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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수 2446 좋아요 0 댓글 5

얼마 전에 쓴 글( http://bit.ly/2XPmZ56 )의 한 구절이 생각납니다. 병자호란 시 끝까지 척화항전(斥和抗戰), 즉 "떼놈을 몰아내고 끝까지 싸운다"는 정신으로 청을 반대하다 나중에 청나라로 압송되던 예조판서 김상헌이 부른 시조의 한 구절입니다.

 

가노라 三角山아 다시 보쟈 漢江水야

故國山川을 ᄯᅥᄂᆞ고쟈 ᄒᆞ랴마ᄂᆞᆫ

時節이 하 殊常ᄒᆞ니 올 동 말 동 ᄒᆞ여라

 

다른 얘기가 아니고 여기서 "시절이 하 수상하니(時節이 하 殊常ᄒᆞ니)"가 마음에 와 닿는 코로나 19의 시국입니다. 그래서인지 이 스키 신제품 정보란에도 엉뚱하게 이런 마스크 관련 글을 올리게 되네요.-_- 근데 별 거 아닌 것 같아도 공기가 잘 안 통하는 KF94 등의 규격 마스크를 쓰고 그 위에 버프 같은 스키 마스크를 덧 쓰고 스키를 타야하는 우리들에겐 이게 심각한 일이지요.

전 스키를 타지 않을 때에도 다초점 렌즈를 사용하는 안경이나 변색 선글라스를 쓰다보니 마스크를 쓴 채로 추운 날 밖에 나가면 안경에 김이 서려서 뭘 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러니 일상에서보다 더 추운 스키장에서 두 개의 마스크를 겹쳐쓰고 격한 운동을 해야하는 스키어들에겐 이게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그래서 김서림 문제의 해결에 대한 질문도 많고, 그에 대한 답변도 다양하게 나오는 듯합니다.

지금까지의 다양한 답변들을 종합해 보면 대략 세 가지입니다.

1. 마스크 안에 덧대는 플라스틱 인서트(마스크 가드)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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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렌즈에 뿌리거나 천으로 닦는 방식의 김서림 방지제를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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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3M 마이크로포어(미세구멍) 의약용 테입을 마스크 위에 길게 붙여서 입김이 올라가는 걸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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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렌즈에 비눗물 칠을 하라는 조언도 있습니다.(이게 고전적인 방법이긴하죠.) 


근데 1번 플라스틱 마우스 가드의 경우 숨쉬기 편하고 입김이 물기로 맺혀 입 주위를 적시는 일은 없으나 고글로 유입되는 입김을 막아주는 효과는 없다는 게 문제죠. 

2번 김서림 방지제는 효과를 본 사람이 많으나 기온이 급강하한 경우에는 이것도 별 효과가 없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3번 살색의 쓰리엠(3M) 마이크로포어 테입을 사용해서 마스크 위에 길게 붙여서 입김이 위로 올라가는 걸 막는 것은 효과가 있는데, 그러다 보니 그 아래 입김이 모두 "습기->물기"로 변해 입 주위가 다 젖는다는 겁니다.

그리고 고전적인 방법으로 렌즈에 비눗물을 묻힌 것은 처음엔 효과가 있지만 이게 나중에 습기를 머금으면서 뽀얗게 얼어버리는 문제가 있습니다. 

결국 어떤 방법도 해결책이 없다는 얘기가 나오는 거죠. 그러니 이런 문제는 예전에 한 때 판매되던 "송풍 고글"처럼 고글에 팬을 달아 고글로 올라오는 입김을 강제 배출시키는 정도가 아니면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c_21.jpg

- 스미스 사의 터보 팬 고글

 

대개 귀찮은 방법이거나 돈이 많이 드는 방법이라 성능 좋은 "김서림 방지제"를 사용하는 게 가장 간편하고도 바람직한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이 방면의 전문가인 명동 아이닥( www.eyedaq.co.kr )의 김영근 대표님께 도움을 청했습니다. 어떤 김서림 방지제를 쓰면 되겠는가 여쭌 것입니다. 상품명만 알려주시면 구해 쓰겠다고 했는데, 김 대표님이 여러 종의 제품을 시험하시고 가장 낫게 생각되는 걸 보내주신다고 하시면서 아래 제품을 배송해 주셨습니다. 

