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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함께 파주 화석정에 간 지연이
2001.06.21 11:36

다 키운 딸내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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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제목 : 다 키운 딸내미를... / 박순백 - 2001-06-21 11:36:18  조회 : 5694

 

다 키운 딸내미를...

 

천만 명에 육박하는 많은 사람이 봤다는

 

영화, '친구.'
지연이와 지연 엄마는 그걸 보러가자고 했다.

"보러 가자." 해 놓고는 차일피일.
집부근의 극장에서 그 영화를 하니
아무 때라도 맘만 먹으면 갈 수 있었다.

그러다 그 영화를 볼 좋은 기회가 생겼다.
이준근 선생이 우리 가족을
그 영화 상영회에 초청한 것이다.
한국방송진흥원에서 개최하는 행사.
아이가 떠나기 이틀 전의 일이다.

그곳의 원장님은 내 은사이시다.
이경자 교수님.
내 대학시절의 은사이시고,
내 결혼식에도 오셨었다.

대학, 대학원 공부를 하며,
항상 뵙고 존경하던 분이다.

'이 기회에 교수님을 뵈어야지.
우리 결혼식에 오셨는데,
이제 다 큰 우리 애들을 보시면
신기해 하시리라.'

"교수님껜 저 간다고 하지 마세요.
그래야 더 재미있지요.
우리 애들을 보시면
깜짝 놀라실 거예요.
결혼하는 것만 보시고,
애들은 처음 보시는 거니..."
그렇게 이준근 선생에게 부탁했다.



그러다 어제 그날이 왔다.
아침나절, 어쩔 수 없이
이준근 선생에게 메일을 보냈다.

"못 갑니다.
거기 함께 가려던 가족 하나를
떠나 보냈습니다.
함께 가서 원장님을 놀래 드리려 했는데..."

이준근 선생이 전화를 해서
울먹인다.
"지연이,
지난겨울 용평에서 저와 사진도 찍었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 지난겨울 용평에서: 이준근, 채린이, 지연 엄마, 지연 아빠, 그리고 지연이.

말이 안 되지요.
이건 정말 말도 안 되지요.
이럴 수는 없습니다.

오후에 전화 하나를 받았다.

"박 박사,
나 이경자야."

전화기를 통해 들려 오는 그분의 목소리에
난 통곡하고 말았다.
난 죄지은 심정으로 변명만 했다.

"우리 결혼식에 오셨었지요?
그때 낳은 애가 이젠 다 큰 처녀가 되었기에
겨우 이제 한 번 뵈어 드리려고 했었어요.
근데 일주일 전,
교수님을 뵈러 가겠다고 작정한 이틀 후,
그 일주일 전에, 애를 떠나 보냈어요."

"... 이준근 씨가 할 말이 있다고
내 방에 들어오더니 막 울더라고...
그래도 어떡하니. 힘을 내야지.
이게 위로가 될 지 모르겠지만,
너와 같은 경험을 한 사람도 많단다.
당장 네가 잘 아는 권 교수도
꼭 10년 전에,
네 애와 비슷한 대학 1학년 짜리 딸을
교통사고로 보냈어.
그래도 잘 견뎌 오고 있단다.
하기야 지금 무슨 얘기가 위로가 되겠니..."

교수님께 다 큰 예쁜 딸을 보여 드리고 싶었다.

"아이구, 얘가 네 딸이냐?
예쁘기도 하구나.
근데, 이제 보니 너도 이젠 늙었구나.
내가 널 처음 본 게 대학 2학년 땐데...
네가 벌써 이렇게 장성한 딸을 두다니...
얘가 이제 내가 처음 본 너만 하구나."

그렇게 말씀하셨을 이경자 교수님.
그런 기회를 드리지 못 하여
정말 죄송합니다.

 



번호[크기] # 3/50 [ 8K ] 보낸 날짜 2001/06/11 15:44 [GMT+09:00]
보낸이 이준근 junnylee@kbi.re.kr
받는이 "Com Spark@Dreamwiz." spark@dreamwiz.com
제목 박사님

안녕하십니까?
시즌이 지나고 여태 한번도 뵙지 못했지만 항상 이곳의 커뮤니티를 통해 박사님 근황을 잘 듣고 있습니다
시즌의 끝 이야기를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름의 문턱을 넘어 한낮의 더위를 이겨야 하는 계절이 되어 버렸습니다
더위가 약간 밉긴 하지만 꼭 그리 나쁜 것은 아니겠지요?(시즌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히히..)

드릴 말씀은 저희회사(한국방송진흥원)에서 명화감상회를 개최합니다.
회사에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방송클럽" 멤버스가 있는데 클럽회원 가족을 초청하는 행사입니다
상영영화는 "친구"입니다
상영일은 6월20일(수)
6시-6시30분 : 다과회
6시30분 - 8시30분 : 영화상영 스케줄입니다

이날 영화는 원장님께서 꼭 보시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박사님 혹시 영화를 안 보셨고 또 시간이 허락된다면 초청을 하고 싶습니다
오랜만에 원장님과 함께 하실 수 있는 시간이 되실 듯 해서 연락을 드려 봅니다
(박사님 스케줄이 바쁘신 줄 잘 알지만 원장님께서는 박사님을 제일 좋아하는 제자라고 늘 말씀하십니다.
또한 이 메일은 원장님께 사전에 말씀 드리지 않고 제가 임의로 보내는 것입니다. 다만 이 사업은 제가 담당입니다. )
물론 가족을 동반하셔도 문제가 없습니다.(여기까지 다소 멀긴 합니다 만)
저도 핑계 김에 박사님 뵈올 수 있어서 좋으니까요...

그럼 Online에서 또 뵙겠습니다

목동에서 이준근 드림...

PS : 혹시 가능하시다면 원장님 스케줄을 다시한번 확인하여 드리겠습니다

 

 



번호[크기] # 3/51 [ 8K ] 보낸 날짜 2001/06/11 15:50 [GMT+09:00]
보낸이 고성애 kosa@dreamwiz.com
받는이 spark@dreamwiz.com
제목 Re:[Fwd:박사님]

그럼 좋지.
그거 요새 매일 보자고 노래 부르고 있었잖아요.
현근이도 시간되면 보면 좋겠다.

성애.

Spark wrote:

>연이랑 셋이서 "친구" 구경가면 어떨까?
>수요일 6시다.
>
>이경자 교수님이 원장으로 계신 방송연구원.
>장소는 목동. CBS 근처임.

 

 

 

 

 

 

 

 

이장원 실은 이 사진 제가 찍었는데, 정말 믿기지 않네요. 지금 와서 돌이켜 봐도요. 2003/01/08 01:03:44
211.245.37.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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