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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애의 Naver 블로그 "디카로 그리다"
2006.10.22 13:32

It's Now or Never~Scarlet님

조회 수 1176 좋아요 279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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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몹시도 좋아하는 Scarlet 언니, 그 언니의 멋진 노래라 늘 들으려고 가져왔습니다.


목련 새잎 / 도종환 나뭇잎들이 생의 작별에 대해 준비해야 하는 가을입니다. 그런 가을 나무들 사이에서 저는 놀라운 장면을 봅니다. 목련나무에 새 잎이 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여름에 청주집에 있는 책들을 모두 산방으로 옮겼습니다. 책을 차에 옮겨 싣는 동안 창가에 있던 목련나무가 수난을 당했습니다. 나무 때문에 사다리차의 기계 사다리를 창문에 걸칠 수 없는 걸 지켜보던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가 톱으로 나뭇가지를 군데군데 잘라낸 것입니다. 두 나무 모두 크고 작은 가지를 합해 각각 여덟 개에서 아홉 개 정도가 잘려나갔습니다. 나무가 안됐다고 생각하면서 잠시 나무를 바라보았지만 짐을 날라야 했기 때문에 곧 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몇 주가 흘렀습니다. 그런데 가을에 접어들면서 잘린 나뭇가지 아래에서 일제히 새 잎들이 솟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작은 가지에는 서너 개의 이파리가 굵은 가지 밑에서는 십여 개의 새 잎이 돋아나고 있는 것입니다. 손톱만한 크기의 잎에서 시작하여 지금은 손바닥만한 잎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잎들이 얼마나 안간힘을 쓰며 자라는 지 이파리들이 적상추잎 처음 나올 때처럼 붉은 색을 띄고 있는 것입니다. 나는 그 불그스레한 목련잎을 보면서 저것은 나무의 사랑일까 비명일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니 나무는 가지가 잘린 그 순간부터 비명을 질렀을 것입니다. 음성언어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우리가 듣지 못하였을 뿐이지 목련나무는 자기의 언어로 수없이 비명을 질렀을 겁니다. 그리고 잘린 가지를 어루만지고 위로하고 달래고 하였을 겁니다. 사람들은 너를 버려도 나는 너를 버리지 않는다고 목련나무는 잘린 가지에게 말하였을 겁니다. 사람들이 너를 해쳐도 나는 너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말하였을 겁니다. 사람들은 네게 상처를 주지만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보여주겠다고 잘린 가지를 쓰다듬으며 말하였을 겁니다. 새봄도 아닌 가을에 잘린 가지마다 새 잎을 내밀면서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주었을 겁니다. 잘린 가지마다 새 잎이 솟아나올 때 밖에 있던 모든 나뭇잎들이 영차영차 하고 응원을 해주었을 겁니다. 밤이면 들려오던 나뭇잎 소리들도 어쩌면 어린 목련이파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던 소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많은 이파리들이 떠날 준비를 하는데 가을 나뭇잎 사이에서 안간힘을 다해 밀어 올리는 새 잎들이 꽃처럼 환합니다. 상처가 아니었으면 어떻게 이런 사랑이 다시 시작 되었겠습니까. 사랑에는 계절이 없는 것임을 목련나무 새 잎은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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