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하길 잘 했나?^^*
어제 저녁에 귀한 결혼식이 있었다. 내가 새내기 때 대학 동아리 KUSA에서 남편을 만났고, 어제 혼주 역시 KUSA에서 둘이 만나 결혼을 했다. 남편끼리는 고교 동창이라 둘도 없는 절친이고, 아내끼리도 대학친구인지라 대학시절 연애 때부터 아이 낳은 후 지금까지 온 가족이 37년간을 함께 한 사이였다.
신랑 형진이는 미국으로 유학을 가 의사가 되었고, 형인 우진이 역시 동생과 같이 유학을 가 작년에 결혼을 해서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 예식이 끝나고 우진이와 이야기를 하는데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알고 있었다. 페북에서 다 보고 있었다면서... 예전부터 우진이, 형진이 형제는 남편에 대해서는 너무도 훤하게 잘 알고 있어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며 남편을 몹시 좋아하고 있었다.
- 결혼식장에서의 김우진. 잘 생겼다. 제 아빠와 너무도 똑같다.
근데 어제, 우진이와 이야기하며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 KUSA 멤버들은 남자들 몇몇은 페북을 하고 있으나, 그냥 보는 것에서 그치고, 댓글을 달거나 하지는 않는다. 내가 현대수필에서 신인상을 받고 수필가가 되었을 때 우진이 아빠만이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내왔고, 이번에 포랩 사진공모전에서 1등을 했을 때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 온 분은 딱 한 사람 우진이 아빠 뿐이었다.
우진이가 사진들 보았다는 이야기를 해서 자세히 설명을 하며 동호회에서 공모전을 해 가지고 812명 중에서 1등을 했다고 말해 주었다. 우진이는 “원래 두 분 모두 대단하시고, 굉장하신 분들이라고 늘 생각해 왔기에 1등하신 것이 하나도 놀랍지 않아요. 언제고 개인 사진전을 하신다면 정말 꼭 가서 보고 싶어요.”
- 내아들과 손녀 둘과 우진이가 한 컷.
그간 우진이가 남편만 우상으로 생각하고, 좋아하는 줄 알았더니 나에게까지도 깊은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주는 것이 아닌가?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 자식의 친구에게서 이런 말을 들으니 몹시 생소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따스한 마음이 일렁인다.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고 했던가. 우진이가 미국에 들어가기 전에라도 내가 찍은 작은 사진 액자 하나 들려 보내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다. 그리고 내 개인 사진전에는 우진이가 꼭 와 주었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