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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2021.10.10 21:10

가을에 찾아간 당진 도시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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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찾아간 당진 도시농부

 

 

 

[2021/10/03, 일요일] 충남 당진의 도시농부 전원주택을 방문했다. 몇 년전부터 봄, 가을에 한 차례씩 들르는 곳이다.(어떨 땐 3번 간 일도 있다.) 봄이면 다양한 꽃들로 꽃대궐을 이루는 곳이고, 가을이면 각종의 과실들로 수확의 계절이 주는 기쁨이 어떤 것인가를 잘 알려주는 곳이다. 갈 때마다 도시농부 차두현 선생님은 우리 부부가 좋아하는 스피어민트와 애플민트를 한아름씩 수확해 와서 그 허브차를 여러 달동안 마실 수 있게 해주시기도 한다.

 

작년엔 9월 20일에 한 번 10월 10일에 한 번 갔었다. 9월에 갔을 때 과일 중 덜익은 것도 있었는데, 차 선생님께서 10월 초나 상순이 되면 과일이 제대로 익는다는 말씀을 하셔서 10월에도 가게 되었던 것이다. 올해는 작년에 갔던 두 날짜의 중간 정도에 간 셈이다. 당진 도시농부에 가면 우리가 가끔 들르곤 하던 곳이 있다. 드물게 일출과 일몰을 한 장소에서 볼 수 있는 해변이 거기서 멀지 않은데, 그게 왜목마을이다. 이번엔 거기부터 들렀다. 차 선생님께서 아침 일찍부터 그곳에서 낚시를 하고 계실 것이라 하여 우선 그리로 향한 것이다. 개천절이 낀 연휴인데다 일요일이다보니 왜목마을은 사람들이 넘쳐난다. 그간 코로나로 인해 갇혀살던 분들이 숨통을 틔고자 해변을 찾은 것이리라. 

 

이번 여름엔 연례행사 같던 강원도 여행조차 못 했던지라 오랜만에 바닷가에 간 것이다보니 더더욱  좋았다. 서해안답지 않게 바닷물이 푸르고 맑은 왜목마을의 해변도 걸어보고, 그곳의 방파제에서 바다낚시에 열중한 낚시군들도 보니 재미있었다. 해변로의 데크와 해변 입구엔 수많은 텐트들이 쳐있었다. 연휴의 시작과 함께 그리로 달려온 사람들이 쳐놓은 것인데, 우리가 거기 도착한 시각이 대략 오전 10시 가까이 됐을 때인데, 야영객들은 그 때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있었다. 요즘은 텐트들이 워낙 잘 만들어져서 꽤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텐트는 거의 집채만하다. 어린시절부터 보이스카웃 생활을 하고, 고교와 대학시절에 산악부 활동을 한지라 야영을 많이 해 봤지만, 고교시절엔 무거운 캔버스 천으로 만든 작은 군용 A텐트를 사용했고, 대학시절엔 히말라야 원정시에도 사용한 윔퍼 텐트를 썼었다. 그 땐 아주 큰 베이스 텐트로 쓸 만한 건 소위 몽고(골)텐트라 불리는 겔이나 유르트처럼 생긴 것밖에 없었다. 접으면 엄청나게 크고 무게도 많이 나가는 건데, 산악부 야영시에는 그걸 가지고 가느라 고생 많이 했다. 그런데 왜목마을에서 보니 차박을 하는 분도 몇 있고, 차박이 가능한 SUV 지붕 위에 설치한 텐트도 몇 개 보였다. 좋은 시절이다.

 

도시농부 차 선생님은 거기서 "도시어부"로 변신하여 낚시를 즐기고 계셨는데, 참 보기 좋았다. 이날은 잔챙이 몇 마리밖에 못 잡아 조과(釣果)가 별로 안 좋으시다며 낚시배가 들어오면 거기서 큰 놈을 매운탕 거리로 사가야겠다고 하셨다.^^ 인생을 즐길 줄 아는 분이란 생각이 들었다. 서울에 집을 두고 먼 당진까지 내려와 전원주택을 지으시고 주말농부 생활을 하신 지 꽤 오래다. 낚시 구경을 하다가 해변에 가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갯벌체험에 열중하고 있었다. 보니까 물가에서 조개를 줍는 중이었다. 가족 단위로 온 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동안 왜목마을에서 시간을 보내다 점심 시간이 가까워졌을 때 고대면 항곡리의 "도시농부"로 향했다.

