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스키 산업 현황과 전망
세계적 현상: 회복과 재배치의 동시 진행
스키 산업은 팬데믹 충격에서 출발해 최근 몇 시즌 동안 큰 변화를 겪었다. 미국과 같은 일부 지역에서는 팬데믹 이후 야외 여가 활동에 대한 수요가 폭발하며 참여자가 급증하거나 회복세를 보였고, 시즌 패스 보급과 리조트 체인의 마케팅 전략 변화로 재방문율이 높아졌다.

Snowsports Industries America의 참여도 조사는 최근 미국 내 스노우 스포츠 참가자가 수천만 명 수준으로 집계되는 등 회복 양상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 회복은 전세계에 균일하게 나타나지 않으며, 지역별·고지대·저지대 리조트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규모와 지표: 방문자수, 참가자수, 장비시장
전 세계 스키 시장을 측정하는 지표는 여러 가지이다. 리조트 방문자수(skier visits), 고유 참가자 수(unique participants), 장비 및 용품 시장 규모 등이 주요 지표이다.
FIS(국제스키연맹)의 연례 보고서와 산별 시장 보고서는 대회 참가, 리조트 수, 방문자 패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한편 장비·용품 시장은 기술 발전과 고급화 추세로 성장세를 보이며, 2023년을 기준으로 장비·기어 시장이 수십억 달러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는 산업 보고서들이 있다. 이는 인구 절대수의 감소와는 별개로 ‘지출 총액’과 ‘프리미엄 소비’가 늘어나는 현상을 설명한다.
주요 원인 분석
수요 측면
여가 선택의 다변화와 소비자 취향의 변화가 가장 기본적인 배경이다. 과거 한 시즌에 스키장 방문이 필수적이던 세대와 달리, 현재 젊은층은 골프, 사이클링, 해외 스키투어, 실내 레저 등 다양한 선택지를 가진다. 특히 해외 스키여행의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국내 방문을 줄이는 경향이 나타난다.
또한 경제적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장비 구매·유지비, 리프트 요금, 교통·숙박 비용의 부담은 체험 빈도를 낮춘다. 이와 동시에 시즌 패스 모델이 확산되며 ‘고빈도 이용자’와 ‘비이용자’로 수요가 양극화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일부 리조트는 시즌 패스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는 반면, 일일권 수요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인다.
기후 요인
기후 변화는 스키 산업의 가장 구조적인 위협 요인이다. 평균 기온 상승은 강설 패턴을 바꾸고 적설량을 감소시키며, 저고도 리조트의 ’눈 신뢰도(snow reliability)’를 떨어뜨린다.
유럽의 연구들은 지구 온난화 시나리오에서 저고도 스키장의 상당수가 향후 수십 년 내에 ‘눈이 부족한’ 지역으로 전환될 위험이 크다고 경고한다. 이 때문에 많은 리조트가 인공눈(snowmaking)에 의존하거나 운영 시즌을 조정하고, 장기적으로는 리조트의 물·에너지 비용과 환경 규제 부담이 커지는 구조적 변화를 맞는다.
인구 구조와 세대교체
저출산·고령화는 장기적으로 스키 인구의 기반을 약화시킨다. 스키는 위험을 감수하고 장비를 다루는 활동으로서 초보 진입 장벽이 다른 레저보다 높은 편이다. 따라서 젊은 인구가 줄면 자연스럽게 참가자 풀도 축소된다. 반면 일부 고소득·고령층은 스키에 남아 프리미엄 수요를 창출하기 때문에 ‘참여자의 수’와 ‘참여자 당 지출’이라는 두 지표가 역행할 수 있다.
지역별 차이: 미국, 유럽, 일본·한국의 다른 궤적
미국
미국은 광범위한 지형과 큰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팬데믹 이후 가파른 회복을 보인 지역이다. 일부 시즌에는 방문자수가 기록적인 수준으로 집계되었고, 시즌 패스 보유자 비중이 크게 늘어 산업 안정성에 기여했다.
그러나 인기 리조트의 과밀화, 노동력·숙박 문제, 지역 주민의 주거비 상승 등 사회적 비용도 크게 대두되었다.

