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7.05 14:09
스타힐 모글러브 주말 농장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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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오후,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는 것이 퍼붓는다는 말이 딱 실감나게 하더군요. 비가 오지 않는 맑은 날, 스타힐 주말 농장을 찾아가는 일은 남편 사전에 있을 법한 이야기가 아니지요. 그걸 감지했는지 남편이 갑자기 스타힐 주말 농장에 가 보는 게 어떠냐고 합니다. 저 역시 4월 초에 비료 뿌리러 간 것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지라(그 날 모마 님이 비료 20포대를 부려놓는 걸 보면서도 ‘아니 누구 네가 저렇게 많은 비료를 사왔대? 저건 필시 스타힐 자체의 농장 가꾸기에 필요한 비료인게야.’ 생각했었죠. 근데 첫 날 온 사람은 모마 님, 샤론, 저 이렇게 어른은 딱 셋 뿐. 하단에 부려놓은 비료를 상단의 텃밭까지 끌고 올라가며 갑자기 농사가 무서워졌습니다. 그 후 다신 안 간 거죠.ㅋ) 흔쾌히 가 보기로 했습니다.
- 주말 농장으로 올라가는 초입에서 아들과 사진 한 컷. 이정환 샘 네 가게에서 산 큰 비닐 가방엔(이거 아주 유용합니다.) 농사용 고무장갑, 옷가지 등 만반의 준비를 다 해 왔지요.
- 농장을 향해 올라가는 길 중간에도 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 아들과 올라가며 비료 끌어올린 기막힌 이야기를 또 합니다. 아들은 “아니 이 높은 경사를 어떻게 그 적은 인원이 20포대를 다 끌어 올렸대요?”하며 놀랍다는 듯 말합니다. "그러니 이 엄마가 월매나 죽을 고생을 했겠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은 모마 님이 거의 다 나르시다가 다음날 실신하셨었건만...ㅋ 폭우가 내려 사방이 어두워져 앞이 잘 안 보입니다.
- 여긴가 보다 생각하고 텃밭으로 올라갑니다.
- 자갈길을 올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와 사진 찍기도 어렵습니다.
- 헉,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농장 팻말이 온데 간데 없고, 원두막도 보이지 않습니다.
- 위쪽으로 더 걸어 올라가 보니 오호라 이런 아름다운 곳이 나타납니다. 여기는 바로 리프트를 타고 초보자 코스를 올라갈 때 오른쪽으로 보이는 풍경이잖아요?
- 되돌아 내려오다가 생각해 보니, 아하 다리 건너서 농장 팻말이 있었고 우회전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로 오르는 길 하나가 얼핏 보여 올라가 보니 와아, 팻말들이 보입니다. 우리의 스타힐 주말 농장 맞습니다.ㅋ 근데 완전히 반대편으로 진입하는군요.ㅋ
- 더 가까이 내려갑니다.
- 밭고랑에 물이 넘칩니다. 이러다가 농작물 다 떠내려가게 생겼어요.n,n
- 스타힐 모글 러브 밭입니다. 23번이 남편 이름으로 된 밭이었는데 이름들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제가 모글 러브 밭을 요모조모 살피는 사이 남편은 위쪽으로 갔습니다. 우리 밭에는 상추들이 밑둥은 다 시들어 넘어졌고, 윗둥도 다 따져 있고, 수확할 게 별반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쑥갓은 보이질 않아요. 찬찬히 살펴보니 풀이 더 무성하게 자라 쑥갓이 채 자라지 못하고 한 켯에서 작은 키로 겨우 숨을 쉬고 있더군요. 모글러브 밭은 그야말로 완전히 밀림지대였습니다.
막스님이 전날 동영상을 찍은 걸 보면 피망도 보이고 고추도 보이던데 밤새 풀이 다 덮었는지 보이지조차 않습니다.
