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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욱 칼럼(Who's Phillip Yoon?), 조용훈 칼럼, [PC-Fi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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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
2008.06.08 13:51

Ladder형 DAC <1편>

조회 수 6541 좋아요 722 댓글 6
지금까진 계속 변죽만 울렸는데
이제 드디어 본론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번에 digital filter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아보았으므로
이것의 자세한 설명은 다음번으로 미루고요,
요번에는 여러분들이 많이 궁금해하실 DAC의 종류와 각 특징에 대해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오디오용 디지털 신호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 정도로 나누어볼 수 있습니다.
Ladder(사다리) 형과 Delta-sigma modulator 형인데요,
혹자는 Multi-bit 형과 1 bit 형으로 부르기도 합니다만,
뭐, 오해의 소지도 있고 공식적인 용어도 아니므로
여기에서는 위의 용어로 통일해서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Ladder type부터 설명들어갑니다.
"사다리" 형이라는 이름은 그 구성 모양에서 따온 말인데요,
이진수로 표시된 각 bit마다 1개의 스위치와 1개의 전류발생장치가
사다리처럼 연결되어있다하여 붙여진 이름입니다.
아래의 예는 4 bit로 구성된 2진수를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하는 예입니다.





4자리의 2진수의 각 자리는
2의 0승(1),
2의 1승(2),
2의 2승(4),
2의 3승(8) 을 표시합니다.
각 전류발생장치(정전류원)는 이에 대응하도록
1, 2, 4, 8 이라는 양에 비례하여 전류를 발생시키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그리고, 각 스위치는 각 bit의 "0", "1"에 따라 열리고 닫히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매 sample마다 해당 data 값의 각 bit를 해당 스위치에 연결만 시켜주면
해당 data에 대응하는 전류값을 얻을 수가 있게 됩니다.
아래의 그림이 그 예입니다. (주 1)





CD 보급 초창기에는 대부분 이러한 ladder type의 DAC가 주류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ladder형 DAC에는 몇 가지 단점이 있습니다.
오디오용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최소 16 bit 정도의 DAC가 필요한데,
이것은 가장 작은 전류원에 비하여 가장 큰 전류원이
정확히 2의 15승배 큰 전류를 발생시키도록 설계되어야한다는 것인데,
2의 15승이면 3만2천배로 약 0.003% 이하의 오차로 설계되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좀 더 좋은 성능의 20 bit나 24 bit 정도가 되면 더욱 더 힘들어집니다.
그래서, 제조 공정상 각 IC마다 레이저를 사용하여 일일이 저항을 깎아서
이러한 정확도를 유지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제조 비용이 올라가게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제조하더라도 100% 제 성능이 나오는 물건이 되는 것은 아니기에
테스트를 통해서 상품, 하품, 불량을 가려내어,
좀 더 좋은 성능이 나오는 물건은 비싸게 팔게 됩니다. (주 2)

위의 문제에서 비롯된 또 하나의 단점은
최상위 bit의 정확도에 관련된 것인데요,
위의 예에서 보시면 "0111"에서 "1000"이 될 때
즉, 전체 bit이 바뀌게 될 때
정확도의 문제가 극명하게 드러나게 되는데요,
하위 3개 bit의 전체 합인 1+2+4=7에서 8로 변할 때
정확히 1만큼만 증가하여야하지만,
최상위 bit의 전류가 예를 들어 8이 아니라
7.5가 된다거나 9.2가 된다거나 하면
-0.5, +1.2만큼의 오차가 발생하게 됩니다.
상상이 되시겠지만, bit이 늘어날수록 오차의 범위는 점증하게 됩니다.
최상위 bit이 특히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곳의 오차가 가장 크게될 확률이 높다는 이유 말고도
이곳이 신호의 중심이라는 점 때문입니다.
오디오 신호는 교류이기 때문에 모든 신호는 중심을 지나게 되어 있고,
작은 신호일수록 이 중심점에서의 왜곡이 상대적으로 더욱 더 크게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주 3)
(왜곡의 양은 고정이지만 신호의 세기가 줄면 상대적 왜곡이 커지게 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오디오용의 ladder형 DAC에서는
최상위 bit에 대응하는 전류원을 외부에서 미세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완제품 생산시 수작업으로 일일이 조정하여야만 제대로된 성능을 얻을 수 있습니다.
참으로 불편하기 짝이 없는 물건이지요.
그리고, 당연히 비용도 많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부품 가격도 비싼데, Set 제조 비용까지 올라갑니다)





