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가는 차를...
가끔 길에서 반가운 차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제겐 그게 포르쉐입니다.
오래 전, 제가 첫 차를 샀을 때 길에서 다른 포르쉐를 어쩌다 한 번씩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남들의 눈엔 그 차가 안 띈다고 하는데, 제 눈엔 그게 가끔 띄었고, 눈에 안 띌 때라도 제 주변에서 그 차의 배기음이 들려서 눈을 돌려 포르쉐를 찾는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엔 겨우 250대 미만의 포르쉐가 우리나라에 있었기에 길을 가다가 동료(?) 운전자를 보면 클락션을 살짝 울리거나(이건 같은 방향일 때), 상향등을 켜서(반대편 차선의 차를 보면서) 서로에게 인사를 할 정도였습니다. PCK(포르쉐 클럽 오브 코리아) 회원이라 눈에 익은 차가 지나가면 서로 전화를 걸기도 했고요.
이젠 심하게 말하면 길에 널린 게 포르쉐라(-_-) 그런 로맨틱한 행위는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그리고 이제는 포르쉐를 소유했으되 포르쉐광이 아닌 운전자마저 출현했습니다. 포르쉐광들은 오랜 기간 그 차를 꿈에 그리다 소유하여 그 차와의 영원한 사랑에 빠진 사람들인데(혹은 포르쉐 잠재 오너인데), 이제는 포르쉐가 스포츠 카가 아닌 SUV 카이엔과 승용차
파나메라를 생산하게 되니 포르쉐광이 아닌 운전자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아, 전 포르쉐가 좋아서가 아니고, SUV를 사려고 추천받다 보니 카이엔도 좋다고 해서 선택한 거에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BMW 사려다 그게 너무 흔해서 파나메라를 산 거에요."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왠지 그런 얘기를 들으면 섭섭한 기분입니다.
그 분들은 우리 포르쉐파일들이 보면 포르쉐가 아니라 "카이엔"이나 "파나메라"를 산 거죠. 하긴 그 차들은 first car인 경우가 많으나, 우리 차들은 second car이니까요.
- 제임스 딘과 최후를 함께 한 포르쉐 550 스파이더(왼쪽)를 생각해 가면서 내 노란차의 미니어처를 서재 한 편에 둔...
사무실로 가다가 앞에 가는 차를 봤습니다. 반가웠습니다. 저와 같은 차입니다. 같은 브랜드의 스포츠 카를 넘어서 같은 모델의 차입니다. 911의 일곱 번째 모델인 991이고, 저와 같은 4S입니다. 단지 색깔만 다릅니다.
누구인지 모르지만 센스도 있는 사람입니다. 차의 번호가 9991입니다. 자신의 차가 911의 코드네임 991임을 나타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한 가지 유감은 몽촌토성 삼거리에서 좌회전을 할 때 그 차는 노란불의 마지막 단계에서 가속을 하여 빨간불에서 코너링을 했다는 것입니다. 운전도 진정한 포르쉐파일답게 했더라면 더 반가웠을 것입니다. 그 운전자의 젊음이 그런 무모함을 가지게 한 것이라면 세월이 그런 행동을 용서하지 않을 때까지 기다려야겠지요.
하여간 색상면에서 나와 취향이 같지 않고, 교통신호 준수의 측면에서 나와 방향이 다른 동료(?)의 차를 보면서 한동안 즐거웠었습니다.
- 지난 10월 7일 저녁에 방이동 삼거리 내 오피스텔 건물 앞에 세워진 다른 사람의 노란 차. 왠지 그 차를 보면서 그 주인의 취향이 나와 같을 거란 생각에 슬며시 웃음이 나왔다. 4S는 아니고 그냥 Carrera S였지만...
- 차 세운 곳을 잊을까봐 휴대폰으로 찍어둔 사진인데, 재미있어서 남겨놨었다.
- 내 주차 습관을 보여주는 사진이다. 세울 자리가 많아도 굳이 저 자리에 세운 것은 가급적 다른 차의 문짝이 열릴 때 내 차에 손상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함이다.(KBS 별관 주차장에서의 이 사진은 이정환 선생이 내가 김창근 강사의 주례를 하러 갔을 때 찍은 것.)
-
?
-
명근아, 그게 독특한 취향이 아녀.
원래 포르쉐 같은 스포츠 카 계열의 차는 레이싱을 기반으로 하여
그걸 동경하는 사람들이 모는 차 아닌가?
근데 레이싱과 관련하여 독일은 실버, 미국은 노랑이 그 상징이야.
근데 독일 차를 왜 노랑으로 했냐고??
원래 내 60년대부터의 드림 카는 60년대 말의 미국의 노란색 콜벳 스팅레이(Stingray)야,
걔네들이 Mellow Yellow라고 부르는 레이싱 칼라인 거여.
근데 중간에 내가 좋아하는 차가 포르쉐로 바뀐 거여.
예전엔 남의 이목 때문에 노란 포르쉐를 살 수 없어서 검정이었는데,
이젠 그런 거 안 따져도 되니까 그걸로 산 거여.
"레이싱 옐로우" 칼라 버전으로...
아이폰을 죽자고 16기가로 한다던가,
집안에 텐트 치고 잔다던가,
남들이 피하면 좋겠다고 말리던 차를 산다던가,
별별 악행과 비리와 쪽팔림을 무릅쓰고 사는
네가 더 독특한 거여.-_- -
?
그리고 스키 사이트 자기 대문 사진에 수상스키 사진도요...ㅋㅋ
-
BT라니까요?-_-
-
?
독특으로 주고 BT로 받다:
[속담] 조금 주고 그 대가로는 몇 갑절이나 더 받는다는 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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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취향의 포르쉐 오너분들이 꽤 있으신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