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스키, 그 60년의 약속"은 어린 시절 대관령 옥수수밭에서 친구들과 함께 스키를 배우며 "언젠가 알프스에서 함께 스키를 타자"라는 막연한 기약에서 시작된 이야기이다. 주인공은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60년 후 뉴욕에서부터 알프스로 향한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알프스의 체르마트에서 스키를 타게 되었고, 뉴욕에서 함께 운동하던 동료 9명이 동행해 그 약속을 응원하며 작은 축하의 밤을 마련해 촛불을 밝히고 축가를 부르기도 했다.
여행은 단순한 만남을 넘어 오랜 우정과 세월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오기로 했던 친구는 건강상의 이유로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큰 아쉬움을 느꼈으나, 곧 주인공은 이 여행의 의미가 단지 모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깊이 이해하고 우정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끼는 데 있음을 깨닫게 된다.
알프스의 빙하 스키, 밸리 브랑숴(Vallee Blanche)를 성공적으로 마친 주인공은, 폐암을 겪었던 자신의 건강에도 불구하고 해발 3,800미터의 설원을 완주해 감회가 남달랐다. 특히 동행한 사람들과의 교감과 깊은 신뢰가 여정 내내 큰 힘이 되었으며, 이 여행은 약속의 완성만이 아닌 새로운 시작임을 선언하는 계기가 되었다.
체르마트에서 샤모니까지 이어진 여정 속에서 빙하의 고요함과 험난한 눈길,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주인공이 지치지 않았던 이유는 동행자들의 무언의 배려와 따뜻한 차 한 잔의 온기 덕분이었다. 주인공은 이번 여행이 단순히 오래된 약속의 이행을 넘어, 함께 써 내려갈 새로운 역사이자 앞으로의 삶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줄 기회였음을 확신한다.
비록 함께하지 못한 친구의 자리를 지키며, 마음으로 그를 깊이 기억하는 동시에 이 여정이 새로운 인연의 시작이라는 결심을 한다. 주인공은 이제 '60년의 약속'을 마무리하면서도, 앞으로 스키 80년, 스키 100년의 역사를 향해 계속 도전하고자 한다. 몸은 늙어가지만 열정과 도전은 결코 늙지 않음을 깨달았고, 다음 세대인 Diogo Shin에게 그 열정의 바통을 넘긴다.
마지막으로, 이번 여정에서 격려와 동행을 아끼지 않은 여러 친구들과 뉴욕의 동료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하며, 이 여정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가 함께한 소중한 역사임을 강조한다.
"스키, 그 60년의 약속"시작
봄의 속삭임이 겨울잠을 깨우는 순간, 나는 오래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알프스로 향한다. 계절의 흐름을 거슬러 차가운 설원의 품으로 다시금 발걸음을 옮긴다.
어린 시절, 옥수수밭에서 서툰 몸짓으로 스키를 배우며 친구들과 나누었던 한 마디."언젠가 알프스에서 함께 스키를 타자."그 막연했던 기약이 어느덧 현실이 되어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꿈결 같은 세월이었다. 오래전 한국을 떠나 뉴욕에서 살아오던 내게, 알프스에서의 재회는 그저 먼 기억 속의 조각에 불과했다. 그러나 믿기지 않게도, 마침내 그 순간이 다가왔다. 더구나 뉴욕에서 함께 운동하던 동료들까지 동행을 자처했다. 그들은 진심으로 ‘알프스의 약속’을 응원하며, 뜨거운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어쩌면 그들에게도 60년을 넘어 지켜지는 우정과 약속이 궁금했던 것일까. 며칠 전, 친구들은 ‘스키 환갑’을 축하하며 촛불을 밝히고 축가를 불러주었다. 시간과 거리를 뛰어넘어 이어진 인연, 그리고 그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피어나는 약속의 꽃.
이제, 설원 위에서 지난 60년을 품은 첫 발을 내딛는다.마치 오래전 꿈꿨던 순간이, 이제야 현실이 되어 내 곁에 내려앉는 듯이.
"스키,그 60년의 약속, 그 중간 이야기
봄의 속삭임을 따라 알프스로 향했던 그날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스위스의 ‘체르마트(Zermatt)’를 뒤로하고 프랑스 ‘샤모니(Chamonix)’로 향하는 길에 올랐다. 거대한 설산이 여전히 내 곁을 감싸고 있지만, 그 사이 내 마음속 풍경은 한층 더 깊고 따뜻해졌다.
60년 전 옥수수밭에서 스키를 배우던 그 순간, 친구들과 나눈 그 막연한 기약.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알프스에서 나는 생각보다 더 많은 것들을 마주했다. 무엇보다도, 이 여행은 오랜만의 만남을 넘어, 세월과 공간을 초월해 이어져 온 우정과 함께 걸어온 길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게 주었다.
한국에서 오기로 했던 친구는 끝내 노년의 건강이 허락하지 않아 함께하지 못했다. 처음엔 아쉬움이 컸다. 멀리서라도 이 순간을 함께하고 싶어 했던 그 친구의 마음을 알기에 더욱 그랬다. 하지만 나는 곧 깨달았다. 이 여정에 담긴 의미는 단순히 몇 사람이 모이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놀랍게도, 뉴욕에서 함께 운동하던 동료들이 기꺼이 나의 여정에 동참했다. 9명의 친구들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함께해 주었고, 그들은 ‘60년의 약속’을 내 이야기만이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만들어 주었다. 출발 전, 그들은 나를 위해 작은 축하의 밤을 마련했다.촛불을 밝히고, 축하 노래를 부르며, 60년을 넘어 지켜지는 약속의 의미를 되새겼다. 그렇게, 한 사람의 약속이 여러 사람의 응원이 되어 흘러갔다.
