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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작티 카페에서 HD1000을 산 분들과 웹상에서 얘기를 하다 보니 작티 사용자들 중에도 DSLR 사용자들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수가 매우 적은 것 같고 똑딱이 디카 사용자가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필터 사용에는 좀 둔감한 듯 보였습니다. 하긴 작티 같은 똑딱이 겸 무비 카메라에 그런 것까지 신경을 쓰는 사람은 많지 않겠지요.

어쨌건 누가 UV 필터 얘기를 한 바람에 그와 관련해서 몇 개의 댓글을 썼고, 그 기회에 어제 주문한 작티 HD1000용의 슈나이더 B+W 40.5mm UV 필터가 오늘 택배로 왔기에 사진을 몇 장 찍어서 작티 카페에 올려놓기로 했습니다.^^ 여기 들어오시는 분들에게는 대개 해당이 없는 얘기일 것 같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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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티 HD1000을 사신 분들 중에 렌즈 보호 때문에 UV 필터를 끼우시려는 분들이 좀 계신 듯합니다. 아주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합니다. 필터가 없이 맨 렌즈만 사용하는 경우는 그 표면이 오염되기도 쉽고, 먼지가 앉은 상황에서 닦아내다 보면 렌즈의 멀티 코팅면을 갉아먹는 일도 있을 수 있고, 별로 안 좋지요. 그러므로 UV 필터를 끼우면 일단 그런 염려에서는 해방이 됩니다.

UV 필터가 렌즈 보호를 위해 사용되는 경향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실은 더 나은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이 필터가 필요합니다.(그래서 제가 몇 번이나 필터 공동구매를 왜 유디카 측에서 안 해 주느냐는 얘기를 했던 것이지요.) 이 필터는 색상에는 영향이 없으며, 자외선(UV/Ultra Violet rays)을 차단합니다. 디카에서 칼라 처리의 경우, 청색 계열의 자외선(Light Chart 참조)에 감응이 되고, 짧은 파장의 UV는 빛을 확산시켜서 플레어(flare/렌즈 표면에 빛이 흘러 화면을 흐리게 하거나 얼룩지는 현상)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UV 필터를 써야 칼라가 살아나고, 원거리에서도 선명한 영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이건 정지화나 동영상 촬영에서 공히 적용되는 것입니다.)
  
필터 중에서 소문나게 좋은 것은 슈나이더(Schneider)의 제품이고, 슈나이더의 UV 필터인 B+W MRC UV에 HD1000에 맞는 40.5mm 구경이 있습니다. 근데 무지 비쌉니다.-_- 이런 필터가 대략 만 원에서 2만 원 선인데, 슈나이더 B+W UV 필터는 시중가가 무려 46,000원짜리인데, 그나마 이 물건이 품귀인 곳이 태반입니다.(이유는 작티 HD1000의 구경과 같은 디카가 적고, 그래서 그 구경의 필터가 많이 사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켄코(Kenko)나 호야(Hoya), 혹은 하쿠바(Hakuba) 등의 같은 구경의 UV 필터를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전에 제가 Canon EOS 1D Mk2 DSLR을 살 때 L 렌즈를 몇 개 함께 샀습니다. 그 카메라를 추천해 주신 분이 초당대 사진과 교수인 고형모 교수님인데, 그 UV 필터들을 모두 슈나이더로 추천해 주셨습니다. 당시에 전 그 필터들이 특별히 좋아서 선택한 것이 아니고, 믿을만한 분이 추천해 주신 것이어서 산 것입니다. 제가 쓰는 렌즈에는 모두 슈나이더 B+W 필터들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나중에 집사람의 DSLR(Canon EOS 20D)에서 사용할 편광(polarized) 필터가 필요할 때 다른 분들로부터 추천을 받은 것도 B+W입니다. 이유는 아래 링크의 글에 있습니다. 왜 슈나이더 제품이 좋은가를 알 수 있는 여러 필터를 함께 비교 시험한 글이 거기 링크되어 있습니다. 그 테스트 리포트를 보면 다른 필터들은 슈나이더 B+W와는 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http://drspark.paran.com/cgi-bin/zero/view.php?id=fotodica&page=1&sn1=&divpage=1&sn=off&ss=off&sc=on&keyword=슈나이더&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963

‘어차피 작티 HD1000이면, 똑딱이 디카인데 그렇게 비싼 필터까지 쓸 이유가 있는가?’를 고민하는 분들도 있더군요.  고급기인 DSLR도 아닌 똑딱이에서 뭘 그렇게 비싼 걸 사용하느냐는 것인데, 일리가 있는 말씀이라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이 필터들을 한꺼번에 모아놓고 테스트를 해 보면 차이가 눈에 보이지만, 따로 볼 때는 알 수가 없지요. 그리고 어떤 걸 쓴다고 해도 누구의 눈에나 쉽게 띄는 결과물의 차이가 나는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까다로운 사람들이나 그런 거 따지고 살지요.^^;)