유럽
유럽은 오래된 스키 전통과 촘촘한 리조트 네트워크를 갖지만, 저지대 리조트의 적설 불안정과 비용 상승으로 구조적 압력을 받고 있다. 일부 연구는 알프스 저지대의 스키장 상당수가 중장기적으로 눈 신뢰도를 잃을 가능성을 지적한다.
유럽 리조트들은 여름 관광 활성화, 이벤트·문화 프로그램 확대, 다목적 개발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하고 있다.
아시아: 일본과 한국
일본은 한때 세계 최다 리조트 방문자수를 기록하던 나라였으나, 인구구조 변화와 해외여행 증가로 내방객 패턴이 변했다. 다만 일부 고품질 파우더 스키 지역(홋카이도, 니세코 등)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로 여전히 강세를 보인다.
한국은 질문에 주어진 통계처럼 2010년대 초반의 호황을 거쳐 급격한 감소를 경험했고, 엔데믹 이후 일부 회복세가 관찰된다. 한국의 특징은 접근성(서울에서의 근접성)과 짧은 운영 시즌, 그리고 겨울 레저에 대한 문화적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점이다. 또한 외국 스키 휴양지를 선호하는 소비 패턴이 국내 방문 감소를 가속화했다.
아시아: 중국
아시아: 중국
중국은 2010년대 중반 이후 스키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대표적 국가이다. 특히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가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정부가 겨울 스포츠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하면서 인프라 확충과 대중 참여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과거에는 일부 북부 지역의 소수 계층이 즐기던 활동이었지만, 최근에는 도시 중산층과 청소년층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받아들이면서 스키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리적으로 중국은 북부와 동북 지역에 자연설이 풍부하고, 남부 대도시 근교에는 인공설 스키장이 대규모로 조성되었다. 베이징, 장자커우, 지린, 헤이룽장 같은 지역은 국제급 리조트를 갖추었고, 상하이와 광저우 인근에는 실내 스키장이 등장해 사계절 스키 경험을 제공한다. 이러한 인공설과 실내 스키장의 확산은 계절 제약을 극복하며 시장을 연중 산업으로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소비 패턴도 특징적이다. 중국의 신규 스키어 다수는 초보자로, 장비 대여와 강습 중심의 체험형 소비가 주류이다. 이에 따라 스키 교육, 렌탈, 리조트 숙박이 결합된 패키지 상품이 빠르게 성장했다. 또한 모바일 예약 시스템과 소셜미디어 홍보가 강력하게 작동해 젊은 소비층의 유입이 지속된다. 스키가 단순 스포츠가 아니라 사진 촬영, 여행,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소비와 결합된 문화 활동으로 자리 잡는 중이다.
해외 원정 스키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일본과 유럽 알프스 지역으로 떠나는 중국인 스키어가 증가하며, 동시에 자국 리조트도 국제적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정부와 기업은 장비 제조, 스키복 브랜드, 리프트 기술, 인공설 시스템 등 관련 산업 전반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산업 생태계가 빠르게 완성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중국의 스키 산업은 인구 규모, 정책 지원, 소비 트렌드가 결합된 고속 성장 단계에 있으며, 단기간 내 세계 최대 시장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자연설 중심의 전통 스키 문화와 인공설 기반 도시형 스키 문화가 동시에 발전하는 독특한 구조가 형성되었고, 이는 향후 아시아 스키 산업 전체의 방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산업의 적응과 전략: 기술적·서비스적 대응
눈 신뢰도 보강: 인공눈과 저장기술
리조트들은 인공눈 시스템에 대한 투자로 시즌 길이를 유지하려 한다. 인공눈은 물과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므로 비용·환경 이슈를 동반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방문자 유치를 가능하게 한다. 일부 리조트는 물을 저장해 눈을 만들 시점을 조절하는 기술(스노우 파밍)을 도입해 효율을 높인다. 이 전략은 저지대 리조트의 ‘목숨줄’ 역할을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성 논쟁을 불러일으킨다.
