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월 요선암(邀仙岩) 출사
[2021/12/03, 금] 집사람의 "이경택 사진공간 길"의 야외출사 사진 수업이 있는 날이다. 영월의 요선암과 젊은달와이파크란 곳에 간다고 하여 동행했다. 대부분의 출사회원들은 대절버스로 간다는데 우린 자차로 가기로 하여 아침 7시에 출발했다.
- 영월 요선암 안내판과 요선암 출사회원들
중부고속도로를 통해 오는 동안 여주에서부터는 짙은 안개가 끼어 계속 비상등을 켜고 달렸다. 외기온도는 3도 정도를 유지했으나 전날부터 밤새 비가 내려 길이 젖어있었다.
전날 와이퍼액을 한 통 넣은 덕에 계속 빗물이 튄 앞창을 와이퍼로 닦아가며 달렸다. 원주 우회도로를 지나 치악휴게소에 이르기 전까지 길 상태가 안 좋았다. 그 이전까지 태양빛이 낮게 비치는 가운데 그 빛이 고속도의 젖은 노면에 강하게 반사되어 운전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 그 빛이 너무 강해서 앞이 잘 안 보일 정도였가 때문이다. 치악휴게소에 들러 보니 전날 내린 눈이 바닥에 쌓여있고, 아침이 되어 눈의 일부가 녹고 있어서 걷기 힘들 만큼 질척였다. 그러고 보니 치악휴게소에 이르기 전에 도로 바닥에 반사된 빛이 눈이 아플 만큼 강했던 것은 전날 내린 비가 다 얼어있었기 때문임을 알게 되었다. 빙판인 걸 모르고 달렸다니...-_-
영월 무릉리까지 오는데 일부 길은 쌓인 눈이 얼어있어서 살짝 브레이크를 잡으면 곧바로 "드드드드..."하며 ABS가 작동하는 것이었다. 휘어있는 길이 많아 속도를 완전히 줄이고 40km/h 혹은 그 미만의 속도로 운전했다. 오면서 재미있었던 건 주천 쪽으로 달려오는데 이정표를 보니 "무릉도원면"이다.^^ 무릉도원(武陵桃源)이라니... 도연명의 "도화원기"에 나오는 문구이다. ‘이상향’이나 ‘별천지’를 의미하는... 중국 진(晉)나라 때 호남(湖南) 무릉의 한 어부가 배를 저어 복숭아꽃이 아름답게 핀 수원지로 올라가 굴속에서 진(秦)나라의 난리를 피하여 온 사람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하도 살기 좋아 그동안 바깥세상의 변천과 많은 세월이 지난 줄도 몰랐다고 한다. 신선 노름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 나무꾼의 얘기와 비슷하다.
혹 무릉도원면의 경치가 낙원과 같으려나 기대했는데 다행히(?) 평범한 시골 강변 풍경만 나온다.^^; 강원도다운 심심산골의 특별한 풍경조차 아닌 그냥 시골 풍경. 물론 그것도 도시인인 내겐 아름다운 풍경으로 보일 수 있겠으나 "무릉도원"(면)의 풍경으로는 좀 심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실소했다.^^
목적지인 영월군 수주리에 왔는데 주변에 암자라고 할 만한 게 안 보인다. 보이는 암자는 미륵암이다. 크지 않은 건물 한 채의 암자이다. 알고보니 요선암의 암이 암자(庵子/菴子)를 뜻하는 "庵"이 아니고 바위 암(岩)이었다. "邀仙岩"이었던 것. 사전에 보다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왔어야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내가 설명하기보다 자료의 내용을 옮기는 게 낫겠다. 아래와 같이...
-----
문화재 설명: 영월 무릉리 요선암 돌개구멍(寧越 武陵里 邀仙岩 돌개구멍)
위치: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무릉리 1423
다양한 형태와 규모의 하식기원 돌개구멍들이 화강암반 하상 위에 폭넓게 발달되어 있어, 하천의 윤회와 유수에 의한 하식작용등을 밝힐 수 있는 학술 가치가 크며, 여러 개의 돌개구멍이 복합적으로 발달된 지형 자체가 가지는 경관 가치도 우수하다.