 

hooha05.JPG

 

이 제품을 개봉해 보니 안에 약간 습한 안경 닦는 천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근데 이 포장에 쓰여있듯이 200회 이상의 사용이 가능하고, 6개월 이상 쓸 수 있다네요. 그리고 김서림 방지 효과는 1회 사용으로 12시간 지속된다고 하니 이게 광고 대로라면 아주 바람직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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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권장 소비자 가격이 8,000원. 생각보다는 꽤 비싼 편입니다만, 효과만 좋다면 써볼 만한 제품이라고 하겠지요. 이런 제품을 검색해 보면 대략 4,000원에서 6,000원 정도하고 그보다 더 비싼 것들도 있습니다.

제가 이 제품을 받아서 아직 스키장에서는 써 보지 못 하고, 일상생활에서 써 봤습니다. 안경을 쓰는 전 스키장에서의 사용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워낙 필요한 것이라... 아래 기상 정보와 같이 영하 4.7도로 예보되고, 바람이 많이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 10.7도인 상태에서 써봤습니다. 

 

hooha01.PNG

 

그런데 신기하게도 전혀 안경 렌즈에 김이 서리지 않더군요. 아래 사진을 보시면 아실 수 있겠지만 야외에서 바람이 많이 불어서 머리가 날릴 정도이고 체감온도가 영하 10도 이상인데 전혀 김이 서리지 않았습니다. 근데 제가 이걸 사용하면서 맨 처음엔 이 김서림 방지제로 렌즈를 닦았는데도 약간 김이 서렸었습니다. 근데 그 때는 미리 안경을 닦지 않은 때였습니다. 즉, 마스크를 쓰고 그냥 밖으로 나가 안경에 김이 서린 상태에서 그걸 김서림 방지제로 닦아줬던 것입니다. 그 경우에는 약간 김이 서렸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실내에 들어가서 안경에 있던 김이 다 사라진 상태에서 다시 김서림 방지제로 닦아 놨지요. 

그리고 나중에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동행했던 집사람이 물었습니다. "참, 아까 그 김서림 방지제는 효과가 어때요?"하고... 그제야 전 알았습니다. 그동안 전혀 안경에 김이 안 서려서 그에 대해서 전혀 인식조차도 못 하고 마스크를 쓰고 돌아다녔다는 것을요.^^; 그래서 바람불고 추운 상태에서 휴대폰으로 기온 체크를 한 후에 아래 사진을 증거 사진으로 남긴 것입니다. 그리고 여러 시간동안에도 전혀 김이 서리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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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걸 빨리 스노우 고글에도 적용하여 스키를 타 보고 싶습니다만 그 이전에도 더 시험해 보고 싶은 게 더 추운 날, 기온이 영하 10도, 15도 정도로 낮은 날입니다. 그런 날도 효과가 있으면 좋겠는데... 그래서 일단 아이닥의 김영근 대표님께 카톡으로 리포팅을 했습니다. 써 보니 아주 좋고, 효과 만점이었다고요. 그랬더니 김 대표님이 아래와 같은 카톡 답장을 보내오셨습니다.

김영근: "박사님 제가 여러 가지를 써 본 결과 이게 제일 좋은 것 같긴한데, 기온이 아주 많이 떨어지면 입김이 안경에서 얼어버려서 효과가 많이 반갑됩니다. 해서 호불호가 갈립니다. 제품 공급도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이점 참고해 주세요."


다른 분들의 김서림 방지제 다른 제품 사용 후기를 보면 영하 15도 정도의 스키장에서 입김이 고글 속에서 얼어버렸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이 있던데, 김 대표님의 말씀이 그런 걸 가리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중의 다양한 김서림 방지제 중에서 이 제품 후~하의 성능이 그 중 낫다는 말씀이셨으니 그런 정보만 해도 얼마나 유용한 것인가 싶습니다.