상품 다각화: 연중 활용과 체험형 콘텐츠
리조트들은 여름철 산악 자전거, 하이킹, 콘퍼런스·이벤트 공간 활용 등으로 수익원을 다변화한다. 또한 어린이·초보자 대상의 체험 교육 프로그램, 웰니스·스파, 프리미엄 숙박과 식음료 서비스를 강화해 고부가가치 수요를 겨냥한다. 이는 단순한 스키장 운영을 넘어 ‘리조트 경험’으로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가격·접근성 전략: 렌털·패키지·디지털 판매
장비 대여 서비스와 초보자용 할인 패키지, 온라인 판매·예약 시스템의 고도화는 진입 장벽을 낮추는 시도로 평가된다. 특히 장비 렌털을 통한 체험 기회 제공은 스키가 처음인 세대에게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시즌 패스 모델은 충성 고객을 확보해 수입을 안정화한다.
경제적·사회적 영향과 갈등
지역 경제 의존과 주거 문제
성공한 리조트 지역은 부동산 가격 상승, 서비스업의 일자리 창출 등 경제적 이득을 얻지만, 동시에 로컬 주민의 생활비 증가와 계절 노동의 불안정성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낳는다. 몇몇 미국 리조트 타운에서는 직원 주거난으로 운영이 어려워지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환경 비용과 규제
인공눈을 위한 물·에너지 사용, 시설 확장에 따른 생태계 교란 등은 리조트 운영의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기후 위기 대응을 고려한 장기 계획이 없으면 지역사회·관광·환경 사이의 갈등이 증폭된다.
한국에 대한 시사점과 제안
한국 스키 산업은 과거의 대중적 붐에서 벗어나 구조 재편의 기로에 서 있다. 영어권 자료와 세계적 트렌드에서 도출되는 중요한 시사점을 한국 맥락에 맞춰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운영적 제언
리조트는 단순히 눈을 공급하는 ‘겨울장’ 역할을 넘어 연중 체험공간으로서의 전환을 가속화해야 한다. 여름철 프로그램, 교육·체험 중심의 초보자 유치, 가족형 패키지 개발 등이 필요하다. 또한 장비 렌털 확대와 초보자 친화적 인프라(완만한 슬로프, 짧은 강습 프로그램) 제공으로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
기후 적응 전략
인공눈에만 의존하는 단기 대책에서 벗어나 에너지 효율 개선, 재생에너지 도입, 물 관리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고지대 개발과 기후 리스크가 낮은 지역으로의 포지셔닝, 또는 비스키 계절 사업으로의 다각화가 필요하다. 관련 연구 결과들은 기후 시나리오별로 리조트의 취약성을 세밀히 평가할 것을 권고한다.
시장 포지셔닝
한국 리조트는 ‘가까운 고품질’이라는 장점을 살려 당일·주말형 방문자와 초보자 시장을 공략하되, 일부 리조트는 프리미엄·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차별화된 경험(컨시어지 서비스, 고급 숙박, 이벤트)을 제공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할 수 있다. 또한 국내에서 스키를 배우는 교육 허브로서의 브랜딩도 고려할 수 있다.
정책적 지원 방향
지역 스키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위해 지방정부·중앙정부 차원의 물·에너지 보조, 계절 노동자의 주거·복지 지원, 기후 적응 투자에 대한 재정적 인센티브가 필요하다. 또한 리조트의 다각화·탄소 감축 노력을 평가하고 보조하는 정책적 프레임워크가 요구된다.
끝으로
기후와 문화의 교차점에서 본 스키 산업
세계적 자료들은 분명한 두 가지 흐름을 말해준다. 하나는 기후 변화와 인구구조 변화라는 구조적 제약이 현실이며, 다른 하나는 소비 패턴의 변화 속에서 기술·경험·브랜딩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 스키 산업은 과거의 대중적 호황을 되찾기보다는 ‘지속가능한 참여 기반’과 ‘고유한 리조트 경험’을 재설계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더 많은 사람을 눈 위로 데려오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의 문화적 맥락에서 어떤 방식으로 겨울을 체험하게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일이기도 하다. 영어권의 최신 산업 보고서와 기후 연구들이 제시하는 데이터들은 이 질문에 대해 구체적 증거와 전략적 실마리를 준다.

최전성기인 06-12 시즌의 기억은 이제 잊어야 한다는 말씀이군요
그때의 기억을 잊고 박사님 말씀대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잘 나아가길 바랍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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