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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장에 가면 있던 감기도 떨어진다. - “Ski first. Everything else later."

스키장에 가면 있던 감기도 떨어진다. - “Ski first. Everything else later."

 

페친 이용호 선생이 달포를 감기를 달고 살았다. 그런데 새 스키 시즌이 열리자마자 비발디파크로 달려갔다. 그런데 그 심하던 감기가 스키장에 다녀오고 많이 나아졌다고 한다. 거짓말 같지만 그런 경험은 내게도 두 번이나 있었다(왜 그런 일이 과학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해 후술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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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사람이 건강하던 시절 스타힐리조트의 B라인 정상에서. 내가 프랑스에 스키 타러 가서 사 온 까스텔바작 스키복을 입고 있다. 헬멧은 노르웨이산 스윗프로텍션의 트루퍼, 고글은 그에 어울리는 우벡스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저 흰 스키 바지는 내가 항상 손 세탁을 해줬었다. 흰색 스키복은 의외로 스키장에서 가장 눈에 잘 띠는 것인데, 오염되기 쉽기에 스킹 후에 매번 손세탁을 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오늘 야간 스킹을 위한 스키 정비

 

오늘 저녁에 지산리조트에 간다. 시즌권을 수령하기 위함이다. 고맙게도 지산리조트는 새로운 시즌이 되면 내게 시즌권을 스폰서링해 준다. 전에 천마산/스타힐리조트도 그랬었다(그곳의 부회장님과 유천석 부장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용평리조트도 내게 매시즌 시즌권을 발행해 주고 있다. 용평의 이재학 선생이 매년 함께 가자고, 차 끌고 와서 픽업해 간다고 하는데도 내가 시간 관계상 거길 못 가고 있어서 정말 그 점에 대해 용평리조트에 죄송하다는 얘길 전하고 싶다).

 

어쨌든 오늘 저녁에 거길 간다. 집사람이 먹을 저녁을 미리 차려주고 갈 참이다. 그래서 조금 전에 스키 장비를 모두 챙기고 스키의 날(edges)을 갈고, 스키 베이스에 핫왁싱을 했다. 스키 다이와 바이스를 챙기는 것이 귀찮아서 카드보드를 잘라 테이핑해서 거실 바닥에 깔고 간이 정비를 했다. 스키장에 갈 때마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스키 정비 세트로 정비를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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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간이 스키 튜닝 장비. 자브라의 헤드폰 하드 케이스에 담아가지고 다닌다.

 

자브라(Jabra)의 헤드셋용 하드 케이스에 정비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도구들을 모두 넣어가지고 다닌다. 오래 전처럼 스키를 항상 가지고 다니면서 집에 가져와서 정성스레 정비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스키를 스키장 보관소에 맡겨놓고 다니기 때문에 그처럼 정비할 수가 없다. 스키장에 정비샵이 있기는 하지만 마음이 급해서 내가 스키장 한 구석의 바인딩 정비대에서 간이 스키 튜닝을 해치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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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실 바닥에 박스 큰 거 하나를 해체한 후에 그 카드 보드를 테이핑으로 연결해 놓고, 그 위에 스키를 두고 날갈이와 핫왁싱을 했다.

 

스키는 왜 그렇게나 재미가 있을까? 무슨 매력이 있어서 스키장만 열리면 나는 광분을 하는 것일까? 그건 당연히 수많은 이유가 있지만 그걸 간단히 설명하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 얘긴 그만 두고, 앞서 얘기한 스키장에 가면 있던 감기도 떨어진다는 얘길하고자 한다.

 

있던 감기도 떨어지게 만드는 스키장의 매력
 
희한하게 감기기가 있을 때 스키 타고 오면 감기 기운이 사라지던 경험이 그간에 두 번 있었다. 오히려 사람들은 감기기가 있을 때 추운 스키장에 가서 무리를 하면 감기가 더 심해져서 폐렴이 될 수도 있으니 절대 그러지 말라고 했었다. 하지만 약손한 것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가야했고, 스키를 타야했다. 그런데 스키장에서 돌아오니 신기하게도 감기가 나았다. 그래서 나중에 의사에게 그 얘기를 하니 그럴 수 있고, 의학적으로 과학적으로도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당시 의사가 해 준 말은 이런 것으로 기억한다.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데 감기기가 옅어지는 느낌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생리적으로 설명 가능한 현상이다. 몸이 겪는 변화가 여러 층에서 긍정적으로 겹치기 때문이다. 스키장의 공기 변화, 운동이 주는 생리적 자극, 심리적 반응이 모두 한 몸 안에서 서로 얽혀 작동하는 과정을 통해서 그런 기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스키장의 공기

 

스키장은 대체로 도시보다 공기가 차갑고 맑다. 차가운 공기는 호흡기 점막의 부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점막이 부어 있을 때 공기 흐름이 막히고, 우리는 그걸 콧막힘이나 답답함으로 느낀다. 그런데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면 혈관이 조여지는 반응이 일어나고 점막의 붓기가 가라앉아 통로가 잠시 넓어진다. 그래서 콧속이 트이는 느낌이 생긴다. 스키장은 또한 오염물질이 매우 적기 때문에 자극이 줄어들어 호흡이 더 편해진다.

