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8.09 15:27
[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XIII] 아름다운 꼬모(Como) 호숫가 조지 클루니의 별장 건너편에 살까?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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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ㄴ[이탈리아 자동차 여행 XIII] 네 째 날(5/31, 월)
누구나 꿈을 꿉니다. '내 인생의 후반기는 조용하고, 맑고, 아름다운 호숫가에서 평화롭게 보내고 싶다.' 이런 꿈을... 제게 있어 꼬모 호수는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조지 클루니(George Timothy Clooney)와 베르사체(Versace)의 별장이 있는 호화롭고, 멋진 곳이라는 사실보다는 이탈리아의 독재자였던 무솔리니와 그의 애인이 붙잡혀 처형된 곳으로 기억되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의 보석’이라 불리는 꼬모 호수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사랑받아 온 휴양지로서 번잡하지 않고 조용하며, 한적함과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입니다. 노년의 인생살이를 꿈꾸기에 아주 적당한, 최고의 명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북쪽으로 얼마간 달려오니 슬슬 뒷편으로 알프스 자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공용(公用)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니 바로 공원입니다. 깨끗한 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고, 관광지라고 느껴지지 않는 차분함이 의외였습니다.
-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나온 부부는 두 손을 꼬옥 잡고...
제목을 보고 누군가는 ‘왜? 조지 클루니의 별장 옆집에 산다고 하지 그래?’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최근 조지 클루니의 호화 별장 주변에는 접근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별장 근처를 여러 명이 배회하기만 해도 벌금을 부과한다니 해도 너무한 조치 같긴 하지만, 클루니 본인인들 팬들과 파파라치들에 얼마나 치어 살았고, 그에 대한 불만이 많았으면 그런 조례까지 만들어 지게되었는가하고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꼬모 시의 시장은 클루니의 별장 근처에 세 명 이상이 함께 지날 경우 19유로(약 33,100원)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 조지 클루니의 모습과 꼬모에 있는 그의 별장입니다.
- 집들의 규모가 다양합니다. 우리의 발로 젓는 오리 보트와 같은 물놀이 기구가 많기도 합니다.
이탈리아는 20개의 주(州)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밀라노는 롬바르디아 주에 속하는 도시이며, 스위스 국경에 인접해 있는 꼬모(Como) 호수는 밀라노에서 40km 정도 떨어진 아주 가까운 도시입니다. 밀라노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30여분 달리다가 어느새 산 중턱을 내려서자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의 전경이 눈 앞에 활짝 펼쳐집니다.
오랜 세월동안 알프스의 녹아내린 눈으로 형성된 꼬모 호수는 수심이 420m인 이태리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270㎞의 긴 해안선이 감싸고 있어서 바다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밀라노 북쪽으로는 꼬모, 마조레, 루가노, 이세오, 가르다의 5개의 호수가 자리하고 있는데, 꼬모와 마찬가지로 위의 호수들은 모두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형성된 빙하호입니다.
- 차를 대고 나온 지 2분만에 주황색 예쁜 지붕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꼬모 호수가 나타납니다.
사람마다 꼬모의 이미지는 제각각이어서 어떤 이는 사람 인(人)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고, 어떤 이는 인벌스(inverse) Y모양(결국 사람 "인" 자 비슷.^^)이라고도 하며,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여인의 모습이라고도 합니다. 스위스의 국경과 인접한 마을이라고 해서 작은 줄 알았는데 결코 작지 않은, 호수를 가운데 두고 노랑색, 주홍색의 빌라와 리조트들이 층층이 들어서 있으며, 그것들이 대체로 호수가와 산 정상 부근에 밀집해 있습니다.
- 꼬모 호수의 다양한 루트를 왕복하는 페리 터미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페리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꼬모 호수의 중심부인 벨라지오(Bellagio)로 이동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수많은 요트와 페리들이 대기 중입니다.
- 언제 어디서나 노천 카페는 활기가 넘치고, 화려한 테이블 보가 관광객들을 유혹합니다.
- 선착장 부근에는 여러 가지 페리(차 등을 실어나르는 큰 배) 외에 개인 요트도 상당수였습니다.
