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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얘기
2020.10.18 16:52

황산도(黃山島) 블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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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angsando Blues

 

방문 일시: 2020/10/17, 금요일

 

 

 

20년 가까운 오래전에 처음 가 본 강화도의 황산도(黃山島). 그럼 섬 안의 섬인가? 아니다. 이 섬은 조선시대엔 항산도(項山島)라 불렸던 강화도와는 독립된 섬이었다. 그러다 두 개의 방조제에 의해 강화도에 연결되고, 강화도에 편입되었다.

 

경치가 멋진 바닷가에서 20m 정도 떨어진 곳에 세워진 큰 멋진 현대식 건물. 그게 거기 처음 들렀을 때 본 황산도 관광벨트 어시장이었다. 그곳의 식당에서 집사람과 함께 맛있는 점심을 먹었고... 그 후에도 한 번 더 가서 밥을 먹었다. 근데 두 번째 갔을 때는 왠지 쇠락해 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 후에 강화도에 갈 때 몇 번 더 들렀다. 어시장이 다시 번성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간 것이다. 그러나 갈 때마다 쇠락해 가는 느낌이더니 이번에 가 보니 문이 닫혔다. 참으로 아쉬웠다. 잘 되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어쩌다 한 번씩 들렀던 곳인데...

 

이번엔 집사람의 "이경택 사진공방 길"의 갯벌 출사 스케줄이 있어서 함께 간 것이었다. 집사람이 갯벌의 밀물을 인터벌 사진으로 찍고 있는 동안 난 문닫힌 어시장과 그 부근의 낚시터를 둘러봤다.  오래 전의 절터, 폐사지(廢寺址)처럼 쓸쓸하고도 안타까운 분위기의 어시장 건물만 보고 있으려니 마음이 허전했기 때문이다.

 

텅빈 어시장 건물 중 딱 한 군데만 코스모스 갤러리란 이름으로 열려있었다. 30년간 갤러리스트(gallerist)로서 활동하고 있는 한 분이 그 갤러리이자 아트샵인 그곳에 우드 웍샵(공방)을 열고 있었다. 은퇴 후의 취미생활 겸 2년전에 오픈한 갤러리라 한다. 그분은 창고나 공방으로 임대한다고 써붙인 그 건물의 소유주 중 한 분이라 한다. 오래 전에 꽤 높은 가격으로 현재의 갤러리, 공방 자리를 분양받았던 것이라고...

 

그분은 두 개의 방조제로 막혀 만들어진 저수지인 황산도 바다낚시터가 사라져야한다고 했다.(그 낚시터는 현재 면허기간 만료로 폐쇄되어 있었다.) 그 방조제가 사라져서 황산도가 전처럼 오롯한 섬이 되고, 그 주위를 바닷물이 돌면 그같은 자연순환에 따라 섬이 살아날 것이라고 했다. 현재는 방조제에 막혀 황산도 남쪽 갯벌로 밀려드는 실트(고운 바다 흙)에 의해 갯벌이 엄청나게 높아져 있다고 한다. 

 

그 어시장 건물이 창고나 공장으로 쓰이기엔 아깝다. 거기가 코스모스 갤러리 같은 것들이 많이 모여 예술인들의 집단창작센터가 되면 가장 좋을 것 같은데... 근데 현재는 창고나 공장으로 임대하겠다는 사람조차 안 나타난다고 한다. 30여 명의 주인들이 가진 생각이 다 달라서라고... 아무래도 그 어시장 건물은 회생되기 힘들 듯하다. 이미 같은 기능을 가진 시설물이 섬의 어시장 반대편 동북쪽끝에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황산도 어판장"(2008년 개장)이다. 거긴 배의 정박시설도 있고, 수산물 시장과 15개의 횟집이 들어서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우울함, "코로나 블루(Corona Blue)"가 마음을 울적하게 하는 시점에서 쇠락한 어시장 건물을 보는 건 마음 아픈 일이었다. 집사람이 방조제 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 동안 난 어시장 건물을 둘러보고, 개방된 계단을 통해 2층에도 올라가 봤다. 그리고 거기서 가까운 바닷가의 또다른 실내, 실외 낚시터에도 가봤다. 강화둘레길의 일부인 1.2km 바닷가 데크길도 노후화하여 폐쇄되어 있었는데 그것 역시 쇠락하는 황산도를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거칠 황(黃) 자가 들어간 황산섬, 그게 "The Island of Barren Land"(黃山島)라서 황폐화한 건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집사람의 황산도 출사가 앞으로도 두 번 정도 더 있을 거라고 하니 다음 기회엔 황산도 어판장에도 가봐야겠다. 거기서 밥을 먹어도 좋을 듯하고... 그리고 이번에 장시간 대화했던 코스모스 갤러리의 갤러리스트와 한 번 더 대화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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