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인 듯 찾은 고양(高陽)
집사람(고성애)은 어린시절에 많은 이사를 해야했다. 어머니가 공립중고교의 음악선생님이셨기에... 그 중 어린시절의 기억이 가장 많은 곳이 고양(高陽)이란다. 현재의 경기도 고양시. 초등학교를 삼송국민학교를 나왔고, 일산여중에 다녔단다.
어제 삼송동의 "스타필드 고양" 부근에 갈 일이 있었다. 그 길에 집사람이 어린시절을 보낸 바로 그곳, 고양고등학교에 들렀다. 원래 그 학교는 고양농업고등학교였단다. 집사람이 어렸을 때만해도 그곳은 논밭만 있는 곳에 덩그라니 큰 학교가 있던 곳이었다고 하니... 그 때 집사람은 그 학교의 교직원용 사택(社宅)에서 살았었다고 한다.
산비탈에 있는 사택에서 산을 넘어가면 삼송국민학교가 있었다고 하며, 친구네 집에 가려면 논밭길을 한참 걸었다고 한다. 2000년도 초반에 고양고등학교를 찾았을 때만 해도 논밭이 많았고, 논밭 가운데 있는 차도를 달려갔다고... 그런데 어젠 삼송역이 있는 6차선 대로변에 고양고등학교가 있는 걸 보며 깜짝 놀랐다. 그야말로 뽕밭이 변해 푸른 바다가 되었다는 사자성어 상전벽해(桑田碧海)의 변화. 주변에 "스타필드 고양"도 있고, 수많은 현대식 고층 아파트들이 많은 도시 풍경으로 변한 곳.
그곳에서 집사람의 기억에 생생하게 남은 지형지물은 이 학교의 체육관인 차오름관 뿐이었다. 또 한 가지는 지금은 현대적으로 규모가 크게 지어진 온실이었다. 많은 추억이 깃든 사택을 찾아 산길을 오르다보니 거긴 고양몽실(夢實)학교의 건물이 서 있었다. 꿈(夢)이 실현(實現)된다는 의미의 몽실학교가 들어선 곳이 예전의 사택 자리였던 것.
참 많은 세월이 흘렀고, 많은 것이 변했다. 고향 같은 고양(高陽)을 찾아간 추억여행은 기쁨과 행복이 반(半), 그리고 아쉬움이 반인 그런 여행. 그렇게 완성된 여행이었다. 나이듦(aging)은 추억을 쌓는 과정이다. 그래서 나쁘지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