남편이 사진 찍는 줄 알았더니 위쪽에서 뭔가를 따고 있는 게 포착됩니다. 거기 우리 밭 아니라고 어서 빨리 내려오라고 소리쳐 보지만, 그 소리는 폭우에 슬며시 묻히고 맙니다. 아들을 시켜 겨우 남편을 데려옵니다.^^*
- 아래쪽에서 무성한 질경이 엄청 뜯어왔어요. 어느 고랑엔 질경이만 다 뽑아 놓아, 쉽게 챙기기도 했고요.
나중에 보았더니 제가 우리 밭에서 수확한 것은 부분 부분 손상된 그런 푸성귀들이었는데, 남편이 윗 골에서 따 온 어느 스키어네 밭이었는지,(모르고 서리 한 것이니 용서를...^^*) 상추와 치커리는 아주 제대로 잘 키운 실한 것들이었어요.^^*
텃밭 사진 한 장 찍을 수조차 없이 비가 너무 무섭게 쏟아지고 천둥이 쳐서, 물이 불어나 집에 돌아가지 못할 것이 우려되어 서둘러 내려왔어요.
- 주말 농장에서 내려 오다 바로 왼쪽에 있는 텃밭은 스타힐 것일까요? 풀 한 포기 없이 잘 가꾸고 있었습니다.
- 뒤늦게 ‘스타힐 주말 농장’ 팻말을 발견합니다. 우린 이야기를 하며 여길 지나쳐 옆의 길로 주욱 올라갔던 거지요. 아들이 말합니다. “날씨가 너무 어두워서 이 팻말이 보일 리가 있어?” 오호, 역시 아들은 엄마 편입니다.ㅋ
저와 남편은 살로몬 부츠를 신어서 발에 물기 하나 안 들어왔고, 비옷 바지까지 입었는데, 아들은 슬리퍼 차림입니다. 나중에 춘천 닭갈비 집 쥔장님이 앞으로 농장에 갈 때는 절대로 슬리퍼 신고 가지 말라고 하시네요. 가끔 뱀이 출몰한다고요.
- 올라갈 때보다 물이 엄청 불어났어요.
- 넘칠지도 모르겠어요.
- 이 곳을 건너갔다가는 변을 당하는 수가 있으니 앞으로도 모글 러브 여러분, 조심해 주세요.
텃밭 주변에 질경이가 무더기로 분포되어 있는 걸 발견하고 한 바구니 따 왔어요. 내려 오는 길에 남편이 좋아하는 호박잎 몇 입 서리해 왔습니다.ㅋ(알고 한 서리지만 용서를...^^*) 상추, 겨자채, 청경채, 오이 하나 고추 서너 개(이것도 남편이 따 옴. 윗골에서.ㅋ), 토마토 큰 거 몇 개, 쓰러진 쪽파들 따 왔습니다. 잡초가 너무 크게 자라, 그거 뽑으러 가야할 것 같아요. 모글 러브 여러분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잡초들을 다 제거하고 풍성하고 실하게 잘 자라는 작물의 모습이 보고 싶어요.
돌아오는 길에 남편 대학 후배인 무주리조트의 스노우보드 강사이신 이태건 씨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묵현리 ‘춘천 닭갈비’ 집에 가서 점심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그의 부모님으로부터 농사짓는 법에 관한 멋진 강의도 듣고 왔어요. 그 분들은 식당에서 쓸 농작물을 수동리의 300평의 텃밭(이 정도면 텃밭 규모가 아닌데???)에서 가꾸고 계시다 하네요. 근데 산나물 등에 대해서는 책까지 사 보시며 공부를 하시는 중이셨어요.
아주 좋은 정보가 가득한 책들이라 구입해 보고 싶어요. 억수로 퍼붓는 비에도 굴하지 않고 묵현리 주말 농장에 다녀 오게 되어, 더욱 알찬 주말을 보내 흐뭇합니다.