 

운동이 가져오는 긍정적인 생리적 자극

 

적당한 유산소 운동은 바로 효과가 나타나는 독특한 생리 반응을 일으킨다. 운동 중에는 교감신경이 활성화되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과 항염 작용이 있는 호르몬이 함께 분비된다. 이 조합은 염증 반응을 조절해 콧물이나 목의 염증이 잠시 누그러지는 효과를 보여준다. 

 

몸이 스킹을 통한 전투 모드에 들어가면서 여기저기 불필요한 염증 반응을 살짝 줄이는 셈이다. 또한 혈액순환이 활발해지면 면역세포가 더 잘 움직이며 바이러스가 붙어 있는 조직으로도 더 빠르게 도달한다. 겉으로는 감기기가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고, 내부적으로는 면역 작용이 조금 더 활발해진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

 

심리적 반응과 뇌의 조절

 

스키를 탈 때 느끼는 상쾌함과 즐거움은 단순한 감정 변화가 아니다. 뇌는 즐겁거나 몰입된 상태에 들어갈 때 엔도르핀과 도파민을 포함한 여러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들은 통증을 완화하고 불쾌감을 줄이는 작용을 한다. 감기 초기에 느껴지는 몸살, 두통, 답답함은 상당 부분 염증에 대한 뇌의 반응으로 생기는 체감인데, 이때는 몸을 움직이는 것도 귀찮고 움츠러들게 된다. 하지만 기분이 좋아지고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통증 조절 물질이 나오면 이런 증상을 일시적으로 덜 느끼게 된다. 이런 일시적인 느낌이 병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에 연결되고, 천천히 이 과정이 강화되면서 회복 과정으로 들어가는 것이다 이를 흔히 면역 기능의 조절이라고 부르는데, 실제로 몸이 낫는 속도와 별개로 ‘느낌’의 층위에서 큰 변화를 보이게 된다.

 

전체 과정의 연결

 

스키장의 맑은 공기가 점막을 편하게 하고, 적당한 운동이 혈액순환과 면역 조절을 돕고, 기분 좋은 경험이 뇌의 통증 조절 회로를 활성화한다. 이 세 가지가 한꺼번에 작동하면 감기기가 사라지는 것처럼 느끼게 된다. 물론 그런 느낌은 그 후의 몸 관리에 따라서 연장될 수 있다. 의사가 말한 과학적 가능성은 바로 이런 생리·면역·신경 반응의 조합이었다. 물론 이것이 실제 감기를 완전히 치료한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몸이 일시적으로 훨씬 가벼워지는 이유는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 그 후에 계속 몸 관리를 하고, 좋은 기분과 가벼운 운동을 지속하면 감기의 완쾌에 이르게 되는 것이다.

스키장이라는 공간은 운동, 환경, 기분이 모두 좋은 방향으로 맞물리는 드문 장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조합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경험하기 어렵기 때문에 더 강한 효과로 다가온다. 스키어는 이런 경험을 스키 시즌 서너 달 동안 계속 할 수 있는 행운아들이라 할 수 있다.

 

다른 일은 젖혀두고 우선 스키부터 타자. “Ski first. Everything else la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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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놈이 이긴다."
별 재주 없는 나는 남들 그만 둘 때까지 계속해야 했다.
아니면 남들과의 경쟁을 피해 남들이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했다.
그게 내가 살아온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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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정재영
  • 2025.12.13

1. "스키장에 가면 있던 감기도 떨어진다." 공감합니다. 저도 같은 경험이 몇번 있었습니다.

2. "저 흰 스키 바지는 내가 항상 손 세탁을 해줬었다." 정성이 대단하십니다. 저는 밝은색 스키복은 패스합니다. 항상 어두운 색으로. 오염이 표시가 안나서.

3. 사모님 건강이 빨리 쾌차되기를 기원합니다. 코로나 바로 전에 웰리힐리 조식.중식 뷔페식당이서 박사님과 사모님 멀리서 뵌적 있는데 항상 다정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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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약손한 것이 있어서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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