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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돈] 10년만의 골프장행
  • DrSpark
  • 25.05.08
  • 조회 수: 103

* 아래 그래픽으로 캡쳐한 이상돈 장군님(수필가, 전 군수사령관, 예비역 육군중장)의 수필을 읽고 제가 느낀 바를 먼저 위에 실었습니다. 제가 전에 없이 이렇게 한 것은 이 글이 주는 특별한 느낌이 있어서였습니다. '아, 이렇게까지 하셔야하나?'하는 의문이 중간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그랬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두고, 여러 번 읽었습니다. 그리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신념과 품격이 빚어낸 한 편의 아름다운 회고 

 

- 이상돈 장군님의 "10년 만의 골프장행"을 읽은 감상문

 

박순백

 

이상돈 장군님께서 들려주신 「10년 만의 골프장행」은 단순한 외출의 기록이 아니라, 인생의 지향과 태도가 고스란히 배어 있는 귀한 수필이라 느껴집니다. 긴 시간 군과 사회의 두 영역에서 리더십을 발휘하신 분의 정제된 문장에는 군인다운 단호함과 함께, 인간적인 따뜻함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대목은, 골프를 다시 접할 수 있는 기회 앞에서도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골프채를 잡지 않겠다.’는 다짐을 끝까지 지켜낸 태도입니다. 필드의 아름다움과 오랜 전우들과의 정이 유혹처럼 다가왔음에도, “지금까지 중단했으면 앞으로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친구의 조언을 되새기며 마음을 지키신 장군님의 모습은, 외유내강(外柔內剛)의 전형이라 할 만합니다. 겉으로는 유연하되, 내면은 원칙과 신념으로 굳건한 태도는 오랜 군 생활 속에서 다져진 삶의 자세이자, 타의 모범이 되는 인격적 품격의 표현이라 생각됩니다.

 

글 속에서는 군수사령관 시절 함께했던 전우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도 깊이 묻어납니다. 연장자로서 도리를 다하고자 행사에 참석하신 결심, 그리고 후배들의 플레이를 바라보며 함께 걸으며 교감하신 모습은, 그저 과거를 회상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인연을 진심으로 소중히 여기는 분의 따뜻한 성정이자 의리의 실천이었습니다. ‘전우’라는 단어가 단지 병영에서의 동료를 넘어 인생의 곁을 지키는 사람들로 다가오는 것은, 장군님의 인간적인 관계 맺음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더욱이 이 수필은 단순한 체험담에 머물지 않고, 골프라는 문명의 유래와 문화적 의미를 역사적 시선으로 정리해냄으로써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대하는 태도에서도 ‘놀이’와 ‘비즈니스’의 경계를 성찰하며, ‘어떤 운동이든 나의 삶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는 지성인의 자세가 엿보입니다. 아내의 투병과 간병이라는 사적인 사정까지 담담하게 서술하신 부분에서는, 장군님의 가족에 대한 헌신과 깊은 책임감이 잔잔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이 장군님은 이 글을 통해 우리에게 하나의 삶의 모델을 제시하셨습니다. 단호하되 부드럽고, 품격 있으면서도 따뜻한 인간미를 잃지 않는 태도는,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본받아야 할 귀한 가치입니다. 특히 평생을 국가와 조직을 위해 살아오신 분이 ‘자신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며, 그것을 유려한 문장으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며, 군인이면서 동시에 뛰어난 수필가이신 장군님의 면모에 깊이 감탄하게 됩니다.

 

이 글은 그 자체로도 빼어난 수필이지만, 그보다 더 소중한 것은 이 글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한 사람의 고결한 정신입니다. 앞으로도 장군님의 글과 삶의 태도에서 많은 배움을 얻게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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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의 골프장행

 

2025-6. 이상돈

 

골프 운동하기에 좋은 5월을 맞이하자 10년 만에 골프장에 다녀온 일이 떠오른다. 2024년 만추(晩秋)에 친구에게 골프장에 갔다 왔다고 말했더 니, 내가 골프를 치지 않는 사실을 아는 그가 놀라며 "오랜만에 운동을 잘 하였느냐?"라고 물었다. "걷기 운동을 잘 했다."라는 나의 대답에 친구가 이상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궁금해 하였다.

