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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프라이팬(egg pan)이 망가졌습니다. 전엔 큰 프라이팬으로 달걀을 부쳤었는데 어느 날 보니까 에그 팬이 있어야 달걀을 멋진 모양으로 부칠 수 있겠더라구요. 그래서 그걸 6개월 정도 전에 구입했지요. 가격도 비싸지 않고, 역시 두 개의 달걀을 예쁜 모양으로 부칠 수 있어서 꽤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데 오늘 이 팬의 손잡이 접합 부분이 깨져버렸습니다. 거의 매일 사용하는 것이다보니 주물 팬 위에 십자 나사 하나로 고정되어 있는 플라스틱(열경화성 수지인 베이크라이트)이 뜨거운 열에 의해 조금씩 타버렸던 것이고, 그게 한꺼번에 깨져 나온 것입니다. 아래 사진처럼 접합 부위의 끝부분이 두 조각으로 깨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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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 팬을 버릴까요? 비싼 팬은 아니지만 그간 잘 사용하던 것인데... 그래서 그걸 수리해서 써 보기로 했습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스틸 에폭시(steel epoxy)입니다. 대개 보일러가 터졌을 때 수리하는 접착제입니다. 응급 수리를 할 수 있는 건데, 그게 잠시 쓰는 게 아니고 계속 붙어있으니 그냥 쓰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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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이 접착제를 활용해 보기로 한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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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단 깨져나간 곳을 이렇게 때웠습니다. 아래쪽은 에폭시가 더 필요합니다. 나중에 에폭시를 더 개어(A+B액 교반) 움푹 들어간 곳을 더 메워줘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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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밑부분. 스카치 테입을 붙인 것은 에폭시를 칠한 끝부분이 나중에 매끈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테입을 붙여놓고, 그 전후로 에폭시를 칠한 후 나중에 에폭시가 굳은 후에 테입을 떼어내는 거죠. 그럼 검정색 손잡이에 회색 에폭시를 바른 선이 깨끗하게 나옵니다.

 

아래는 결과물입니다. 깨진 조각은 버리고, 그게 없는 움푹들어간 부분은 스틸 에폭시로 완전히 복구시켜 놨습니다. 사용할 때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차라리 원래의 베이크라이트 손잡이보다 스틸 에폭시를 사용해서 복구시킨 부분이 열을 더 잘 발산시키는 듯합니다. 안에 알루미늄 분말을 포함하고 있으니 이게 열 전도율이 더 높고, 또 열을 잘 발산(dissipate) 시키는 효과가 나오는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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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보기에도 멀쩡해 보입니다.^^ "새 거 하나 사지."라고 말할 분들도 있겠지만 이런 쫌스런 복구 작업 자체가 주는 즐거움이 있기에 이렇게 해보는 겁니다.^^ 요즘 유튜브에 봐도 restoration 작업 동영상이 많잖아요? 그 즐거움을 함께 나눠주는 동영상들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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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그 팬의 밑바닥인데, 여기 에그 팬이라고 써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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