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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348 좋아요 1 댓글 9

 

 

얼마전 코치님이 리프트에서 물으시더라고요

스키를 어떤 마음으로 타시는지 궁금하다고

물론 대부분은 비슷한 답변이 나왔는데 그 속에서도 조금씩은 다른 답변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또 다른 분들의 대답도 궁금해졌습니다

 

여러분들은 스키를 왜 타시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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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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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r.Spark 2024.01.28 12:47

    스키를 시작할 때는 확실한 목표가 있었습니다. 당시는 제가 등산을 좋아하던 때이고, 프로 등산가를 꿈꾸던 고교 시절이었기에 "알프스 스키 등산을 위해서는 스키를 배워야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의 산악인들 중 스키를 타 본 사람이 거의 없던 60년대 말의 얘깁니다.(물론 우리의 스키역사에서 최초의 스키어들은 김정태 혹은 박순만 등의 산악인들이었습니다만...) 어땠든 그 때 그런 심정으로 열심히 스키를 배웠고,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리프트도 없던 시절에...(용평리조트는 75/76 시즌에 개장.)

    그 후에 저의 등산가로서의 목표는 대학 산악부원으로 활동할 때까지 지속되었지만 이상한 일이 생겼습니다. 등산보다 스키가 더 제게 중요한 부분이 되었습니다. 등산과는 달리 "재미"가 훨씬 더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스키였습니다. 등산도 등반 기술, 클라이밍 기술이 많기는 하지만 그걸 익히는 게 제겐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고, 그 기술을 익혀나가는 과정이 재미가 있기는 했지만, 기술의 종류가 많고, 그걸 익혀가는 과정이 훨씬 재미있는 스키를 당하지 못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 뒤늦게 제 적성을 발견했습니다. 그건 등산도, 스키도 아니고 공부였습니다.-_- 그래서 거기 빠졌고, 글쓰기 취미가 생겨 또 거기 빠졌고, 스키는 더 이상의 즐길 대상에서 사라져 있었습니다. 공부나 글쓰기는 추구의 대상이었지만, 스키는 이미 그 당시에 저의 일부가 되어 그걸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차원에 이른 것입니다. 그건 그냥 삶의 일부였을 뿐.

    지금은 아무 생각 없이 그냥 탑니다. 안 타고는 견딜 수 없어서 때가 되면 스키장으로 갑니다. 스키장에서 거기 온 많은 분들을 보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열심히 스키를 배우는 분들이나 잘 타보려고 노력하는 분들을 보면 역시 기분이 좋고, 그게 제게 행복감을 줍니다. 지금 이런 광경을 제가 열심히 70년대와 80년대의 미국의 Ski Magazine, Skiing Magazine 등의 기사 사진을 통해 봤고, '우리나라도 이런 환경이 되면 좋겠다.'는 꿈을 가졌었거든요. 그 꿈이 현실이 된 스키장 풍경은 그래서 절 행복하게 합니다.

    저의 삶에서 큰 행복을 주는 스키는 그래서 제 삶의 일부입니다. 왜 타는지? 지금은 안 타도 그 환경에 있고, 또 그 환경을 살펴보는 것 만으로도 좋기에 스키를 안 타도 좋을 만큼 좋습니다. 물론 앞으로도 제 체력이 다 하는 한 계속 스키를 탈 겁니다.

    이상한 건, 그 오래 전에 저와 함께 스키를 탔던 주위의 친구들 중 단 한 명도 더 이상 스키를 타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단 하나, 제 동생만 예외입니다. 걘 저보다 더 스키를 좋아합니다. 스키에 집착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오히려 전 왜 저와 함께 스키를 탔던 60-70년대의 골수 스키어들이 왜 스키를 안 타는 건지, 그게 궁금합니다.^^ 

  • ?
    夢想家 2024.01.28 15:08

    저는 22년 가을부터 뒤늦게 등반을 시작 했습니다.(인수봉도 다녀왔습니다 ^^)
    더 젊을 때 시작할 걸 후회하는 중입니다.