 

이번 여행에는 모처럼 집의 두 마르티스, 보라와 줄리를 동행했다. 이제 큰 놈인 보라의 나이가 무려 19세가 되었다. 사람 나이로 치면 노인 중의 노인이다. 그래서인지 약간의 치매기와 이상행동(가끔 한 자리를 뱅뱅 돈다.)이 있어서 그런 노견을 집에 두고 다니는 게 꺼려질 정도이다. 그래서 요즘은 걔를 집에 두고 부부가 함께 어딜 가기가 꺼려진다. 우리가 아들녀석 극성에 처음으로 입양했던 첫 마르티스인 나리가 8세가 되었을 때 가끔 혼자 집을 보는 그 애를 위해서 생후 한 달 가량된 보라를 입양했었다. 나리는 대략 16세가 되었을 때 우리 곁을 떠났는데, 그 때는 보라가 8세가 된 시점이었다. 근데 보라도 혼자서는 외로울 것 같아 당시에 태어난 지 얼마 안 됐던 꼬마 줄리를 입양했다. 그 줄리가 올해로 벌써 9세가 되었다.(줄리는 무지 건강하다.) 보라도 집에만 있다가 외출을 하면 무척 좋아하는데, 요즘은 기력이 쇠잔(衰殘)하여 많이 걷지 못 하고 자주 쉬거나 자야한다.(다행히 밥은 무지 잘 먹는다.) 이날 가장 즐거워 한 것은 줄리다. 답답한 아파트 생활만 하다가 널찍한 정원과 차도 없는 큰  길이 있는 곳에 가니 저 혼자서 여기저기 걸어보기도 하고 내가 돌아다니면 뒤를 졸졸 따라다녔다. 그래서 내가 일부러 줄리와 함께 걷고, 뛰고하니 얼마나 좋아하던지... 

 

도시농부의 정원을 꽃대궐로 만들었던 수많은 꽃들은 많이 사라졌다. 아무래도 꽃은 봄에 많고, 여름이 되면 차차 적어지는데, 가을이 되면 대부분의 꽃들이 사라지고 가을꽃 몇 가지만 남는다. '여기가 언제적 꽃대궐이었나?' 싶을 정도이다. 대신에 집 뒤켠의 과수원엔 과일이 풍성하다. 사과, 배, 감, 대추, 포도 등 없는 게 없다고 할 정도이다. 올해도 도시농부 집의 테라스엔 엄청나게 많은 청포도 송이들이 달렸다. 테라스의 기둥 옆에 심은 포도나무는 단 한 그루인데 이의 가지가 테라스 지붕 전체를 덮었다. 그 수많은 가지에 달리는 청포도가 무려 900송이 정도된다니 놀랄 지경이다. 달디 단 청포도는 처음 맛 봤을 때부터 정말 맛이 있었고, 올해도 그 달콤하고도 농익는 맛은 변함이 없었다. 그리고 휴게실 지붕을 덮고 있는 줄기에 으름, 다래, 머루가 많이 열렸다. 토종 바나나인 으름은 보기엔 좋지만 실상 먹으려면 살이 적고 씨가 많아 적당히 맛만 보고 말게 된다. 하지만 토종 키위인 다래는 크기가 작아서 보기엔 별로지만 맛을 보면 깜짝 놀랄 만큼 좋다. 새콤하면서도 달디단 작은 열매가 가진 맛은 정말 매력이 넘쳤다. 머루도 많이 열렸는데 그건 이미 때가 지나 머루 열매가 다 시들어버렸다. 그래도 맛을 봤는데, 그것 역시 매우 달다. 시들면서 당도가 올라간 때문이다. 그리고 사과와 배를 접붙여 만든 것이라는 "사과배"의 맛은 매우 독특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이 있었다. 집사람은 원래 대추를 좋아했는데 도시농부의 무지하게 큰 왕대추의 맛이 참 좋다고 몇 개 먹었고, 꽤 많이 얻어왔다. 그리고 이번에도 우린 많은 애플민트를 수확해 왔다. 현재 그늘지고 선선한 방에서 건조 중인데, 완전히 건조가 되었다. 잎을 따서 부숴 보르미올리 밀봉병에 담아 둘 예정이다.(예전에 만든 애플민트 차도 현재 조금 남아있기에...) 잎을 따낸 줄기는 잘게 잘라서 음용수를 끓일 때 사용한다.

 

매년 봄, 가을로 들러 기쁨을 만끽하는 곳이 당진(항곡리)의 도시농부 전원주택이다. 항상 우리 부부를 반겨주시는 도시농부 부부는 물론 좋은 오빠를 소개해 주신 집사람의 절친 차경순 대표께도 감사드리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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