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ANT - The Stainless SKI.
볼란트(VOLANT : 볼랑)스키는 프랑스어로 날다 라는 뜻의 단어를 브랜드네임으로 쓰고 있는 스키입니다.
1989년 미국의 유타에서 시작된 볼란트는 Bob Smith라는 스키엔지니어가 금속을 이용한 스키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시작된 스키브랜드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의 스키는 우드코어와 FRP를 주재료로 알루미늄합금을 보강재정도로 사용하고 있는 스키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볼란트의 밥 스미스는 아예 " 스키전체를 스테인리스스틸로 감싸버리자"라는 미친 생각을 하고
실제로 그런 스키를 시장에 출시해버리죠.
당시 볼란트의 스키는 스테인리스 스틸로 만든 캡을 스키 위를 덮는 구조로
거울같은 상판과 극강의 상판내구성으로 마치 요즘의 테슬라 사이버트럭과 같은 느낌의 스키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일단 만들기가 어려워서 가격이 비싸니 원가가 너무 높고, 무게도 무겁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스테인리스 스틸이라는 소재가 갖고 있는 극장의 진동흡수력은 다른 모든 스키들을 압살했고,
고속에서 스키의 떨림과 흔들림이 없고, 얼음같은 슬로프에서도 스키에지가 설면에 딱 붙어 있는 느낌의 묘한 느낌의 스키로 인기를 끌었습니다.
단점도 너무 명확해서, 무겁고, 반응이 둔한편이고, 제작원가가 너무 높고, 대중적인 느낌의 스키는 아니었지요.
하지만, 볼란트의 CHUBB이나 SPATULA 같은 스키들은 아직도 전설적인 스키로 남아있기는 합니다.
제 기억에서 VOLANT는 과거 친한 데몬스트레이터였던 이정근 데몬이
2000년 경에 대명에서 열린 국제기선전에서 사용했던 스키로 기억을 합니다.
당시에 CHUBB같은 스키를 기선전에서 사용을 했었지요.
저도 한 두대 볼란트 스키를 구해서 타보았는데,
다른 스키보다 지나치게 무겁고, 지나치게 조용하다고 해야할지,
아무튼 재미있는 스키이다 혹은 반응이 좋은 스키이다라고는 말할 수 없는
이상하게 안정적이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스키였습니다.
문제는 이런 스키의 특성이 이 안정감이 너무 시대를 앞서 있었다는 점.
경량화와 리바운드가 미덕이던 시절에 볼란트는 진동감쇠, 그리고 무게감으로 설면을 눌렀고,
이런 방향성은 틀린건 아니었지만 대중적인 방향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볼란트는 결국 "아는 사람만 아는 스키"가 되었고,
아토믹 브랜드의 럭셔리 라인으로 브랜드가 흡수되기에 이릅니다.
그리고 아토믹아래에서 나오던 볼란트의 스키들은 스테인리스캡 구조의 얇은 금속스키로 성능은 아토믹의 그 스키들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었습니다. 편하고, 친절한 타기 좋은 스키인 것은 분명했지만, 굳이 볼란트스키를 럭셔리라는 이름으로 꼭 사용해야할 이유는 약했습니다.
1. 그래서 이번에도 기대는 별로 안했습니다.
수주회장에서 만난 볼란트의 스키들은
많은 사람의 손자국이 남은 상태로 수주회장의 첫 자리에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름만 다시 꺼내든 프로젝트는 대부분 과거의 영광을 빌려오는 데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
과거의 아토믹 볼란트는 얇고 무난한 그저그런 회전스키에 "스텐상판"과 볼란트의 로고. VOLANT만 얹어진 그런 경우를 이미 여러번 보여줬습니다. 기대를 가지고 시승을 해보면 레인보우 같은 슬로프에서는 탈 수도 없다는 피드백만 보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스키들도 직접 들어보기 전 까지는 그런 선입견으로 바라보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왼쪽부터 9000, 7000, 5000 이라는 숫자로만 이루어진 제품명을 갖게됩니다.
거울같이 반짝이는 상판에 지문이 남아있는 이 모습은
정말 1990년대의 그 볼란트스키의 상판을 떠올리게 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스키를 들어보니 예상과는 너무 다른 무게감.
9000은 묵직한 데모급스키와 비슷하고, 5000은 경량스키보다 가볍습니다.
스펙을 보니 9000은 3.3kg(짝당)정도, 5000은 2.7kg정도.
스키를 눌러보니 강도도 예전의 볼란트처럼 낭창거리는 것이 아닌 아토믹의 레이싱스키를 누르는 느낌입니다.
선입견이 사라지는 느낌. 이 스키는 무언가 지금까지의 볼란트와는 다를 것 이다 라는 느낌이 확 옵니다.
기존의 스텐캡 스키가 아니라, 스텐탑시트의 샌드위치스키. 스키의 두께도 기존 볼란트와는 완전히 다릅니다.
"이 스키는 타봐야 한다."
수주회장에서 계속 머리에 남아있던 생각.
그래서 그냥 수주회가 끝나자마자 9000모델을 얼른 들고옵니다.
1. VOLANT 9000 - 블랙스테인리스스틸 미러피니시로고 - 미모는 합격

