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황준의 블로그, 장현태의 블로그, 창고란의 오디오, 갤러리란의 오디오
실용 오디오, 와싸다, 소리 오디오, 누리안 비상, 케이블/진영공구, 진공관 구입, 이치환 교수의 아날로그보이스

수리: CDP/CDT 나돈주(부천) 010-2723-7411, 하이파이전자수리 김명운 010-3781-2712(남양주 진접읍 장현로147번길 1), 진공관 앰프 등 이상훈(전북 진안) 010-9009-0760, , 황홍락(강서) 010-5695-5560, 참소리(부천) 011-9922-8123

윤세욱 칼럼
2008.08.29 17:05

"마크 레빈슨" 이야기-2

조회 수 4800 좋아요 592 댓글 6
패시브 네트워크와 액티브 네트워크의 차이에 대해 간략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스피커의 진동판은 작은 것은 고음을 잘 내고 큰 것은 저음 재생에 유리합니다.
둘 다 잘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스피커의 경우 저음과 고음 스피커가 따로 있습니다.
가끔, 스피커 시스템이란 표현을 쓰는 이유가 이것-여러 개가 들어있기 때문이지요.
저음 스피커에 고음을 넣으면 소리가 명료하지 않고,
고음 스피커에 저음을 넣으면 스피커가 파손되어 버립니다.
그래서 스피커의 재생대역에 해당되는 주파수를 분류해서 넣어주어야 하는데, 이게 바로 네트워크라는 장치입니다.
파워앰프의 출력을 나누는 게 패시브 네트워크,
프리앰프의 출력을 나누는 게 액티브 네트워크라고 생각하시면 될 겁니다.
따라서 액티브 네트워크로 나누면 스피커의 대역 수만큼의 파워 앰프가 필요합니다.
액티브 네트워크 스타일로 주파수를 나누어 스피커를 구동하는 것을 멀티 앰프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오디오에 맛이 약간 간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즐기는 오디오 스타일로서
저 역시 한 때는 알텍을 멀티로 쪼개서 사용했습니다.
멀쩡한 JBL을 잡아서 3웨이로 나눠보기도 했고요.

HQD는 액티브 스타일입니다.
프리 앰프는 LNP-2, 액티브 크로스오버는 LNC-2, 그리고 파워 앰프는 ML-2를 사용하는 게 순정(純正)의 조합입니다.
기기 하나 하나가 다 만만치 않은 것들로서,
예를 들어 파워 앰프는 모노블록 ML-2를 세 조나 사용해야 하고
파워 앰프 하나의 무게만 해도 30kg 정도 되는 것들이라 어지간한 방엔 앰프 놓을 자리도 없을 만큼 규모가 큽니다.
ML-2는 어른도 쉽게 들어 올리지 못 할 정도로 무겁습니다.
그리고 A클래스 앰프라서 최대 출력이 25와트밖에 되질 않는데도 최대 소비전력은 채널 당 400와트나 됩니다.
그래서 앰프 본체가 손을 못 댈 만큼 뜨겁습니다.
피부가 연한 어린아이는 오래 만지면 화상 입을 정도입니다.
이 앰프는 한 조만 운용해도 한 여름엔 더워서 오래 못 켜놓고,
어떤 집에선 에어컨과 같이 틀면 가끔 브레이커가 떨어지기도 할 만큼 전기를 많이 먹습니다.
그러니 이걸 세 세트- 여섯 덩어리나 방 안에 늘어놓고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보통 난리겠습니까.

스피커도 마찬가지입니다.
예를 들어 하틀리 우퍼는 구경이 24인치 그러니까 61센티미터나 됩니다.
거의 우산 수준이지요.
거기에 걸 맞는 인클로저는 가로 폭만 해도 1.2미터가 넘습니다.
중역으로 사용하는 쿼드의 ESL57은 하나가 폭이 88센티 높이가 79센티미터입니다.
이걸 위 아래로 두 개를 붙이고 그 사이에 데카의 트위터를 집어넣으면 스피커 높이만 해도 거의 180센티미터에 육박합니다.

