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살로몬의 S/RACE는
제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많이 타는 스키입니다.
경기용 스키라는 태생을 갖고 있지만,
놀라운 범용성으로 다양한 환경의 슬로프와 모두 잘 어울리는 신기한 경기용 스키이죠.
실제로 수년전에 파란색의 이 살로몬 경기용 스키가
온 스키장에 가득했던 시즌도 있었습니다. (살로몬이 외계인을 납치했다는 소문이 있었죠.^^)
스키에 비해 많이 이야기는 안했지만,
사실 살로몬은 바인딩과 신발을 아주 잘 만드는 회사입니다.
회사의 시작은 스키용 바인딩이었고,
회사의 확장은 "신발"이었거든요.
그래서, 당연히 스키용 신발을 아주 잘 만듭니다.
이번 시즌의 리뷰는 그래서 부츠부터 시작을 하고, 그것도 제품에 대한 리뷰보단 다른 이야기를 먼저 하려고 합니다.
가장 먼저, 살로몬 부츠라인업을 보면 이렇게 다양한 라인이 있는데

오늘은 그 중에서 가장 왼쪽 위에 있는,
그러니까 가장 어렵고 비싼 그리고 제가 가장 많이 신었던
S/RACE 부츠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살로몬의 S/RACE는 과거 좁고 단단하기로 악명(^^)이 높았던 S/LAB이라는 빨간 부츠의 후속모델입니다.
그 부츠는 "하루를 신으면 엄지발가락에 멍이 들고, 일주일을 신으면 발톱이 빠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좁고 낮고 발을 꽈아아아악 잡아주는 무시무시한 레이싱부츠였지요.
그런데 색을 무광 파랑으로 바꾸고, 이름을 S/RACE라고 바꾸더니
좀 더 가벼워지고, 발을 좀 덜 괴롭히는 부츠로 바뀌더군요.
제가 꽤 오랫동안 S/RACE부츠를 잘 피팅해서 신으면서 꽤나 편한 스킹을 했었습니다.
발등과 커프에 사용된 소재는 다소 얇고, 뒷꿈치와 발목쪽은 두꺼운 골격이 들어있는 현대적인 부츠였습니다.
그런데 2년 전 부터 살짝 다른 느낌의 광택이 있는 부츠가 S/RACE2 라는 이름으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살로몬에서는 이 부분을 그리 많이 알리지 않았고,
살로몬의 팀원들도 S/RACE부츠와 S/RACE2 부츠를 따로 구분해서 주문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반응을 떠본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별 말이 없었습니다.
족형도 92mm(260mm 사이즈 기준)으로 똑같이 표기하고 있으니
처음에는 다른 부츠라는 생각을 안하고 신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지난 시즌에 S/RACE2 부츠를 따로 주문하고 신어보니 그 느낌이 사뭇 다르고 어찌보면 완전히 다른 성격의 부츠를 신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기에, 요게 뭐가 달라진건지 궁금해서 물어보고, 알아보고 공부를 좀 해보았습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리뷰를 준비하는데,
살로몬이 25/26 시즌에 그 차이를 공식자료로 만들어 배포를 해주어서 아주 쉽게 그 내용을 알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살로몬의 공식 브로셔에 있는 내용입니다.
S/RACE2 가 왼쪽, S/RACE가 오른쪽입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부츠에 사용된 소재입니다.
S/RACE2는 전통적인 부츠소재인 P/U ether를 사용하고,
S/RACE는 P/U ether에 Xecarb라는 새로운 소재를 섞은 플라스틱을 사용합니다.
최근 들어 무게를 가볍게 만든 부츠들에 사용되는 얇지만 단단한 느낌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게 S/RACE이고,
예전 레이싱 부츠처럼 도톰하고 쫀득쫀득하고 말랑한 느낌의 플라스틱을 사용하는게 S/RACE2 입니다.
이상하게도 예전 느낌의 소재를 사용하는 부츠에 "2"라는 새로운 부츠의 이름이 붙어있는데
그 이유는 이 예전 느낌의 부츠 소재가 더 최신에 개발된 플라스틱이기 때문입니다.
과거의 레이싱부츠에 사용되던 플라스틱은 온도에 너무 민감했습니다.
추울때는 단단하게 얼어버리고,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도 물렁말랑 고무 같은 느낌을 주었거든요.
그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도변화에 민감하지 않은 단단한 느낌의 플라스틱을 사용한 부츠가 S/RACE(무광)이고 그 부츠로 아주 성공적인 경기성적을 얻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 부츠는 반응이 점진적이지 않고,
매우 직접적이고 과격한 그러니까 ON/OFF만 있는 "디지털 스위치"같은 느낌이더라는 겁니다.
많은 레이서들은 여러단계의 힘을 줄 때 그에 맞는 반응을 하는 부츠를 원하기도 하는데,
딱딱한 이 부츠는 힘의 전달은 최고인데, 힘의 조절이 너무 어렵다는 피드백이 많아집니다.
여러단계의 "아날로그 다이얼"같은 느낌의 부츠를 원하는 선수들이 많아지니,
부츠의 소재를 개발 공급하는 쪽에서 또 다른 그러니까 온도변화에는 민감하지 않지만
반응은 여러 단계로 느낄 수 있는 그런 단단한 고무같은 느낌의 부츠소재를 만들어냅니다.
그 플라스틱으로 만든 부츠가 S/RACE2라는 부츠라는 것이죠.
살로몬스키를 타지는 않지만, 살로몬의 홈페이지와 회사에서 살로몬 선수라고 당당하게 부르는
마르코 오더맛(MARCO ODERMATT)이 그런 부츠를 필요로 하는 대표적인 선수였고,
아래와 같은 금빛 S/RACE2 마르코 오더맛 한정부츠가 출시되기도 하였습니다.

