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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살고 있는 한국 스키어 임호정(스키 보헤미안, KSIA Lv. 3, PSIA Lv. 3) 선생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하나가 제게 큰 감동을 주었습니다. 올림픽 로고 아래 "Home of the 1960 Winter Olympics"라고 쓰여있고, 그 아래 임 선생의 가족 3명이 찍은 사진입니다. 

 

Squaw Valley-06.jpg

 

이 사진을 확대하면... 더 멋집니다. 
 

Squaw Valley-05.jpg

 

위의 페이스북 포스트에 제가 아래와 같은 댓글을 달았었죠. 

 

Squaw Valley-04.jpg

- 이 사진의 주인공은 한국 최초의 동계올림픽 출전 국가대표 알파인 스키선수인 임경순 씨입니다. 1960년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던 선수입니다. 

 

1960년 동계올림픽이면 바로 "스쿼밸리 동계올림픽(Squaw Valley Winter Olympics)"입니다. 대개의 동계올림픽은 그 개최지의 이름으로 불립니다. 샤모니 동계올림픽(1924, 제1회 동계올림픽), 그레노블 동계올림픽(1968), 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1956), 사포로 동계올림픽(1972),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1976), 레이크플래시드 동계올림픽(1980), 평창 동계올림픽(2018) 등이죠. 

그런 의미에서 보면 여긴 "HOME OF THE 1960 SQUAW VALLEY WINTER OLYMPICS"라고 쓰여있어야 마땅했죠. 그런데 거기 "SQUAW VALLEY"란 단어가 빠져있습니다. 이유는 3년전에 이 스키장의 이름이 스쿼밸리(Squaw Valley)에서 팰리세이드 태호(Palisade Tahoe)로 변경되었기 때문입니다. '스쿼(Squaw)'는 그 스키장의 세 개의 산 중 하나인데, 이 용어는 많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불쾌감을 주는 단어(성적으로 여성들에게 수치감을 주는 단어)로 여겨지는 것이라 합니다. 리조트 관계자는 "스쿼"가 "인종차별적이고 성차별적인 비속어"이기 때문에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고 말한 바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지역 원주민인 와쇼(Washoe) 부족은 오래전부터 리조트 이름에 이 단어가 사용되는 것을 비판해 왔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리조트는 2020년 8월 25일에 이름을 새롭게 변경한 것입니다. 캘리포니아주 올림픽 밸리(Olympic Village)에 위치한 이 리조트(스쿼밸리 동계올림픽 이후에 이 일대를 올림픽 밸리로 개명), Squaw Valley Alpine Meadows는 태호 호수(Lake Tahoe)가 가까운 이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 속한 산 아래 1949년에 설립되었습니다. 메타(Meta)가 되기 이전의 페이스북(Facebook) 시절부터 이 회사는 와쇼 부족을 비롯한 아메리카 원주민 단체에 지원 활동을 펼치기도 했고, 이런 캠페인이 주효한 것입니다. 결국 스쿼밸리 알파인 메도우즈 스키장은 이 원주민 경멸적인 이름을 삭제하기로 결정하게 된 것이죠.

 

새로 채용된 "팰리세이즈(Palisades)"라는 이름은 수직으로 뻗은 암석 기둥으로 형성된 절벽을 의미하며, 그 모양이 방어용 울타리 또는 팰리세이드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절벽의 아메리카 원주민 이름은 위왁-엔(Wee-Awk-En)이었습니다: "나무처럼 생긴 바위"라는 뜻입니다). 이 어려운 발음으로 스키장 이름이 변경되지 않은 건 다행(?)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게는 현대차의 대형 SUV 팰리세이드와 이름이 같아서 친숙하기는 합니다.

 

하지만 저처럼 오래 스키를 타 온 사람들에게는 이런 이름의 변경은 대단히 당혹스러운 것입니다. 이제 1960년 동계올림픽을 뭐라고 불러야할 지가 난감하기 때문입니다. "1960년 팰리세이드-타호 동계올림픽"? 이런 건 있지도 않았고, 기존에 사용되던 이름을 이렇게 바꿔부른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그러므로 어차피 1960년에 개최된 동계올림픽의 이름은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이어야 할 겁니다. 남들이 안 된다고 해도 전 그렇게 부를 수밖에 없습니다.^^;

Squaw Valley-01.jpg

 

- 이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의 공식 휘장은 이렇습니다. "캘리포니아 13회 올림픽 윈터 게임즈, 19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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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식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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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쿼밸리 동계올림픽 입장식. 역사상 최초로 TV 중계(CBS)가 이루어진 동계올림픽이기도... 

