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20 05:50
[하루 한 컷] #100-25. 아침 이슬을 품은 꽃양귀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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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동안 로드바이크로 달리기만 하던 길이었어요. 얼마나 아름다운 꽃양귀비 길이 계속 이어져 있었는지 달려가는 내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지요. 올해는 새벽에 일어나 자전거를 타는 게 아니라 사진을 찍어보리라 마음 먹곤 했습니다. 드디어 6월 19일 새벽 3시에 일어나 물의 정원으로 달려갔어요.
꽃이 채 피지 않은 봉오리는 무게 중심 때문에 할미꽃처럼 모두 고개를 숙이고 있어요. 이미 꽃이 져버린 것은 씨방이 동그랗게 꼿꼿이 서 있곤 했습니다. 그 가녀린 긴 줄기 끝에 매달려 하늘하늘 춤추는 꽃양귀비가 그 어느 때보다 아름다웠습니다.
꽃잎 뒤로 눈부신 아침 햇살이 떠올라 북한강물이 빛나는 모습에 눈길이 멈추고, 금빛 물든 산허리와 역광 속에서 줄기의 어린 솜털도 보송보송 빛났어요. 아웃포커싱 된 붉은 해를 품은 꽃양귀비는 아침 이슬에 빛나던 꽃양귀비와 함께 제겐 큰 선물이었어요
물의 정원의 양귀비는 색깔이 섞여 있어서 붉은 꽃잎이 더욱 도드라지게 눈에 띕니다. 저만 홀로 고고하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다른 꽃을 배려함으로 해서 자신도 더욱 빛나게 되는 이치이지요. 가을 빨간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을 돋보이게 해 주는 노란색감의 뒷 배경이 있어서 더 아름다운 것처럼... 고운 하늘거리는 꽃들을 바라보면서 나도 누군가에게 작지만 무엇인가를 베풀어 더욱 쓸모있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