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fPCC_GHdX3U?si=138jWeH-8otMcXLe
3년 전인 2020년 겨울 밀라노는
밀려 드는 시신으로, 미처 화장 처리 못 한 코로나19 희생자들의 관을
길가에 쌓아두고 있어야만 했던 암울한 시기였습니다.
2021년 이탈리아 전역에서 단테 사망 700주기를 앞두고
기획된 모든 행사도 취소가 되어버렸죠.
“라 스칼라”도 2020년 봄부터 어쩔 수 없이 극장문을 닫았지만
극장 관계자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는지
20~21 시즌 계획했던 오페라 아리아를 모아
“A Riveder Le Stelle”라는 제목의 무관중 공연 동영상을 만들어
이탈리아 Rai1 TV를 통해 무료배포를 하였습니다.
... A Riveder Le Stelle ..
다시 별을 보려 한다는 뜻의 토스카나 구어로
(그런데 이탈리아는 단테, 페트라르카, 보카치오 이후로
로마어가 아닌 토스카나어가 표준어입니다.)
신곡에서,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땅속 지옥여행을 마치고
반대쪽, 별을 볼 수 있는 연옥과 천국을 향하며 뱉은 말입니다.
리카르도 샤이가 지휘를 맡고 “라 스칼라 오케스트라”가 반주를 한
세 시간짜리 긴 공연 동영상입니다.
전체가 이탈리아어로 설명되고 자막은 없습니다.
앞에 해설자들과 리카르도 샤이의 사설이 길고,
15분 정도부터 밀라노의 스포르체스코 성, 갈레리아, 두오모,
다빈치 동상의 스칼라 광장과 라 스칼라 야경과 함께 프롤로그,
그리고 라 스칼라 합창단의 마멜리 찬가(국가 대신 연주되는 곡)가 나오며
오페라 아리아들은 앞에서 22분경부터 시작됩니다.
(단, 구글엣지보다는 구글크롬에서 잘 실행이 됩니다.)
https://www.operaonvideo.com/a-riveder-le-stelle-milan-2020-alagna-beczala-yoncheva-domingo-florez/#google_vignette
실행이 안 되면 https://www.operaonvideo.com/ 들어가
a-riveder-le-stelle-milan-2020를 검색하면 됩니다.
오페라 제목과 가수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나옵니다.
베르디 리골레토 서곡
베르디의 리골레토(루카 살시), 라 트라비아타(비토리오 그리골로),
돈 카를로(일다 압드라자코프, 뤼도빅 테지에, 엘리나 가랑차),
도니제티의 라메르무어 루치아(리제테 오로페사),
푸치니 나비부인(크리스틴 오폴라이스),
도니제티 돈 파스콸레(로사 피올라), 사랑의 묘약(후안D.플로레스),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발레,
푸치니 투란도트(알렉산드라 쿠르작),
비제 카르멘(전주곡, 마리안 크레바싸, 표트르 벡찰라),
베르디 가면무도회(엘레오노라 부라토, 조지 페티안, 프란체스코 멜리),
마스네 베르테르(벤자민 베르넹),
에릭 사티에 대한 현대음악적 해석과 무용,
베르디 테마의 무용곡,
베르디 오텔로(카를로스 알바레즈),
조르다노 안드레아 세니에(P.도밍고, 소냐 욘체바),
푸치니 토스카(로베르토 알라냐), 나비부인(마리나 레베카), 투란도트(표트르 벡찰라),
마지막으로 로시니 윌리암 텔에 나오는
“tutto cangia il ciel s'abbella(모든 것이 변하고 하늘은 아름다워)” (모든 출연진)
출연진이나, 무대연출이나,
코로나 전후 수년간 제가 시청한 오페라 동영상 중
가장 만족스러운 공연으로 꼽지 않을 수 없습니다.
3년전 코로나가 만연했던 이탈리아는
14세기 흑사병 유행시기 만큼이나
지옥 같은 상황이었을 겁니다.
다가오는 2021년에는
신곡에 묘사된 천국은 아니더라도
신곡의 연옥 만큼이라도 되기를 바랐건만...