*** 어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물었어요. 산에 멧돼지가 나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피하면 되느냐고요. 남편 왈 "멧돼지는 해를 끼지치 않으면 괜찮으니까 그냥 피해야 된다."고. 아들은 또 묻습니다. 멧돼지와 정면에서 마주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남편 왈 "그 땐 서로가 깜짝 놀란 상황이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아."라고 해서 폭소를 터트렸어요.ㅋ
- 주말 농장으로 올라가는 초입에서 아들과 사진 한 컷. 이정환 샘 네 가게에서 산 큰 비닐 가방엔(이거 아주 유용합니다.) 농사용 고무장갑, 옷가지 등 만반의 준비를 다 해 왔지요.
- 농장을 향해 올라가는 길 중간에도 물이 흘러내리고 있습니다.
- 아들과 올라가며 비료 끌어올린 기막힌 이야기를 또 합니다. 아들은 “아니 이 높은 경사를 어떻게 그 적은 인원이 20포대를 다 끌어 올렸대요?”하며 놀랍다는 듯 말합니다. "그러니 이 엄마가 월매나 죽을 고생을 했겠니?"라고 이야기합니다. 실은 모마 님이 거의 다 나르시다가 다음날 실신하셨었건만...ㅋ 폭우가 내려 사방이 어두워져 앞이 잘 안 보입니다.
- 여긴가 보다 생각하고 텃밭으로 올라갑니다.
- 자갈길을 올라가기 쉽지 않습니다. 비가 많이 와 사진 찍기도 어렵습니다.
- 헉, 비슷하게 생기긴 했는데 농장 팻말이 온데 간데 없고, 원두막도 보이지 않습니다.
- 위쪽으로 더 걸어 올라가 보니 오호라 이런 아름다운 곳이 나타납니다. 여기는 바로 리프트를 타고 초보자 코스를 올라갈 때 오른쪽으로 보이는 풍경이잖아요?
- 되돌아 내려오다가 생각해 보니, 아하 다리 건너서 농장 팻말이 있었고 우회전했던 기억이 납니다. 위로 오르는 길 하나가 얼핏 보여 올라가 보니 와아, 팻말들이 보입니다. 우리의 스타힐 주말 농장 맞습니다.ㅋ 근데 완전히 반대편으로 진입하는군요.ㅋ
- 더 가까이 내려갑니다.
- 밭고랑에 물이 넘칩니다. 이러다가 농작물 다 떠내려가게 생겼어요.n,n
- 스타힐 모글 러브 밭입니다. 23번이 남편 이름으로 된 밭이었는데 이름들은 온데 간데 없습니다.
제가 모글 러브 밭을 요모조모 살피는 사이 남편은 위쪽으로 갔습니다. 우리 밭에는 상추들이 밑둥은 다 시들어 넘어졌고, 윗둥도 다 따져 있고, 수확할 게 별반 없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쑥갓은 보이질 않아요. 찬찬히 살펴보니 풀이 더 무성하게 자라 쑥갓이 채 자라지 못하고 한 켯에서 작은 키로 겨우 숨을 쉬고 있더군요. 모글러브 밭은 그야말로 완전히 밀림지대였습니다.
막스님이 전날 동영상을 찍은 걸 보면 피망도 보이고 고추도 보이던데 밤새 풀이 다 덮었는지 보이지조차 않습니다.
남편이 사진 찍는 줄 알았더니 위쪽에서 뭔가를 따고 있는 게 포착됩니다. 거기 우리 밭 아니라고 어서 빨리 내려오라고 소리쳐 보지만, 그 소리는 폭우에 슬며시 묻히고 맙니다. 아들을 시켜 겨우 남편을 데려옵니다.^^*
- 아래쪽에서 무성한 질경이 엄청 뜯어왔어요. 어느 고랑엔 질경이만 다 뽑아 놓아, 쉽게 챙기기도 했고요.