반짝이는 검정상판은 스테인리스 스틸에 블랙코팅을 한 상판입니다.
윗면은 검정이지만, 옆면은 스테인리스 스틸인 것이 확실합니다.

ZEBRA패턴의 스트럭쳐. 최상급(제일비싼) 고밀도베이스.

ETCHING 된 로고.
스테인리스스틸상판위에 산부식을 한 VOLANT로고.

역시 산부식으로 표시한 스펙, 원산지표시.
R15.5
168cm
전형적인 올라운드스키.
114.5-71.5-102mm 과격하지 않은 사이드컷.

절제된 로고 VOLANT.
2. 눈위에서 드러나는 성향은 꽤 명확하다.
바로 BOB SMITH가 꿈꾸던 그 스테인리스스틸스키이다.

이 스키는 요즘에 인기있는 스키들처럼 먼저 튀어나오지 않습니다.
턴의 시작에서 탑이 설면 위로 들썩이지 않고 조용히 눈과 붙는 느낌으로
조용히 말없이 자기일을 하는 교육을 잘 받은 집사같은 느낌입니다.
검정턱시도를 차려입고 곧은 자세로 주인의 명을 빈틈없이 처리하는...
조작성은 가볍고 편하지만
숏턴에선 부담없고
미디움 턴 흔히 말하는 미들턴 리듬에서도 스키가 과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속도를 올려보면
스키의 성격이 조용히 드러나는데,
에지는 설면을 긁지 않고 눌러서 잡는 느낌.
아 맞다. 이런 에지그립이었다.는 기억이 머리를 스칩니다.
예전 그 볼란트에서 느끼던 그 느낌. 이 스키는 눈을 꽉잡는 스키였었다는 걸 이제야 기억합니다.