코로나19의 지옥은 그 뒤로도
2년 이상 지속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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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글로 소개한 작품. 잘 들어보겠습니다.^^

캐나다의 그 강은 흐르고 있는가 궁금했는데, 그 "깊은 강"은 잘 흐르고 있네.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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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이 너무 길어서 다 보기 힘들어 하는 분들을 위한 동영상 타임라인 서비스입니다.
22분 50초: 베르디의 리골레토 서곡,
26분 20초: 리골레토 2막, 질다를 납치한 공작의 신하들에게 저주를 퍼붓다가,
다시 딸 돌려달라 간청하는 리골레토,
“cortigiani, vil razza dannata! (신하들, 이 저주받은 인간들아!) (루카 살시),
30분 55초: 리골레토 3막,
만토바 공작의 “la donna mobile..(여자의 마음은 갈대..)” (비토리오 그리골로),
34분 40초: 베르디의 돈 카를로 4막, “ella giammai m'amo (그녀는 결코 나를 사랑하지 않았네)”
왕비가 돈 카를로 왕자와 바람 났다고 생각하는 필리포 왕의 탄식(일다 압드라자코프)
43분 30초: 돈 카를로 4막, 필리포 왕이 왕자의 반역을 의심하자
대신 반역죄를 뒤집어쓰고 왕자를 위해 죽으리라 결심하는 왕자의 절친 로드리고가 부르는
“per me giunto..(나의 마지막 날이..)”(뤼도빅 테지에)
51분 30초: 돈 카를로 4막, “o don fatale (오 가혹한 운명이여!)”(엘리나 가랑차),
모든 사단이 자기가 너무 예뻐 생긴 일이라며 탄식하는 에볼리 공녀의 자뻑 아리아,
1시 0분 0초: 도니제티의 람메르무어 루치아 중, “regnava nel silenzio(깊은 침묵이 밤을 덮는다.)”
실연으로 성안 연못에 빠져 자살한 처녀귀신이 보인다는 실성한 루치아의 아리아(리제테 오로페사),
1시 9분 30초: 푸치니 나비부인, 초초상이 핑커튼의 아이 앞에서 자살시전하는 마지막 피날레
“tu tu piccolo iddio(오 나의 작은 신(God)이여)”(크리스틴 오폴라이스),
1시 15분 40초: 도니제티 돈 파스콸레 중, 파스콸레 조카 에르네스토와 결혼을 약속한
젊은 과부 노리나가 읽고 있던 소설의 내용에서 자기는 맘만 먹으면
어느 남자도 꼬실 수 있다는 자신감을 노래하는
“quel guardo il cavaliere(기사에게 꽂힌 뜨거운 눈길)”(로사 피올라),
로마시 남동쪽 영화제작사들이 밀집한 동네 치네치타가 영상의 배경입니다.
1시 22분 30초: 도니제티 사랑의 묘약 중,
군입대를 결심한 네모리노가 아디나의 남몰래 흘리는 눈물에 감동해 부르는
“una furtiva lagrima”(후안D.플로레스),
테르미니 역이 영상의 배경인데 ‘라 스트라다’의 젤소미나와 잠파노도 보입니다.
1시 28분 40초: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발레,
1시 34분 20초: 푸치니 투란도트 중, “signore ascolta(주인님 들어보세요)”(알렉산드라 쿠르작),
냉혹한 공주 때문에 목숨을 거는 일은 하지말라고 칼라프 왕자에게 부탁하는 류의 아리아.
배경영상은 존 밀레이가 그린 ‘오필리아’의 실사사진입니다.
아마, 햄릿 때문에 자살한 오필리아가 남자문제로 자신을 희생한 여인의 대명사이기 때문일 겁니다.
1시간 37분 10초: 비제 카르멘 전주곡,
1시간 39분 25초: 난 하늘의 새와 같이 자유로워서 길들여질 수 없다는
카르멘 1막 “하바네라”(마리안 크레바싸),
1시간 43분 50초: “la fleur que tu m’avais jetee(꽃의 노래)”(표트르 벡찰라),
카르멘 2막, 카르멘이 던져준 꽃을 간직하며 다시 만나는 그날을 고대하며
깜빵에서 견뎌냈다는 호세의 고백.
