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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도 스키 실력의 일부이다.”

    

 

“튜닝도 스키 실력의 일부이다.”

 

난 이런 소릴 자주하는데, 이건 스키를 잘 타기 위해서는 튜닝을 꼭 해주어야한다는 얘길 돌려 말한 것이다. GR 혹은 JR숏턴처럼 몸턴이 아닌 진짜로 상체가 안정된 상태에서 하체를 이용한 숏턴이 가능한 상급자들이나 선수들은 잘 타는 이유가 있다. 그들의 실력 일부는 잘 정비된 스키 장비에 돌려야한다는 것이다. 근데 말이 일부이지, 그 비율은 상당히 크다.

 

스키어들에게 정비라는 건 요리사가 칼을 잘 갈아 쓰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칼을 갈아 쓰는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칼이 잘 들어야 요리를 더 쉽게, 더 안전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1.   정확한 작업을 위해

 

칼이 잘 들면, 재료를 자를 때 힘을 덜 쓰고도 정확히 자를 수 있다. 예를 들어, 토마토를 썬다고 생각해 보자. 칼이 무디면 토마토가 으깨지거나 미끄러져 원하는 모양으로 자를 수 없다. 반면, 날이 잘 선 칼은 살짝만 눌러도 매끈하게 잘라져서 모양이 깔끔하고 원하는 크기로 정리된다.

 

   2.   시간과 힘을 절약하기 위해

 

무딘 칼로 고기를 자를 때를 생각해 보자. 힘을 많이 줘야 하기 때문에 팔도 아프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잘 갈린 칼은 적은 힘으로도 고기를 쉽게 자를 수 있어 요리가 훨씬 빠르고 편해진다.

 

   3.   안전을 위해

 

놀랍게도, 무딘 칼은 잘 갈린 칼보다 더 위험하다. 칼이 무딘 상태에서는 재료를 자르려고 더 많은 힘을 줘야 해서 손이 미끄러지거나 칼날이 미끄러지거나 튀어서 손을 다칠 위험이 크다. 반면, 잘 갈린 칼은 원하는 자리를 바로 파고 들어, 가볍게 자르기 때문에 이런 사고가 덜 발생하거나 없다.

 

결국, 요리사가 칼을 잘 갈아서 쓰는 이유는 정확하고, 빠르고, 안전하게 요리하기 위해서다. 이 비유를 스키에 대입해 보면, 뛰어난 스키어가 스키 에지를 잘 정비하는 이유도 같다. 정리하면:

 

   •   에지가 날카로우면 얼음처럼 미끄러운 곳에서도 눈을 단단히 잡아주기 때문에 원하는 대로 회전하거나 멈출 수 있다.

   •   무딘 에지는 스키가 제멋대로 미끄러져 사고를 부르기 쉽다.

   •   결국, 에지를 잘 정비한 스키는 더 정확하게, 더 적은 힘으로, 더 안전하게 스키를 탈 수 있도록 해 준다.

 

이렇게 요리사의 칼과 스키어의 에지를 비교하면, 왜 뛰어난 스키어들이 정비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칼과 에지 모두 잘 갈려야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 같은 얘기지만 보다 자세히 정비의 필요성에 대해 살펴보자. 이는 위에서 간단히 언급한 것에 대한 심층 연구이다.^^

 

그런데 잠깐!!!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내가 오늘 택배로 받은 정비 도구를 소개하기 위함이니 “스키 정비의 필요성”을 논하기 전에 이의 사진이라도 먼저 보여드리고, 이의 사용법에 대한 링크를 소개한 후에 기존의 논의를 계속하기로 한다.

 

스키 정비를 간단히 할 수 있는 도구 중 각도를 잡아주는 튜너(tuner)는 구입해야 한다. 난 이미 튜너를 여러 개 가지고 있기에, 매 시즌마다 필요한 다이아몬드 숫돌만 구한다. 거친 것으로부터 고운 것까지의 4종이다. 윤활수를 담는 작은 비닐병과 숫돌에 끼는 쇠찌끄러기를 털어낼 수 있는 놋쇠솔 등의 소비재만 구해 놓으면 한 시즌동안 쾌적한 스킹을 할 수 있다. 튜닝 방법은 알고 보면 너무 간단하고도 쉬워서 ‘아니 이렇게 쉬운 걸 왜 그간 덤벼들지 않았지?’하는 후회를 하게 할 정도이다.

eT 다이아몬드 스톤(Diamond Stoone) - 보통 diamond whetstone(다이아몬드 숫돌)로 표기되기도 한다. 