나중에 보았더니 제가 우리 밭에서 수확한 것은 부분 부분 손상된 그런 푸성귀들이었는데, 남편이 윗 골에서 따 온 어느 스키어네 밭이었는지,(모르고 서리 한 것이니 용서를...^^*) 상추와 치커리는 아주 제대로 잘 키운 실한 것들이었어요.^^*
텃밭 사진 한 장 찍을 수조차 없이 비가 너무 무섭게 쏟아지고 천둥이 쳐서, 물이 불어나 집에 돌아가지 못할 것이 우려되어 서둘러 내려왔어요.
- 주말 농장에서 내려 오다 바로 왼쪽에 있는 텃밭은 스타힐 것일까요? 풀 한 포기 없이 잘 가꾸고 있었습니다.
- 뒤늦게 ‘스타힐 주말 농장’ 팻말을 발견합니다. 우린 이야기를 하며 여길 지나쳐 옆의 길로 주욱 올라갔던 거지요. 아들이 말합니다. “날씨가 너무 어두워서 이 팻말이 보일 리가 있어?” 오호, 역시 아들은 엄마 편입니다.ㅋ
저와 남편은 살로몬 부츠를 신어서 발에 물기 하나 안 들어왔고, 비옷 바지까지 입었는데, 아들은 슬리퍼 차림입니다. 나중에 춘천 닭갈비 집 쥔장님이 앞으로 농장에 갈 때는 절대로 슬리퍼 신고 가지 말라고 하시네요. 가끔 뱀이 출몰한다고요.
- 올라갈 때보다 물이 엄청 불어났어요.
- 넘칠지도 모르겠어요.
- 이 곳을 건너갔다가는 변을 당하는 수가 있으니 앞으로도 모글 러브 여러분, 조심해 주세요.
텃밭 주변에 질경이가 무더기로 분포되어 있는 걸 발견하고 한 바구니 따 왔어요. 내려 오는 길에 남편이 좋아하는 호박잎 몇 입 서리해 왔습니다.ㅋ(알고 한 서리지만 용서를...^^*) 상추, 겨자채, 청경채, 오이 하나 고추 서너 개(이것도 남편이 따 옴. 윗골에서.ㅋ), 토마토 큰 거 몇 개, 쓰러진 쪽파들 따 왔습니다. 잡초가 너무 크게 자라, 그거 뽑으러 가야할 것 같아요. 모글 러브 여러분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잡초들을 다 제거하고 풍성하고 실하게 잘 자라는 작물의 모습이 보고 싶어요.
돌아오는 길에 남편 대학 후배인 무주리조트의 스노우보드 강사이신 이태건 씨 부모님이 운영하시는 묵현리 ‘춘천 닭갈비’ 집에 가서 점심 맛있게 먹고 왔습니다. 그의 부모님으로부터 농사짓는 법에 관한 멋진 강의도 듣고 왔어요. 그 분들은 식당에서 쓸 농작물을 수동리의 300평의 텃밭(이 정도면 텃밭 규모가 아닌데???)에서 가꾸고 계시다 하네요. 근데 산나물 등에 대해서는 책까지 사 보시며 공부를 하시는 중이셨어요.
아주 좋은 정보가 가득한 책들이라 구입해 보고 싶어요. 억수로 퍼붓는 비에도 굴하지 않고 묵현리 주말 농장에 다녀 오게 되어, 더욱 알찬 주말을 보내 흐뭇합니다.
*** 어제 돌아오는 길에 아들이 물었어요. 산에 멧돼지가 나온다고 하는데 어떻게 피하면 되느냐고요. 남편 왈 "멧돼지는 해를 끼지치 않으면 괜찮으니까 그냥 피해야 된다."고. 아들은 또 묻습니다. 멧돼지와 정면에서 마주치면 어떻게 하느냐고. 남편 왈 "그 땐 서로가 깜짝 놀란 상황이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아."라고 해서 폭소를 터트렸어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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