꼬모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는데, 로마 시대에는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프리니스가, 18세기와 19세기에는 유럽 각국의 왕실, 수많은 부호, 예술가들이 꼬모 호수에 사치스러운 별장을 경쟁하듯이 세웠다고 합니다. 호수 주위에는 그와 같은 고급 휴양지가 아직도 상당히 남아 있다고 하고요. 꼬모 호수 최고의 휴양지는 체르노비오(Cernobbio)인데,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빌라 데스테(Villa d'Este)가 있고, 건물은 16세기에 세워져 왕궁 귀족이 살고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 호텔은 1568년에 건축됐기 때문에 르네상스 건축양식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서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 빌라 데스테의 르네상스식 정원. Picture by Sumook.
- 공용 주차장에서부터 사진을 찍으면서 구시가로 걷다보니 15분만에 두오모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냥 걸었다면 단 10분만에 두오모에 닿을 가까운 거리입니다.
꼬모의 두오모는 원래 있었던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타마리아 마조레’(Santa Maria Mazore) 교회가 있던 자리에 1396년부터 1740년까지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밀라노 같이 대도시도 아닌 이곳에 몇 백 년씩이나 걸려 두오모를 짓는 이탈리아인들의 끈기와 저력이 오늘의 이탈리아를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 두오모와 함께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이탈리아 중세도시에서 볼 수 있는 중요한 건물인 브롤레토(Broletto)로 ‘법의 심판이 시행되는 장소’란 의미라고 하는데 현재는 극장이나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두오모와 중앙의 브롤레토는 대리석을 사용했으나 왼쪽의 시계탑은 벽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두오모의 외부 모습은 수수하기 그지 없었는데 내부로 들어오니 훨씬 웅장합니다. 바로크 양식으로 장식된 내부의 화려한 천장이 돋보입니다.
- 두오모의 돔은 이탈리아 후기 바로크 건축가로 토리노를 대표하는 필립포 주바라 (Filipo Juvarra, 1685~1735년)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역시 화려합니다.
- 두오모의 파사드는 1457년에 완성되었는데, 수를 놓은 듯 섬세한 장미창(rose window)이 아름답습니다.
- 고즈넉한 골목으로 들어서니 호텔, 레스토랑, 상점, 카페들이 아기자기합니다.
두오모 광장의 동쪽 편에 있는 푸니콜라레(Funicolare=등산전차)를 타면 브루나테(Brunate)란 작은 마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곳은 꼬모 호수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맑은 날에는 멀리 알프스의 만년설까지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등산용 궤도열차인 푸니쿨라는 '푸니콜라레'와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 산 정상까지 뻗어있는 것은 브라나테 마을까지 올라가는 푸니콜라레입니다. 716m에 달하는, 정말이지 까마득히 높고도 높은 산 정상의 마을이었습니다.
- Como-Brunate 간 푸니콜라레 역입니다.
** 푸니쿨리 푸니쿨라: 루이지 덴차(Denza, L.)가 1880년에 작곡한 나폴리 민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로 베수비오 산의 등산 철도를 완공한 것을 기념하여 만든 곡입니다. 베수비오 산에 올라가면 스페인과 프랑스가 보이니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보자고 홍보하는 노래로, 가사의 구절마다 넣어 가락을 맞추는 말입니다.
호숫가 여행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배를 타고 돌아야 제 맛입니다. 빌라 바로 앞에 묶여있는 개인 보트도 구경하고, 예쁜 빌라에 넋을 빼앗기며 감탄하기도 하고, ‘저기 사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모습의 누구일까?’ 상상하기도 하고, 지중해 푸른 물결에 영롱하게 반짝이는 호숫물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푸니쿨라레를 타고 산 정상으로 가거나, 페리호를 타고 꼬모 호수 주위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아야 점묘화 같은 아름다운 집들의 주홍색 지붕의 모습이 한껏 빛을 발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여행에서의 긴 아쉬움의 그림자가 남아있지 않는다면 일상의 길목에서 우리의 그리움은 절반으로 줄어들어 버릴런지도 모르겠습니다.
- 집의 색깔들을 통일해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좌측 상단에 푸니콜라레가 올라가는 레일 선이 보입니다.
- Picture by narah kim
중세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현대가 멋지게 공존하는 곳. 시간만 있다면 그냥 홀로 마냥 걸어보고 싶은 길이었어요. 골목길마다 고대와 중세의 흔적들이 벽돌 하나에, 기둥 하나 하나에 살아있어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그것 하나만으로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집들마다의 색깔이 연노란색, 연핑크, 피렌체 지붕색인 주황색, 시에나색의 은은한 빛 등 알록달록 일색인데 그게 한 데 어우러져 동화속의 마을처럼 생동감 있고, 묘한 즐거움을 줍니다.