단지 하나, 명품은 작은 차이에서 구분이 된다는 것이지요.^^; 제가 작티 HD1000을 예약구매를 해서 한동안 써 보니 Full HD 래스터라이징의 동영상은 차치하고, 겨우 400만 화소의 정지화상 디카인 이 제품이 가진 성능이 의외로 좋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전 저렴한 1~2만 원짜리 필터를 사려고 하다가 마음을 달리 먹었습니다. ‘그래 2만 원 정도 더 쓰고, 기왕이면 더 나은 화질을 보여줄 수 있는 필터를 사자.’ 이렇게 말입니다.^^;

아래는 B+W UV 필터를 사서 장착하고 찍은 몇 장의 사진입니다. 혹시 기존에 작티를 쓰시면서 UV 필터를 사용해 보지 않으신 분들이 계실 듯하여 일종의 안내기로...^^(아래 사진들 중에서 작티 HD1000의 본체가 나오는 사진은 Canon EOS 1D Mark II로 찍은 것이고, 그 외의 사진들은 모두 HD1000으로 찍은 것입니다.)


- 이것이 슈나이더 B+W UV 필터입니다.

UV-Haze Filter라고 포장에 쓰여 있는데, 이는 자외선(UV)를 차단하면서 플레어로 인한 Haze(흐릿해 보이는 안개현상)를 예방한다는 의미입니다. 뒤에 보이는 것은 슈나이더 필터를 구입하면 항상 번들로 따라오는 극세사(마이크로 파이버) 렌즈닦이 천입니다. 그런데 이 극세사 천이 대단히 훌륭합니다. 제가 다양한 스포츠 글라스를 사용하면서 거기 따라온 렌즈 닦이용 천(micro fiber cleaners)들을 다 비교 시험해 봤는데, 이 슈나이더 렌즈 천 만큼 좋은 걸 많이 보지 못 했습니다.(그래서 전 스포츠 글라스나 안경 닦이 천으로 항상 이 슈나이더 제품을 주머니에 넣고 다닐 정도입니다.)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천이지만, 그것도 독일 장인들이 선택한 것은 차이가 난다는 걸 느낄 정도입니다.(혹시 의심되는 분들은 다른 클리너 천과 함께 같은 조건에서 시험을 하시고, 그 결과를 20배 내지 30배 정도의 루뻬를 사용하여 살펴보시면 파악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 역시 작티 HD1000의 접사 능력은 상당히 좋습니다.

자, 이제는 이 필터를 HD1000에 장착하겠습니다. 카페 질문 중에 필터를 어떻게 작티 렌즈에 끼우느냐는 것도 있었는데, 필터의 숫나사(♂)를 작티 렌즈의 앞부분에 있는 암나사(♀)에 대고, 가볍게 돌려 끼우면 됩니다.

그 이전에 주의하실 일은 이미 렌즈 표면이나 구석에 먼지가 앉은 상태에서, 혹은 필터 안쪽에 먼지가 지문이 묻은 상태에서 필터를 끼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미리 블로워(blower/소위 "뽁뽁이"라 불리는 아래 사진과 같은 것.)를 이용하여 먼지를 날려 보내고, 입김이나 렌즈 클리너액을 묻혀서 렌즈 표면과 필터 안 쪽면을 닦아낸 후에 장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입김으로 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전용 렌즈 클리너가 좋고요.)




- 필터를 끼우기 전의 HD1000입니다.


- 필터를 끼웠습니다. 아래는 필터 부위를 좀 더 확대한 사진입니다.




- 정면에서 보면 앞에는 B+W UV 필터에 적힌 글자가 보이고, 그 바로 뒤켠에 HD1000 렌즈에 적힌 글자의 일부가 보입니다.

렌즈 캡을 덮으면 어떤 모양이 나올까요? 원래 HD1000의 렌즈 캡은 HD1000의 앞부분과 구경이 똑같이 만들어져 있어서 매칭이 아주 잘 됩니다. 하지만 필터의 경우는 장착 구경은 같아도 그 두께가 HD1000의 앞부분과는 좀 다릅니다. 그래서 아래와 같은 들쑥날쑥한 모양이 됩니다.-_-


- 보기엔 좀 이상해도 렌즈 캡은 내경(內徑)에 잘 맞춰져 있는 것이기 때문에 캡을 덮어놓으면 절대 빠지지 않습니다.

작티 HD1000은 몇 주간 써 보니 가격 대비 성능이 대단히 좋은 기계입니다. 이런 좋은 기계의 렌즈가 상하지 않도록 하고, 조금이라도 더 명품(名品)스러운(?) 사진이나 동영상을 만들기 원하신다면, 첫 번째로는 필터를 꼭 끼우셔야 하고, 두 번째로는 [기왕이면] 좋은 필터를 끼우시기를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