 

IMG_2635.jpeg
- 주문을 하면 이런 박스에 담겨 택배로 보낸다.
 

IMG_2636.jpeg
- 내가 필요로 하는 내용물이다. 놋쇠 솔과 플라스틱 윤활수 비닐병 두 세트. 그리고 4종의 거친 스톤으로부터 고운 스톤.
 

IMG_2637.jpeg
 

IMG_2638.jpeg
- 가이드와 함께 낱개 포장된 다이아몬드 스톤들. 숫자가 작으면 거친 것이고, 클수록 고운 것이다.
 

IMG_2639.jpeg
- 가이드와 함께 스톤을 엎어놓은 것이다.

 

IMG_2640.jpeg
- #200, 400, 600, 1,200. 보통 200방 혹은 200메쉬(mesh)로 부른다.
 

IMG_2641.jpeg
- 스톤의 생김새.

 

IMG_2642.jpeg
 

IMG_2643.jpeg
- 이렇게 4종이면 에지와 베이스 튜닝에서 충분하다.(월드컵에 출전하고자하는 분은 3,000방으로도 좀 모자른다고 생각하시면 된다.^^;)
 

“eT 다이아몬드 스톤(Diamond Stone)” 장착과 오래 쓰는 방법 안내

 

https://m.post.naver.com/ viewer/postView. naver?volumeNo= 12174136&memberNo= 6213092

 

”eT 다이아몬드 스톤“ 사용 방법 안내

 

https://m.blog.naver.com/ yearime/222952952831

 

위의 동영상을 보고 기본적인 정비를 할 수 있다. 물론 이렇게 해보고 나면 보다 잘 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고, 자가 튜닝 기술을 연마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내 손 재주로는 안 되겠다. 하지만 정비의 필요성은 확실하구나!!!'하는 생각으로 프로 튜닝샵을 방문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이다. 귀찮다 보면 후자가 더 많아질 수도 있긴한데, 그래도 자가 튜닝 장비를 가지고 있어야 급할 때 스스로 튜닝할 수 있으니 이런 도구는 꼭 하나씩 가지고 있는 게 좋다.(특히 600방 정도의 스톤은 비닐 커버에 담아 스키복 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스키를 타며 에지가 돌에 채였을 때 현장에서 에지를 손볼 때 사용할 수도 있다.)

 

이제 다시 “스키 정비의 필요성”으로 돌아온다. 

 

스키 정비 작업은 스키 성능을 최적화하고 스키어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에지 갈기, 베이스 평탄 작업, 왁싱의 각 작업이 필요한 이유와 정비된 스키가 유리한 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스키 에지 갈기의 필요성

 

스키 에지는 눈 위에서 회전과 제동을 할 때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날카로운 에지는 눈을 효과적으로 파고들어 회전력을 높이고, 얼음 같은 단단한 지면에서 그립력을 유지한다. 특히 오래전 컨벤셔널 스키(소위 1자스키)를 탈 때 많이 사용하던 스키딩(테일 흘려타기) 시절과는 달리 설면을 자르듯 파고 들어야 하는 카빙(carving) 기술이 보편화된 현재는 에지를 날카롭게 갈아놓을수록 유리하다. 현재의 스키인 카빙 스키는 카빙 기술의 사용을 상정하고 만든 것이기에 더욱 그렇다. 스키를 타면 시간이 지나면서 에지가 무뎌지고, 그 경우 회전과 제동의 정밀도가 떨어지기에, 미끄러져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므로 에지 정비를 통해 스키는 더 나은 제동력과 안정적인 방향 전환을 제공한다.