HQD 시스템의 사진입니다.
일부분만 나와 있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부분은 쿼드를 이용한 중역으로서, 위 아래 쿼드의 중간 부분에 데카의 리본 트위터가 들어갑니다.
뒷 부분에 보이는 게 하틀리 우퍼.
앰프는 절반 정도밖에 사진에 보이질 않는군요.



발표 당시 기준으로 완성에 3만 불 가량 소요되는 시스템인데,
그 당시 비싸다는 앰프들이 이삼 백 불 남짓, 그리고 당시 근로자의 주급이 몇 십 불 안팎이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게 얼마나 비싼 시스템인지 알 수 있으실 겁니다.
요즘 비용으로 환산하면 수억(億) 대가 넘습니다.
순정의 HQD는 국내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단지 1980년대 후반, 의사이신 K씨가 짝퉁 HQD를 사용한 적은 있습니다.
K 선생의 시스템은 프리나 크로스오버는 마크였습니다만 파워 앰프는 ML-2 대신 “수모(Sumo)”를 썼고,
스피커 역시 하틀리와 더블 쿼드는 들어갔으되 데카의 리본 트위터가 빠져서
진정한 HQD 시스템이라고 말하기는 좀 어렵습니다.
들어보신 분 말에 의하면 소리는 비슷했다고 합니다.

HQD의 소리의 핵심은 요즘의 하이엔드 오디오가 지향하는 바로 그것, 철저한 임장감이었습니다.
기실, 마크 레빈슨 이전의 오디오가 추구하던 것은 음장감보다는 물리적 특성으로서,  
얼마나 저역이 내려가느냐 얼마나 큰 소리가 나오고 얼마만큼 악기소리가 박력 있느냐가 성능의 판별기준이었습니다.
근데 마크 레빈슨은 HQD 시스템을 통해 이 흐름의 방향을 바꾼 겁니다.
금관악기 주자의 입에서 거품이 뽀글뽀글 솟는 것을 보는 게 궁극의 지향점이었던 오디오가
벽 저 너머로 만들어진 널따란 무대에서 전혀 스트레스나 자극성 없는 소리가 바람처럼 빠져 나오는 것이 되었고,
얼마나 생생하냐보다 얼마나 넓고 깊냐가 고급의 사운드의 판별기준이 되는 추세가 생기게 되는 겁니다.

마크 레빈슨이 HQD 시스템을 통해 만들어내고자 했던 사운드와 그의 주장은 미국 오디오 계에 엄청난 반향을 일으켜,
평판 형 스피커의 전성시대의 도래를 야기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어쿠스태트(Acoustat)," ”사운드랩(SoundLab)," “마틴 로건(Martin Logan)," "아포지(Apogee)," "마그내팬(Magnepan)" 등등이
다 그 영향을 받아 발매된 스피커로서, 시발의 원점은 마크가 사용했던 ESL57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오디오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마크 레빈슨이지만 돈 버는 것엔 영 서툴렀던지
1980년 대 초반, 경영난에 봉착해 회사를 팔아야했습니다.
항간의 속설에 의하면 그때 아내-"섹스 앤 더 시티"의 여주인공 역을 맡았던 사만다-도 떠났다고 합니다.
하지만 오디오의 풍운아 마크 레빈슨이 회사 하나 판 걸로 주저앉을 인물이겠습니까.
자기 이름을 상표로 하는 회사를 뒤로 남겨두고 그는 또 새로운 회사와 사운드 철학을 만들어 내기 시작합니다.
“첼로(Cello)"가 그것입니다.

- To be continued -

Comment '6'
  • ?
    방형웅 2008.08.29 17:16
    [ hwbang@blueway1.co.kr ]

    저는 드라마를 좋아하진 않지만..드라마 다음편을 기다리는 사람들 마음을 조금은 알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
    박용호 2008.08.29 17:32
    [ hl4gmd@dreamwiz.com ]

    흥미 진진한 이야기 ^^ 기대됩니다.
  • ?
    조용훈 2008.08.29 17:45
    [ cho4cho@hanafos.com ]

    오디오의 풍운아! ㅋㅋㅋ

    봉이 김선달은 대동강물 팔아먹었지만
    마크 레빈슨은 자기 이름을 팔아먹었으니
    누가 난 사람일까요???
  • ?
    박순백 2008.08.29 18:00
    [ spark@dreamwiz.com ]