- 구시가의 좁은 골목길에서 늘 마주치게 되는 모습 두울. 자전거 타는 이들과 걸어가며 혹은 자전거를 타고 가며 핸드폰을 사용하는 모습들. 이탈리아에서 자전거는 필수품으로 애용됩니다.
- 구시가의 비좁은 골목에 몇 개의 테이블 만으로 이루어진 카페가 정겹습니다.
- 자전거 타는 꼬모인들을 만날 때마다 집이 그리워지곤 했습니다. 저도 어서 돌아가서 자전거를 타고 싶었거든요.
- 이탈리아의 좁은 거리를 거닐며 늘 감탄하게 되는 발코니 창틀에 내놓은 화초들과 예쁜 꽃들. 이탈리아인들은 정말 꽃을 사랑한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 꼬모 출신의 볼타( Alessandro Giuseppe Antonio Anastasio Volta: 1745 - 1827 ) 동상입니다. 세계 최초로 전지를 발명함으로써 인류에게 지대한 공적을 남기게 되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전압의 단위인 볼트(V)는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볼타의 동상은 1838년, 그의 사후 11년만에 건립되었습니다. 로마숫자 표기법은 시계판이나 책의 차례, 교과서의 대단원을 표시할 때 사용되기는 하지만, 숫자 10 까지는 그래도 아는 편이나 그 외는 많이 생소합니다. 볼타의 동상 사진 하단부의 로마숫자 표기법을 한 번 읽어 볼까요?
MDCCCXXXVIII : 1838년
M- 1000
D- 500
C- 100
X- 10
VIII- 8
누구나 꿈을 꿉니다. '내 인생의 후반기는 조용하고, 맑고, 아름다운 호숫가에서 평화롭게 보내고 싶다.' 이런 꿈을... 제게 있어 꼬모 호수는 미국의 유명한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조지 클루니(George Timothy Clooney)와 베르사체(Versace)의 별장이 있는 호화롭고, 멋진 곳이라는 사실보다는 이탈리아의 독재자였던 무솔리니와 그의 애인이 붙잡혀 처형된 곳으로 기억되고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북부의 보석’이라 불리는 꼬모 호수는 고대 로마시대부터 사랑받아 온 휴양지로서 번잡하지 않고 조용하며, 한적함과 아름다움이 가득한 곳입니다. 노년의 인생살이를 꿈꾸기에 아주 적당한, 최고의 명당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북쪽으로 얼마간 달려오니 슬슬 뒷편으로 알프스 자락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공용(公用)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니 바로 공원입니다. 깨끗한 거리에 사람도 별로 없고, 관광지라고 느껴지지 않는 차분함이 의외였습니다.
- 강아지 한 마리를 데리고 나온 부부는 두 손을 꼬옥 잡고...
제목을 보고 누군가는 ‘왜? 조지 클루니의 별장 옆집에 산다고 하지 그래?’ 생각하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이 최근 조지 클루니의 호화 별장 주변에는 접근 금지령이 내려졌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별장 근처를 여러 명이 배회하기만 해도 벌금을 부과한다니 해도 너무한 조치 같긴 하지만, 클루니 본인인들 팬들과 파파라치들에 얼마나 치어 살았고, 그에 대한 불만이 많았으면 그런 조례까지 만들어 지게되었는가하고 이해가 가는 부분입니다. 꼬모 시의 시장은 클루니의 별장 근처에 세 명 이상이 함께 지날 경우 19유로(약 33,100원)의 벌금을 물리도록 하는 조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 조지 클루니의 모습과 꼬모에 있는 그의 별장입니다.
- 집들의 규모가 다양합니다. 우리의 발로 젓는 오리 보트와 같은 물놀이 기구가 많기도 합니다.
이탈리아는 20개의 주(州)로 이루어져 있고 그 중 밀라노는 롬바르디아 주에 속하는 도시이며, 스위스 국경에 인접해 있는 꼬모(Como) 호수는 밀라노에서 40km 정도 떨어진 아주 가까운 도시입니다. 밀라노에서 고속도로를 따라 30여분 달리다가 어느새 산 중턱을 내려서자 끝이 보이지 않는 호수의 전경이 눈 앞에 활짝 펼쳐집니다.