 

   2.   스키 베이스(바닥) 평탄 작업의 필요성

 

스키 베이스는 눈과 접촉하며 미끄러짐을 결정하는 표면으로서 마찰력이 극소화된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져 있다.

 

스키를 사용하는 동안 베이스가 긁히거나 파이면서 표면이 고르지 않게 된다. 이런 결함은 스키의 속도를 줄이고, 회전 중 불안정한 느낌을 유발할 수 있다. 평탄 작업으로 베이스를 고르게 만들어 스키의 성능을 균일하게 유지한다.

 

그러므로 평탄 작업을 통해 스키는 더 부드럽고 일관된 활강 성능을 발휘한다. 오래된 스키는 스톤 그라인딩을 하여 바닥을 새것처럼 만든 후에 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건 좀 대대적인 작업인데, 요즘 좋은 장비를 갖춘 정비샵에서는 원한다면 이런 일을 쉽게 처리해 준다.

 

   3.   왁싱(waxing) 작업의 필요성

 

왁싱은 베이스 표면과 눈 사이의 마찰을 줄여주기 위해 윤활 성분을 추가한 파라핀 등을 녹여 바르는 것이다.

 

마찰은 속도와 컨트롤 능력을 저하시킨다. 왁스는 눈 상태(건설(마른 눈), 젖은 눈, 얼음 등)에 맞는 최적의 마찰 저감 효과를 제공하며, 베이스의 보호막 역할(산화 방지)도 한다.

 

 이를 통해 왁싱된 스키는 더 빠르고 부드럽게 미끄러지며, 조작에 필요한 힘도 줄어든다.

 

정비된 스키가 유리한 이유

 

   1.   퍼포먼스(performance) 향상: 정비된 스키는 에지와 베이스가 최적의 상태로 유지되므로, 정확한 회전과 안정적인 회전, 혹은 활강이 가능하다. 특히, 얼음이 많은 코스나 가파른 지형에서 성능 차이가 확연히 드러난다.

 

   2.   안전성 강화: 무딘 에지나 손상된 베이스는 스키가 눈 위에서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움직이게 하거나 원치 않는 미끄러짐을 유발한다. 정비를 통해 스키어가 컨트롤할 수 있는 범위를 넓혀준다.

 

   3.   지속성 확보: 정비는 스키 장비의 수명을 연장시킨다. 특히 베이스와 에지가 손상된 상태로 사용되면 스키가 더 빠르게 망가질 가능성이 크다.

 

   4.   피로 감소: 잘 정비된 스키는 눈 위에서 보다 부드럽게 움직이므로 스키어가 에너지 소모를 줄이며, 더 오랜 시간 동안 즐겁게 스키를 탈 수 있다.

 

따라서 정비는 스키어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리고, 장비의 내구성과 안전성을 유지하며, 스키를 더욱 즐겁고 안정적으로 즐기기 위한 필수 작업이다. 이게 상급 스키어들이 정비의 필요성을 알고 행하는 이유이자 그들의 실력이 좋은 이유이기도 하다. 

 

-----

 

  • 위의 내용을 읽고, 이해하신  분들은 이 아래 내용을 더 읽으실 필요가 없다. 아래는 중급자 이하의 스키어들이나 어려서 정비의 필요성을 잘 이해 못 하는 스키어들을 위한 것이다.

 

정비를 하면 문제가 생긴 수 있다는 오해

 

여기서 정비와 스킹에 대한 큰 오해 하나를 정리하고 넘어가자. 말하자면 그러잖아도 스키를 타면 너무 빨라서 제동도 못 하고, 나동그라지는데 정비까지 하면 더 빨라져서 사고나는 거 아니냐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건 마치 칼을 잘 갈아놓으면 요리할 때 다치기 쉬워서 칼을 안 간다는 얘기와 비슷한 논리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분들을 설득하는 것이 정비의 필요성을 설파하고자 하는 내게는 급선무라고 할 수 있기에 그에 관해서도 이 기회에 정리하고자 한다.

