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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두 번의 겨울, 봄, 여름 그리고 가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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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의...

'잘 지내고 있는 거지?'

이 말에는 큰 의미가 있는 듯 싶어.

잘 지내고 있는 사람한테 굳이 '잘 지내고 있는 거지?' 라고는 묻지 않을테니...

이건 염려를 담아내는 안부라고나 할까?...

아무리 좋은 대답도 긍정은 아닐 듯 싶어.

'잘 지내고 있어' 라는 답은

'그나마 잘 버티고 있어'라는 힘겨운 의미로 들리고...

'나쁘지 않아'라는 답은

'지금... 내 앞가림하기에도 힘들거든' 이란 자조섞인 의미로 들리고...

'그냥 그래' 는 '나 주저앉아 울고싶다' 라는 간절한 구원의 의미로 들리거든...

산길을 걷는다.

그래도 산수유 꽃이, 진달래 꽃이, 생강나무 꽃이, 소나무 그림자가, 복자기나무 그림자가, 상수리나무 그림자가, 단풍나무 그림자가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는 지금 잘 해내고 있어요' 라며...

그렇게 봄이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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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지?"

"만약에... 만약에 말이야..."

"그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봐"

"그리고 그 때 너의 심정이 어떨지를 상상해봐..."

짐짓 그렇게 말하고서는...

오히려 내가 울컥해져 잠시 걸음을 멈추었는데...

돌아본 그 사람은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이거봐!"

"넌 나를 지독하게 사랑하고 있는 거야"라며

나는 그녀를 놀리고 있었다.

'무미건조하고 별 의미없는 내 삶에...'

'그래도 네가 있어 난 겨우 살아가고 있는 거란다...'

"혹여라도..."

"내가 너보다 아주 조금이라도 더 살게된다면..."

"네가 죽을 때 꼭 네 손을 잡아줄께"

"내가 너를 오랫동안 보아 왔고..."

"여전히 너를 살펴주고 있으니..."

"넌 두려워 말고, 걱정하지 말고, 편안히..."

"그렇게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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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YOUNG'

따분하고 촌스러움 가득한 청와대 보다는 흥미롭고 다채로운 주변의 거리가 나의 마음을 다독였다.

탐나는 흙그릇을 만들고 싶고, 시선을 잡는 사진을 찍고 싶고, 마음을 흔드는 글을 쓰고 싶어졌다.

'실로 아주 오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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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에 짓눌린 부정, 희망이 증발한 절망, 비통함에 절여진 체념, 결국엔 무력감에 둘러싸인 평온...

삶은 느닷없다.

그래서 속절없는 슬픔 가득하다...

도리를 다한 그에게 나는 약속을 지키러 바싹 마른 아카시아 꽃잎 가득한 산길을 걸어 산사를 찾는다.

 

'그대... 평온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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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렇게 살아?"

"그런 거 하지 않으면 안돼?"

"그걸 왜 해?"

한 번도 나한테 이렇게 얘기해본 적이 없어.

그 사람은...

그냥 온전히 나를 받아들여.

설사 이해를 못하더라도 거부하거나 내치지를 않아.

실은...

내가 먼저 그렇게 그 사람을 대했거든.

그랬더니 그 사람도 그렇게 나를 믿어줘.

'그럴 수도 있겠구나'

존중이란 이렇게 시작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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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증 가득한 나무에

온화한 바람이 빗물을 툭툭 쳐내준다.

미움이 사랑을 밀어내던 마음에는

부드러운 햇살이 살며시 토닥인다.

외로움이 내려 앉은 숲속에는

위로받은 사람이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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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외로 인간은 '정착'하기보다는 '이주'하는 것이 본능에 더 가깝다고 한다.

 문명의 발달과 더불어 세계관이 바뀌고 사회성이 강조되면서 우리는 이주보다는 정착이라는 고정관념에 설득되어 '일상'이라는 테두리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아가고 있다.

새로움의 설램을 갖기보다는 낯섦의 두려움이 더 커진 탓에 안정적인 '안주'가 보편화되어버렸다.