 

그래서 다나와 최저가 검색을 해 보니 검색이 됩니다. 그것도 매당 8,000원짜리가 4,800원으로 검색이 되고, 이 최저가는 쿠팡인데 4,800원에 배송비 2,500원이 붙으니 그래도 7,300원이나 되는군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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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나와 검색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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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스키장에서 사용할 때의 가장 나은 습기 대책은:

1. 고글 안팎을 김서림 방지제로 닦는다.

2. 마스크 안에서 김이 고글로 유입되지 않도록 3M 마이크로포어 테입을 마스크 상단에 붙인다.

3. 마스크에만 머무는 입김이 습기로 변해 마스크가 젖어서 입술 주위에 묻지 않게 플라스틱 마스크 가드를 마스크 안에 넣는다.

이 복합적인 처방이 유일한 답일 듯합니다. 아마 이렇게 한다고 해도 마스크 안에서 생긴 물기가 오랜 시간의 스킹으로 흘러서 스키복 칼라를 적실 가능성이 있으니 그에 대비한 조치도 해야할 듯합니다. 스키복 칼라 안쪽에 티슈라도 구겨넣었다가 교체해 주는 방식으로...
 

참, 이 놈의 코로나가 우릴 엄청 성가시게 만드네요.ㅜ.ㅜ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이 김서림 문제는 귀찮기도 하려니와 스킹 시의 안전문제와도 직결되는 것이니 해결을 해야지요. 다음 시즌이면 혹 이런 문제를 복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간편한 대책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런 기대를 해 봅니다. 

이미 시즌 중반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모두들 안전하게 이 어려운 시국을 떠나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다음 시즌엔 코로나 걱정을 덜하고 스키를 탈 수 있게 되길 빕니다.

 

-----

 

* 마스크 중에는 "고글 마스크"와 같이 고글과 마스크가 일체형인 것도 있습니다. 아래의 "루미" 마스크가 대표적인 것인데, 이것은 렌즈 오픈형이어서 습기가 차면 창문처럼 고글을 (경첩달린 창문처럼) 열어서 습기를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아래는 마스크 가드를 이 고글 마스크에 설치하는 걸 보여주는 영상입니다.

 

 

 

Comment '5'
  • 방준호 2021.01.23 21:33
    저 같은 경우에도 안경 위에 고글을 쓰는데 김서림으로 고생해서 김서림 방지 안경닦이를 쓰고 있습니다. 근데 이게 지날수록 김은 서리지 않아도 물이 고여서 곤란하네요. ㅠ
  • Dr.Spark 2021.01.24 14:56
    예, 김이 서리지 않는 대신 그게 습기가 워낙 많아지면서 물기로 변하는 문제가 있지요. 그게 아주 추운 날이면 얼기도 합니다.-_-
  • 일월여신|한상률 2021.02.04 12:58

    고글 렌즈 안쪽 면에 안티 포그 코팅이 되어 있는 경우에는 이런 걸 문지르면 코팅이 다 망가지니 쓸 수 없죠. 

     

  • Dr.Spark 2021.02.04 18:08
    닦을 때 아주 조심해야하죠. 안경 닦개로 문지르지 말고 습기만 살짝살짝 묻혀내는 기분으로 눌러줬다 떼는 식으로...
  • 안티 포그 코팅은 젤라틴 같은 거라서 습기를 흡수하면서 미세하게 부풀고 대신 김이 안 서리는데, 습기가 있을 때 뭔가로 문지르면 그게 아무리 고운 거라도 스크래치가 안 날 수 없습니다. 저는 안경/고글을 닦을 때엔 최고의 섬유라는 토레이 씨(Toraysee)로 만든 안경 닦개를 쓰는데, 그것도 완전히 마른 상태에서만 씁니다.toratsee_Ozero.jpg

    쓰고 있는 게 꽤 낡아서, 새로 토레이씨 두 장에 습기방지 안경닦이 천까지 샀습니다. 세 가지에 배송비 더하니 약 삼만 원. 

     


스키 신제품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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