 

스키 정비에 대한 오해와 스킹

 

스키 정비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해서는 정비가 스키를 더 빨라지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스키의 컨트롤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높이는 과정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앞서 이에 대해 약술한 바 있다.)  이를 좀 더 자세히 설명하도록 하겠다. 이 글의 목표는 중학교 2학년 학생도 정비의 필요성을 알도록 함에 있기에...^^;

 

스키 정비와 컨트롤(스키 조종 혹은 조정)의 상관관계

 

스키 정비는 단순히 속도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스키어가 장비를 정확히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에지 정비: 날카로운 에지는 얼음 위에서도 스키가 미끄러지지 않고 눈을 “파고들어” 원하는 방향으로 회전하거나 멈추게 해준다. 무딘 에지는 브레이크가 잘 안 드는 자동차처럼 제동과 방향 전환이 어려워 더 위험하다.

 

베이스 평탄화: 베이스가 울퉁불퉁하거나 손상된 상태라면 스키가 불규칙하게 움직여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튕길 수 있다. 평탄화는 이런 문제를 해결해 스키가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게 한다.

 

왁싱: 눈 상태에 맞는 적절한 왁싱은 스키가 “너무 많이 잡히거나” “너무 미끄러지지 않게” 최적의 마찰을 만들어준다.

 

결론적으로 정비는 속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이 아니라 정확하고 안전한 제어를 가능하게 하는 과정이다.

 

“빠르면 더 위험하다”는 오해와 안전한 속도의 관계

 

빠른 속도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속도에 대한 컨트롤 부족이 사고의 주요 원인이다.

 

 칼이 잘 갈려 있으면 음식 재료를 자를 때 적은 힘으로 정확히 작업할 수 있다. 하지만 무딘 칼은 더 많은 힘을 줘야 해서 손이 미끄러지거나 칼날이 튕기며 손을 다칠 위험이 크다. 스키 정비도 같은 원리다.

 

정비하지 않은 스키의 위험성: 에지가 무디거나 베이스가 고르지 않으면 스키어가 아무리 조심해도 제동이나 회전 시 미끄러지거나 스키가 불안정하게 움직여 사고 확률이 높아진다.

 

정비된 스키의 장점: 정비된 스키는 스키어가 원하는 대로 속도를 줄이고 방향을 바꿀 수 있으므로 예상치 못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스키 정비는 불필요하게 빠른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라, 안전한 속도와 안정적 컨트롤을 유지하게 만드는 작업이다.

 

속도에 대한 공포는 “훈련과 기술 부족”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스키를 탈 때 지나치게 속도가 나는 것이 두려운 이유는 스키가 잘 정비되지 않았거나, 기본적인 제동 및 회전 기술이 부족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   정비된 스키의 효과: 잘 정비된 스키는 속도가 일정하고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스키어가 필요한 순간에 속도를 줄이거나 회전을 통해 안전하게 멈출 수 있도록 도와준다.

 

   •   기술 부족과 정비의 관계: 기술 부족은 별도로 연습이 필요하지만, 정비되지 않은 스키는 숙련된 스키어도 제어하기 어렵게 만들어 사고 가능성을 높인다.

 

결국, 정비된 스키는 기술 연습을 보조하며, 스키어가 실력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기술 부족을 이유로 정비를 하지 않는 것은 잘못된 판단이다.

 

정비의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한 논리는 약술하면 아래와 같은 것이다. 

 

스키 정비를 하지 않는 것은 다음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다.

 

   •   자동차 브레이크를 수리하지 않은 채 운전하는 것과 같다. 제어가 어렵고 멈추지 않아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   무딘 칼을 사용해 더 큰 힘을 쓰다 손을 다칠 가능성을 높이는 것과 같다.

 

   •   정비는 속도를 올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스키어의 제어 능력을 향상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과정이다.

