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韓江)의 기적”에 허리 잘려 둘인 반도의 아래쪽마저 둘로 갈리니...
잘 아는 동생 하나가 아래와 같은 얘기를 카톡으로 해왔다.(그는 가끔 내 글에 등장하는 스키 타며 사귄 동생 '김재곤'이다.) 이 친구는 툭하면 내게 카톡을 통해 말을 걸어오는데, 그의 얘기가 방아쇠 효과(Trigger Effect)를 일으켜, 안 쓰면 치매로 향할 내 뇌를 자극하니 고마운 일이다.
"형님, 저는 [채식주의자]를 아직 못 읽어봤지만 책 내용이 보수우파 일부에서 극좌편향이란 의견도 일부있던데 형님의 객관적인 생각은 어떠실지요?
활동중인 단톡방 한 군데서 쌈박질이 나서 좌장인 제가 중재를 해야하는데... ㅎㅎ."
이런 얘기에 이렇게 답해줬다. 이 포스트(앞서 올린 '영원한 민족의 강' 포스트)의 본문 끝에 쓴 얘기와 다르지 않다. 그냥 풀어썼을 뿐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두고 온나라가 두 쪽으로 나뉘는 게 안타깝네. 이미 아래위로도 두 쪽인데, 아랫동네가 또 두 쪽이 나고 있으니...
이런 특별한 시점에서는 우리를 자주 얽매는 분열을 넘어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는 근본적으로 보수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지만, 때로는 '좌'와 '우' 같은 이념적 구분이 뒤로 밀려야 할 때가 있다고 봐. 한강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정치적 이념을 넘어서, 우리 민족 전체의 성취이자 자랑이니까. 우리는 좌우를 논하기에 앞서, 먼저 같은 민족이라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번에는 그녀가 한국에 가져온 문화적 의미와 명예가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 끝없는 이념적 논쟁에 빠지기보다는, 우리를 하나로 묶는 가치에 집중하고, 정치적 입장을 떠나 우리 모두의 자랑이 되는 사람들을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깨놓고 말하면 나는 "이런 좌파는 인정"하는 사람이라..."
또 페친이자 역시 스키어인 최경준 선생이 내 “漢江(한강)“ 아닌 “한강(韓江)의 기적”에 관한 글에 이런 댓글을 달았다.
최경준->박순백: 제 개인적인 사견으로 박사님은 우파도 좌파도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우파일 수도 좌파일 수도 있지만 만일 골수 우파라면 20년의 세월에 사소한 댓글도 한쪽에 치우침이 없도록 너무 중도, 의도적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골수 우파라고 선언 하신 걸 보며 놀래면서 저 같은 한때 골수 좌파가 보기엔 너무 천칭의 무게추를 옮기신 게 아닌가 하며…
근데 쓰다 보니 제 생각이 꼬여서 논리가 없네요. ㅎㅎ“
이에 대해 아래와 같은 댓글을 남겼다.
박순백->최경준: 제가 종이신문을 끊을 때까지 아버님 대로부터 조선일보만 봤습니다. 그러니 꼴통보수의 길을 간 건 맞을 것 같고, 한겨레가 출현했을 때 전 그게 지하신문처럼 보이기도 했거든요. 근데 그 좌파 신문이 의외로 저처럼 전향적이라는 걸 발견하면서 역시 인텔리겐차는 좌파이고, 신문물을 좋아하는 나는 “작은 좌파”의 특성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전 극우 조선일보의 선봉에 선 글쟁이들인 조갑제 씨나 류근일 논설의원의 글, 특히 이번 “한강의 기적”을 보며 쓴 글과 말을 보고 들으며 그들의 생각은 일부 편협하며, 그 편협성 속에서 발견되는 건 꼰대 근성이란 걸 느꼈지요. 전 그 두 사람을 좋아하는데 실제론 그들의 글 솜씨를 좋아하는 거고, 그들의 사상이나 이데올로기를 좋아하는 건 아니라는 걸 이번 사태에 즈음하여 깨닫습니다.
특히 그 두 사람이 노벨상, 혹은 노벨 문학상이 의미하는 바, 표방하는 바에 대해 알지 못 하고, 글쟁이는 글이나 쓰라고 일갈(一喝)하는 걸 보며 고소(苦笑)를 금치 못 했습니다. 자기들이 글을 쓰며 여론을 선도하고자 함은 그들이 “글의 관종(關種)”임을 얘기하는 건데, 오히려 배고픈 순수문학을 하는 이가 돈 안 되는 “글쟁이로서의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는 걸 “철부지 아이”로 몰아세우니 ‘아, 너희가 꼰대로구나!’란 생각에 이른 것이지요.
노벨상이 정치색을 띄고 있음은 온세상 사람들이 다 아는 거고, 사회에 대한 봉사나 책임을 중시하며 수상자를 고른다는 것조차 모르거나 외면하는 이들은 그냥 “꼰대.” 그래도 전 그 두 사람의 글 솜씨와 논리는 좋아합니다. 거기서 극우 사상과 꼰대 사상만 빼면 꽤 훌륭한 사람들이기에...^^; 필터링해서 받아들이면 되는 거죠.“
조갑제TV
속보! 한국인 한강에게 노벨문학상! 한국전을 대리전으로 왜곡한 작가!
조지 오웰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적이 없다!
류근일 칼럼
한강 노벨문학상 수상, 《평양 김가네 핵무기》보다 강하다
https://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0/12/2024101200006.html
* 이 글은 내가 좋아하는 조선일보 선임 Jongin Park 기자께서 보시면 절대 안 되는데...^^;
- 작가 한강. / 한겨레 사진(c)2016(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 조갑제 월간조선 대표이사 (자료사진) c)오마이뉴스 남소연 2004
- 발언하는 류근일 전 논설위원 | c) 연합뉴스, 2018
그리고 그 소설가의 소설책을 샀고 그때 '한강'이라는 작가를 알게 되었죠.
그 소설책은 읽기가 쉽지 않더군요. 문과가 아닌 이과 출신이라서 그런지 난해하다기 보다는... 문장자체가 나를
비웃는 듯이 피해가는 느낌이랄까... 그래서 두번 읽었습니다.
그래도 읽기 쉽지 않더군요.
상당히 깐깐한 소설가다.
작가가 독자를 생각해서 글을 쓸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가도 있을 수 있지...
아쉬운 것은 읽는 너희들이니깐...
그 책은 이사를 몇번 하면서 사라진지 오래된것 같은데... 이제 대학생이 된 딸아이가 오늘 도착하는
책을 또 구입했다니 나중에 천천히 또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박사님 글을 읽으면서... 채식주의자가 그런 뜻이었어??? 하고 갑니다.
비유가 쎈 소설이었다는 것을 오늘 알게되었네요.
많이 추워졌어요. 곧 스키장도 개장하겠죠. ^^;
스키장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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