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인라인 스케이팅을 하면서 알게 된 현무. 노총각이던 현무가 장가를 갔다. 어쩌자고... 그의 노총각 친구 하나가 맘에 걸려서 하는 얘기다.^^; 현무가 장가 가기 전후에 맘고생 많았을 그 놈, 두선이...ㅋ
11월 11일에 찍은 두선이의 자화상이 이 모양인 걸 보면 가히 짐작이 간다.ㅋ 빼빼로 데이란 그 날은 우리만 그런 게 아니고, 중국도 Single's Day라고 하여 총각, 처녀들을 위한 날이라고 하는데... 가까운 친구들 중 혼자 노총각으로 남고 보니 저렇게 얼굴이 삭은 듯하다.^^; 친구를 저렇게 만든 현무는 그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해맑은, 또랑또랑한 얼굴이다.
현무가 초당을 방문(14/11/07)했을 때 재주많은 신혼의 와이프가 정성스레 구워준 과자를 가져 왔다. 내가 먹어본 아마추어가 만든 과자 중 최고로 맛있는 것이었다. 미인인데다 키도 커서 오히려 적당한 키의 현무가 더 작아보이는 느낌이다.(사진으로만 봐서 잘 모른다.^^; 근데 사진 상으로는 여편이 더 커보인다.)
아주 장시간 많은 얘기를 했다. 사는 얘기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이 친구가 결혼을 하고 10년이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 뒀기 때문이다. 그게 말이나 되는가??? 아니 결혼 직후에 무슨 깡으로 가장이 직장을 그만 두나??? 그런 건 결혼 전에 예비 신부에게 허락이나 받은 건가???
알고 보니 이 깡패놈이 결혼 전에 허락을 구한 게 아닌 거였다. 결혼 후에 느닷없이 직장을 그만 두겠다고 했는데, 와이프가 쾌히 허락을 했다는 것이다. 이건 뭐 벌써 부창부수인가? 현무의 와이프는 "돈은 제가 벌 테니 당신은 하고 싶은 걸 하세요."하는 온 천하 남성들의 이상형이었단 말인가???^^;
그리고 귀농이라니??? 현무 놈은 원래 서울놈인데 "농촌으로 돌아간다"는 진정한 의미의 귀농은 아니잖는가 말이다. 서울촌놈들이 농촌생활을 희구하며 연고도 없는 곳으로 내려갔다가 그 지역민들의 텃세를 못 견디거나 생각보다 만만찮게 어려운 농촌의 삶에 질려 패퇴하여 상경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판인데... 순간 '이 놈이 철이 없어서 장가도 늦게 간 거 아닌가?'하는 걱정이 들었었는데, 한참 얘기를 하다 보니 그건 아니었다. 나름 생각한 바 있고, 이미 그게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아는 것 같다. 최소한 머리로는 그걸 이해하고 있었다. 경험만 없을 뿐.
나 같은 사람은 때려 죽어도 농촌생활은 못 한다. 난 아파트가 좋고, 복잡한 도시가 좋다. 그게 편하다. 한적한 곳에 가고 싶으면 잠시 여행으로 가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러니 서울촌놈이 겁도 없이 인생의 진로를 바꾼다는 얘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고민하면서 자신과의 연고가 있는 지역을 포함한 몇 군데의 귀농 후보지도 찾았다고 하고, 그러기 위해서 몇 군데 답사를 한 얘기며, 같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가 일을 저지른 사람들을 만나거나 연락을 하고, 또 관련 저서를 읽기도 하는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하고 있는 걸 보니 어쩌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와이프가 커피를 좋아한다기에 내가 초당의 로스터로 볶은 원두 커피를 주었다. 집에 분쇄기가 없다기에 두 개의 수동 밀을 하나씩 돌려서 원두를 갈았고, 그걸 알루미늄 코팅 커피 봉투에 담았다.
한 번 작정을 하고, 이미 저지른 일이니 이젠 잘 되기를 빌어주고, 격려해 줄 일만 남은 것. 아무리 봐도 도시형인 그 놈이 어떻게 변신할 것인지 기대가 되기도 한다. 인라인도 열심히 타고, 자전거(싸이클)도 열심히 타던 친구이다. 여러 번 만나 그 성격이나 사람 됨됨이도 잘 아는 친구이다. 그래서 큰 걱정은 되지 않는다.
잘 해 봐라.
그리고 너도 양심이 있으면 두선이 장가 보내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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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현무. 그런데 네 눈이 높다는 것을 제수씨 인물 보고 알았다.^^* 사돈 남말 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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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는 뭐 눈이 높았던 게 아니라 그냥 운이 좋아서.....가 아닐까 합니다.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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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용호가 남말하는 듯 자기 얘길한 건데...
두 녀석이 다 개수작 인증 댓글을 쓴 셈.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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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였네요. 용호 형님한테 이런 음흉한 면이...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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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님 그날 주신 커피는 아내와 함께 맛있게 잘 마셨습니다.
아내도 박사님께 고맙다고 말씀드리라고 했는데 그 뒤로 찾아뵙지를 못해서.^^
귀농이라고 하니까 거창한 것 같아서 좀 부끄러운데, 어쨌든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
ps. 두선이는 아직 눈이 너무 높아서 제가 감당할 수가 없어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