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그렇게 좋던 날씨가 오늘은 꾸물꾸물합니다.
이런 날씨에 멀리 있으면 박인환 시인의 시 '세월이 가면'이 생각나게 됩니다.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창 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고
과거는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치 위에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의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어
내 서늘한 가슴에 있건만
박인환시인이 프랑스 화가이자 시인인 마리로랑생을 좋아하여 책방이름도 그렇게 지었었다고 해서
내친 김에 마리로랑생의 '잊혀진 여인'을 찾아 나섰습니다.
권태로운 여인 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슬픔에 젖은 여인입니다.
슬픔에 젖은 여인 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불행을 겪고 있는 여인입니다.
불행을 겪고 있는 여인 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병을 앓는 여인입니다.
병을 앓는 여인 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버림받은 여인입니다.
버림 받은 여인 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쫓겨난 여인입니다.
쫓겨난 여인 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죽은 여인입니다.
죽은 여인 보다 더 불쌍한 여인은 잊혀진 여인입니다.
그런데 오늘 갑자기 그 원문을 찾아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래서 구글에 질문을 하려니까 도무지 감이 안 잡히더군요.
일단 Marie Laurencin 을 찾았습니다. 그랬더니 프랑스쪽 사이트에 나타나더군요
LE CALMANT
Marie Laurencin
Plus qu'ennuyée Triste.
Plus que triste Malheureuse.
Plus que malheureuse Souffrante.
Plus que souffrante Abandonnée.
Plus qu'abandonnée Seule au monde.
Plus que seule au monde Exilée.
Plus qu'exilée Morte.
Plus que morte Oubliée.
아니! 원문이 이렇더군요. 저는 La Femme Oubliée 정도로 생각했었지요
어째서 '잊혀진 여인'으로 시가 번역되었을까가 궁금해졌습니다.
한국의 불문학자 어느 분이 했을까 아니면 영어로 번역된 시를
어느 분이 한글로 재번역했을까?
왜냐하면 제가 보기에 영어로 대응시켜보면
The Calmative
Worse than bored Gloomy.
Worse than gloomy Unhappy.
Worse than unhappy Diseased.
Worse than diseased Abandonned.
Worse than abandonned Alone in the world.
Worse than alone in the world Exiled.
Worse than exiled Dead,
Worse than dead Unremembered.
뭐 이런 정도가 되겠지요 그런데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러나 일본쪽의 사이트에 이런 내용이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鎭精劑
マリー・ローランサン
堀口大學(ほりぐち・だいがく) 譯
退屈な女より もっと哀れなのは 悲しい女です。
悲しい女より もっと哀れなのは 不幸な女です。
不幸な女より もっと哀れなのは 病氣の女です。
病氣の女より もっと哀れなのは 捨てられた女です。
捨てられた女より もっと哀れなのは よるべない女です。
よるべない女より もっと哀れなのは 追われた女です。
追われた女より もっと哀れなのは 死んだ女です。
死んだ女より もっと哀れなのは 忘れられた女です。
'잊혀진 여인'과 제목만 다르고 완전히 구절대 구절이 일치하고 있었습니다.
호리구찌 다이가꾸는 일본의 불문학자및 시인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또 다른 번역은 보다 원문에 충실하더군요.
大島辰夫 譯
もの憂いよりは悲しくて
悲しいよりは不仕合わせ
不仕合わせよりは苦しくて
苦しいよりは捨てられて
捨てられたよりは天涯孤独
孤独の身よりは流浪の身
流浪の身よりは死んだ者
死んでるよりは忘れられて。
그런데 원작보다도 호리구찌 다이가꾸의 번역이 가슴에 와 닿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또 영어로 번역한 것이 있더군요.
Sedative
Amano Maya
worse than being a bored woman
even more pathetic
is to be a sad woman
worse than being a sad woman
even more pathetic
is to be a miserable woman
worse than being miserable
even more pathetic
is to be a sick woman
worse than being sick
even more pathetic
is to be a woman who's been dumped
worse than being dumped
even more pathetic
is to be a woman with no home
worse than being homeless
even more pathetic
is being a battered woman
worse than being battered
even more pathetic
is being a dead woman
worse than being dead
even more pathetic
is being a forgotten woman.
그러다 보니 한국에도 '잊혀진 여인'말고 '진정제'로 번역된 것이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들어서 찾아보니 정말로 있더군요. 어느 분의 번역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김희보님의 세계의 명시에도 진정제란 제목으로 되어 있네요.
진정제 - 마리 로랑생
권태롭기 보다 슬픈
슬프다기 보다
불행한
불행하기 보다
괴로운
괴롭다기 보다
버림받은
버림받았다기 보다
나 홀로 외로운
나 홀로라기 보다
떠도는
떠돈다기 보다
죽어 있는
죽었다기 보다
잊혀진.
또 하나 어느 분이 번역했는 지는 모르겠지만
오! 당신은 알기를 원하십니까?
권태보다 그리고 슬픔보다도
왜 불행이 더 나쁜지를...
하지만 불행보다 더 나쁜 것은 아픔입니다
오! 당신은 알기를 원하십니까?
왜 아픔보다 버려짐이 더 나쁜지를...
하지만 버려짐보다도 더 나쁜 것은
외톨이가 되는 것입니다
오 당신은 알기를 원하십니까?
외톨이가 되는것 보다 더 불행한 것을...
그것은 바로 유랑생활입니다
하지만 유랑생활보다도
불행한 것은 죽음이랍니다
그렇지만 죽음보다도 더 불행한 것은
바로 잊혀지는 것입니다
원작보다도 번역때문에 일본이나 한국에서 더 유명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기회에 마리로랑생의 작품 몇 점을 감상해 봅니다.
마리로랑생은 '미라보다리'의 작자인 아폴리네르와의 사랑으로 또 유명하지요
'잊혀진 여인'을 찾아 사진을 감상하다 보니 조무형님이 생각이 나더군요.
왜냐구요?
마리로랑생에 대하여 더 자세한 내용은
Marie Laurencin: Une Femme Inadaptée in Feminist Histories of Art 을 참고해 보세요.
고만 선생님은 한문과 영어뿐 아니라
불어와 일어에도 능통하신가 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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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을 감상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 소개되어 있는 사이트가 있군요. 구글의 번역기 도움을 받아 영어로 번역해도 의미전달은 되네요.
영어와 일본어로 번역된 여러 버젼이 이 곳에 있군요.
그런데 이 '토모키'란 분이 제가 올린 글을 또 참고했었나 보군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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