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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감사
2006.10.12 23:57

로드 후기.

조회 수 2985 좋아요 261 댓글 14
며칠전...
시골길 한적한 곳을 달리고 있었다.
요즘 한창 수확기라서 길 한쪽에 벼를 말리고 있는 곳이 많다.
해질녘 노부부가 나락(벼) 말린 것을 푸대에 담고 있었다.
그곳을 지나가는데... 할아버지께서 "운동 잼있게 하네~~"
그 소릴 듣고 조금 죄송했다.
초로의 부부가 일하고 있는데.. 뒷짐지고 발길질하는 것이 좀 어색했다.
왕복하고 돌아오는데... 그 할아버지..."학생 벼가마 좀 경운기에 올려줘,"
차마 그냥 지나갈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저 신발에 바퀴가 달려서 무거운 거 못 들어요?"
"아..그렇겠네.."
난 주저 주저..갈까 말까..그러나 차마 ...그냥 갈 수가 없었다.
"할아버지 ...그 고무신 빌려주실래요? ㅎㅎㅎ"
"그럼 들어줄껴?"
할아버진 대뜸 신을 벗고 나에게 다가온다...당신은...맨발에 ...
그 무거운 것을 들어올리려는 일 이 그 하루중..참 걱정되는 일거리 였을 것이다..
난...스케이트를 벗고..할아버지 신발을 신고...경운기에 벼가마를 올리는 것을 도와드렸다.
할아버지께서는 미안한 듯...즐거운 듯....몸을 바삐 움직이신다.
"할아버지 천천히 하세요. 제가 다 도와드릴께요. 내일도 이시간쯤..지나갈 테니깐...도와달라고 하세요.'
"아이고~~~ 낼은 일 없어...ㅎㅎ"
할머닌...허리가 굽어서 잘 펴지시도 못하는데...그 벼가마를 들어올리시려고 하셨나보다... 두 분이...
할아버지 하얀 고무신에서 발꼬랑냄새가 났지만.... 그냥..좋았다..돌아오는 길에...그냥 천천히...푸시를 하면서...왠지 마음이 뜨거웠다..
할아버지 감사합니다.
제 가슴을 뜨겁게 해주셔서요.

* 박순백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6-10-14 12:17)
Comment '14'
  • ?
    양회창 2006.10.13 00:16
    [ pricezzang@empal.com ]

    아름다운 글이네요. 아름다운 영혼을 가지신듯...^^*

    제가 다니는 싸이트마다 이런 아름다운 사연들이 그득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항상 행복한 매일 되시길...^^
  • ?
    박우순 2006.10.13 07:58
    [ parkdoll2242@hanmail.net ]

    모습을 생각해보면 너무 멋있네요..
    지금 촌에서는 한참 가을걷이에 바쁘던데...흰 님들 안전인란 하세요..^^*
  • ?
    윤종현 2006.10.13 08:03
    [ dbpush@naver.com ]

    노을 빛깔이 매우 아름답게 물들었을것 같습니다. ^^
  • ?
    조광우 2006.10.13 08:45
  • ?
    정대수 2006.10.13 10:54
    [ jds1255@hanmail.net ]

    아~~
    기분 좋아라
    그림을 떠올리니깐 더 멋집니다.....

  • ?
    임보순 2006.10.13 19:43
    [ limml@hanmail.net ]

    김가희님은 남자인데...
  • ?
    양회창 2006.10.13 20:07
    [ pricezzang@empal.com ]

    제가 알기에도 남자인데요...ㅡ.ㅡ;; ^^*
    (이름이 이쁘니까 그렇게 생각하신듯..)
  • ?
    김가희 2006.10.13 23:09
    [ bullgapy@hanmail.net ]

    네..저 남자...그리고 학생도 아니구요..
    헬멧을 써써 어리게 보아주셨습니다.
    이해해 주세요
  • ?
    최용철 2006.10.14 00:14
    [ englishlife@korea.com ]

    김가희님..죄송..한폭의 수채화에 담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마음이 곱고 티없는 젊은이입니다...많이 배우고 갑니다...
  • ?
    박순백 2006.10.14 12:17
    [ spark@dreamwiz.com ]

    착한 일.
  • ?
    유남형 2006.10.14 12:44
    [ inkyacokr@naver.com ]

    가슴이 뜨거운 남자의 모습을 잘 보았습니다.
    한 사람의 생각과 행동은 주위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
    언제나 잊지 않겠습니다
  • ?
    윤용호 2006.10.14 14:09
    [ daddyoon@dreamwiz.com ]

    글을 읽으며 훈훈함을 느꼈습니다.
    정대수 선생님의 말씀 같이 그림을 떠 올리니
    더욱 그 느낌이 좋습니다.
    김 선생님, 복 많이 받으실겁니다. ^^*
  • ?
    노상경 2006.10.14 15:25
    [ nsk824@hanmail.net ]

    가을 햇살많큼 따뜻한 마음을 두신 분이군요.
    담엔 여벌의 신발을 가지고 로드하셔야 할듯 ~^-^
  • ?
    김가희 2006.10.15 23:47
    [ bullgapy@hanmail.net ]

    헉~~~ 제 글이 주목을 받다니..송구스럽습니다.
    댓글 주신 모든 분들도 따뜻한 마음의 소유자들이십니다.
    저는 오늘 춘천대회 42키로 완주하고 돌아왔습니다.
    인천대회때 실패이후 좀 우울했는데....그런데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이제 내년쯤에 뵐 수 있겠군요..
    다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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