    스키는... 코로나때 스키장 안 가던 것이, 이젠 안 가는 게 당연한 것처럼 되어 버렸네요~
    몇 년 안 가기 시작하니까 이젠 가는 과정 자체가 넘 번거롭게 느껴지고,
    어떻게 가야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 profile
    Dr.Spark 2024.01.28 15:10
    등산을 시작하신 건 잘 하신 일이라 생각됩니다.^^ 정말 좋은 운동이죠.
    스키야 해보신 것이므로 언제라도 다시 시작하시면 되겠지요.^^
  • profile
    일월여신 2024.01.28 16:36

    제가 스키를 처음 타게 된 건 90년대 초반이었습니다. 그 땐 친구들이 가기에 시작했죠. 한두 번 빌려 타 보고 바로 장비 사고, 다녔습니다. 그 땐 재미로 탔고, 멋으로도 탔습니다. 2000년도 중반부터는 레이싱, 프리스키로 역시 재미있게 탔고요. 가족과 함께 동호회 친구들과 함께 재미있게 보냈네요.  그러다 레벨1을 딴 건 레벨2 이상만 참가 가능했던 연맹 기술대회에 나가기 위한 것이었는데, 연맹의 대회 참가 자격이 레벨1 이상으로 기준이 바뀌고 다른 데서 주최하는 기술대회도 여럿 나오면서 더이상 딸 이유가 사라졌네요. 

    30년 정도 지난 지금도 그대로인데, 힘든 프리스키나 레이싱은 슬쩍 치워 두고 가족과 함께 편하게 탑니다. 스키도 바인딩 16-18짜리에서 10-12 짜리 편한 것이나 짧은 스키보드 타고요. 

    자연에서 즐기는 운동이라서 좋고, 급경사에서 빠르게 달릴 때 간이 콩알만해지는 느낌이 좋고, 대회 나갔을 때는 그 긴장감이 좋고, 리프트가 올려 주면 내려오기만 하면 되는 쉬운 운동이라서 좋고, 배워도 배워도 어려워서 좋습니다. 

  • ?
    스트라이다 2024.01.29 05:15

    전에 영화도 나왔었는데 겨울냄새가 있어요.  가을지나 서늘해지기 시작하면 느껴지는 그 냄새.  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겨울냄새가 있습니다.

    스키 마니아만 느낄수 있는 그런 겨울느낌이 있습니다.  제가 스키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는 자유인거 같아요.  직장에서 있던 일이나 모든 세

    상사를 잊고 오직 스키에만 신경쓰는 시간이 저에겐 자유로 느껴졋습니다.

    머리를 가르고 코로 들이치는 차가운 바람은 나를 상쾌하게 해줍니다.  무엇보다도 이 겨울스포츠가 중독되는 이유는 오로지 일

    년중에 겨울에만 즐길수 있고 기술연습을 할수 있기때문인거 같아요.

     3계절을 기다리고 버텨야만 맛볼수 있는 스포츠 ㅎㅎ

    그 겨울이란 짧은 기간이 너무 소중하고 소중하기에 더더욱 겨울이 기다려지고 중독되는거 같아요.

    제가 와이프를 비롯해서 친구들 몇명도 중독시켜보려했지만 다 떨어져나갔습니다. 다들 저같지는 않더라구요 ㅎㅎ

    4계절스포츠였다면 저는 진즉에 그만두었을거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 ?
    쫄병 2024.01.29 18:50

    저는 스피드를 즐기고 슬로프 하나씩 타보면서 즐기는거죠

    우리나라는 레벨/티칭 자격증으로인해 스트레스 받으면서까지 스키를 타는건 이해가 안됩니다.

  • ?
    안재팔 2024.01.30 12:14

    추운 겨울에 재미있게 시간 보낼수 있으니 최고의 스포츠라는 생각입니다. 더불어 하체단련과 균형감각, 반사신경 발달 등의 효과도 있는듯하고 또한 더디지만 실력 향상의 즐거움도 있구요. 유일한 단점이라면 부상위험인데 누가 와서 박을까봐 주변을 휘휘 둘러보며 타야하니 좀 성가시긴 합니다. 

    십여년전 같이 은퇴한 친구들 겨울을 무료해 하는데 전 젊을때 이걸 시작한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 profile
    마도요 2024.01.30 15:15

    끝없는 챌린지와 가끔 느끼는 프라이드...요.

  • ?
    프리라이더 2024.01.31 14:18

    1/29,1/30 1박2일 겨울철 설경을 보고 즐기기 위해 하이원을 다녀 왔습니다

    60넘어 장거리 자차 이용후에 피곤한 몸으로 복귀 운전은 위험하기에...용평, 하이원은 평일에 스키버스나 1박2일 여유가지고 다닙니다 

    하이원 탑에서 대구에서 곤돌라 타고 관광온 60대 부부가 있어서 예기 나누면서 은퇴후 우리 나이엔"재산을 저축하지 말고 근력을 키우고 저축하기 위해 스키를 즐긴다"고 예기 했더니 많은 공감을 하시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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