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26 VANDEER H-POWER 78 : 반디어 올라운드
부제 : Comprehensive support(통합지원서비스)
지난 십여 년 겨울 내내 같이 스키를 즐기는 형님이 계십니다. 오랜 시간동안 다양한 브랜드의 월드컵과 대회전을 시즌 내내 쉼 없이 즐기시던 강골의 형님이신데 어느 해부터인가 수제스키 매니아로 변신하셨습니다. 무지하게 비싼 수제스키 브랜드인 S사와 I사의 스키를 해마다 신형으로 구입해 겨울을 만끽하십니다. 물론 저와 같은 월급쟁이의 입장에서 엄두도 못 낼 비싼 스키를 해마다 신품으로 타 볼 수 있어 무척 감사한 마음이지만 왜 비싼 스키를 해마다 바꾸시는지 물어보는 저의 질문에 형님의 대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인생도 짧은데 겨울은 더 짧다” 즐겁게 겨울을 즐길 수 있다면 돈은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말씀입니다. 뭐 많이 부럽고 느끼는 바가 좀 있습니다... ㅠ







제품 안내 자료와 여러 가지 정보들을 찾아보면서 가장 흥미진진했던 부분은 원래 마르셀 히르셔가 이 스키를 만들 때 비정설사면까지 염두에 둔 올마운틴 스키로 기획을 했다는 점입니다. 유럽 스키장의 특성상 정설 슬로프 바로 옆 비정설 상태인 숲속으로 드나드는 라이딩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통상 비정설사면용 스키의 경우 유연성에 중점을 두고 설계를 하는데 반해서 H-POWER 78에는 이중 티타날 시트를 삽입하여 탄탄한 강성을 확보하였고 이러한 부분 때문에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단단한 정설사면에 적합한 스키가 아닐까 예상했던 것 같습니다. 저 역시도 비슷한 예상을 하고 시승을 시작했지만 망가진 슬로프에서 범프를 깨고, 타고 넘으며 예상과 달리 비정설사면에서도 매우 우수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조금 많이 놀랐습니다.

통상 하나의 스키로 다 되는 스키들의 타다보면 느끼는 부분은 금방 싫증이 나서 스키를 바꾸게 된다는 것입니다. 단순히 싫증이 난다는 부분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스키가 제공해주는 기술적 서포트를 통해 다양한 턴을 보여줄 수는 있으되 스스로 체력과 포지션과 중경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꾸준히 병행 될 때 스키 실력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것이지 그저 스키를 즐기기에만 급급하다보면 그나마 잘 하던 자세와 포지션도 망가지기 쉽다. 라는 부분입니다.(물론 다양한 턴들을 경험해보고 그 느낌을 기억해 다른 스키를 타면서 턴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H-POWER 78은 잘 만들어진 스키입니다. 숏, 미들, 롱 어떤 턴도 베이직, 스키딩, 카빙 모두 이 하나의 스키로 가능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스키는 스키어의 방심과 널럴한 마음을 단번에 알아채고 바로바로 피드백 해줍니다. 아마 이 스키를 신고 중경을 놓치거나 산에 슬쩍 기대거나 하면 금방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턴이 되기는 하지만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고 힘차게 휘면서 돌아오는 제대로 된 턴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다만 월드컵 스키처럼 즉시 직진으로 달려 나가 정신이 버쩍 나게 혼내지는 않습니다. ㅋ 스키딩과 카빙을 가리지 않고 턴의 질감은 호들갑스럽지 않으며 매우 부드럽고 럭셔리한 느낌을 줍니다. 매우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구매욕구를 자극하는 스키입니다. ^^

사실 2주에 걸친 시승기간 동안 이런 묘한 스키의 특성에 대해 과연 어떤 기술이 어떤 소재가 들어가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부단히 고민하고 검색하고 자문도 구해보았지만 결론적으로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스키는 하나의 스키로 내가 현재 수행 가능한 모든 턴이 가능하며 심지어 중경에서 제대로 체중을 담아 스키를 휘게 만들지 않으면 슬쩍 아쉬운 턴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제대로 타야 제대로 된 호를 보여주는 스키라는 것입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고 더 많은 전문가 분들이 이 스키를 경험해 보고나면 아마도 이 스키의 비밀을 읽어내는 분들도 분명 나타나시리라 생각되긴 합니다만 단 하나의 스키로 모든 턴을 즐길 수 있으며 게을러지고 느슨해지는 스키어에게 정신 차리라고, 제대로 타라고 경보를 울려주는 스키는 조금 드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

H-POWER 78은 중급 경사에서 위험하지 않을 정도의 제동 제어가 되시는 스키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키이며 스키 실력이 좋으면 좋을 수 록 해볼 수 있는 것이 많아지고 더 다이나믹한 즐거움을 만끽 할 수 있는 스키입니다. 지금 이순간도 전국의 스키장에서 밤낮으로 열정을 불사르고 계신 중년스키어 여러분들의 안전한 겨울 시즌과 빠른 실력향상을 기원하며 이 시승기를 바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