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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키에 진심이었던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
  • DrSpark
  • 25.09.20
  • 조회 수: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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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흘 전 9월 16일에 미국의 영화배우 로버트 레드포드가 운명을 달리하였다. 많은 매체들이 그의 떠남을 얘기했고, 페이스북에도 이와 관련해서 깊은 슬픔을 표현하는 많은 글들이 올라왔다.

 

 

MZ 세대가 아니라면,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를 모를 리 없다. 저도 물론 그를 좋아하고, 그가 떠난 것을 마음으로 슬퍼하는 사람 중 하나이다. 전 예전에도 페이스북에 그에 관한 글을 두세 번 올린 일이 있다. 그를 잃고 난 마음이 진정된 지금에야 그에 관한 글을 쓴다.

 

예전 박순백의 개인 홈페이지(drspark.net)에 2012/12/14자로 올린 로버트 레드포드 관련 글: https://www.drspark.net/ski_talk/5197620

 

그에 관한 글들을 쓴 이유는 그의 영화가 좋았던 때문도 있지만 제가 Serious Skier로서 동료 스키어인, 그것도 진짜로 스키를 좋아했던 사람인 레드포드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는 1976년 오스트리아의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의 스키 전문지 SKI 지의 1975년 11월호의 표지 모델로 실리기도 하였다. 그의 역동적인 스킹 사진이 표지를 장식하는 바람에 그 잡지는 미리부터 부수를 늘렸고, 역시나 꽤 많이 팔렸다. 그해 그 다음 달에 한국에서는 최초의 현대식 스키장인 용평리조트가 개장을 하였다. 동계올림픽이 개최되는 겨울에 맞춰서 올림픽의 프로모션에 그가 가장 적합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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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레드포드는 정말 스키에 진심인 사람이었다. 스키 영화에 출연했고, 바쁜 중에도 열심히 주말 스키어 노릇을 했으며, 나중엔 중소규모의 스키장을 창립하기도 하였다. 바로 선댄스 마운틴 리조트이다.

 

로버트 레드포드(Robert Redford)는 프랑스의 그르노블(그레노블)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린 1968년에 눈이 많이 내리는 유타 주 프로보 근처의 팀프 헤이븐(Timp Haven) 지역을 인수하여, 이를 자연 보호와 예술적 영감을 위한 공간으로 개발하였다. 이후 이 지역은 1970년대에 ’선댄스 마운틴 리조트(Sundance Mountain Resort)’로 개명하고 9개의 체어리프트를 갖춘 로컬 스키장으로 만들었다. 그 후에도 레드포드의 예술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장소로 이 리조트를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은 그치지 않았다. 그의 비전은 1981년에 설립된 선댄스 인스티튜트(Sundance Institute)와 1985년부터 시작된 선댄스 영화제(Sundance Film Festival)로 이어졌다. 그의 비전은 이후 선댄스 인스티튜트와 선댄스 영화제를 통해 미국 독립 영화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선댄스(Sundance)라는 리조트의 이름은 로버트 레드포드와 폴 뉴만이 출연한 영화와 관련이 있다. 1969년 영화 “내일을 향해 쏴라”가 그것이다. 이의 원제목이 ‘Butch Cassidy and the Sundance Kid’(버치 캐시디와 선댄스 키드)이다. 거기서 레드포드는 ‘Sundance Kid’ 역이었고, 그 캐릭터와 관련된 별명을 얻었다. 그는 실제 이름과는 별개로, 이 영화에서 받은 별명을 개인적 프로젝트와 마운틴 리조트 이름에 그대로 활용하여 ”선댄스 마운틴 리조트“라고 명명하였다. 그가 선댄스 리조트를 만들기 시작한 1968년엔 세계적으로 대히트할 영화 촬영이 끝나 있었고, 그 영화로 인해 그의 리조트 이름은 나중에 아주 쉽게 기억되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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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름 선택은 단순히 영화 속 캐릭터를 기념하는 의미뿐만 아니라, 레드포드가 꿈꾸던 자연과 예술이 조화를 이루는 공간에 자신만의 상징성을 부여하는 목적도 있었다. 그래서 선댄스라는 이름은 영화, 개인적 아이덴티티, 그리고 리조트 철학이 결합된 상징으로 이해할 수 있다.

 

로버트 레드포드의 죽음은 단순한 배우의 퇴장을 넘어, 비져너리(visionary)로서 남긴 아쉬움을 크게 느끼게 한다. 그는 정말 선견지명이 있는 사람으로 미래를 내다보며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사람이었고, 혁신가이다. 그는 스크린 위에서의 존재감뿐만 아니라, 스키와 자연, 예술을 연결하는 비전을 실제 공간으로 구현한 사람이다. 선댄스 마운틴 리조트는 단순한 스키장이 아니라, 그의 철학과 창의성이 녹아 있는 살아 있는 실험장이다. 이를 통해 레드포드는 문화적, 예술적 가치와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동시에 제시하였다.

 

그의 비전은 영화계에서도 이어졌다. 선댄스 영화제와 선댄스 인스티튜트는 독립 영화의 창조적 중심지로 성장하며, 수많은 예술가와 관객에게 영감을 주었다. 그가 남긴 공간과 시스템은 단순한 산업적 성과를 넘어, 창의성과 자유로운 사고를 장려하는 플랫폼으로서 의미가 크다. 그만큼 그가 떠난 것은 영화와 예술, 그리고 자연을 사랑한 이들에게 깊은 공백을 남긴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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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포드가 설계한 마운틴 리조트와 영화제는 모두 그의 가치관과 이상을 반영한다. 선댄스라는 이름에는 단순한 영화 속 캐릭터를 넘어, 자연과 인간, 예술과 삶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그의 신념이 담겨 있다. 이런 비전을 구현한 사람의 죽음은, 앞으로 누군가 이어받아야 할 과제를 남긴 채 아쉬움을 남긴다.

 

결국 그의 죽음은 우리가 그를 단순히 영화배우로 기억하는 것을 넘어, 비져너리로서의 삶과 영향력을 되돌아보게 한다. 로버트 레드포드는 스크린을 넘어 현실 속 공간과 제도를 통해 자신의 철학을 실현하였고, 그 공백을 메우는 것은 쉽지 않다. 그의 부재는 스키와 예술, 자연과 창의성에 대한 열정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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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놈이 이긴다."
별 재주 없는 나는 남들 그만 둘 때까지 계속해야 했다.
아니면 남들과의 경쟁을 피해 남들이 하기 전에 먼저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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