가지입니다.

“장점이 없다.”

스피커 선에 대한 항간의 평가에 힘입으셔서(?)
박순백 박사님께서 새 선으로 바꾸신 후 무척 즐거우신 것 같습니다.
“순백교” 골수분자인 저로서야 박사님께서 기쁘시다면 저도 당연 기쁩니다만
케이블에 대한 제 생각은 지금도 일편단심.

“눈 감고 들어보시라니까요”입니다.

무릇 이론의 시작점이란 어디까지나 가설입니다.
그리고 가설은 논리적 공격을 이겨내고 결국 정설로 자리 잡는 것입니다.
스피커 선에 대한 오디오적 지향점은 단순합니다.
“좋은 소리” 이것 하나 아니겠습니까?  

“이제까지 나쁜 소리가 났는데 도시락 같은 게 달린 케이블(천문학적으로 비싼)을 맸더니 스테이지가 넓어졌다.”

하지만 좋아졌는지 나빠졌는지는 어디까지나 주관의 영역입니다.
어떤 사람에겐 좋아졌다고 느낄 수 있으되 어떤 사람에겐 기분 나쁘게 들릴 수도 있습니다.
객관의 영역에서 검증되지 않으면 이건 정설이 아닙니다.

대부분 좋게 느낀다고요.
좋습니다.
백보 양보해서 좋아졌다고 치겠습니다.
그러면 뭔가 변화되었다는 겁니다.
이 점에 대해선 누구도 수긍하실 겁니다.

하지만 결정적 단서는 여기에 있습니다.
수많은 케이블 메이커 가운데 이런저런 이론적 수치를 잡다하게 늘어놓은 회사는 많지만
그 어느 한 회사도 스피커 출력특성이 자기네 케이블을 맨 뒤 이렇게 바뀌었다고
객관적 증거를 통해 공표하는 회사는 없습니다.
왜냐고요? 이유는 여러분께서 미루어 짐작하십시오.

케이블을 바꿨더니 음질이 변하더라.
뭐 있을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케이블에 돈을 좀 들였더니 소리도 “좋아 지더라” 따위의 이야기는 전 절대 수긍할 수 없습니다.
무슨 케이블에 황금귀신이 붙었습니까.
비싼 케이블을 쓰면 소리가 좋아지게요.
생기론자(生氣論者) 베르그송도 아니고.......

모두의 예를 통해서도 그렇거니와, 인간의 귀는 그리 완벽한 게 아닙니다.
특히 귀란 센서를 통해 입력된 정보는 뇌라는 필터를 통해 “재가공”이 되느니만큼,
귀를 너무 믿진 마십시오.
소리에 대한 객관적 지표는 현재로선 완벽한 게 없습니다.
그래서 가끔 제가 음향공학보다는 음향심리학적으로 접근하자고 목 놓아 외치는 것이고요.

부처가 말씀했듯, 나를 가장 오해하는 것은 내 자신입니다.

안 믿어지신다고요?
그런 분을 위해 조그만 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주변 사람이 좀 귀찮긴 하겠습니다만 끝장을 볼 건 봐야지요.

예전 사용하시던 케이블과 음질을 좋게 만든 케이블을 병렬로 연결하시고 음질을 감상해 보십시오.
어떻습니까. 소리가 좋아졌습니까? 아님 나빠졌습니까?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럼 친구 한 분을 부르세요.
그리고 그 친구에게 나 모르게 옛날 케이블과 새 케이블로 번갈아 붙였다 떼었다 해보라고 하세요.
한쪽은 언제나 붙어있으니 소리가 계속 날 겁니다.

이 테스트로 살아남는 케이블이 있다면 전 내일 당장 주문하겠습니다.