 

군 후배인 00CC 사장으로부터 계룡대(鷄龍臺)와 칠성대(七星臺)에서 함께 근무했던 전우들을 초청하여 운동을 하고자 하니 참석해 달라는 연락이 왔었다. 나는 골프를 치지 않는다며 사양했으나, 갤러리(gallery)로서 필드를 걸어도 좋다며 꼭 참석해 달라고 재차 요청을 하였다. 그 전우 모임에서 내가 연장자인지라 두 팀으로 편성한 행사에 참석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하여 '10년 만의 골프장행'이 이루어졌다.

 

내가 마지막으로 골프 운동을 한 것은 2014년 가을에 계룡대 체력단련장에서 있은 육군 정책연구위원(예비역) 모임에서였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가게 되어 고별 운동을 하였다. 그 뒤 CEO로 재직하는 3년 동안 골프를 치지 않았다. 산하 업체에 골프장이 있어 운동 여건이 좋았지만, 나는 취임 즉시 골프 중단을 선언했다. 대신 임직원들에게는 자유롭게 운동하라고 권장하여 그들은 골프를 즐겼다.

 

내가 골프 운동을 하지 않은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전임 이사장에게 업무 조언을 구한 자리에서 골프를 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 기 때문이다. 군에서는 골프를 체력단련으로 생각하지만, 민에서는 비즈니스로 본다고 했다. 다른 하나는 투병을 시작한 아내를 간병해야 되는 상황이라 주말에 골프장을 찾는 일정은 무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골프는 '인류가 만들어 낸 가장 재미있는 놀이', 또는 '너무 재미있는 것이 단점'이라는 표현에서 볼 수 있듯이 장점이 많다. 그러나 '시간, 돈, 건강, 친구'가 뒷받침되어야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골프의 원조에 대해서는 몇 가지 주장이 있으나, 스코틀랜드(Scotland)가 발상지라는 설이 타당하다. 15세기에 스코틀랜드에서 골프 이름과 규칙이 생겼다. 특히 1764년에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Saint Andrews)의 올드 코스(Old Course)에서 홀 수 22개를 18개로 개조함으로써 18홀 라운드가 탄생했으며, 18홀이 골프장의 표준이 되었다.

 

2009년에 IOC 총회에서 2016년 하계 올림픽 종목으로 골프를 채택함으로써 올림픽에서도 골프 경기가 진행된다.

20여 년 동안 골프 운동을 하다가 중단했던 나는 10년 만에 골프장으로 향하면서 한 가지 다짐을 하였다. 골프장에서 골프채를 잡지 않겠다고.

 

그러나 O0CC에 도착하여 잘 가꾸어진 필드를 바라보자 ’드라이버와 아이 언, 퍼터를 한 번씩만 잡아볼까?‘라는 유혹도 있었지만, 물리쳤다.

 

왜냐하면 나를 잘 알고, 부부가 함께 골프를 즐기는 친구가 . “지금까지 골프를 중단했으면 앞으로도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라고 한 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나이 70줄에 들어서니 서울 근교나 지방의 골프장에 다녀오는 일이 쉽지 않다. 특히 집으로 복귀할 때 교통 체증에다 졸음으로 인해 운전하는 것이 힘들다. 밖으로는 태연한 척 하지만, 골프 운동 간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으므로 정신건강을 위해 골프를 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했다. 그리고 수년 전에 어느 선배님으로부터 골프 모임을 마치고 복귀하다가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낼 뻔해 골프를 끊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계룡대 실무자 시절에 상급자들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골프장에 갔다가 스트레스만 받고 왔다고 하는 말을 듣기도 했다.