    마크는 흔하디 흔한 이름이고, 레빈슨은 흔치 않은 이름인데, 그게 두 개가 합쳤을 때 왜 그리 멋진 이름이 되는 건지...-_- 그 이름만 붙으면 좋아보이는 건 또 뭐고...
  • ?
    윤세욱 2008.08.30 11:11
    [ netadm@dreamwiz.com ]

    [조용훈 선생님]

    저는 마크 레빈슨이 이름과 아내까지 뺏겼다고 생각했는데
    조 선생님 말씀을 듣고 보니 선생님 말씀도 일리가 있습니다.^^

    조 선생님께서 주시는 정확하고 도움이 크게 되는 정보,
    늘 감사 드립니다.
  • ?
    조용훈 2008.08.31 00:00
    [ cho4cho@hanafos.com ]

    형님, 무슨 말씀을...
    저야 말로 재미나고 도움되는 글에 항상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런 자리 마련해주셔서 여러 분들 알게 된 것도 즐거운 일이고요...
    오래도록 좋은 인연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배 선생님 댁 방문은 여러모로 성과가 있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월요일 테러에 단단히 대비하셔할 듯... ^^

List of Articles
번호 분류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좋아요
83 윤세욱 칼럼 "클립쉬혼(Klipschorn)" 이야기-6 14 윤세욱 2009.01.24 7034 285
82 윤세욱 칼럼 윤세욱이 쓴 "윤세욱"(Self Introduction) 15 윤세욱 2008.07.28 9117 769
81 윤세욱 칼럼 "마크 레빈슨" 이야기-1 19 윤세욱 2008.08.29 5086 324
» 윤세욱 칼럼 "마크 레빈슨" 이야기-2 6 윤세욱 2008.08.29 4800 592
79 윤세욱 칼럼 "마크 레빈슨" 이야기-3 24 윤세욱 2008.09.02 3702 272
78 윤세욱 칼럼 "앤티 스케이팅(Anti Skating)"에 대하여 11 윤세욱 2009.02.27 5474 308
77 윤세욱 칼럼 "엠파이어(Empire)" 턴테이블 11 윤세욱 2009.02.25 5378 381
76 윤세욱 칼럼 "오디오 노트(Audio Note)" 사의 인티앰프 "메이슈 라인(Meishu Line)" 8 윤세욱 2008.07.06 5109 573
75 윤세욱 칼럼 "존 컬(John Curl)을 아시나요?" 18 윤세욱 2008.05.20 6690 867
74 윤세욱 칼럼 "클립쉬혼(Klipschorn)" 이야기 -1 7 윤세욱 2009.01.10 4108 262
73 윤세욱 칼럼 "클립쉬혼(Klipschorn)" 이야기 -2 9 윤세욱 2009.01.12 3351 245
72 윤세욱 칼럼 "클립쉬혼(Klipschorn)" 이야기-3 7 윤세욱 2009.01.14 3405 308
71 윤세욱 칼럼 "클립쉬혼(Klipschorn)" 이야기-4 15 윤세욱 2009.01.16 4865 385
70 윤세욱 칼럼 "클립쉬혼(Klipschorn)" 이야기-5 11 윤세욱 2009.01.19 5561 404
69 윤세욱 칼럼 "클립쉬혼(Klipschorn)" 이야기-8 (마지막) 27 윤세욱 2009.03.02 6529 256
68 윤세욱 칼럼 "클립시혼(Klipschorn)" 이야기-7 7 윤세욱 2009.02.02 4020 299
67 윤세욱 칼럼 "헨리 클로스(Henry Kloss)를 아시나요" 8 윤세욱 2008.04.11 6529 699
66 윤세욱 칼럼 LP 강좌 -1 : 오프셋, 오버행, 그리고 앤티 스케이팅 18 윤세욱 2009.03.04 5642 253
65 윤세욱 칼럼 LP강좌 - 2 : 음구의 모습 7 윤세욱 2009.03.07 2869 228
64 윤세욱 칼럼 MC 카트리지 험(hum)의 원인을 찾기 위해... 18 윤세욱 2008.12.01 4550 23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Nex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