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만장"에서 만난 스키어
09/07(토) 07:30에 "양평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기로 한 분이 있었다. 전에 스타힐(천마산)리조트에서 함께 스킹을 했던 강호익 박사님이다. 매년 겨울이면 항상 뵙던 분인데 천마산리조트가 사라지면서 거의 4년동안 뵙지 못 했다.
그런데 요즘 강 박사님께서 주말이면 바이크(모터사이클)를 타고 계신다는 포스트를 여러 번하셨기에 몇 사진들이 첨부된 글을 보게 되었다. 강원도로 자주 라이딩을 하신다는 것과 그런 바이크 투어를 통해 친지나 친구를 만나고 계심을 알 수 있었다. 대개 서울-양평-홍천-인제-원통-한계령(혹은 진부령)-양양(혹은 속초)의 코스가 바이커들에게 사랑받는 코스이다. 아니면 좀 더 북쪽의 경춘가도를 달려 춘천을 향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속도로에서의 바이크 라이딩이 범법행위이므로 기존의 국도를 이용한 저속 라이딩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서울-양평행 도로는 바이커들의 대단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 길을 가다보면 소위 "양만장"이 나오게 되는데, 이게 "양평 만남의 광장"이다. 그룹 라이딩을 하는 바이크 동호회 분들이 대개 이곳에서 만나 강원도를 향해 달려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양만장은 잘 알려진 바이커들의 성지 중 하나이다.(사이클 라이더들에게 “홍가네 수퍼"와 같은 명소인 곳.) 그래서인지 지방의 바이크 라이더들 중에는 여길 방문하기 위하여 일부러 양만장 바이크 투어를 하시는 분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어쨌건 오랜만에 강 박사님을 뵙고 싶은 마음에 강 박사님이 양만장에서 페북 포스트를 하신 걸 보고, 근간에 한 번 뵙자고 연락을 드렸다. 그래서 금방 성사된 것이 이 만남이다. 나도 이 국도를 자주 차로 지나고 있고, 다른 바이크인 사이클로도 양만장이 있는 국수리(菊秀里)를 여러 번 지나간 일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양만장을 들러야할 일이 없었기에 그 옆으로 지나가기만 했고, 양만장을 자세히 본 일은 없었다.
이번에 가보니 역시 주말이라 광장엔 바이크들이 즐비하다. 이곳엔 편의점과 화장실이 있는 메인 건물이 있는데, 그곳엔 카페가 따로 있지 않아서 대개 그 건물 1층의 던킨도넛에서 만나 차를 마시며 대화한다고 하셨다. 그래서 그곳에서 강 박사님을 만나뵈면서 그간에 못 한 많은 대화를 했다. 강 박사님은 교통관련의 세계적인 전문가로 외국 생활을 많이 하셨고, 전세계를 돌아다닌 globar traveller이시기도 하다.
스키이자 연세 드신 분들 중엔 흔치 않은 스노우보더이며, MTB 경력이 많은 스포츠인인 강 박사님은 30년 정도의 바이크 라이딩 경력을 가지고 계시는데, 이날 솔로 라이딩을 하시는 것이라 한다. 그곳에 카페가 없다는 말씀을 듣고 가보니 양만장 메인 건물엔 정말 카페가 없었다.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모이는 곳에 카페가 없다는 게 신기할 정도였다. 그 앞의 광장을 지나 길 건너에는 "카페 피트"라는 멋진 카페가 하나 있기는 했다.
많은 말씀을 나누고 강 박사님이 양만장을 떠나신 후에 보니 양만장 입간판 오른편에 2 Stroke란 카페가 있는 것이었다. 메인 건물에서 좀 떨어진 곳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거긴 양만장 광장의 한 구석이었다. 투 스트로크란 이름은 예전의 바이크 엔진이 2행정 기관을 채용했었기에 그걸 상징하는 단어를 카페 이름으로 삼은 것이다.(2행정 기관의 바이크는 공해 유발 문제로 이제 공도 주행이 불가라한다. 이것은 휘발유와 오일을 동시에 점화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젠 다 4행정 기관의 바이크로 만든다고...) 아무래도 투 스트로크 카페는 커피를 제대로 만들 듯하다. 매우 오랜만에 던킨도넛의 커피를 마셔봤는데, 역시 그건 시원찮다는 요즘 프랜차이즈 카페의 커피맛에도 못 미친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이크 라이딩은 모든 중년 이후의 남성들에게 하나의 로망이다. 대개들 그걸 원하지만 주변의 만류로 그 로망의 실현은 불가능해 진다. 강 박사님은 스킹과 스노우보딩을 겸하며 그 둘 다 잘 하시는데, 스타힐리조트의 시즌말 행사에서 보면 강 박사님이 가장 연장자이시기도 했다. 그래서 많은 스키어들은 ‘나도 저 나이에 계속 스키를 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며, 살아있는 증인인 그분을 보며 희망을 가지기도 했다.
그간에 본격적인 바이크 라이딩을 안 하시다가 1년전부터 주변 라이더들의 강한 권유로 다시 자주 타시게 되었다고 하신다. 나도 이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지금의 여건으로는 바이크를 타는 게 당분간 힘들 듯하여 그게 좀 안타깝다. 집사람의 건강이 나아지면 바이크 쪽에 대한 관심을 실현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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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날 일찍 일어난 바람에 쓴 글 하나
https://www.drspark.net/jia_warehouse/6126591
요지음에는 언어를 줄이는 게 유행인데
너무 줄이다보면 이해하기가 어렵기도한데
오늘은 양만장이라 하여 뱀장어를 기르는 곳으로
이해했는데 본문을 보니 뜻밖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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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재미있다고 생각하고 그냥 씁니다. 대신 그걸 처음 대하는 분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꼭 풀어서 쓴 것도 보여드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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