 

이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의 기록 영화는 올림픽 직후에 한국의 극장에서 개봉되기도 했었습니다. 제목은 "백령(白嶺)의 왕자(王子) - Frames in the Snow"였지요. 백령이라고 하면 요즘은 백령도 생각밖에 안 납니다만, 그건 예전에 많이 사용되던 단어였습니다. 백령(白嶺)은 "눈이 쌓인 언덕(혹은 고개)"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당시엔 그 백령보다도 더 멋지게 은령(銀嶺)이라 표현하기도 했었지요. 은빛 언덕이니 뭔가 더 신비하고 로맨틱하기도 합니다. 1960년에 제작된 영화 "King of the Silver Ridge"가 우리나라에서는 "은령의 왕자(銀嶺의 王子)란 제목으로 개봉하기도 했습니다.(주인공은 1956년 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의 알파인 스키 3관왕 토니 자일러/Toni Seiler.) 어쨌건 그 동계올림픽 기록영화는 우리나라에서 극장 상영된 1936년 베를린 올림픽(손기정 선수가 마라톤 부문에서 우승한 올림픽) 기록영화 "민족의 제전"(Olympia, 레니 리펜슈달 감독, 1938) 이후 두 번째의 영화로서 극장 상영에서 성공한 영화이기도 합니다.(당시 우리나라엔 흑백 TV조차 없던 시절이라 볼거리가 없으니 극장에 가는 사람들이 많았죠. 1968년 그레노블 동계올림픽 기록영화인 "하얀 연인들"도 대성공을 거둔 극장 상영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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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SI(Sports Illustrated) 지에 실린 임경순 선수 관련 기사. "Memo from the Publisher"


그 기록영화에 한국 사람도 출연했습니다. 실제로 그 영화의 주인공은 쟝 부아네(Jean Vuarnet, https://bit.ly/3I14W2U  ) 같은 스타 스키어라고 하겠습니다만, 조연(?)으로 우리의 알파인 스키선수인 임경순 씨가 출연한 것입니다. 국제대회에 첫 출전한 동방의 한 선수가 코스를 벗어나는 게 신기해서 담은 영상이었습니다만...(FIS 사이트의 1960년 동계올림픽 관련 내용 중에도 임경순 선수에 대한 영상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리고 당시의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지는 발행인 이름으로 한 페이지를 할애하여 임경순 씨에 대한 기사를 싣기도 했었죠.) 당시 임경순 선수는 대회전에서 예선탈락, 활강에서 61위, 그리고 회전에서 40위를 차지했습니다. 당시 대회전 부문의 우승자는 한 때 미국 선밸리의 스키학교장이었던 스위스의 로져 스타웁(Roger Staub)이었고, 활강 부문의 우승자는 상기한 쟝 부아네였으며, 회전 부문의 우승자는 오스트리아의 언스트 힌터지어(Ernst Hinterseer)인데, 그는 또다른 월드컵 스키선수(영화배우, 가수 등 종합 엔터테이너) 한시 힌터지어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IMG_9325.jpeg

 

올림픽 선수촌(Olympic Vllage)이 최초로 만들어진 것이 이 때입니다. 그리고 올림픽 아이스하키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이 바이저 헬멧도 없는 맨 머리로 경기를 하고, 회전과 대회전에 출전한 선수들은 비니(털모자)를 쓰거나 맨머리였고, 활강경기에 출전한 선수들 중 일부만 가죽으로 만들어진 조종사용 헬멧 비슷한 걸 썼습니다. 플라스틱 헬멧이 등장한 때이나 대개는 활강 경기에서조차 이런 헬멧 비슷한 보호장구를 착용한 시대였습니다.(당시 남자 활강에서 기록된 최고 속도는 96mp/h라고 합니다. 그게 161km/h이기에 잘 믿어지지는 않습니다만...) 아래는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의 공식 영화입니다. 바로 "백령의 왕자"입니다. 이게 28분 정도로 짧은 것으로 보아 이 영화의 전체장면이 다 수록된 것이 아닌 듯합니다.

 

 

제가 극장에서 상영한 "백령의 왕자" 기록영화를 볼 때 있었던 임경순 선수의 코스 이탈 장면이 안 보이는군요.영상을 짧게 다시 편집한 듯합니다. 아니면 극장 상영용은 오피셜 필름보다 더 많은 영상을 담았던 것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재미있는 건 이 경기에 현 보그너(Bogner) 스키복 회사의 사장인 빌리 보그너(Willy Bogner)가 18세의 독일 국가대표 알파인 선수로 회전경기에 출전하여 1, 2차 경기에서 두 번이나 넘어지는 (재미나는?^^;) 장면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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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lly Bogner at the age of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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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깝게도 올림픽스닷컴의 알파인 스키 선수 명단에는 임경순 선수의 이름만 있고, 사진은 없군요. 이런 건 대한스키협회(KSA)에서 공식적으로 접촉해서 사진이 추가되게 만들어야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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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피디아