그 외에도 최소 16개에서 24개의 switch가 동작하기 때문에,
그 동작에 따른 noise가 많고, 동작 speed가 느리다는 문제도 있습니다.
특히나 중심부근에서는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전체 bit의 switching이 이루어지므로
작은 신호에 대해서는 왜곡 문제뿐만이 아니라
noise적인 측면에서도 상당히 취약한 면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switch의 동작 자체에 따른 noise 이외에도
각 bit별 switch의 작동 시간차에 따라서
또 다른 형태의 noise가 발생하게 됩니다.
전문 용어로는 glitch라고 이야기되는 것인데요,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이해하시기 편하실 것입니다.





이러한 glitch는 ladder형 DAC를 설계할 때
세심하게 주의하여 그 발생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습니다만,
제조사마다 약간의 편차가 존재하고
소위 뽑기 운도 작용하게 됩니다.
(당연히 높은 grade의 물건일수록 그 발생이 작다고 보시면 됩니다)

단점만 적어놓으니 ladder형 DAC가 아주 몹쓸 것처럼 되었습니다만,
일전에 박사님께서 언급하셨던
어떠한 비용을 지불하고서라도 얻으려는 궁극의 성능에 관한 것이라면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것들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방식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비용과 제조 상의 어려움에 관한 것이니까요.

비용을 고려치 않는 해결 방법에는
높은 grade의 물건이라도 자체 검사로 특별히 성능이 좋은 놈만 골라서 사용하고,
이런 놈들을 다시 한 8개 정도 병렬로 붙여서 사용하여
서로의 나쁜 특성이 상쇄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아주 무식한 방법입니다만,
10년도 더 전에 일본의 Accuphase가 200만 엔(제 기억에...) 정도하는
DA Converter를 만들면서 사용했던 방법입니다.

그럼, Ladder형 DAC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정통이라는 점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제조상의 어려움 이외에는 별 단점이 없다는 점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 번에
Delta-sigma modulator 형 DAC, 소위 1-bit DAC 편에서
비교 설명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뭐 그냥 소리가 좋다는 구름 잡는 식의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과학적인 근거에 관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현재의 기술로 가능한 audio용 ladder DAC의 기술 수준은
20 bit 분해능과 CD 재생 주파수의 16배의 동작 속도 (약 700kHz) 정도 수준입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는 Ladder형 DAC를 좋아합니다만
정말 아쉬운 점은 이러한 IC들이 이제는 점점 생산 중단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가격이 비싸다보니 수요도 작아서 반도체 업체 입장에서는 채산성이 안 맞는 것이지요.

좀 더 복잡한 이야기가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만 2편으로 미루기로 하고요
오늘 이야기는 이쯤에서 정리하고자 합니다.


(주 1) 그림 오른쪽에 표시한 값은 2진수를 2의 보수를 취하였을 경우의 값입니다.
실제로 CD나 wave file 등에 기록되는 값은 2의 보수 형태입니다.
2의 보수는 왼쪽에 표시된 straight 값의 최상위 bit의 "0"과 "1"을 바꾼 형태가 됩니다.
그리고, 최상위 bit가 "1"일 때의 값을 음수로 인식하는 것입니다.
표시상의 문제일뿐 straight 값과 나타내는 범위나 표현하고자하는 내용은 동일합니다.


