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무서워가 아니라
이젠 다들 코로나에 걸려서 나오지 못하나봅니다.
병원이 한가하기가 그지 없습니다.
문득, 근사한 발코니 바다풍경을 자랑하는
해운대 초고층 고급아파트 TV광고에 흐르는,
관현악 편곡의 드뷔시 “달빛(Clair de Lune)”을 듣고
몇자 적어봅니다.
https://youtu.be/4zxpbwedpo4
드뷔시의 피아노 모음곡 “Bergamasque(이태리 베르가모에서 유래한 춤곡풍)”의 일부로,
드뷔시의 대표곡이며, 원래는 듣기 아주 달달한 피아노 독주곡이죠.
하지만 “드뷔시”하면, 저에겐 또,
“아마빛 머리 소녀(La fille aux cheveux de lin)"라는 피아노 곡도 생각이 납니다.
https://youtu.be/fGF5iR8wmag
역시 드뷔시의 피아노 독주곡집의 일부이며
“르꽁뜨 드릴(Leconte de Lisle)”라는 시인의 시집에서 영감을 받아서
작곡을 하였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꽃이 만발한 루체른에서 누가 아침을 찬양하는가?
황금빛 머리를 한 소녀, 체리빛 입술을 한 미인입니다.
사랑이여, 맑은 여름 햇살 아래
종달새와 함께 솟아올랐고 지금 노래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입에는 신성한 색이 있습니다.
꽃이 만발한 풀밭에서 말을 걸어주세요,
컬이 곱고 속눈썹이 긴 소녀여.
사랑이여, 맑은 여름 햇살 아래
종달새와 함께 솟아올랐고 지금 노래하고 있습니다.
싫다고 하지마, 잔혹한 아가씨. 예라고 하지 마십시오.
당신의 눈의 오래 지속되는 시선과
당신의 장미빛 입술, 오, 나의 미인을 아는 것이 더 좋습니다.
사랑이여, 맑은 여름 햇살에
종달새와 함께 치솟았고 지금 노래했습니다.
잘가라, 사슴아, 너는 토끼 와 붉은 자고새여
안녕히 가세요.
나는 당신의 머릿단의 금을 쓰다듬고 싶습니다
내 키스로 질식하는 입술.
사랑이여, 맑은 여름 햇살 아래
종달새와 함께 솟아올랐고 지금 노래하고 있습니다
(위키백과 나오는 내용을 구글번역했으니, 단어선택과 문법은 좀 개판입니다.)
시와 음악을 들으면 중고등학교 시절 한때,
내가 사랑했던 르누아르의 그림모델
“이렌느 칸 단베르(Irène Cahen d'Anvers)”양이 떠오릅니다.
허리까지 내려오는 아마빛 머리칼에,
큰 눈, 오똑한 코, 앵두 같은 입술.... 미인 중에 미인이죠.
드뷔시도 이 르누아르의 그림을 보고 작곡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시 속의 소녀와 이렌느 양의 모습은 똑같아 보입니다.

좀 더 검색을 해보았습니다.
부유한 유대인 은행가집안의 큰 딸이었던 "이렌느 칸 단베르"는 '카몽도" 백작과 결혼 후 얼굴 값을 한건지,
파리에서 살던 잘 생긴 이태리 귀족놈하고 바람이 나서 "카몽도"와는 이혼을 하고...
제3제국 시절, 괴링의 수중에 들어간 자기 어릴적 초상화를 전쟁후 어찌어찌 돌려받았지만,
현재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어릴적 예쁜모습의 르누아르의 그림을 탐탁치 않게 생각했고,
긴내, 버리다시피 헐값에 화상에 팔아 넘겼고,
그래서 지금은 스위스의 어느 수집가 소유로 취리히의 개인박물관에 전시되고 있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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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가 단베르 집안의 세딸들은
르누아르의 단골 모델이었는데
위의 "분홍빛 푸른빛 드레스의 두자매"의 모델도
이렌느의 두 동생, 엘리자베스와 알리체 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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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곡집 중 "아마빛 머리 소녀" 곡에
이런 사연이 있었군요.
곡은 시 속의 회한 같은 것은 일절 배제하고
훨씬 아름답게 표현된 것 같은데,
시나 그림으로 떠올린
예쁜 소녀의 모습만을 음악으로 표현한 것 같네요.
근데 현재형은 아니고 약간 과거형 같다는... ^^
오늘부터 모든 코로나 관련 제한 조치가 풀린다고 하니
아직 코로나 걸리지 않은 입장에서는 더 조심스러워 지네요.
유신철 선생님 및 모든 분들도 항상 무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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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박학다식하신 유신철 원장님 덕분에 뒤늦게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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