오랜 세월동안 알프스의 녹아내린 눈으로 형성된 꼬모 호수는 수심이 420m인 이태리에서 가장 깊은 호수로 270㎞의 긴 해안선이 감싸고 있어서 바다라고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밀라노 북쪽으로는 꼬모, 마조레, 루가노, 이세오, 가르다의 5개의 호수가 자리하고 있는데, 꼬모와 마찬가지로 위의 호수들은 모두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형성된 빙하호입니다.
- 차를 대고 나온 지 2분만에 주황색 예쁜 지붕들이 올망졸망 모여 있는 꼬모 호수가 나타납니다.
사람마다 꼬모의 이미지는 제각각이어서 어떤 이는 사람 인(人)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하고, 어떤 이는 인벌스(inverse) Y모양(결국 사람 "인" 자 비슷.^^)이라고도 하며, 멋들어지게 차려입은 여인의 모습이라고도 합니다. 스위스의 국경과 인접한 마을이라고 해서 작은 줄 알았는데 결코 작지 않은, 호수를 가운데 두고 노랑색, 주홍색의 빌라와 리조트들이 층층이 들어서 있으며, 그것들이 대체로 호수가와 산 정상 부근에 밀집해 있습니다.
- 꼬모 호수의 다양한 루트를 왕복하는 페리 터미널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페리를 타기 위해 기다리고 있습니다. 꼬모 호수의 중심부인 벨라지오(Bellagio)로 이동하는 코스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 수많은 요트와 페리들이 대기 중입니다.
- 언제 어디서나 노천 카페는 활기가 넘치고, 화려한 테이블 보가 관광객들을 유혹합니다.
- 선착장 부근에는 여러 가지 페리(차 등을 실어나르는 큰 배) 외에 개인 요트도 상당수였습니다.
꼬모의 역사는 매우 오래되었는데, 로마 시대에는 카이사르, 아우구스투스, 프리니스가, 18세기와 19세기에는 유럽 각국의 왕실, 수많은 부호, 예술가들이 꼬모 호수에 사치스러운 별장을 경쟁하듯이 세웠다고 합니다. 호수 주위에는 그와 같은 고급 휴양지가 아직도 상당히 남아 있다고 하고요. 꼬모 호수 최고의 휴양지는 체르노비오(Cernobbio)인데, 이곳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빌라 데스테(Villa d'Este)가 있고, 건물은 16세기에 세워져 왕궁 귀족이 살고 있었던 곳이라고 합니다. 이 호텔은 1568년에 건축됐기 때문에 르네상스 건축양식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어서 더욱 높이 평가받고 있습니다
- 빌라 데스테의 르네상스식 정원. Picture by Sumook.
- 공용 주차장에서부터 사진을 찍으면서 구시가로 걷다보니 15분만에 두오모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그냥 걸었다면 단 10분만에 두오모에 닿을 가까운 거리입니다.
꼬모의 두오모는 원래 있었던 로마네스크 양식의 ‘산타마리아 마조레’(Santa Maria Mazore) 교회가 있던 자리에 1396년부터 1740년까지 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다고 하는데 밀라노 같이 대도시도 아닌 이곳에 몇 백 년씩이나 걸려 두오모를 짓는 이탈리아인들의 끈기와 저력이 오늘의 이탈리아를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 두오모와 함께 나란히 서 있는 것은 이탈리아 중세도시에서 볼 수 있는 중요한 건물인 브롤레토(Broletto)로 ‘법의 심판이 시행되는 장소’란 의미라고 하는데 현재는 극장이나 전시관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두오모와 중앙의 브롤레토는 대리석을 사용했으나 왼쪽의 시계탑은 벽돌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 두오모의 외부 모습은 수수하기 그지 없었는데 내부로 들어오니 훨씬 웅장합니다. 바로크 양식으로 장식된 내부의 화려한 천장이 돋보입니다.
- 두오모의 돔은 이탈리아 후기 바로크 건축가로 토리노를 대표하는 필립포 주바라 (Filipo Juvarra, 1685~1735년)가 만들었다고 하는데 역시 화려합니다.
- 두오모의 파사드는 1457년에 완성되었는데, 수를 놓은 듯 섬세한 장미창(rose window)이 아름답습니다.
- 고즈넉한 골목으로 들어서니 호텔, 레스토랑, 상점, 카페들이 아기자기합니다.