여행이 삶의 활력소가 되는 이유는 고정화 된 '내 일상의 파괴'가 주는 짜릿한 신선함이 본능에 더 가깝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변화는 문득 찾아오는 듯 싶지만 차분히 밀려오는 썰물과도 같다.

우리가 알아차려버렸을 때는 이미 그 변화의 한복판에서 불현듯 느끼고 당황스러워 할 뿐이다.

불어오는 바람에는 열정은 빠져있고 온 몸을 감싸는 공기의 흐름은 차분해졌으며, 내 발걸음에 밟히고 걷어차인 세월은 어느새 뜨거움을 희석시킨다.

여전히 나를 둘러싼 여름은 힘겹게 나에게 속삭인다.

"너에게서 나를 보낸다..."

나는 몇 발짝 떨어져 쭈볏거리고 있는 가을에게 외친다.

"너에게 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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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들려줄 때 그 사람의 어감에는 독특한 질감이 있다.

 읊조리 듯 내뱉는 어투에서 그의 심기를 가늠케하고

무심하게 툭툭 던지는 어조에서 그의 심연을 엿볼 수 있게 만든다.

어느새... 나는 그의 이야기에 깊숙히 빠져들어 있다.

지금 불어오는 하얀 바람에는 독특한 질감이 있다.

한기로 가득하나 은근함이 베어있고

냉소적이나 온기를 품고 있다.

어느새...나는 이 가을에 살며시 스며들고 있다.

오늘 나는... 가을이야기에 푹 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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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들이 남아 있는 곳이라 이곳에 서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

 

그래서 틈틈히 이곳을 찾게 돼.

아! 생각해보니...

가끔이라도 찾아주어서 기억이 여전히 남아있는 걸까?

좋은 기억이 많았어도 무심하게 흘려보냈다면 벌써 무감각해져 있을텐데...

차분히 기억해준다는 건...

그래서 추억해줄 수 있음에 가슴 아픈 두근거림이 함께한다.

차츰차츰 사라져 가겠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될 그 때까지만이라도 난 또다시 이길을 걷을 듯싶다.

이곳은... 오늘 가슴저린 아름다운 가을 색채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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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
산과호수
  • 2023.01.14

아름다운 사진들과 마음을 흔드는 글 감사히 즐감합니다 ^^

이 댓글을

곳곳에 남겨주신 관심의 댓글 너무나도 감사드려요.^^ 글을 올리고 나서 이런 댓글들을 보게되면 다음 글을 쓰는데 큰 힘이 됩니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이 댓글을

산과호수
  • 2023.01.16
  • 수정: 2023.01.16 17:01:17

저도 상당한 시간동안 사진을 취미로 하고 있습니다... 사진에서 느껴지는 내공이 대단하십니다... 가능하다면 저도 계시는 곳으로 가게 되면 꼭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이 댓글을

으악(박기호) (작성자)
  • 2023.01.17
  • 수정: 2023.01.17 06:32:45

사진은 대부분 폰카로 찍어서 사진에 대해 칭찬을 해주실 때마다 솔직히 너무 창피합니다.^^;
그저 느낌이 있는 곳에 빛이 좋아 제 눈이 잠시 머무르는 곳을 담아냈을 뿐입니다. 과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이 댓글을

시후임
  • 2023.01.14

글과 사진 참 좋습니다.

생각나면 다시 찾아볼 글이네요~~^^

이 댓글을

기쁨을 표현하는 것이 더 쉬운 듯 싶고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더 어려운 듯 싶은데...
늘 글을 쓰고나서 다시 찬찬히 되새겨보면 기쁨보다는 슬픔에 대한 잔상이 더 마음 깊숙히 또아리를 트고 있는 듯 싶습니다. 정작 그순간 그사람 앞에서는 아무 것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먹먹했던 감정이 이렇게 생생한 걸 보면...
아직도 상대방과의 슬픔을 함께 나누기에는 조금 서투른 듯 싶어요. 이렇게 한참이 지난 후에 보지도 못할 사람들에게 제 마음의 소리를 하는 걸보면...
저에게 있어 슬픔은 여전히 함께 나누기 너무 힘든 대상인가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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