레드 리프트를 탑니다.
레드에는 주니어선수들이 살벌한 스킹을 하여 연습을 하고 있고,
위에서 내려다 보면 왼쪽편은 상단부가 맨질맨질한 아이스반.
제가 아토믹의 스키로 수없이 타보았던 그 얼음판.
볼란트로 얼음판위로 올라갑니다.
저의 레퍼런스는 87도, 0.5도로 에지를 바싹 갈아놓은 아토믹의 월드컵회전스키들...
윗부분의 얼음은 뭐 아무런 문제없이 잘 잡으며 내려가고,
중간에 나오는 블루아이스급의 아이스반에서
이정도면 밀리겠지 하는 구간에서
"한 박자 더 버티며 설면(빙면)을 움켜쥐고 호를 그립니다."
당연히 밀리면서 호가 커지겠지라는 예상을 깨고.
그냥 그랬다는 듯, 말없이 처음의 호와 같은 타이트한 호를 그려줍니다.
그래 옛날 그 볼란트가 그 무게감으로, 그 질량감으로 진동을 그냥 흡수하며 내려갔었다는 것을 다시 떠올립니다.
떨림이 없다는 말은 사실 아주 정확한 말은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스키는 떨림을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고 해야합니다.
아이스반에서의 잔진동도, 덧눈에서의 큰진동도 이 스키는 안에서 이미 정리해버립니다.
카본을 써서 억제를 한 것도 아니고,
티타날의 탄성으로 그것을 흡수한 것도 아닌,
우드코어 위아래의 두 장의 "STEEL"
가벼운 티타날이 아닌 묵직한 스틸이라는 소재로 진동을 먹어버린다.
스키위에 몇 개 달린 레보샥의 스틸이 아니라,
상판전체가 스테인리스 스틸이라, 상판전체가 레보샥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3. VOLANT라는 이름이 드디어 빛을 낸다.
지금까지 아토믹이 만들었던 볼란트는 과거의 볼란트를 재현하고자 했었지만,
이 스키는 과거의 볼란트를 그대로 재현하려 들지 않습니다.
지금의 기준에선 과거의 볼란트는 무리이죠.
대신 볼란트가 처음 스키씬에 등장했을 때 주목받았던
"조용함, 안정감, 설면과 하나가 되는 그 감각"을
최신의 스키제작법에 더하는 지금의 문법으로 다시 꺼내 왔습니다.
쉽게타게 만들었지만 결코 가볍지는 않고,
친절하지만 경박하진 않은 "턱시도를 입은 집사"같은 스키.
4. 그래서 스키를 오래 탄 사람들이 더 좋아할 듯 한 스키
이 스키의 특징은 요즘의 최신 스키들처럼 첫 턴에서 "와 좋다!"라는 탄성이 나오는 스키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첫 턴 보다는 몇 턴이 이어진 후,
첫 슬로프를 타고 몇 번이 다른 슬로프를 더 탄 후,
더 높은 슬로프에서 더 빠른 런을 한 후
속도를 올려도, 다양한 호를 그려도 몸이 편해진다 라는 느낌.
이건 다른 럭셔리 스키들 혹은 초보자용 스키들의 편함과는 전혀 다른 종류의 편함입니다.
"경험이 많이 쌓인 스키어들에게만 느낄 수 있는 의미있는 안정감"
볼란트의 이번 스키는
스키에 작게 에칭으로 새겨진 VOLANT라는 이름처럼
자기 이름을 과하게 주장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왜 예전에 조용했는지 이제는 알겠지?"
5. CONVENIENCE WITHOUT COMPROMISE
26/27 시즌 아토믹의 볼란트라인의 모토는 "타협없는 편리함."입니다.
이 볼란트 9000, 7000, 5000의 세가지 스키와 함께
리어엔트리와 보아가 합쳐진 NEXUS부츠도 함께 발매하였습니다.

지금 스키부츠의 가장 불편한 점인 신고벗기를
일반 운동화 수준으로 편하게 만들어 버린 리어엔트리 보아 부츠와
볼란트의 소리없는 이 스키라면
스키도 편리하게(편하게가 아닌)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합니다.
볼란트와 리어엔트리 퍼포먼스 부츠의 세트는
이제 볼란트스키들은 추억팔이 스키가 아니다. 그렇다고 예전의 볼란트를 그대로 복각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볼란트라는 이름은 괜히 붙은게 아니라
쉽게 타게 해주되 가볍게 끝나지 않고,
판하게 만들되 만만하게 대충타는 스킹을 하게는 하지 않습니다.
30년 가까이 스키를 타면서
이런 장비를 기다려오긴 했습니다.
조용해서 지나치기 쉽지만, 나중에 생각나서 다시 찾는 스키와 부츠.
VOLANT는 다음 시즌에 드디어 자기 이름을 조금은 회수할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원장님의 리뷰가 반갑습니다.
이 바닥엔 타보고싶은 스키가 너무 많아요...ㅠㅠ
이 댓글을
이 스키는 저도 큰 기대는 안하고 탔는데, 기대를 까마득하게 넘어가는 좋은 느낌을 줘서 얼른 리뷰를 올렸습니다. 이번 연휴동안 계속 타고 있는데. 너무나도 마음에 쏙 드는 스키입니다.
이 댓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