체르마트에서 나는 거대한 마터호른을 배경으로 설원을 가로질렀다. 과거의 기억을 안고 미끄러지는 스키 날 위로, 60년의 시간이 겹쳐지는 듯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샤모니로 향한다.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밸리 브랑숴(Vallee Blanche)에서의 빙하 스키. 한때 막연한 꿈이었던 그 약속이, 이제는 빙하 위에서 피날레를 장식할 준비를 하고 있다.
친구야, 네가 함께하지 못해도, 이곳에서 네 몫까지 기억할게. 그리고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는 이 순간을, 오래도록 가슴에 담을게. 60년의 약속은 단순한 한 번의 여행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온 시간의 증거이자, 앞으로도 계속될 이야기가 아닐까.
이제, 남은 설원을 가르며 마지막 발걸음을 내딛는다. 어쩌면, 오래전 꿈꾸던 순간이 이제야 완성되고 있는 것만 같다.
"스키,그 60년의 약속" 마지막 장
빙하 위를 가로지르며, 우리는 마침내 밸리 브랑숴(Vallee Blanche)의 종주를 무사히 마쳤다. 해발 3,800미터의 설원이 품은 위용과 침묵, 그 속을 헤치며 함께한 이 여정의 마지막 시간, 나는 잠시 멈춰, 깊은 숨을 들이쉰다. 폐암 경력으로 다친 폐가 아직도 쓸만은 한 것 같다.
78세. 이 빙하를 완주한 나의 기록이 혹시 한인으로서 가장 고령의 종주일지도 모른다는 농담 섞인 말들이 오간다. 그러나 정작 나에게는 기록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그건, 이 알프스의 절경조차 압도할 만큼 빛났던 '함께'했던 사람들이다.
체르마트에서 샤모니까지, 그리고 그 사이의 수많은 거친 눈길과 변덕스러운 날씨 속에서도 내가 끝내 무너지지 않았던 건,산의 고요함보다 더 깊은 침묵 속에서, 우리는 말없이 서로를 이해했다. 고된 여정 속에서도 주고받은 얼어붙은 손끝으로 건네준 따뜻한 차 한 모금, 그리고 서로의 눈빛에 담긴 깊은 신뢰. 그 모든 순간들이 이 여정을 단순한 '약속의 완성'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으로 바꾸어 놓았다.
나는 이제 확신한다. 이 여행은 단지 60년 전 대관령 옥수수밭에서 시작된 약속의 이행이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의 시간, 우리의 우정,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써내려갈 '사람의 역사'에 대한 선언이었다.
알프스는 참으로 아름다웠다. 숨이 멎을 만큼, 눈물이 고일 만큼. 하늘과 맞닿은 설원의 끝없는 하얀 세상은 내 영혼을 정화시켰다. 친구야, 너는 비록 함께하지 못했지만, 이 눈부신 여정 속에서 네 몫의 자리를 우리는 지켰고, 너의 이름도 바람 속에 수없이 불러보았다. 저 멀리 햇빛에 반짝이는 설산을 볼 때마다 네가 생각났어. 너의 부재는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졌고, 그래서 더더욱 우리가 지켜낸 이 약속이 소중하게 느껴졌다.그리고 이제, 나는 결심한다. 이것이 끝이 아니라,새로운 인연의 시작임을.
'60년의 약속'은 끝났지만, 우리는 이제 스키 80년, 스키 100년의 역사를 함께 써내려 가려 한다.
언제까지일까?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함께라면, 그 끝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우리의 여정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시간은 흐르고 몸은 늙어가지만, 우리의 열정과 도전은 절대 늙지 않는다는 것을 나는 이번 여정을 통해 깨달았다.그리고 향후 '60년의 약속'은 사랑하는 후배 Diogo Shin에게 바톤을 넘긴다. 그의 젊은 열정과 순수한 눈빛에서 나의 모습을 본다. 그가 이어갈 새로운 약속의 여정에 우리 모두의 축복을 담는다.
이번 여정에 위로의 詩로 함께해주신 박순백 박사님,Jean Claude Moon,조문행,즐기삶과 페친 여러분, 동행한 임영택, 임연수, 강현희, 김준호, 강주현, Sam & Dr.Soo, Jingi Lee, 그리고 Diogo Shin... 그대들의 격려와 동행이 없었다면, 나는 결코 이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어낼 수 없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깊이 감사합니다.
영상: '스키,그 40년의약속' https://youtu.be/cM9o-JDVB-c
78세에 Haute Route를 하셨네요
더구나 스키로...
축하드립니다.
더구나 함께 하실 분이 있으셔서 더욱더 축하드립니다.
저도 1970년 중학교 도서관에서 동아백과사전에 마터호른의 반 명함판 사진보고 알프스의
꿈을 간직하고
ALPS 스키원정 다닙니다.
매년 한달이상 멋진 알프스에서 스키타는게
꿈입니다.
현제 스키 불모지 부산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박순백 칼럼 땜 좋은 정보를 접하고
힘을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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