두오모 광장의 동쪽 편에 있는 푸니콜라레(Funicolare=등산전차)를 타면 브루나테(Brunate)란 작은 마을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이곳은 꼬모 호수를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어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맑은 날에는 멀리 알프스의 만년설까지 볼 수 있다고 합니다. 등산용 궤도열차인 푸니쿨라는 '푸니콜라레'와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 산 정상까지 뻗어있는 것은 브라나테 마을까지 올라가는 푸니콜라레입니다. 716m에 달하는, 정말이지 까마득히 높고도 높은 산 정상의 마을이었습니다.
- Como-Brunate 간 푸니콜라레 역입니다.
** 푸니쿨리 푸니쿨라: 루이지 덴차(Denza, L.)가 1880년에 작곡한 나폴리 민요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 중 하나로 베수비오 산의 등산 철도를 완공한 것을 기념하여 만든 곡입니다. 베수비오 산에 올라가면 스페인과 프랑스가 보이니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가보자고 홍보하는 노래로, 가사의 구절마다 넣어 가락을 맞추는 말입니다.
호숫가 여행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배를 타고 돌아야 제 맛입니다. 빌라 바로 앞에 묶여있는 개인 보트도 구경하고, 예쁜 빌라에 넋을 빼앗기며 감탄하기도 하고, ‘저기 사는 사람은 도대체 어떤 모습의 누구일까?’ 상상하기도 하고, 지중해 푸른 물결에 영롱하게 반짝이는 호숫물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푸니쿨라레를 타고 산 정상으로 가거나, 페리호를 타고 꼬모 호수 주위를 천천히 한 바퀴 돌아야 점묘화 같은 아름다운 집들의 주홍색 지붕의 모습이 한껏 빛을 발했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러나 여행에서의 긴 아쉬움의 그림자가 남아있지 않는다면 일상의 길목에서 우리의 그리움은 절반으로 줄어들어 버릴런지도 모르겠습니다.
- 집의 색깔들을 통일해 도시의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좌측 상단에 푸니콜라레가 올라가는 레일 선이 보입니다.
- Picture by narah kim
중세의 고즈넉한 분위기와 현대가 멋지게 공존하는 곳. 시간만 있다면 그냥 홀로 마냥 걸어보고 싶은 길이었어요. 골목길마다 고대와 중세의 흔적들이 벽돌 하나에, 기둥 하나 하나에 살아있어 자신을 드러내고 있는 그것 하나만으로 즐거울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집들마다의 색깔이 연노란색, 연핑크, 피렌체 지붕색인 주황색, 시에나색의 은은한 빛 등 알록달록 일색인데 그게 한 데 어우러져 동화속의 마을처럼 생동감 있고, 묘한 즐거움을 줍니다.
- 구시가의 좁은 골목길에서 늘 마주치게 되는 모습 두울. 자전거 타는 이들과 걸어가며 혹은 자전거를 타고 가며 핸드폰을 사용하는 모습들. 이탈리아에서 자전거는 필수품으로 애용됩니다.
- 구시가의 비좁은 골목에 몇 개의 테이블 만으로 이루어진 카페가 정겹습니다.
- 자전거 타는 꼬모인들을 만날 때마다 집이 그리워지곤 했습니다. 저도 어서 돌아가서 자전거를 타고 싶었거든요.
- 이탈리아의 좁은 거리를 거닐며 늘 감탄하게 되는 발코니 창틀에 내놓은 화초들과 예쁜 꽃들. 이탈리아인들은 정말 꽃을 사랑한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 꼬모 출신의 볼타( Alessandro Giuseppe Antonio Anastasio Volta: 1745 - 1827 ) 동상입니다. 세계 최초로 전지를 발명함으로써 인류에게 지대한 공적을 남기게 되었는데, 우리가 사용하는 전압의 단위인 볼트(V)는 그의 이름에서 따온 것입니다.
볼타의 동상은 1838년, 그의 사후 11년만에 건립되었습니다. 로마숫자 표기법은 시계판이나 책의 차례, 교과서의 대단원을 표시할 때 사용되기는 하지만, 숫자 10 까지는 그래도 아는 편이나 그 외는 많이 생소합니다. 볼타의 동상 사진 하단부의 로마숫자 표기법을 한 번 읽어 볼까요?
MDCCCXXXVIII : 1838년
M- 1000
D- 500
C- 100
X- 10
VIII-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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