저도 두 가지 부츠를 모두 사용한 시즌이 있었는데요.(전 시즌의 S/RACE와 새로 피팅한 S/RACE2를 섞어쓰던 시즌이 있었습니다.)
이상하게도 힘을 전달하는 느낌이 두 부츠가 다르다는 것을 시즌중에 느끼고 부츠를 잘 살펴보기 시작한게 이 리뷰를 쓰게된 시작이었고. 그 내용이 살로몬에서 이야기 하는 내용과 아주 똑같더라 이겁니다.
정리하자면 이런 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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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ACE2 : 두꺼운 플라스틱
살짝 무거운 느낌 더 단계적이고 점진적인 반응
여러단계의 세심한 조절
더 낮은 프로필 발바닥쪽 느낌이 좀 정교함
질긴듯 쫀득한 느낌
고속에서의 미세한 컨트롤
고속계 스킹에서 유리 |
![]() |
S/RACE : 얇은 플라스틱
약간 가벼운 느낌 스위치같은 더 직접적인 반응
설면의 느낌이 바로 올라옴
더 높은 프로필 부츠 전체에서 느껴지는 힘
단단하고 확실한 힘전달
짧은 회전에서 빠른 변환
기술계스킹에서 유리 |
브로셔를 보면, 똑같은 숫자와 똑같은 사양으로 두 라인의 경기용 부츠가 140, 130, 110으로 출시되고 있습니다.
단지 좀 더 얇은 플라스틱을 쓰는 S/RACE쪽이 무게가 아주 약간 2%정도 가볍습니다.
딱딱한 느낌의 부츠를 선호한다면, S/RACE를 선택하면 되고,
점진적인 미세한 조절을 원하는 스키어라면 S/RACE2를 선택하면 더 좋습니다.


현대 스킹에서 부츠의 역할은 스키와 사람을 연결하는 단순한 신발의 차원을 넘어서,
스키장비중에서 가장 큰 중요도를 차지하는 장비가 되었습니다.
발의 편안함은 물론이고, 스키에 가해지는 파워의 전달과 조종능력도 부츠의 선택으로 상당부분 변화를 느끼게 됩니다.
자신의 성향과 니즈에 맞는 올바른 부츠를 선택한다면,
스킹은 더 편해지고, 강해지고,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비단 레이싱 부츠뿐만 아니라, 편안함을 중시해야 하는 레포츠, 레져용의 부츠도 다양한 모델들이 나오면서 과거보단 선택의 폭이 엄청나게 넓어졌죠.
다음 리뷰에서는 살로몬의 "드르륵!" 보아 부츠에 대해서 알려드릴게요.
살로몬팀 원윤정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