※ 요선암(邀仙岩) : ‘신선을 맞이하는 바위’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문예가 봉래 양사언이 평창군수 시절, 이곳의 풍광을 즐기며 암반위에 ‘요선암’이라고 새겼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 돌개구멍(Pot Hole) : ‘속이 깊고 둥근 항아리 구멍’이란 의미로 하천에 의해 운반되던 자갈 등이 오목한 하상의 기반암에 들어가 유수의 소용돌이와 함께 회전하면서 기반암을 마모시켜 발달하는 지형. 보통 하천의 상류지역에서 빠른 유속과 큰 에너지를 바탕으로 형성된 와지에 자갈이나 모래와 같은 퇴적물질이 들어가, 와동류(회오리가 이는 듯한 물살)에 의해서 반복적인 회전운동을 통해 포트 홀 내벽을 침식, 점차 포트 홀이 성장하게 되며, 지속해서 내벽 및 하부침식이 일어나 커다란 항아리 모양으로 기반암을 파게 됨. 주로 사암이나 화강암과 같은 등질성의 단단한 암석에서 잘 발달하며, 형태로는 원형이나 타원형이 다수를 차지한다.
-----
요선암 촬영을 마치면 다음 출사 장소로 이동한다. 아래는 미륵암과 요선암에서 촬영한 것들이다.
- 미륵암
- 요선암 가는 길
- 요선암 출사회원들이 보인다.
- 요선암 안내판
♥ 이 글을 추천한 회원 ♥
하종섭번호 | 분류 | 제목 | 이름 | 날짜 | 조회 수 | 좋아요 | |||
---|---|---|---|---|---|---|---|---|---|
2782 | 잡담 | 커피에 단 거 범벅을 해서... 4 | 박순백 | 2021.12.10 | 486 | 1 | |||
2781 | 잡담 | 이제 콜라 아닌 스프라이트로 전향했는데... 7 | 박순백 | 2021.12.07 | 680 | 1 | |||
2780 | 잡담 | 코펜하겐아이즈(CopenhagenEyes)인데 스웨덴산 - 안경 얘기 3 | 박순백 | 2021.12.07 | 1087 | 1 | |||
2779 | 잡담 | 토기 촬영과 오디오와 예술가적 감성에 관하여... 2 | 박순백 | 2021.12.05 | 454 | 0 | |||
2778 | 잡담 | 영월 젊은달와이파크에 왔다. 무슨 의미일까? | 박순백 | 2021.12.03 | 345 | 0 | |||
» | 잡담 | 영월 요선암(邀仙岩) 출사 | 박순백 | 2021.12.03 | 260 | 1 | |||
2776 | 잡담 | 방탄(BTS)의 헐리웃 횡단보도 공연과 에미상 수상 앵커의 행운 | 박순백 | 2021.12.01 | 146 | 0 | |||
2775 | 잡담 | 아이들은 너무나도 빨리 큰다. 1 | 박순백 | 2021.11.23 | 647 | 1 | |||
2774 | 사는 얘기 | 남양주 수석동 미호(渼湖)변의 로스니 버거와 트윈트리 | 박순백 | 2021.11.13 | 467 | 1 | |||
2773 | 사는 얘기 | 마르티스 두 마리 - 보라와 줄리 | 박순백 | 2021.11.11 | 308 | 2 | |||
2772 | 잡담 | 양평 문호리의 "잔아문학박물관" - 소설가 김용만의 집념과 열정이 담긴 문학천국 | 박순백 | 2021.10.28 | 440 | 0 | |||
2771 | 잡담 | Before & After 사진 - 한 번 비교해 보세요. 재미납니다.^^ 4 | 박순백 | 2021.10.24 | 558 | 2 | |||
2770 | 잡담 | 안양 삼성천의 작은 폭포와 채수철 갤러리 | 박순백 | 2021.10.19 | 404 | 0 | |||
2769 | 사는 얘기 | 홍천 남노일리 태극문양화원의 가을풍경(굴지천의 물안개) | 박순백 | 2021.10.18 | 299 | 0 | |||
2768 | 사는 얘기 | 가을에 찾아간 당진 도시농부 | 박순백 | 2021.10.10 | 403 | 0 | |||
2767 | 사는 얘기 | 영화 승리호의 넷플릭스 개봉(02/05, 금)과 꽃님이/도로시 박예린 2 | 박순백 | 2021.02.08 | 952 | 0 | |||
2766 | 잡담 | 다시 본 삼각산과 한강수 - 450년전 조선의 인물 김상헌 선생(金尙憲 先生) | 박순백 | 2021.01.13 | 3495 | 0 | |||
2765 | 잡담 | 폭설 후의 두물머리(Après Heavy Snowfall) 6 | 박순백 | 2021.01.09 | 763 | 1 | |||
2764 | 잡담 | 두물머리, 겨울 풍경 | 박순백 | 2021.01.09 | 1062 | 0 | |||
2763 | 잡담 | [2020/10/24, 토] 대전 식장산 - 세 번째의 출사지 | 박순백 | 2020.12.12 | 585 |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