 

아래 두 장의 사진 역시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의 입장식 사진입니다. 스쿼밸리 동계올림픽 개최 이후에 미국에 스키 붐이 일고, 수많은 스키장들이 생겨나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이 대회에 참가했던 올림피안 스키선수들이 미국 스키장의 여러 스키학교에 Director(교장)으로 이민을 해 오게 됩니다. 스쿼밸리 대회의 회전 부문 1위(금메달) 로저 스타웁이나 당시 대회전 2위(은메달)의 페피 스티글러(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 회전 금메달, 대회전 동메달)가 각각 선밸리와 잭슨 홀의 스키학교장이 된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전자는 당시 세계 최고의 스키복 화이트 스태그(White Stag)의 후원을 받아 광고모델이 되고, 후자는 인기있던 스키화인 로즈마운트(Rosemount)의 광고 모델이 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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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트 디즈니(Walt Disney)가 스쿼밸리 동계올림픽의 개.폐회식 행사를 기획하고, 실행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의 피겨 스케이팅 부문에서 남자 선수가 연기하는 걸 보니 딱 빙 크로스비(Bing Crosby)가 피겨 스케이트를 신고 춤추는 것 같이 보였는데, 실제로 이 올림픽의 관중 중에는 빙 크로스비가 포함되어 있었고, 영화배우 토니 커티스는 물론 그 후에 미국의 대통령이 된 리처드 닉슨도 있었다고 합니다. 

 

Squaw Valley-00.jpg

 

내겐 영원한 "스쿼밸리 올림픽"!

 


 

1960 스쿼밸리 동계올림픽 및 임경순 선수 관련 기사들

 

https://www.donga.com/news/Sports/article/all/20171102/87072743/1

 

https://www.donga.com/news/People/article/all/20151212/75323296/1

 

https://www.hani.co.kr/arti/PRINT/828292.html

 

https://www.joongang.co.kr/article/21137761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4615214

 

https://www.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02/2017110200157.html

 

https://www.yna.co.kr/view/AKR20171213068400007

 

https://ko.wikipedia.org/wiki/1960년_동계_올림픽_대한민국_선수단

 

https://namu.wiki/w/1960%20스쿼밸리%20동계올림픽https://namu.wiki/w/1960%20스쿼밸리%20동계올림픽

 

https://youtu.be/2EYG7dtuXGE?si=hxSBsrkDXRw803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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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kpkjk     임호정  
Commen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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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호정 2024.02.13 00:42

    Olympic flame은 스키장 밖 입구로 옮겨졌습니다. 그래도 60년 넘는 세월동안 잘 보존되고 있습니다.~ 태극기 보이시나요? 있는 게 신기했습니다. 1960년도면 한국은 동계올림픽 불모지였는데.. 태극기 위치가 변경은 되었지만 잘 보존되고 있었습니다. 솔트레이크는 태극기가 없습니다. 이건 3년전 스쿼밸리 마지막 시즌때 찍은 사진입니다.

    May be an image of 1 person, ski slope and text that says 'INTERNATIONAL MOUNTAIN RESORT'

  • profile
    Dr.Spark 2024.02.13 01:12 Files첨부 (1)

    태극기는 대회 당시의 올림픽 코스 지도의 아래에도 참가국의 여러 국기들 틈에 끼어있었습니다.^^ 그림의 제가 화살표를 한 곳을 보시면 일장기 바로 아래에 있는 게 가려지긴 했지만 우리 태극기입니다.

    MapID798_700x.jpg

     

     

  • ?
    임호정 2024.02.13 01:17

    팰리세이드 올림픽 기념관에는 태극기가 있어요. 그런데 2002 솔트레이크 윈터게임 베뉴인 디어밸리는 태극기가 없어서 예원이가 발견하고 공식적으로 Appealing 을 할려고 하고 있어요.

  • profile
    Dr.Spark 2024.02.13 01:25
    예, 그건 꼭 어필을 해서 바로 잡아야겠네요.^^ 이런 걸 챙겨야하는 대한스키협회는 지금 뭘하고 있을까요? KOC에서 해야하는 일인가? 다행히 서로 미룰 수 있는 일이네요, 이건...^^;
  • ?
    임호정 2024.02.13 00:43

    지금은 이렇게 변했습니다. 60년동안 걸어놓은 국기를 다 없애 버렸습니다. 전 예전 것이 좋은데.. 그래서 저도 스쿼밸리때 낭만이 더 좋습니다.

    May be an image of text

  • profile
    Dr.Spark 2024.02.13 01:14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렇게 멋대가리 없이 변화를 했다니...ㅜ.ㅜ 이건 발전이 아니라 퇴보로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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