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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2008.09.25 09:44

행운아 54 에프라임 키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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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1806 좋아요 156 댓글 6
   보낸날짜 2008/09/25 05:39:52   [GMT+09:00]   
   보낸이 문학나눔 <fmm@for-munhak.or.kr> 
   받는이 박순백 <spark@dreamwiz.com> 
   제목 문학집배원 김연수의 문장배달 - 에프라임 키숀, 「행운아 54」   

에프라임 키숀, 「행운아 54」(낭독 홍원기 오대석)
 

에프라임 키숀의 「행운아 54」를 배달하며

대학교 1학년 때, 청계천에 헌책을 사러 갔다가 손금쟁이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다짜고짜 제 손금을 보더니 “두뇌선이 양갈래라 머리가 똑똑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런 얘기는 하도 들어서. “돈은 좀 벌겠냐”고 물어봤더니 손금쟁이는 그게 궁금하면 돈을 내라더군요. 물론 저는 돈을 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지요. 손금쟁이는 그 때 알았을 거예요. 제가 돈을 좀 벌 것이라는 걸. 돈을 아끼는 게 버는 거니까. 그 뒤로 저도 다른 사람들 손금을 봐줬어요. 주로 여자 친구들. 왜 손금이냐면, 손을 만질 수 있으니까. 그러다가 남몰래 좋아하던 여자애의 손금을 봐준 적이 있었죠. 아, 좋더군요. 손을 잡으니. 그 손을 영원히 잡고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방법이 없다는 건 얼마 뒤에야 알았어요. 그런 주제에 손금이라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고 괴로워하는 심리상담가가 “어머니 때문이군요”라고 말하면 일단은 크게 웃어야만 하는데, 그 이유를 이제는 아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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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6'
  • ?
    윤일중 2008.09.25 14:08
    [ def@chollian.net ]

    심리상담가가 “어머니 때문이군요”라고 말하면 일단은 크게 웃어야만 하는데, 그 이유를 이제는 아시겠죠? <- 전혀 모르겠는데요..
  • ?
    박순백 2008.09.25 14:22
    [ spark@dreamwiz.com ]

    [윤일중 선생님] 근데 다른 분들도 그게 왠지 다 모르면서 왜 모른다는 댓글을 안 다는 걸까요?
    쪽팔려서???^^;
  • ?
    박용호 2008.09.25 14:58
    [ hl4gmd@dreamwiz.com ]

    그림을 보다가 지쳐서(재미 없어서) 포기했습니다. 다시 보고 나서도 알 듯 모를 듯... ^^;;
  • ?
    신명근 2008.09.25 15:39
    [ moveshin@naver.씨오엠 ]

    처음에는 다짜고짜 이 글만 읽어서 모르는걸까?

    대학교 1학년 때, 청계천에 헌책을 사러 갔다가 손금쟁이를 만난 적이 있었어요. 다짜고짜 제 손금을 보더니 “두뇌선이 양갈래라 머리가 똑똑하다”고 말하더군요. 그런 얘기는 하도 들어서. “돈은 좀 벌겠냐”고 물어봤더니 손금쟁이는 그게 궁금하면 돈을 내라더군요. 물론 저는 돈을 내지 않고 그 자리를 떠났지요. 손금쟁이는 그 때 알았을 거예요. 제가 돈을 좀 벌 것이라는 걸. 돈을 아끼는 게 버는 거니까. 그 뒤로 저도 다른 사람들 손금을 봐줬어요. 주로 여자 친구들. 왜 손금이냐면, 손을 만질 수 있으니까. 그러다가 남몰래 좋아하던 여자애의 손금을 봐준 적이 있었죠. 아, 좋더군요. 손을 잡으니. 그 손을 영원히 잡고 있는 방법은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그런 방법이 없다는 건 얼마 뒤에야 알았어요. 그런 주제에 손금이라니.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다고 괴로워하는 심리상담가가 “어머니 때문이군요”라고 말하면 일단은 크게 웃어야만 하는데, 그 이유를 이제는 아시겠죠?

    그림 동영상을 봐야지 아는걸까?하고 다시 보기로 보는데 느려터져 죽겠는겁니다.
    그래서 본문보기를 통해 동영상에 나오는 내용을 글로 읽었습니다.

    행운아 54」 에프라임 키숀

    놀랍게도 나는 4층이 아니라 3층에서 그를 만났다. 심리상담가는 계단에 앉아 힘겹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왠지 운명의 동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친밀감이 엄습했다. 막바지에 이르면 모든 인간은 한 사람이나 마찬가지다. 누구나 자기 십자가를 지고 있다. 그가 존경받는 학자든 행운으로부터 철저히 버림받은 낙오자든 말이다.
    나는 그의 곁에 앉아 그의 손 위에 내 손을 얹었다.
    “무슨 일이에요, 레너드?”
    “엘리베이터가 고장 났어요.” 심리상담가는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4층까지 걸어 올라가는 건 나한테 너무 힘들어요.”
    가슴속에 차오르던 연민은 짜증으로 변했다.
    “그 빌어먹을 엘리베이터 때문에 이렇게 씩씩거리고 있단 말예요?” 나는 이 게으름뱅이를 맹렬히 비난했다. “인생에는 그보다 괴로운 문제들이 얼마든지 있단 말예요.”
    “그럼 당신 문제는 뭡니까, 뮐러 씨?”
    “내 경우에는, 예를 들면, 죽고 싶다는 겁니다.”
    “아주 좋아요. 뭔가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벌써부터 생각했어요.” 심리상담가는 한숨을 내쉬었다. “우선 이런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뮐러 씨. 임상심리 연구결과에 따르면 모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동안 적어도 한두 번은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나 누구나 죽을 수 있는 건 아니죠. 괴로운 문제가 뭡니까?”
    “온갖 문제가 첩첩이 쌓이네요."
    “그렇겠지요.”
    심리상담가는 살피듯 나를 훑어보았다. 그러자 나는 날카롭고 꿰뚫어 보는 듯한 그의 눈길에 주눅이 드는 기분이었다. 우리는 잠시 깊은 침묵에 잠겼다. 그가 내 영혼의 심연을 마치 펼쳐놓은 책처럼 읽고 있다는 느낌이 선명했다. 레너드 뵘은 천천히 안경을 벗더니 그 안경을 허공에 대고 흔들었다.
    “알겠습니다. 어머니군요.”


    그래서 내린 결론은.
    "아 궁금하면 책을 사서 읽어 봐라??-_-"



  • ?
    조무형 2008.09.25 20:34
    [ chomoohyung@hanmail.net ]

    서구와 우리와의 정서 차이죠.

    전에 유명한 서구의 무슨 전문가가 우리 나라 아줌마들을 모아 놓고
    티비에 나와 강의를 하는데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엄마에게 말썽피우는 자식에게(말을 함부러 하는)
    이 세상 모든 아빠들이 하는 말이라면서

    '엄마에게 그렇게 말하면 안돼' 라는 말을 하는데
    그 때 우리 방청객 대부분인 아줌마들의 이해할 수 없다는 싸늘한 반응을 기억합니다.

    한국인에게 엄마, 어머니라는 단어가 어떤 의미인줄 전혀 모르는 서구의 시각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마치 이런 뉘앙스같군요.

  • ?
    조무형 2008.09.25 20:38
    [ chomoohyung@hanmail.net ]

    우리 식으로 그나마 비슷한 대비를 하자면

    저 주인공이 여자이고 상담사가 다 듣고 난 후

    '시엄씨때문이군요' 라고 하면 대충 이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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