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출산으로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가을을 훌쩍 도둑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지지난 주. 출산 휴가 때 짬을 내 강 건너 아차산에 올라 가을을 느껴보려 했지만,
좀 이르더군요. 추색을 보기가 어려웠습니다.
이번 가을은 그리 곱지 않은 거 같습니다.
단풍이 제대로 만들어지려면 기온이 날마다 1도씩 내려가야 한답니다.
그래야, 곱게 물든다는군요.
기온이 불규칙해서인지, 아니면 아직 때가 이르지 않은 건지… 단풍이 별로였어요.
가뭄 탓으로 물들기 전에 떨어지는 잎들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한 주전만 해도 날씨가 후덥지근했지요.
하지만, 비가 몇 번 오더니… 역시 신의 손길은 어김이 없습니다.
설악산 대청봉에는 눈이 왔고, 이내 날씨가 쌀쌀해졌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자 지난 토요일 한강고수부지에 산책을 나갔습니다.
오후 늦게 나갔는데, 바람도 적당히 불고 구름도 점점이 있어 멋진 저녁노을을 기대할 수 있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11월인데도 아직 고수부지의 들판은 초록색이었습니다.
날씨가 질겨진 거 같아요.
한편 바람은 차고 저녁노을은 기대했던 가을 색을 보여줄 만한 빛을 발하고 있었죠.
아이들도 같이 물들어 갑니다. 남매인 듯한데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있더군요.
저도 조만했을 때 자전거를 배운 기억이 납니다.
취수 대가 조형물 같습니다. 디자인도 자연을 닮아갑니다.
뒤를 돌아보니 아차산이 보입니다. 멋진 풍경입니다.
여의도까지 19km.
이렇게 날씨가 청아할 때는 걸어서 서울 한강변을 종주해 보는 것도 괜찮을 거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해가 내 눈높이를 맞추고 있을 때쯤
억새가 빛을 먹고 춤을 추니 드디어 늦가을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늦가을을 만끽하는 억새. 머리에 조각구름을 이고 있군요.
이런 날은 구름을 가르는…
전투헬리콥터도 멋져 보입니다. 파일럿은 더 황홀한 풍경을 느꼈을 겁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저녁노을 쇼가 시작되려고 합니다.
부챗살 문양의 올림픽대교 너머로 황금색이 연출됩니다.
하루는 인생의 축소판이라고 누군가 그랬죠.
저는 조금 느긋하게 잡아서 사계, 일 년과 같다고 봅니다.
그럼 지금 이 시간은 바로 가을인 것이죠.
그 시간이 굉장히 짧은 거 같습니다. 저렇게 금방 식어버리니 말입니다.
그래도 내일이면, 아니 내년이면
더 때깔 고운 가을이 또다시 찾아주리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생길 때마다 감사함을 느낍니다.
밤이 돼도 세상은 여전히 바쁘게 돌아갑니다. 삼각대를 가져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아쉽네요.
이번 겨울은 지난해보다 더 하얀 세상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孟水
Comment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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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eshin@naver.씨오엠 ]
역시 감성 준성 맹준성 선생님의 감성 어린 사진.
멋집니다.
박사님, 맞습니다.
DSLR로 똑딱이 수준에 훨씬 못 미치는 사진을 남발하시는 분들 이거 보고 렌즈 잡고 반성해야 합니다.
(안양의 이혁종 선생님 얘기가 아니니까, 이 선생님은 절대 상처받지 마시기 바랍니다.^^;)
일단 공을 넘기자 ㅋ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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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js231@yahoo.co.kr ]
박사님. 그래도 똑딱이는 똑딱이에요.^^;;
DSLR로의 개종이 절실한데,
자꾸만 미뤄지네요. 총알도 그렇고…
요즘 동영상이 가능한 기종이 정말 구미에 당깁니다.
박성준 선생님. 이번엔 천마산 자주 나오시나요.
전 어케 될지 모르겠습니다. 시즌권은 확보했는데, 식구가 늘어나서…ㅋㅋ
신명근 선생님. 감성하면 또 신 선생님이잖아요.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 누가 따라올 자가 있겠습니까. 이점이 또 다른 ㄲㄸ 고수와 구별되는 신 선생님 만의 특장점입니다. 양 세계를 넘나드는 기술. 보통 기술이 아닙니다.^^
앞으로 겨울시즌에도 최석우 선생님 같은 분들이 많이 양산(?) 될 거 같습니다.^^
비시즌 사랑방을 달궜던 야시시 열병은 시즌에도 계속되리라 봅니다.
용호 형님은 요즘 많이 배부르시잖아요. 조거사님과 같이 바닷가에서 손맛과 회맛에 질리도록 배채우실텐데…^^ 전 낚시는 지렁이 끼는 게 징그러워서 못하겠어요. 근데 갓 잡아 올린 생선 회는 정말 먹고 싶습니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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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js231@yahoo.co.kr ]
한광희 선생님. 반가와요.^^
또 아들입니다.ㅋ
들들이 아빠에요.
몇 번이나 스키장에 갈 수 있을지 저도 고민입니다. 행복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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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사진들입니다.
유인철 선생과 함께 DSLR 아닌 카메라로 DSLR로 똑딱이 수준의 사진을 찍는 몇 분보다
훨씬 훌륭한 작품을 만들어내시는 맹 선생님.(이 글에 포함된 얘기에서 뜨끔하시는 분은
없기를... 신 선생님 얘기가 아니니까, 신 선생님은 절대 상처 받지 마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