정말입니다.
Comment '8'
  • ?
    김명준 2008.04.29 00:31
    [ allthatski@naver.com ]

    윤선생님, Spark 칼럼의 한 코너를 맡으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

    다른 오디오 사이트에 질문을 올릴 때면 '이런 기초적인 질문에도 답이 있을러나' 하는 등의 걱정이 있었는데, 이젠 아무때나 맘편히 오디오 질문을 하게 되어 마음 든든합니다. 그런데 이 케이블에 대한 글은 안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있으실 듯 하여 걱정됩니다. ^^

    지난 번에 박사님 뵙고 TEAC 데크 전해드리면서 윤선생님 얘기 많이 했더랬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면 나중에 저하고도 메신저로 등록해 놓고 얘기하시면 좋겠습니다. mjkim43@hotmail.com 입니다. 회사에서는 방화벽을 막아놓아서 안되지만 집에서는 가능하니까요.
  • ?
    박순백 2008.04.29 09:09
    [ spark@dreamwiz.com ]

    [김명준 선생님] 윤 선생은 지니(Genie) 메신저를 등록해 놓고 사용합니다. 요즘 퇴근하면 항상 켜놓고 있습니다.ㅋ 가끔 그 바쁜 직장에서도 메시지를 날리는 것 같기도 하고...

  • ?
    이종대 2008.04.29 13:36
    [ koosung21@dreamwiz.com ]

    윤선생님 글 요즘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슴니다.

    선생님께서 쓰신 소타턴테이블에 관한글중에 제가 도움을 청하고져
    리플을 하나 올렸습니다.
    시간이되신다면 한번 봐 주시기 바람니다.
  • ?
    윤세욱 2008.04.29 14:08
    [ netadm@dreamwiz.com ]

    [이종대 선생님]

    소타 글의 댓글을 올리신 것을 여태 모르고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문의하신 사안에 대한 졸견을 선생님의 댓글 밑에 매달아 놓았습니다.
    참고하시고요.

    댓글 확인 늦은 것, 다시 한번 사과드립니다.
  • ?
    윤세욱 2008.04.29 14:10
    [ netadm@dreamwiz.com ]

    [김명준 선생님]

    박사님 말씀 대로,
    저 지니를 이용해 박사님과 날마다 대화(?)를 하고 있습니다.
    김 선생님도 지니를 통해 저희와 접선하시는 게 어떠실지요.^^
    공작에 대한 지령은 가끔 박사님을 통해 전달되고 있으니까요.^^
  • ?
    박순백 2008.04.29 16:52
  • ?
    나원규 2008.05.12 23:49
    [ afagom@gmail.콤 ]

    케이블류(스피커보다는 사실 인터커넥터)의 주파수 특성과 재질에 따른 특성이 있습니다.
    그게 좋은거다 별로인거다 원음이다 이런것이야 차차하고,
    재질과 물리적 구조에 다라 조금씩 재생음의 차이는 있는 듯 합니다.
    그리고 이종 재질을 합한 케이블은 재생음도 좀 이질적인 부분이 있던 듯. 별로 유쾌한 경험이 적었습니다
    (릿쯔 구조의 구리선 표면재에 은제 심선 등등등..)


    케이블의 정도는 이겁니다. 실용적인 가격에서 몇가지 들어보고 마음에 드는것을 구입해서 들으시면 되고,
    1년에 양끝 10cm씩 잘라서 새로 터미네이션 하셔서 쓰시면 됩니다. 산화에 의한 악영향이 오히려 크거든요.
    (저는 5만원짜리 국산 PCOCC재질 케이블이 좋더군요. 5만원요.)
  • ?
    나원규 2008.05.12 23:52
    [ afagom@gmail.콤 ]

    윤세욱 선생님의 원래글 맨 마지막 부분에서
    어떤 케이블이 낙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리 비싸지 않은데 제대로 소리나는 케이블이 많은데,
    바보같은 케이블도 좀 있거든요.
    예를 들어 오디오 인터커넥선인데 동축선같이 만들어 놓은것들(오백원짜리 속칭 펭귄선) 이런것들요.
    이런것들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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