(주 2) Analog Device 사에서는 normal grade와 J grade로 구분하여 판매하고
TI에 인수된 Burr-Brown 사에서는 Normal grade, J grade, K grade 등으로 구분하여 판매합니다.
(K가 가장 좋은 등급입니다)
하지만, 양사의 기준은 조금 달라서 대체로 Analog Device의 J grade 물건이
Burr-Brown의 K grade 물건과 성능이 비슷합니다.
좀 나쁘게 보면 Analog Device에선 불량품인 물건이
Burr-Brown에서는 normal grade로 팔린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가격은 상당히 저렴하게 되지요...
Philips에서는 좋은 성능의 제품에 crown mark를 붙여서 판매합니다.
(Royal이란 뜻이 되겠지요. ^^)


(주 3) (주 1)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2의 보수 형태로 보았을 때는
-1에서 0으로의 변화에서 가장 큰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예 신호가 없으면 계속 0이겠지만, 0을 제외한 가장 작은 신호는
-1과 0, 1 사이를 오가는 신호가 될터인데,
이러한 작은 신호의 경우는 신호보다도 오차가 훨씬 클 수 있다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 바로 잡습니다 >>

제가 글을 써놓고 이것 저것 자료를 찾다보니
아무래도 좀 착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첫번째 그림에서 Ladder형 DAC로 설명한 것을
Binary Weighted DAC 혹은 전류가산형 DAC라고 부르더군요.
전류형이 아니라 저항을 사용한 전압형을
R-2R ladder형이라고 부르고요.

또, 대부분 이런 류의 DAC를 Multi-bit DAC로 부르더군요.
1-bit DAC의 변형 중에도 Multi-bit DAC가 있어 이 용어를 피했던 것인데,
적절한 다른 용어를 찾기가 힘들어
앞으로는 Ladder형 Multi-bit DAC로 부를까합니다.
Comment '6'
  • ?
    조용훈 2008.06.08 14:13
    [ cho4cho@hanafos.com ]

    그림이 들어가니 글 쓰는 속도가 줄어듭니다.
    어차피 읽으시는 분들도 내용이 숙성되려면 시간이 걸리실테고,
    기다리는 재미도 있으실테니
    나쁘지는 않으실거라 스스로 위안을 삼아봅니다.
    지금과 같은 양이라면 아직도 한 6~7편 정도는 남은 것 같습니다.
  • ?
    조용훈 2008.06.08 14:16
    [ cho4cho@hanafos.com ]

    요번 글의 요지는
    아날로그 변환 방법 중 Ladder형 DAC는 정통적인 접근 방법이기 하지만,
    제대로된 성능을 얻으려면 제조 상에 어려움이 많아 비용이 많이 든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 ?
    윤세욱 2008.06.08 14:33
    [ netadm@dreamwiz.com ]

    여태 읽었던 수많은 DAC 관련 글 가운데
    조용훈 선생님의 글이 단연 "최고"입니다.

    이해하기도 쉽거니와 재미 있습니다.

    조 선생님의 노고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
    조용훈 2008.06.08 20:06
    [ cho4cho@hanafos.com ]

    윤세욱 선생님,
    제가 선생님의 글을 뒤늦게 읽고 감동을 받아
    감사의 차원에서 글이 시작된 것이었는데,
    이렇게 재미있게 읽고 계시다니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제가 다시 글을 시작할 수 있게 멍석을 깔아주신 박사님께도 감사드립니다.)

    가까이 계시면 한 번 만나뵙고 싶습니다만,
    이억만리 타국에 계시니 아쉬울 따름입니다.
  • ?
    방형웅 2008.06.08 21:23
    [ hwbang@blueway1.co.kr ]

    지금부터는 더 많이 반복해서 읽어야 할듯 합니다...쿨럭

    늘 감사한 마음만 드립니다~
  • ?
    박순백 2008.06.09 19:55
    [ spark@dreamwiz.com ]

    이거 저도 여러번 읽어봐야할 듯합니다.^^
    그래야 잘 이해할 수 있을 듯합니다.

    그리고 이런 지식이 늘면 그간의 의문이
    많이 풀리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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