1시간 49분 20초: 베르디 가면무도회 3막,
“moro, ma prima in grazie(죽기 전, 자비를..)”(엘레오노라 부라토),
남편의 상사(보스턴 주지사)를 사랑한 부인이 죽기 전, 아들 한번 껴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아리아.
이어서, 1시간 54분 40초: 자기 처와 눈 맞은 주지사의 초상화를 보며
이 더러운 마음들의 원인이 바로 당신이구려 하는 레나아트 의 “eri tu che macchavi”(조지 페티안),
2시간 0분 20초: 가면무도회 3막, 부하직원 레나아트의 처 아멜리아를 사랑하였으나
도리 때문에 그녀를 포기할 결심하는 보스톤 주지사 리카르도의 독백,
“forse la soglia attinse....ma se me forza perderti..”(프란체스코 멜리)
2시간 7분 35초: 마스네의 베르테르 3막, 샤를로트의 빈 방에서
그녀와 같이 읽던 시집을 발견한 베르테르가 그녀와의 달콤했던 순간을 회상하며 부르는
“Pourquoi me reveiller(어찌하여 나를 깨우는가?)”(벤자민 베르넹),
2시간 13분 3초: 에릭 사티에 대한 현대음악적 해석과 무용,
2시간 19분 48초: 베르디 오페라 주제의 발레곡,
2시간 29분 50초: 베르디 오텔로 2막에서 베네치아 식민지 키프로스의 무어인 총독 오텔로와
총독의 착하고 예쁜 백인 아내 데스데모나를 질투하며
나는 근본적으로 잔인하고 사악한 자라서 잔인한 하나님을 믿는다 라고 독백하는
총독의 악당 똘마니 이아고의 독백 “credo in un dio crudel”(카를로스 알바레즈),
2시간 35분 50초: 조르다노 안드레아 세니에 3막,“nemico della patria?(조국의 적?)” (P.도밍고)
프랑스 혁명 전엔 마딸레나 집안의 집사이지만, 혁명정부 지도자 중 한 사람이 되었다가
로비에스피에르 정부의 공포정치에 반감을 가지고 반혁명주의로 돌아선 제라르의 분노.
스크린에는 평생을 정의를 위해 싸운 영웅 들의 사진이 비춰집니다.(마피아와 싸우다가 비명횡사한 팔코네와 보르셀리노 검사, 간디, 만델라, 등등...)
2시간 40분 30초: 안드레아 세니에 3막, “la mamma morta(어머니는 돌아가셨죠.)”(소냐 욘체바),
혁명정부지도자의 한사람으로 변신한 제라르에게 처형을 앞둔 애인 ‘안드레아 세니에’를 구해 달라며
혁명 중에 자기 어머니가 폭도에게 붙잡혀 불에 타죽었다며 하는 하소연.
배경은 들라크루아의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 실사재현입니다.
2시간 46분 15초: 푸치니 토스카 3막. “e lucevan le stelle(별은 빛나건만)”(로베르토 알라냐),
배경은 3막의 무대인 산탄젤로 성과 테베레 강변입니다.
2시간 48분 30초: 푸치니 나비부인 2막 “un bel di vedremo(어느 개인 날)”(마리나 레베카),
2시간 53분 55초: 푸치니 투란도트 3막 “nessun dorma(잠 못 이루고)”(표트르 벡찰라),
2시간 59분 45초: 마지막으로 로시니 윌리암 텔에 나오는
“tutto cangia il ciel s'abbella(모든 것이 변하고 하늘은 아름다워)” (모든 출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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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찬 구성의 영상을 엄청난 내공의 설명으로 들으니 금상첨화입니다.
오페라에 대해 "진심"이신 유신철 박사님.
"브라보!"는 리카르도 샤이보다 유 박사님께서 받으셔야 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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