 

   •   정비된 스키를 통해 더 안정적으로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고, 불필요한 힘을 덜 쓰며 안전하게 스키를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속도가 너무 빨라질까 걱정돼서 정비를 하지 않는다”는 논리는 오히려 자신을 더 큰 위험에 노출시키는 판단임을 거듭 강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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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2'
정재영
  • 2024.11.29
  • 수정: 2024.12.01 04:17:38

좋은 정보 글 잘 읽었습니다.
1. 다이아몬드 스톤으로 매번 스킹 후에 사이드만 정비해 놓고 다음 번 탈 때 그냥 타는데, 이제는 정비(에지 샤프닝) 안 하면 심리적으로 못 타겠어요.
2. 한 번 타보고 느끼면 중독성 심합니다.
3. 스키바닥 평탄화 작업(유지)의 중요성은 베이스 정비(에지 샤프닝) 한 번 해보면 확 느낍니다. 평탄화 안 된 스키바닥은 에지 옆으로 따라가면서 스톤으로 갈린 자국 경험합니다. 전 그래서 사이드만 정비합니다.

이 댓글을

일월여신
  • 8시간 전
  • 수정: 2024.12.02 19:17:26

지난 시즌 용평 마지막 날, 오래 안 쓰던 스키를 홍천 비빌디파크 앞 R 샵에 가서 기계 바닥 평탄화 정비를 하고 집에서 날 정비 마무리와 간이 왁싱을 하여 레인보우로 갔습니다. 평소에는 옆날을 88도, 바닥 날을 1도로 깎아 쓰는데, 집안 정리를 하는 바람에 바닥 날을 정비하는 도구가 보이지 않아 다이아몬드 파일로 마무리 정비만 하고 왁스칠을 한 상태로 들고 첫 곤돌라를 타고 레인보우로 올라갔습니다.

레인보우 (아래서 보아) 맨 좌측 슬로프는 골백번을 간 곳이고, 대회전 스키로는 물론 불안한 99cm스키보드로도 최고 속력으로 달리던 익숙한 곳이며 그날 강설이지만 설면도 좋은 상황이었습니다. 맨 위에서 갈라지는 데까지는 그럭저럭 내려왔습니다. 그러나 슬로프 갈라지는 곳을 지나 급경사 지역으로 들어서자 바닥 날 베벨링을 안 하고 온 것을 매우 후회했습니다. 스키를 제어하기가 무척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그 때 탄 스키는 2000년대 초에 나온 헤드 Air 140cm 숏스키로, 트릭용에 가까운 스키이고 길이도 짧지만 판이 단단하고 반경이 10미터 정도로 작아 거의 제자리에서 턴이 될 정도로 카빙 성능도 뛰어난 스키인데, 그게 급경사 지역에 들어가서 날을 세워 박으니 회전을 하지 않고 마구 직진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판이 워낙 단단해서 스키딩 주법이 아니라면 체중을 실어 휘게 만들어야 턴이 되는 스키인데, 크로스오버 전후로 바닥에 날이 걸리면서 직진을 해 버린 거죠. 그렇다고 바깥 발에 집중하고 체중을 더 실었다가는 속력을 감당하지 못하고 날아가 떨어질 것이 분명하기에 경사 방향에 직각으로 날을 세우고 눕히며 미끄러지는 사이드 슬리핑을 좌우 번갈아 하며 그 급경시 구간을 겨우 내려왔습니다. 내려와서는 보이는 리프트 대기 줄이 길기도 하고, 거의 20분을 눈 바닥에 누워 있었네요. (레인보우 리프트 줄이 20 분 이상 기다릴만큼 길게 늘어진 건 처음 봤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면 턴을 할 줄 몰라서 그러고 내려오는 것으로 보이기 딱 좋은 모습이었죠. 스키 20년이 넘게 탔고 모든 정비 도구를 제대로 된 것으로 마련해서 자가 정비도 그만큼 해 왔는데, 정말 개망신을 당했습니다.

그냥 혼자 타는 프리스키이니 다행이었지, 일행이 있었다면 내내 놀림감이 되었을 거고 만약 기술 대회나 레이싱 대회 출전이었으면 최 하위로 떨어졌거나 무리하게 타다가 부상을 당했을 겁니다. (실은 대회 출전이라면 온 집안을 뒤져서라도 바닥 날 정비 도구를 찾아서 하고 갔겠지만.)

바르게 잘 정비된 장비가 좋은 스킹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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