 

처음으로 갤러리가 되어 전우들의 골프 운동 모습을 보고, 그들과 대화하면서 필드를 걷노라니 기분이 상쾌하였다. 단풍 든 늦가을의 골프장 풍경은 아름다웠다. 고라니가 뛰어다니는 모습도 보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예비역이 된 지 꽤 된 후배들인데, 필드에서 미스 샷 (miss shot)하는 동작이 현역 때와 같았고, 그린에서 퍼팅(putting) 시 실수하고 아쉬워하는 모습도 현역 때와 다름없었다.

 

나에게 남아있는 가장 인상적인 골프 운동 추억은 대령 시절에 계룡대 체력단련장에서 군종신부와 군종법사, 그리고 L동기생과 함께 한 라운딩이다. 일반사회에서 신부와 스님이 골프를 친다고 하면 이상하게 생각하지만, 군복을 입은 신부와 스님(법사)에게 골프는 체력단련이니 자연스러웠다. 기독교 신자인 나는 그날 그들과 대화하면서 타 종교인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고, 그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어느 정도 알게 되었다. 성직자들이 생각보다 유머 감각이 풍부하여 골프를 치는 동안 유쾌했으며, 운동 후에도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CEO로 재임한 3년 동안 골프를 함께 치자는 제안을 거절해야 하는, 작은 어려움을 겪었다. 나의 골프 중단을 모르기 때문에 여러 모임에서 골프 운동을 하자고 연락이 왔다. 군 출신들은 '운동 한 번 하자.', 민간인들은 '공 한 번 치자.'라고 했다. 내가 골프를 치지 않는다고 하면, 군 생활하면서 골프 운동을 많이 하지 않았느냐?라며 두 번, 세 번 골프를 같이 치자고 말했다. 그러나 나는 일관되게 거절하였다.

 

문 정부가 들어서서 적폐청산(제4부)이란 광풍(3EB)이 불었을 때, 내가 안전할 수 있었던 요인 중에 하나는 골프 운동을 하지 않은 사실이다. 이는 전임 이사장과 하늘나라로 간 아내 덕분인 바, 감사했다.

 

CEO 퇴임 후에도 아내 간병에 집중하기 위하여, 그리고 나의 건강을 고려하여 골프를 치지 않았다.

 

내가 주기적으로 만나는 한 선배님과 두 후배 부부는 골프를 좋아한다. 국내에서뿐만 아니라 1년에 몇 번 해외로 나가서 골프를 즐긴다. 은퇴생활을 건강하고 활기차게 하는 모습이 보기에 좋다. 한편 내 주변의 예비역 상당수는 골프를 접고 파크 골프나 트레킹 등 다른 운동을 한다. '시간, 돈, 건강, 친구'의 여건이 구비되면 골프 운동을 계속해도 되겠지만, 구태여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년 전에 근무했던 3군사령부(현 지상작전사령부 주둔) 부근에 있는 O0CC행은 감회가 깊었다. 골프를 치지 않았지만, "골프는 하루 종일 걸을 수 있는 최고의 변명이다."라는 말에 어울리게 걷기 운동을 충분히 했다. 골퍼와 갤러리로 함께 한 전우들이 정겨웠다. 행사를 마련한 후배의 정리(1포토)가 돋보였고, 나를 픽업해 서울~용인 왕복 간에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 후배가 고마웠다. "골프는 인생의 반영이다. 티샷에서 퍼팅까지의 과정이 바로 인생 항로다. 동작 하나하나가 바로 그 인간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라는 명언을 되새겨본 '10년 만의 골프장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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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놈이 이긴다."
별 재주 없는 나는 남들 그만 둘 때까지 계속해야 했다.
아니면 남들과의 경쟁을 피해 남들이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했다.
그게 내가 살아온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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